[인터뷰] <미션 파서블> 이선빈이 인터뷰 중 갑자기 '슬퍼진' 이유

조회수 2021. 2. 23.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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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이지연 기자

“오 끝난 거예요? 진짜요?” 인터뷰가 끝나니 그는 아쉬운 내색을 한껏 보였다. 본인이 개띠라며, 강아지 같아서 정이 빨리 많이 든다는 이선빈. 30분은 그의 생기를 느끼기에 부족하지 않은 시간이었다. “순간순간 가식 없이 열심히 하는 태도. 제가 자부하는 건 그거 딱 하나예요.” 그 말을 체감하기에 넉넉한 시간이었다. 이선빈이 코믹 액션 <미션 파서블>로 돌아왔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대량 밀반입된 총기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중국에서 파견된 국가 요원 다희를 연기했다. 언론시사회가 있던 지난 2월 8일 이선빈을 먼저 만나보았다. 그와 나눈 <미션 파서블>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한다.


영화를 어떻게 봤나.

한 번 더 봐야 할 것 같다. 너무 떨려서 (스태프들만 참석하는) 기술 시사 때도 못 갔다. 그래서 오늘 처음 봤는데. 너무 긴장한 상태로 본지라 한 번 더 봐야 할 것 같다. 액션이 기대했던 것보다 더 빠른 템포로 타이트하게 타다다닥 붙어서 속도감 있더라.

다희는 어떤 인물인가.

다희는 열정이 넘치고 당당하다. 사명감이 남다르고 결단력도 있다. 적당히만 해도 되는데. 덜 해도 되는데. 그러지를 못한다. 완벽주의자 성향도 있다. 흥신소 사장 우수한(김영광)을 만나면서 말투나 마음가짐이 점점 변하기도 한다. 촬영을 하면서 그 변화를 직접 느꼈다.

열정 충만 요원 유다희. 실제 모습과 닮은 점이 꽤 있었겠다.

비슷한 점이 많았다. 다희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완벽주의자 성향이 좀 있기는 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다희에 비해 장난기가 많은 편이다. 우수한 급으로 많다. 그래서 촬영 중에 그런 장난기 참는 게 어려웠을 정도다. (웃음) 행동력, 열정 면에서는 정말 많이 닮았다.

페트병 액션, 족발 액션 등 생활 액션이 돋보였다. 촬영 전에 어떻게 준비했나.

철저하게 현장 준비로 소화했다. 영광 오빠는 칼리 아르니스(Kali Arnis) 라는 이름까지 있는 무술을 배워 본격적인 액션을 했는데, 나는 그런 액션은 없었다. 주방처럼 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액션 합(合)을 맞춰야 했는데. 습득을 빨리해서 촬영해야 했기 때문에 기본기를 다져두려 했던 것 같다.

좋아하는 장면이 있다면.

다 좋지만 두 장면이 떠오른다. 시간이 지나고 마지막에 수한과 다희가 다시 만나는 장면이 있다. 새 임무를 맡아서 블라디보스토크로 떠나는 신인데, 이 장면에서 둘의 ‘케미’를 좋아한다. 주방 액션 신도 재미있는 포인트였다. 아, 하나 더 있네. 점집 장면. 그게 너무 내 스타일이다. 그날 촬영에서 웃음 NG가 진짜 많이 났다.

김영광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둘이 만나면 놀리는 것부터 시작했다. 던지는 대로 하나하나 다 받아쳤다. 지기 싫으니까. 그렇게 까불고 놀고 하면 촬영이 끝나있더라. 촬영 분을 같이 보고 있으면 피식피식 웃음이 났다. 촬영 날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떤 제스처가 오갔는지, 어떻게 그 장면을 찍었는지를 아니까. 컷 하고 나서의 티키타카(Tiqui-Taca)도 잘 맞았다. 진짜 현실 남매 같았다.

<미션 파서블>
<38 사기동대>

이번 작품에서 또래 배우와 호흡을 맞췄는데, 그동안은 주로 선배 배우들과 많이 맞춰왔다. (<오케이 마담> 엄정화, <번외수사> 차태현, <위대한 쇼> 송승헌, <스케치> 정지훈) 기억에 남는 선배 연기자가 있는지도 궁금하다.

너무 많다. 또래 아닌 선배님들과도 스스럼없이 지내는 편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선배 말고, 지금까지도 편하게 지내는 사람으로 말해도 될까. 가장 오래 보고 지내고, 내가 의지를 많이 하는 선배가 있다. 오정세 오빠. <미씽나인> 때 만나서 벌써 알고 지낸 지 6년이 됐더라. 그렇더라. 2016년부터 햇수로 6년. 오빠랑 “와, 징그럽다”고 했다. 짧은 시간에 호흡이 가장 많기도 했고. 거의 가족보다도 더 가까울 정도다.

다희는 중국 국가안전부(MSS, Ministry of State Security) 비밀 요원이다. 중국어 대사가 조금 있었다. 짧은 중국어였지만 자연스럽더라. 국내 데뷔 전 중국 드라마 <서성 왕희지>를 통해 배우로 데뷔하기도 했는데. 중국에서 활동했던 것이 도움이 된 것인가.

그때는 나 빼고 다 중국 배우라서 중국어가 안 늘 수가 없었다. 지금은 안 하다 보니까 잘 안 들릴 것 같았는데, 중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또 들리기는 하더라. 말을 유창하게 하지는 못하지만, 생활 중국어 정도는 듣고 말하고 할 수 있다.

<미션 파서블>을 보니 <38사기동대>에서 연기한 미주가 떠오르기도 했다. 흥신소 사장 수한과 공조한 MSS 요원 다희. 그리고 세금 징수 공무원과 공조한 사기꾼 미주가 비슷해보인다.

<38 사기동대>에서 미주는 사기를 쳐야 하는 역할이었으니까, 매 임무에서 컨셉이 달랐다. 어떨 때는 대학생, 또 어떨 때는 다단계 회사 직원. <미션 파서블>에서도 혼자 있을 때의 다희, 수한을 처음 만나서 영업할 때의 다희, 현장 조사를 나갔을 때의 다희, 탱고 드레스를 입고 잠복근무를 할 때의 다희. 모습에 계속 변화를 줬다. 연기하면서 이렇게까지 다양한 모습을 한 번에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 또 있을까 싶다.

<경이로운 소문>
<번외수사>

<38사기동대>는 당시 OCN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최근 종영한 <경이로운 소문>도 새로운 최고 기록을 새웠는데, 존재감 있는 역할로 특별출연하기도 했다.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바로 전에 <번외수사>라는 OCN 작품을 해서 연이 있고. 내가 OCN 작품을 꽤 하기도 했다. 나를 OCN 가족처럼 받아주신다. 그래서 찾아주신 것 같다. 대본도 흥미롭게 읽었다. 짧은 분량이지만 감정을 쏟아낼 수 있는 역할이라는 게 참 매력적이더라. 그래서 하게 됐다.

<번외수사> 무영, <스케치> 시현, <크리미널 마인드> 민영. 모두 강하고 굳센 캐릭터다. 항상 무언가를 수사한다. 본인에게 그런 얼굴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그동안 형사물, 장르물이 진~짜 많이 들어왔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38사기동대> 사기꾼, <미씽나인> 배우, <크리미널 마인드> 범죄행동분석팀 요원, <스케치> 형사, <위대한 쇼> 작가, <번외수사> PD. 사실 따지고 보면 장르물에서 전문적인 역할을 한 것은 두 번 정도다. 그때의 내 이미지를 잘 봐주셔서 강한 역할을 계속 주시지 않나 싶다. 내 목소리 톤과 발성도 그런 역할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장르물에서 액션을 꽤 소화해서 그런지 <창궐>같이 몸을 많이 써야 하는 작품도 하게 되고.

맞다. 액션 연기도 많이 했다. 혹시 연기를 시작하기 전에 액션을 따로 배운 적이 있는 건가.

나도 몰랐는데 겪어보니 이제 알겠다. 옛날부터 춤을 오래 춰왔던 것이 도움 된 것 같다. 액션 안무 습득하기도 쉽고. 국내 데뷔를 <마담 앙트완>이라는 드라마로 했다. 첫 역할이 올림픽 국가대표 도마 선수였다. 그때부터 시작된 것 같다. 정말 신기하게도 그때부터 매 작품마다 액션스쿨을 가든지, 한국체육대교를 가든지, 뭘 해야 하게 되더라. 그러다 보니 점점 기본기가 다져지고 실력이 쌓인 것 같다. 어쩌다 보니 지금까지 액션스쿨만 한 다섯 군데를 다녔다.

지금까지 연기했던 캐릭터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는.

애착 가는 캐릭터… 음… (꽤 오랜 고민의 시간을 가진 뒤) 다 너무 달라서… 나랑 가장 닮았던 캐릭터로 말하겠다. <번외수사> 무영이었다. 말투까지 비슷해서, 촬영 준비하면서 이건 그냥 내 식대로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어려웠던 캐릭터도 있다. 아직 개봉 전인 <균>이다. 너무 어렵고 힘들었지만 그래서 촬영을 마쳤을 때 더 뿌듯했던 영화다. 인생에서 이런 역할을 또 언제 맡아 보겠나, 하면서. 공부를 많이 해야 했던 캐릭터다.

<균>은 어떤 영화인지 조금 알려줄 수 있나.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을 다룬 영화다. 그 실화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파헤치는 이야기다. 나는 강등된 검사 출신 변호사를 연기했다. 피해자를 대변하는 역할이다. 자료를 한 뭉텅이 주셨는데 다 봤다. 머리 공부로 따지면 제일 공부를 많이 한 캐릭터다. 어후. 어후. 내가 정신이 막 나가서 쉬는 시간에 선배님들한테 막 그랬다. (웃음) “선배님들 들으세요. 선배님들 제가 더 이상 검사나 변호사 역할을 하는 것을 보실 수 없을 겁니다! (농담) 지금 잘 봐 두세요! 다시는 없어요. 전 안 할 거예요!” 이렇게까지 얘기했다. (웃음) 애착보다 애증? 애증이 가는 캐릭터다. <균>을 찍고 다들 왜 이렇게 살이 빠졌냐고 하더라. (웃음) 먹는 건 똑같은데.

쉴 때도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편이라고 들었다. 요즘 쉴 때는 뭐 하고 지내나.

정확하다. 집에서 혼자 엄청 바쁘다. 진짜로. 집도 치워야 하고, 강아지들도 돌봐야 하고, 친구들이랑 시간 맞춰 같이 게임도 해야 하고, 휴대폰 게임도 해야 하고, 유튜브도 봐야 하고, 넷플릭스도 봐야 하고, IPTV도 봐야 하고. 너무 바쁘다.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먹방을 종종 올리는 것을 봤다. 특히 매운 걸 좋아하는 것 같던데. 최애 음식은.

매운 거 너~무 좋아한다. 매운 거 얘기하니까 지금 당장 매운 걸 먹고 싶어졌다. 최애 음식… 아~~ 너무 슬프다. 좋아하는 음식이 너무 많다. 세 가지만이라도 이야기할 수 있게 해주시길. 수제비 진~짜 좋아한다. 떡볶이도 진~짜 좋아한다. 마지막 하나를 뭐로 꼽으면 좋을까. 아… 현기증 나려 한다 지금. 무조건 하나 더 이야기할 거다. 어쩔 수 없다. (꽤 오랜 고민의 시간을 가진 뒤) 에휴. 그냥 지금 딱 생각나는 거 얘기해야겠다. 틈새라면 지금 딱 먹고 싶다. 먹으면 화가 풀린다. 스트레스가 풀린다. 끓여 먹는 것도 맛있는데 명동에 식당이 있다. 꼭 가봐라. 아! 치즈 넣어 드시고! 치즈 빨개떡이라고 있다. 그걸 꼭 넣어 드시길. 매운 거 잘 못 드시면 개떡 드셔야 되는데, 그럼 사실 가는 이유가 없다. 너무 매울 것 같으면 치즈 빨개떡을 드시길. 입에 침 고였다.

아이돌 연습생 기간 3년을 거쳐 고등학생 때에는 뮤지컬 무대에 서기도 했고. 음악 작업을 하고 싶다고 꾸준히 말해왔다.

맞다. 팬들 만나게 되면 꼭 보여주고 싶어서 지금도 연습 중이다. (손가락에 박힌 굳은살을 보여주며) 혼자 집에서 기타도 치고 노래도 부른다. 전에 친구들이랑 모여서 춤추기도 했는데 요즘엔 못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끝나면 다시 모여서 춤추고 싶다. 요즘 귀엽게 컨셉 잡아서 틱톡 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나는 그 정도까지의 끼는 없는 것 같고. 곡 하나 커버 영상을 남기고 싶어서 계속 벼르고 있다.

춤을 같이 추는 크루가 있는 건가.

옛날부터 같이 추던 친구들이 있다. 고등학교 때 댄스 동아리 같이 하던 친구도 있고. 오랜 친구들이랑 같이 무언가를 남겨놓는 걸 좋아해서 준비했었다.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 트위터로 팬과 소통을 많이 하더라.

팬이라고 생각 안 한다. 친구들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신기한 게, 팬 성향이 연예인 따라간다고들 하지 않는가.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모르겠는데. 라이브를 하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누다 보니 이렇게 된 건지. 우리는 서로 안 봐준다. 절대 우쭈쭈만 하지 않는다. 냉정하다. 팬들이 나를 놀리기도 한다. 그래서 편하다. 진짜 친구와 소통하는 느낌. 해콩이(이선빈 팬, sun bean)들이랑 영상 채팅을 하다 보면, 처음에는 분명히 30분만 하고 끄려고 했는데 종료 알림이 뜰 정도로 오래 하게 되더라. 그 정도로 시간이 빨리 간다. 나는 가식 부리는 걸 못한다. 가식 정말 싫어. 진짜 친구에게 말하는 투와 팬들과 얘기하는 말투가 다르지 않다. 팬들도 내 소통 방식에 자연스럽게 물들고 나도 팬들에게 물든 것 같다.

요즘 트위터는 좀 뜸하던데.

사실 내가 컴맹이다. 시간이 지나면 자동 로그아웃 돼서 자꾸 트위터 로그인을 다시 해야 하는데. 아이디도 까먹고 절차도 모르겠고. 그래서 못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아~ 부끄러워서 솔직하게 얘기 못 했었는데, 그런 적이 많다.

데뷔 후 6년을 꼬박 달려왔다. <38사기동대> 홍보차 <너의 목소리가 보여>에 나왔던 게 엊그제 같을 것 같기도, 까마득할 것 같기도 하다. 그때와는 많이 다를 텐데. 앞으로의 이선빈은 어떨까.

(손사래를 치며) 아휴~ 그냥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이렇게도 아니고 저렇게도 아니고 적당~히, 꾸준~히 연기하고 싶다. 무섭다. (웃음) 나는 되게 장난꾸러기인데 소심한 것도 커서. (웃음) 솔직히 아직까지도 나를 알고 있다고 하는 사람들, 길 가다가 팬이라고 해주시는 분들을 만나도 현실감이 없다. 그걸 아직도 못 느낀다. 그냥 꾸준히. 어? 하고 있네? 어? 열심히 하네? 어? 영화 찍었어? 아? 또 찍었네? 어? 드라마를 아직 하는구나? 이 정도로만 봐주셔도 감사할 것 같다. (웃음)

해보고 싶은 작품이나 역할이 있나.

내면을 꺼내 보여주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역할. 누군가는 안 볼 수도 있고, 재미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정적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런 작품을 해보고 싶다. 액션을 또 하게 된다면 강도 높은 액션으로 도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과욕은 없지만 열심히 하는 사람이다. 진심을 다해 열심히 한다는 것밖에 내세울 게 없는 사람이다. 완벽하진 않지만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계속 보여드리고 싶다는 게 가장 큰 욕심이다. 어떤 작품을 하든 응원해주는 해콩이들에게 너무 고맙다.

사진 ・ 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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