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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션 파서블> 김영광, 1년도 쉬지 않고 '열일'하는 이유는?

조회수 2021. 2. 22.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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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유정아 기자

“<너의 결혼식>에서 사람들 기억 조작을 좀 했다.” 김영광이 말했다. 모델 출신 배우. 쉽게 뗄 수 없는 그 수식어가 조금씩 희미해지기 시작한 게 바로 <너의 결혼식>부터였다. 철없었던 첫사랑의 달큰함과 씁쓸함의 향기를 완벽하게 소환한 김영광은 그의 말마따나 관객들 기억을 조작하는 데 성공하며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선명히 내비쳤다. 이후 3년 만의 복귀작이 <미션 파서블>이다. “늘 잘하는 것에만 손을 내미는 것이 아닌 확장하는 것에도 욕심이 있다”는 그는 배우 인생 처음으로 코미디 액션에 도전했다. 많은 이들이 모르고 있었겠지만, 김영광의 필모그래피엔 1년의 빈틈도 없다. 왜 이렇게 열심히 사냐고 묻는 건 어쩐지 현명한 질문은 아니지만, 그에게 묻고 싶었다. 김영광은 어떤 답을 내놓았을까. <미션 파서블> 개봉을 앞두고 만난 김영광과의 대화를 전한다.


완성된 작품을 오늘 처음 봤다고 들었다. 촬영할 때와는 또 다르게 느껴졌을 것 같은데 어떻게 봤는지 궁금하다.

오늘 처음 봤는데 시간이 굉장히 빨리 가더라. (웃음) 상영관 나오자마자 감독님께 물어봤는데 러닝 타임이 105분이라고 하셨다. 전혀 105분같이 안 느껴져서 보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웃음)

요즘 숨 고르기 할 틈이 없다. 굉장히 바쁘다. (웃음) 2월 17일 <미션 파서블>이 개봉하고, 현재 촬영 중인 KBS 드라마 <안녕? 나야!> 역시 같은 날 방영을 시작한다. 17일을 두고 ‘글로리(영광) 데이’라는 말도 하더라.

(웃음) <안녕? 나야!> 촬영을 하고 있어서 영화 홍보하는 날 외에는 계속 촬영을 하고 있다. 드라마 촬영이 없는 날엔 영화 홍보를 하고. (웃음)

<미션 파서블>은 김형주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신인 감독의 입봉작이라는 점에서 작품을 선택하는데 부담감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출연을 결심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일단 그런 생각을 전혀 안 해봤다. <미션 파서블>의 시나리오가 생각보다 너무 재밌고 즐거워서 선택한 게 크다. 사실, 감독님께서 굉장히 멋진 액션 시퀀스가 있다고 저를 살살 꾀었다. (일동 웃음) 액션을 꼭 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서 시나리오에 더 마음이 갔던 것 같다.

코미디·액션 장르가 처음이기도 하고,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는 점에서 심적인 부담감도 있었을 것 같다.

촬영 시작 전에는 부담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점점 촬영하면서 부담이 생기더라. 특히 촬영하는 동안 앞에 계신 스태프를 웃겨야 하는데, 촬영 초반엔 스태프들이 많이 웃지 않으셨다. (웃음) 그래서 이를 갈고 애드리브를 치기 시작했다. (일동 웃음) 촬영 중·후반부터는 스태프들도 같이 웃고, 떠들고, 얘기하고 그런 현장이 돼서 굉장히 즐거웠다.

방영을 앞둔 <안녕? 나야!>(최강희)를 비롯해 <너의 결혼식>(박보영) <우리집에 사는 남자>(수애) <나인룸>(김희선) 등 여러 출연작에서 주로 선배 연기자와 호흡을 맞췄다. 이번 작품에선 후배 연기자인 이선빈과 투톱 주연을 맡았는데 어렵거나, 힘들었던 점은 없었나. 왠지 책임감 때문에 어깨가 무거웠을 것 같은데.

(질문이 끝나자마자) 어우! 아니다. 선빈 씨가 마음이 워낙 넓은 사람이고, 상대방을 잘 맞춰주는 스타일이라 촬영 하는 내내 정말 편했다. 본인은 잘 모르겠지만, 선빈 씨의 가장 큰 장점은 어떠한 상황이 와도 정말 편안하게 모든 걸 금방금방 받아들인다는 거다. 예를 들면 난 액션을 하다가도 뭔가 엉키면 “잠깐만요! 생각할 시간을 좀 주세요”라고 말하는 편인데 선빈 씨는 그런 시간 조차도 필요가 없는 배우더라. 모든 걸 받아들일 태도가 되어 있는 멋진 배우다. 덕분에 현장을 즐기면서 촬영을 했다. (웃음)

현실에서도 두 분이 굉장히 호흡이 좋아 보인다. (웃음) 현장에서도 서로 장난을 많이 쳤다고 들었다.

(웃음) 맞다. 서로 장난을 많이 치면서 자연스레 합(合)이 좋아졌고, 코미디적인 요소가 더 잘 살았던 것 같다. 사실 난 드라마를 찍든 영화를 찍든 장난을 많이 치는 편이다. (웃음) 그 이유는 물론 심심한 것도 있지만, (일동 웃음) 장난을 치다 보면 서로 눈만 봐도 장난칠 것 같은 분위기를 알게 되지 않냐. 그런 케미를 유도하기 위해 장난을 많이 친다. 선빈 씨는 내가 장난을 굳이 많이 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처음부터 호흡이 굉장히 좋았다.

<미션 파서블> 속 조연 배우들의 면면도 눈에 띄더라. 오대환, 서현철, 최병모 등 이름만 들어도 유쾌한 배우들이 곳곳에서 웃음을 자아낸다. 현장의 실질적인(!) 분위기 메이커는 누구였는지 궁금하다.

아, 나는 빼야 하나? (일동 웃음) 사실 나다! (일동 웃음) 다음이 선빈 씨다.

의외다. 서현철 배우가 예능에서도, 작품 속에서도 워낙 재미있다 보니 서현철 배우의 이름이 나올 줄 알았다.

현철 선배님은 원래도 너무 잘하시니까. (웃음) 같이 붙는 신이 아니면, 모니터 뒤에 서서 어떻게 웃겨주실까 생각하며 늘 기대하고 있었다. (웃음) 사실 본인의 차를 뺏긴 억울함을 토로해내는 장면에서 더 많은 욕을 하셨는데 (웃음) 15세다 보니까 …. (일동 웃음)

코미디 영화답게 촬영 현장도 굉장히 떠들썩하고 즐거웠나보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았겠다. 하나만 소개해준다면.

제작보고회에서도 이야기했던 건데, 현장에서 감독님은 “애드리브 좀 그만해”라고 하시고, 나는 “싫다, 난 하겠다!” 막 이렇게 투닥투닥했다. (일동 웃음) 사실 촬영하면서 내가 방법을 바꾼 게, 초반에는 첫 테이크에 오리지널 버전대로 하고, 그다음 테이크에 애드리브 버전을 했다. 그런데 오리지널 버전을 해서 ‘오케이’ 사인이 나면 그다음 기회를 안 주시더라. (웃음) 나중엔 첫 테이크에 애드리브를 하고 그 다음에 오리지널 버전을 했다. (일동웃음)

안 그래도 물어보려 했었는데, 제작보고회에서 김형주 감독이 말하길 김영광이 “애드리브를 안 한 장면이 없다”고 말할 만큼 이번 작품에서 적극적으로 애드리브를 선보였다고 들었다. 평상시 다른 작품에서도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 편인가.

이번 작품히 유난히 뭐랄까, 헉(!)하는 깨달음의 순간이 종종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촬영을 마치고 곰곰이 생각하는 과정에서, 우리 영화엔 애드리브를 가미하는 게 더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때부터 애드리브를 많이 하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애드리브를 많이 하진 않는다. 정말이다. (웃음) 애드리브를 해도 정말 조금. 어순을 바꾼다거나 하는 정도로 대본에 충실한 편이다. (웃음) 이번 작품에서 이렇게 애드리브를 많이 하게 될 줄은 나도 정말 몰랐다. 원 없이 한 것 같다. (웃음)

몸을 쓰는 연기를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액션 장르는 첫 도전이라고 해서 좀 놀랐다. 처음이다보니 심히 고심하며 준비를 했을 것 같은데.

액션을 완벽히 소화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강했다. 액션 영화가 처음이다보니 연습을 많이 해가도 내 모습이 카메라에 잘 담기는지 모르겠더라. 현장에서도 액션 연습을 하고, 촬영 전날에도 액션 팀이랑 모여서 연습하고, 또 찍다가도 갑자기 새로운 아이디어가 추가되면 즉흥적으로 연습을 하곤 했다. (웃음) 그런 부분에 있어서 날을 세우고 좀 예민하게 반응했던 것 같다.

어디서나 볼 법한 틀에 박힌 액션이 아니라 생활 집기들을 사용한 움직임이 재밌기도 하고 신선한 구석이 있더라.

아, 무술 감독님이 인터뷰에서 이야기해달라고 한 에피소드가 있다! 액션 스쿨을 처음 가서 칼리 아르니스(Kali Arnis)라는 필리핀 전통 무술을 처음 배우는데, 처음엔 조금 기초적인 걸 알려주시다가 갑자기 “사람이 진짜 두려우면 어떻게 되나 봐봐”하시더니 진짜 부엌에서 식칼을 가져오시더라. (웃음) 정~말 느리게 슥 칼을 가져다 대시는데, 몸에서 힘이 막 저절로 빠지더라. 무술 감독님께서 이런 리얼함을 가진 무술 액션을 하자고 말씀하셨다. 놀라긴 했는데 감독님이 워낙 잘 해주셔서 액션신들이 잘 나온 것 같다.



액션 연기를 해보니 가장 고생스러운 점이 무엇이던가.

일단 손이 너무 아팠다. ‘안전칼’이어도 서로 가깝게 있다 보니까 많이 부딪힌다. 그게 너무 아팠다. 약간 참기 힘든, 꽉 찍히는 그런 아픔이다. (웃음) 또 저희 영화 후반부에 액션이 몰려 있기도 하고, 특정 장소에서 싸움이 이뤄지다 보니까 액션 신 촬영을 2주에 몰아서 했다. 4일 정도 연속으로 촬영을 했는데, 어느 순간 점프가 잘 안 되더라! (웃음) 그래서 정말 무술 감독님한테 고마운 게, 한 날은 제가 도저히 점프도 안 되고, 빨리 움직여야 하는데 몸이 너무 무거워져서 촬영을 끊고 하루 쉬게 해주셨다. 정말로 무술 감독님한테 고마운 점이 많다.

대역 없이 대부분의 액션을 소화했다고 들었다. 다리에 힘이 풀릴 수밖에 없었겠다.

대본을 읽으면서 “어, 이건 대역(신)이다”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있긴 했는데…. (일동 웃음) 사실 현장에 대역 배우가 계셨고, 그 분이 직접 리허설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감독님과 카메라 감독님이 막 이야기를 나누시더니 얼굴이 많이 나오는 앵글이라 내가 직접 해야 한다고 하시더라. (웃음) 그래서 거의 모든 액션 신을 직접 소화하게 됐다. 옆에서 대역 배우 분이 도와주시긴 했는데. 앵글이나 각도 자체가 얼굴이 너무 잘 보이는 것들이 많았고, 무엇보다 내 키가 너무 커서 대역을 하면 티가 많이 나더라. (웃음)

앞으로 액션 작품을 할 때 좀 힘들 수도 있겠다.

사실 이번에 액션을 소화하면서 자신감을 가진 게 생각보다 내가 재빠르구나? 날다람쥐 같구나? 라는 걸 알게 됐다. (일동 웃음) 방금 영화를 보는 데도 액션이 어색하지가 않아서 혼자 흐뭇했다.

<너의 결혼식> 우연이 그랬던 것처럼 지금까지 연기해 온 캐릭터들을 훑어보면 까불거리지만 어딘지 미워할 수 없는, 털털하고 넉살 좋은 인물들이 많았다. 실제 성격이 많이 반영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봤다.

굉장히 많이 반영하는 편이다. 사실 사람마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어떤 기준이 다르지 않냐. 느끼함의 기준이랄까? 그런 면에서 나는 인간적이고 허술함이 많은 캐릭터들을 좋아한다. 뭔가 허술하고 인간적인 면도 있는데 또 할 때는 하고 그런 캐릭터 말이다. 꼭 그 사람의 능력이 아니더라도 인간적인 느낌이 나는 캐릭터가 좋다. 연기할 때도 자연스레 내가 좋아하는 이상향을 따라서 연기를 하게 되는 것 같다. 털털하고 넉살 좋게 하는 게 나도 편하다.

2008년 <그들이 사는 세상>을 통해 데뷔 이후 쉼 없이 달려왔다. 1년에 적어도 한 편씩 작품을 찍었더라. 계속해서 일을 하고 싶게 만드는 원동력이 궁금하다.

아, 정말 배우라는 직업이 매력적이고 중독적이다. 여러 작품을 찍을 때는 ‘아우~ 좀 쉬고 싶다’는 생각도 들면서 짜증 나고 그러는데, 막상 작품을 안 하면 ‘어우~ 하고 싶어, 빨리하고 싶어!’ 이런 생각이 굉장히 심하게 든다. (일동 웃음) 직업병인 것 같다. 지난해엔 코로나19로 인해서 여러 일정이 변경되고 취소가 되면서 좀 쉰 기간이 있는데, 1년 동안 쉬면서 많이 두렵더라. 이 직업 자체가 그런 것 같다. 정말 마음속에 엄청난 여유를 갖고 있지 않고서는 마치 내가 도태될 것 같은, 잊혀질 것 같은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든다.


이젠 모델 김영광보다는 배우 김영광으로 알고 있는 관객들이 더 많아졌다. 익숙하기도 하고. 스스로 생각할 때 배우 인생에 전환점이 된 작품이 있다면.

나를 잘 알고 계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당연히 <너의 결혼식>인 것 같다. <너의 결혼식>에서 (나에 대한) 사람들 기억 조작을 좀 했다. (일동 웃음) 약간 기억이 조작되면서 어떤 전환점이 생긴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너의 결혼식>에 대해선 굉장히 고마운 마음이 크다.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된 건 물론, <너의 결혼식> 이후에 좀 더 배우로 봐주시는 것 같은 기분이다.

굉장히 최근 작품을 뽑았다.

아, 이게 굉장히 참 아쉽기도 한데. 사실 <디데이>라는 작품도 나한텐 전환점이 된 작품이다. 연기에 대한 매력을 절실히 느꼈던 작품이다. 배우 인생의 전환점은 아니지만, 연기하는 그 자체가 너무 즐겁다는 걸 느꼈던 작품이었다.

<너의 결혼식>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더 잘해야겠다는 부담감도 들겠다.

그렇게까지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웃음) 내가 책(시나리오)을 볼 때는 처음엔 내 느낌대로 보고 그다음 회사와 회의를 통해 결정하곤 한다. <너의 결혼식> 이후에도 막 신중히 고르고 골라서 작품을 선택하기 보단 그때 그때 맞춰서 당시에 가장 잘할 수 있는 것들을 선택하는 것 같다. 내가 큰 그림을 그릴만한 깜냥도 안 되고요. 그냥…. (웃음)

신인 때는 대부분 오디션을 통해 작품을 들어가게 된 건가. 모델 때부터 이미 유명했으니 궁금하더라.

신인 때는 거의 다 오디션을 봤다. (웃음)

어떤 작품부터 오디션을 안 보기 시작했나.

앞서 말한 <디데이>부터다. 그땐 오디션은 아니었고 감독님이 따로 보자고 연락을 주셨다. 만나선 정말 이 작품을 하고 싶냐며 내 마음을 여쭤보시더라. 나도 정말 하고 싶다고 답해서 출연하게 됐다. (웃음) 그때부터 오디션을 덜 보기 시작했던 것 같다.

김영광하면 이젠 로맨스가 먼저 떠오른다. 왜 로맨스 장르가 잘 통할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 해본 적이 있나.

어우, 그럼 난 반대로 왜 아직 누아르를 찍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한 적은 있다. (웃음) 내가 아직까지는 마음도, 정신연령도 어려서 그런 것 같다. (웃음) 로맨스 같은 경우는 뭔가 뻔뻔한 게 아니라 서로 마음을 아껴주고 부끄러워하면서 제 민낯을 드러내는 캐릭터들이 많지 않냐. 실제로 내가 많이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다. 그런 면이 카메라에 담길 때, 로맨스다운 연기가 완성되지 않나 싶다. 흠. 그런데 잘 모르겠다. (웃음)

누아르에 도전하고 싶다는 욕망을 여러 차례 밝혀왔더라. 여전히 갈망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 여전히 하고 싶다. 누아르뿐 아니라 많은 장르를 선보이고 싶다.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는 배우, 일단 그게 내 목표다. 아직까지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두드러지고 있어서 앞으론 분야가 좀 더 확장됐으면 한다. (웃음)

좋아하는 누아르 작품이 궁금해진다.

지난해 개봉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도 정말 멋있었다. 진짜 멋있었다. 그 안에서 펼쳐지는 황정민 선배님의 정말 그런 처절한 표정. 남자라면 한 번쯤 사로잡히는 모습이지 않냐. 그런 얼굴도 연기해보고 싶고, 이정재 선배님이 연기한 레이처럼 화려한 역할도 해보고 싶더라. 정말 해보고 싶다! 무엇이 됐든. (일동 웃음) 질주하는 작품을 꼭 한번 해보고 싶다.

지금까진 드라마 매체와 친숙한 배우였지만, 앞으로는 영화를 더 많이 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을 것 같은데. 특별히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감독이 있나.

지금 누아르가 나와서 하는 얘기지만, <달콤한 인생> 김지운 감독님과 꼭 한 번 해봤으면 좋겠다. 이 인터뷰가 실리면 함께 할 수 있을까? (일동 웃음) 정말 함께해보고 싶다. 내겐 꿈 같은 거다.

당연한 말이지만, 영화도 즐겨 보겠다.

많이 보는 편이다. 확실히 일을 쉴 때 많이 본다. 일할 때는 휴식이 더 중요하다 보니까 주로 쉬고 일없을 땐 일주일에 한두 편씩 보는 것 같다. 사실 난 봤던 작품을 다시 보는 걸 좋아한다. (웃음) <부당거래>도 굉장히 자주 봤고, <신세계>도 굉장히 많이 봤다. 또 정우 선배님의 <바람>은 정말 대사를 외울 정도로 봐서. 대사 아는 사람들을 만나면 서로 ‘드립’도 치고 한다.(웃음) <타짜>도 많이 봤던 것 같다. 조승우 선배님을 굉장히 좋아해서 언젠가 조승우 선배님과 함께 해보고 싶다.

<비밀의 숲> 황시목같은 역할을 김영광이 맡는다면 어떨까. 혹시 <비밀의 숲> 봤나.

아, 너무 좋다. <비밀의 숲> 좋아한다. 정말 즐겁게 본 작품이다. 제 말투가 좀 깔끔한 사무적인 톤이 아니라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긴 한데. 그래도 해보고 싶다.

롤모델을 밝힌 적이 없는 것 같아서 궁금해지더라. 혹시 마음속에 롤모델이 있나.

아직까지 그런 설정을 해본 적이 없다. 그냥 하다가 ‘나 되는 만큼 살자’ 한다. (웃음) 스스로 너무 내 목표를 설정해 놓으면 좀 힘들 것 같다. 한 단계, 한 단계 가야 하는 데 그걸 못 넘었을 때의 상실감이 클 것 같다. 조용히 가보고 싶은 마음이다.

<나 혼자 산다>에서도 공개된 것처럼, 만화방 주인을 꿈꿨을 정도로 만화책을 좋아한다고 들었다. 웹툰도 즐겨 보는 거로 알고 있는데, 실사화가 된다면 꼭 출연하고 싶은 작품이 있는지 궁금하다.

꼭 하고 싶은 게 있다. 이미 완결된 작품인데, 이익수 작가의 <새끼손가락>이라는 작품이다. 1990년대 느낌이 나는 작품인데 어릴 때 사고를 친 주인공 때문에 한 소녀가 식물인간이 된다. 감방에서 나온 뒤 참회의 마음으로 주인공이 매일 매일 그 소녀를 찾아가서 마치 하루의 일기를 쓰듯이 떠들고 온다. 앞으로 똑바로 살려고 마음을 먹은 거다. 그런데 그전에 알았던 깡패들이 이제는 더욱 악랄한 깡패가 돼 있어서 주인공을 괴롭히는. 그런 작품이다. <새끼손가락>은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도 되겠다고 생각한다. (웃음)

소년미(?)가 강해서 몰랐는데, 올해로 벌써 30대 중반이더라. 배우로서 더 많은 고민을 할 시점같은데. 새해, 배우 김영광으로서, 인간 김영광으로서 새롭게 다짐한 것들이 있다면.

올해 체력을 키워야겠다고 다짐했다. 사실 내가 허약 체질이다. 막 아픈 곳이 있는 건 아니지만 피곤함을 잘 느끼는 편이다. 어릴 때는 젊음만 믿고 밤도 새고 그랬는데 (웃음), 요즘엔 새벽까지 촬영하고 다시 새벽에 나가는 일이 있으면 너무 힘들더라. 운동도 많이 하고, 체력도 키워서! 더 많은 일을 하고 싶다. (웃음)

진정한 워커홀릭이다.

불안하단 말이다! (일동 웃음) 정말 일이 없는 날이 더 힘들다.

영화 개봉과 함께 <안녕? 나야!> 한유현으로 돌아온다. 한유현을 통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예정인가.

<미션 파서블>의 우수한 캐릭터도 굉장히 만화적인 부분이 있는데, <안녕? 나야!>에서 맡은 유현이라는 캐릭터는 두 배 더 만화적이다. (웃음) 대체 얘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읽을 수 없을 거다. 유현은 선천적으로 Fe 결핍 증후군이다. 철이 없다. (일동 웃음) 매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웃음) 우수한 보다는 훨씬 더 밝은 느낌이다.

정말 감이 안 잡힌다. (웃음)

한 번 보시면 알 거다. (웃음)







글 ・ 씨네플레이 유정아 기자

사진 ・ 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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