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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보다 더 달달한 발렌타인데이 맞이 로맨스 영화 추천

조회수 2021. 2. 14.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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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김명재 객원 기자

발렌타인데이가 상술이라는 얘기는 십수 년째 나오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2월 14일만 되면 달콤한 것들이 쏟아져 나온다. 초콜릿은 물론, 평소 써보지 않던 달달한 향의 향수, 기분 좋은 조도로 은은하게 자리한 좋은 식당과 음식, 나를 위한 작은 사치 배스 밤, 그리고 연인과 보내는 밤을 더욱 달콤하게 만들어 줄 영화들까지. 상술임을 되뇌면서도 평소 시선조차 주지 않던 초콜릿과 로맨스 무비가 생각나는 건 어쩐 일일까. 속임수임을 알면서도 속아 넘어가 주는 것, 마치 사랑과도 닮아 있다. 맞다. 발렌타인데이는 사랑이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발렌타인데이를 보내기로 한 수많은 연인들을 위해 오늘은 당도 높은 로맨스 영화들을 준비했다.


나의 소녀시대

감독 프랭키 첸 등급 15세 관람가

장르 멜로/로맨스, 드라마 출연 송운화, 왕대륙, 이옥새, 간정예

지금은 야근에 찌들어 사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누구나 한 번쯤, 사랑 앞에서 용감했던 순간이 있다. 스스로 빛을 내며 타오른 그 순간들은 시간이 흐른 후에도 여전히 바래지 않고 나의 인생을 밝혀주는 한 조각 빛이 된다. ‘나도 그때 그런 시절이 있었지’라며. 대만 청춘영화 <나의 소녀시대>는 그때, 마음 앞에서 용감했던 청춘들을 다루고 있다.

‘오그라든다’는 말이 없었을 시절, 우리는 모두 감정 앞에 솔직했다. 내일의 걱정보다는 오늘의 사랑이 더 중요했던 청춘이다. <나의 소녀시대>는 유덕화 아내가 꿈인 평범한 소녀 린전신(송운화)와 학교의 통이라 부를 수 있는 쉬타이위(왕대륙)가 서툴지만 점점 가까워지는, 10대의 사랑을 하는 이야기다. 맞다. 소재부터 뻔하고 유치하다. 소녀만화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설정이지만, 아무렴 어떤가. ‘그땐 그랬지’라며 맞장구치고, 옆에 있는 연인에게 ‘너는 어땠어?’라며 이야기 나눌 거리도 생기는데. 한 번쯤 유치함에 못이기는 척 속아 넘어가 주자. 그렇다면 조금 더 감정에 솔직해지는 순간이 찾아올 테니까.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장르 드라마, 판타지, 멜로/로맨스, 스릴러, 전쟁 

출연 샐리 호킨스, 마이클 섀넌, 리차드 젠킨스, 옥타비아 스펜서, 마이클 스털버그, 더그 존스

미장센이 아름다운 사랑 영화는 무척이나 많지만, 그럼에도 하나를 꼽자면 <셰이프 오브 워터>를 고르고 싶다. 잘생긴 남주도, 평범하지만 안경만 벗으면 예뻐지는 여주도, 로맨틱한 대사도 없지만 사랑의 가장 순수한 힘을 잘 표현한 작품이다. 기예모르 델 토로는 ‘괴생명체’의 기존 관념을 뒤틀어 세상 모든 모양의 사랑을 축복한다.

<셰이프 오브 워터>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생명체와 말을 할 수 없는 주인공 엘라이자(샐리 호킨스)의 연애담이다. 뱀파이어처럼 인간의 형태를 띈 괴생명체가 아닌, 통상적으로 ‘괴물’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는 괴생명체와의 사랑이다. 제목 ‘셰이프 오브 워터’라는 이름처럼, 둘의 사랑은 형태도 없이 스며든다. 영화에 등장하는 “그대의 모양 무언지 알 수가 없네. 내 곁엔 온통 그대 뿐”이라는 시처럼 영화는 사랑의 형태를 규정하지 않는다. 나아가 우리가 ‘괴물’이라고 지칭하며 폭력 행사에 당위성을 부여했던 지점들에 대해서도 비판한다. ‘사랑은 이래야 해’라고 스스로 단언하고 있는 건 아닌지. 오늘 밤은 연인과 ‘사랑의 형태’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면 어떨까.


비포 선라이즈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 등급 15세 관람가

장르 멜로/로맨스, 드라마 출연 에단 호크, 줄리 델피

비포 3부작은 사랑의 과정을 천천히, 그리고 자세히 톺아보는 멜로의 정점이라 부를 만한 영화 시리즈다. 제목처럼 꿈같은 짧은 만남을 그리고 있는 <비포 선라이즈>부터, 30대가 되어도 여전히 남아 있는 사랑의 아련함을 그린 <비포 선셋>, 마지막으로 사랑과 현실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비포 미드나잇>까지. 지금 내 사랑의 단계가 어떤 순간인지에 따라 시리즈가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시리즈를 이어 보면 좋겠지만, 시간이 없다면 <비포 선라이즈> 보기를 추천한다. 여행과 사랑, 낭만에 대해 가장 로맨틱하게 표현한 <비포 선라이즈>는 여행지에서 전혀 모르는 두 사람이 만나 사랑에 빠지는 그 순간을 포착한 영화다. 한 번쯤은 아름답고 이국적인 여행지에서 멋진 이와 사랑에 빠지는 상상을 하지 않나. 여행지에서의 사랑이 낭만적인 이유는 그 사람의 자질구레한 삶의 일부분들을 보지 못해서이지 않을까. 즉, 사랑에 먹고사니즘이 결합되지 않고 순수히 감정에 충실할 수 있기 때문에 여행지에서의 사랑은 낭만적이고, 순식간이며, 빨려 들어갈 수 있다. 발렌타인 데이니까, 그날만큼은 연인의 곁에 있는 자질구레한 문제들은 치워두고 오롯이 감정에만 집중해 보는 건 어떨까. 영화를 보고 훌쩍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겠다. 처음 만났던 그때의 그 기억들을 도란도란 이야기하면서.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감독 로브 라이너 등급 15세 관람가

장르 멜로/로맨스, 코미디 출연 빌리 크리스탈, 멕 라이언

실험적인 영화보다 검증된 것들을 보는 게 더 나을 때가 있다. 모던 클래식이라고 부를 만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는 안전을 추구하는 성향에 딱 맞는 검증된 작품이다. 제목이 ‘남자가 여자를 만났을 때’가 아닌,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인 것처럼 사랑은 이름을 인지하지 못하던 두 사람이 서로의 이름을 획득해 나가는 과정이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는 단순한 이성의 만남을 넘어서 서로의 이름을 획득해 나가는 과정을 사랑스럽게 그리고 있다.

해리(빌리 크리스탈)와 샐리(맥 라이언)는 어느 하나 맞는 부분이 없다. 성격도 취향도 정반대인 두 사람은 ‘이 사람과는 정말 아니다’라는 생각을 갖고 짧은 인사만 나눈 채 서로의 인생에서 서로를 잊어버린다. 그렇게 영영 만날 일 없을 거라 생각했던 두 사람은 우연한 계기로 재회를 하게 되고 ‘이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며 공통분모를 발견한다. 외로운 도시에서 나와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발견하는 기쁨이란. 두 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워지게 되고 뜻밖의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친구였던 두 사람은 하룻밤으로 인해 연인이 될까.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새로운 고전을 보고 싶은 이라면 결코 빠질 수 없는 작품이다. 


스콧 필그림

감독 에드가 라이트 등급 15세 관람가

장르 액션, 모험, 코미디, 판타지, 멜로/로맨스 

출연 마이클 세라,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 키에란 컬킨, 크리스 에반스, 안나 켄드릭, 브리 라슨

발렌타인데이라도 너무 달달한 건 싫다고 강력 주장하는 이들을 위해, <스콧 필그림>을 추천한다. 젊은 타란티노라 불리는 에드가 라이트는 번뜩이는 유머와 재치 있는 연출로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감독이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2004)부터, <뜨거운 녀석들>(2007)로 골수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던 그는 감각적인 드라이빙 액션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2017)를 통해 대중적인 사랑도 받게 되었다. 그런 그가 로맨스 영화를 만들면? 당연히 B급맛 제대로 묻어나는 영화임이 분명하다.

<스콧 필그림>은 만화적이고 현란한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로 이런 장르가 익숙치 않은 팬들은 ‘이 괴상한 영화는 뭐야’ 싶겠지만, 이런 B-무비를 좋아하는 이라면 이보다 좋은 영화는 없을 만큼 특색있다.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스콧 필그림> 속 주인공 스콧 필그림(마이클 세라)은 라모나(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와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그의 남자친구가 되기 위해선 7명의 전 남친과 결투를 해서 승리를 해야만 한다. 스테이지 클리어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마치 게임을 하는 듯하다. 속도감 있고, 에드가 라이트 특유의 유머가 잔뜩 녹아 있다. 낄낄대며 친구처럼 편안하게 발렌타인데이를 보내고 싶은 영화광 연인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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