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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도 극장도 OK! 설 맞이 상황별 가족 영화 추천

조회수 2021. 2. 13.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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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김명재 객원 기자

온 가족이 둘러앉아 서로의 얼굴을 보며 이야기를 주고받는 게 설의 미덕이라지만, 올해 설의 미덕은 약간 다를 듯하다. 코로나로 인해 멀리서 서로의 안부를 주고받고, 마음을 전하는 게 미덕이 된 2021년 설. 혼자 보낸다고 혹은 고향에 내려가지 못한다고 가족의 의미를 잃어버릴 순 없다. 특수한 상황인 만큼, 상황별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영화들을 준비했다. 씨네플레이 독자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길. 


아이와 함께 하는 설날

패딩턴

감독 폴 킹 등급 전체 관람가

장르 코미디, 가족, 모험 출연 벤 위쇼, 니콜 키드먼, 휴 보네빌, 샐리 호킨스, 사무엘 조슬린, 매들리 해리스, 줄리 월터스

아이도 어른도 모두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를 추천하라고 하면 단연코 가장 먼저 추천할 작품, <패딩턴>이다. <패딩턴2>의 경우는 로튼 토마토 지수 100%에 달할 만큼 수작이며, <패딩턴> 1편 역시 로튼 지수 97%로 아이는 물론 어른도 즐길 수 있는 영화다. 세상에서 가장 작고 귀여운 영국 신사, 패딩턴(벤 위쇼)을 사랑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반듯한 영국식 발음에 인사를 할 때마다 살짝씩 들어 올리는 모자, 사고뭉치지만 겸양을 아는 태도, 마지막으로 ‘마멀레이드!’라며 외치는 순수한 모습까지 그가 까다로운 토마토er들을 사로잡은 데는 합당한 이유가 있다. 

페루의 정글을 떠나, 꿈에 그리던 영국에 도착한 패딩턴은 생각보다 차가운 런던의 모습에 당황하며 길을 잃고 만다. 작은 신사 패딩턴은 정글에 있기엔 너무도 인간적이지만, 런던은 그를 하나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곳은 들은 것처럼 모자를 살짝 들며 인사를 하지도, 날씨를 묻지도 않았다. 같은 건 오로지 우중충한 날씨뿐. 우여곡절 끝에 브라운씨네 가족들을 만나게 되지만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받기까지 결코 쉽지만은 않다. 칫솔로 더러운 귓속을 후비적거리거나, 욕실을 엉망진창으로 만들거나 하는 등 그는 영화 내내 사고를 치지만 우리가 잊어버리고 있던 가족에 대한 순수한 애정과 행복을 느끼게 만든다. 


혼자 가족의 의미를 곱씹고 싶을 때

어느 가족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등급 15세 관람가

장르 드라마 출연 릴리 프랭키, 안도 사쿠라, 마츠오카 마유, 키키 키린, 죠 카이리, 사사키 미유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가족 영화는 매 순간 따뜻한 햇살만을 담지도, 서늘한 그림자만 담지도 않는다. 그의 가족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영화의 적절한 온도 때문이다. <어느 가족>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가족영화의 집대성이라 부를 만한 작품으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어느 가족>은 가족의 부재, 그리고 견딤에 대해 이야기했던 이전과 달리, 새로운 가족 구성원이 들어오며 겪는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의식한 부분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점차 부족한 것을 메워가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를 잃는 과정을 지나, 아이를 낳아 아버지가 되는 과정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때문인지, <어느 가족>은 도둑질과 일용직을 하며 살아가는 가족이 버려진 아이를 데려와 같이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는 무결한 인물들이 결코 아님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행동에 수긍을 하게 만든다. 특히 마지막 안도 사쿠라의 취조 장면은 영화가 개봉한 지 수년이 흐른 지금에도 여전히 관람객들의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아이를 낳은 적 없지만 엄마가 되고 싶었던 그의 울음이 마음에 맺힌다. 


설이어도 장르영화를 보고 싶을 때

서치

감독 아나쉬 차간티 등급 12세 관람가

장르 드라마 출연 존 조, 데브라 메싱

특출나게 뛰어난 추리력도, 능력도 없는 데이빗은 평범한 아버지다. 적당히 딸에게 살갑고 적당히 무심한. 관객은 데이빗과 같은 정보량으로 마고를 찾아 나간다. 제한된 정보가 조금씩 풀릴수록, 데이빗은 마고의 ‘진짜’ 일상에 대해 알아가게 된다. 무난하게 학교 생활을 잘 할 거라 믿었던 그의 믿음은 완전히 박살 났고, 그는 낯선 딸의 모습에 계속해서 당황하게 된다. 우리는 가족에 대해 잘 알고 있는가. 잘 알고 있다고 믿는 건 나의 착각이 아닌지. 가족과 핵심적인 부분을 공유하지 않는 이상, 가족이 만든 허상을 믿고 있을지도 모른다. 


영화관에 꼭 가고 싶을 때

페어웰

감독 룰루 왕 등급 전체 관람가

장르 가족, 드라마 출연 아콰피나

그래도 영화는 영화관에서 봐야 한다는 이들을 위해 고민 끝에 선정한 가족 영화, <페어웰>이다. ‘작별’이라는 뜻을 가진 제목처럼, 영화는 가족의 이별에 대해 다루고 있다. 뉴욕에 사는 빌리(아콰피나)와 그의 가족들은 중국 본토에 있는 할머니(자오 슈젠)와 특별히 애틋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가 암 말기이며 세상을 떠날 때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된다. 모두가 할머니를 위해 하얀 거짓말을 하고 있을 때, 주인공 빌리는 할머니에게 진실을 알려드리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가족들처럼 하얀 거짓말을 하며 끝까지 비밀에 부치는 것이 좋을지 갈등한다. 

영화는 우리가 한 번쯤 고민해 봤을, 혹은 겪었을 문제에 대해 인간적으로 다룬다. 가족이 시한부 선고를 받았을 때, 남은 가족들은 그에게 진실을 알려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는 오랜 시간 가족 내 갈등을 불러일으켰던 문제다. 실제로 <페어웰>은 감독 룰루 왕의 실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실제 자신의 이모할머니를 이모할머니 역으로 캐스팅할 만큼, 그는 가장 사적인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지만,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가장 보편적인 이야기가 되었다. 결국 <페어웰>은 가족의 이별에 남은 이들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가, 나아가 가족의 도리란 무엇인가에 대해 따스한 시선으로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새로운 모성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을 때

내 어머니의 모든 것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장르 드라마, 가족, 코미디 출연 세실라 로스, 마리사 파레데스, 캔델라 페나, 안토니아 산 후안, 페넬로페 크루즈, 로사 마리아 사르다

모성 드라마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면, 빼놓을 수 없는 감독이 바로 페드로 알모도바르다. 그리고 한때 스페인의 악동이라 불렸던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작품 세계가 깊어지는 지점, 그의 모성 드라마 시작에는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이 있다. 아버지의 부재 상황에서 모성은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대해 그린 이 영화는 강인한 에너지를 지녔다. 영화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한 아들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는 아들의 유품에서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흔적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 길로 고향에 되돌아간다. 그곳에서 그는 여장 남자 친구, 임신한 수녀 등 각각의 사연을 지닌 채 살아가는 이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과 ‘가족’을 이루며 살아간다. 

<내 어머니의 모든 것> 속 어머니, 마뉴엘라(세실라 로스)는 포용력의 신이라고 부를 만큼 세상의 고난과 운명을 받아들인다. 극중 마뉴엘라는 모두의 어머니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강인하다. 아들을 잃는 고통을 겪지만 결국 새로운 가족을 일궈내는 그의 모습에선 어둠이 있기에 빛이 더 아름다운 삶을 발견할 수 있다. 고통과 희망을 엮어 내며, 영화는 장대한 모성 드라마를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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