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33년만? 시리즈의 주인으로 돌아온 노장들, 누가 있을까

조회수 2021. 1. 12.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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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버디 무비 팬이라면 두 손 들고 반길 소식. <리썰 웨폰> 시리즈가 20여 년 만의 침묵을 깨고 돌아온다고 한다. '혹시 리부트?!'라며 표정을 구길 이들에게 먼저 말하자면 시리즈의 중추인 리처드 도너 감독, 주연 배우 멜 깁슨과 대니 글로버 모두 돌아온 정식 후속작이란 사실.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드물게 일어나는 시리즈의 주역 노장들의 귀환, 이번 <리썰 웨폰> 시리즈를 포함해 기존에 어떤 사례들이 있었는지 정리했다. 아래 사례들은 연출이 신작의 연출로 다시 복귀한 경우만 포함한다.


리썰 웨폰 Lethal Weapon

얼마나 걸렸나

1998 -> 2020

1987년 <리썰 웨폰>
1998년 <리썰 웨폰 4>

<리썰 웨폰> 시리즈는 1987년 1편을 시작으로 1989년, 1992년, 1998년까지 총 4편을 공개한 버디 무비의 큰형님 격인 작품이다. 1990년대 '할리우드 형사물' 하면 보통 <다이 하드> 시리즈나 <리썰 웨폰> 시리즈를 소개해도 손색이 없는 인기를 누렸다. 한 성격하는 형사와 융통성 있는 형사가 파트너로 만나 범죄를 소탕한다는 '파트너 형사물'의 전형으로 멜 깁슨이 특수부대 출신 마틴 릭스를, 대니 글로버가 로저 머터프를 연기했다. <오멘>, <슈퍼맨>, <구니스> 등을 연출한 리차드 도너 감독의 히트작 중 하나. 국내에선 이연걸이 출연한 4편이 상당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리썰 웨폰 4>은 이연걸의 할리우드 진출작

누가 돌아왔나 

리차드 도너, 멜 깁슨, 대니 글로버

(왼쪽부터)1편 촬영장의 리차드 도너, 대니 글로버, 멜 깁슨

1998년에 막을 내린 이후, 2000년 말에 속편이 잠깐 거론된 적은 있다. 1편의 각본을 맡은 셰인 블랙(<아이언맨 3> 연출)을 연출로 속편을 만든다는 것. 그러나 많은 고전 영화들이 부활할 때도 별다른 진척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2017년, 리차드 도너가 멜 깁슨과 대니 글로버를 설득해 출연을 결정했으나 영화사의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다시 속편의 불씨가 지펴졌다. 그리고 2020년 12월 말, 프로듀서 댄 린의 인터뷰를 통해 리차드 도너 감독이 직접 연출하고 두 주연 배우가 복귀해 마지막 작품을 완성할 것임을 공식 발표했다.

결과는?

진정한 마지막을 장식하라

(왼쪽부터) <리썰 웨폰> 25주년을 기념해 한자리에 모인 2012년의 멜 깁슨, 리차드 도너, 대니 글로버

이번 영화의 현제 가제는 <리썰 피날레>. 발표한 것처럼 <리썰 웨폰> 시리즈의 진정한 끝을 장식할 속편이다. 멜 깁슨과 대니 글로버는 그간 연기한 마틴 릭스, 로저 머터프를 연기한다. 보통 젊은 캐릭터에게 시리즈를 계승하려고 초석을 까는 영화들과 달리 두 캐릭터가 '주인공'이라고 못 박아 두 형사의 노년기 역경이 그려질 듯하다. 이제 90살 할아버지인 리차드 도너는 <리썰 피날레>를 마지막으로 연출계를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매드 맥스 Mad Max

얼마나 걸렸나

1985 -> 2015

<매드 맥스> 삼부작의 멜 깁슨

<매드 맥스> 시리즈는 그야말로 '자수성가'의 아이콘. 조지 밀러 감독의 저예산 장편 데뷔작이 입소문을 타면서 대성공을 거뒀고, 이후 2편부터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황폐함을 독창적으로 그려내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의 획을 그었다. '광기'를 운운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는 대개 <매드 맥스>에 빚을 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멜 깁슨이 연기한 맥스 로카탄스키가 주인공이지만, 전편과는 느긋한 연계만 취해서 어떤 편을 보든지 큰 무리가 없다는 것이 장점. 1979년, 1981년, 1985년까지 3편을 진행한 후 마무리되는 듯했다.

누가 돌아왔나

조지 밀러

2편 촬영 때의 조지 밀러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촬영장의 조지 밀러

조지 밀러 감독은 2000년대부터 <매드 맥스> 시리즈를 다시 이어갈 마음이 있었다. 영화가 아닌 TV 드라마로 옮길 계획도 있었으며 2003년에 속편을 촬영하려고 계획도 다 세워놨는데, 다양한 이유로 제작이 미뤄졌다. 로케이션으로 점찍어둔 곳에서 이라크전이 발생하고, 다음 촬영 후보지에 이례적인 폭우가 내리는 등 촬영을 미룰 수밖에 없는 사건이 계속 생겼다. 엎친 데 덮친 격, 나이도 먹고 당시 여러 스캔들에 휘말린 멜 깁슨을 다시 캐스팅하는 것부터 위험한 일이었다. 결국 조지 밀러는 멜 깁슨이 아닌 톰 하디를 선택했고, 전작들처럼 느긋한 연계를 기반으로 한 4편을 연출했다.

결과는?

현장에서 구현가능한 차량 액션


4편에선 맥스는 톰 하디로 변경되고, 샤를리즈 테론의 퓨리오사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그렇게 <매드 맥스> 시리즈는 2015년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로 20년 만에 관객들을 만났다. 이미 나온 작품이니 요점만 말하면 '아날로그 차량 액션'의 정점에 가까운 구성으로 평론가와 관객 모두 호평했다. 새로운 맥스 톰 하디는 물론이고 샤를리즈 테론의 퓨리오사라는 역대급 캐릭터까지 소개해 시리즈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다만 흥행 성공과 호평에도 바로 속편 제작이 이어지진 않았는데, 연출 계약 조건을 두고 조지 밀러와 워너 브러더스가 대립했기 때문. 지금은 갈등이 모두 해소됐으며, 조지 밀러는 퓨리오사의 젊은 시절을 그린 스핀오프를 준비 중이다. 그와 별개로 진짜 속편이 될 <매드 맥스 5>(가제)는 2023년 개봉을 목표로 준비 중.


에이리언 Alien

얼마나 걸렸나

1979 -> 2012

<에이리언> 제노모프

<에이리언> 시리즈는 특이하다. 영화에 등장하는 외계인 제노모프의 외형 때문에? 그것도 그렇지만 시리즈 4편을 모두 다른 감독이 연출해서 영화마다 톤이 다르기 때문. 1편은 호러, 2편은 액션, 3편은 드라마, 4편은 다른 톤의 드라마. 실질적으로 '제노모프'와 '엘렌 리플리'(시고니 위버)라는 등장인물을 제외하면 연작에 가깝고, 그래서 H.R. 기거의 피조물 제노모프에 특히 의존도가 큰 시리즈다. 1979년, 1986년, 1992년, 1997년 총 4편을 공개한 후 공식 시리즈는 잠시 막을 내렸었다.

누가 돌아왔나

리들리 스콧

1편 촬영장의 시고니 위버(왼쪽), 리들리 스콧
<에이리언: 커버넌트> 촬영장의 리들리 스콧

<에이리언> 시리즈를 이끈 두 거장, 리들리 스콧과 제임스 카메론은 각자 에이리언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제임스 카메론은 리들리 스콧보다 먼저 20세기 폭스에 신작 아이디어를 제시했으나 거절당했다. 이후 20세기 폭스는 <에이리언 VS. 프레데터>로도 에이리언의 부활에 실패하자, 새로운 아이디어를 갖고 온 리들리 스콧과 시리즈를 재개했다. 영화는 시리즈의 프리퀄로 기획됐는데, 특이하게도 에이리언이 아닌 1편의 스페이스 자키에 대한 이야기가 주요 내용이라고 전해져 팬들의 의아함을 샀다.

결과는? 

신화에서 모티브를 빌린 SF 서사시 맛보기

'에이리언 프리퀄'에 관객들이 상상한 것.jpg
'에이리언 프리퀄'에서 관객들이 본 것.jpg

그렇게 2012년 에이리언 시리즈의 프리퀄 <프로메테우스>가 공개됐다. 시리즈 마지막으로부터 15년 만에, 리들리 스콧의 1편으로부터 34년 만이었다. 영화는 고대 문명의 흔적을 발견한 과학자들이 우주로 탐사를 떠난다는 내용으로 앞서 말한 대로 <에이리언> 시리즈라기보다 하우스 호러 풍의 새로운 SF 영화였다. 그래서 에이리언 프리퀄로 기대를 받았으나 정작 에이리언 팬이라면 실망할 법한 속편이었던 셈. 리들리 스콧의 장기인 SF 풍경은 여전히 환상적이지만 호불호는 태생적으로 갈릴 수밖에 없던 것. 리들리 스콧은 이 작품을 시작으로 새로운 삼부작을 기획했는데, 정작 속편 제목은 다시 기존 시리즈의 이름을 빌린 <에이리언: 커버넌트>라고 명명해 원성을 빚었다. 팬들은 그래도 한 번 더 속아줬지만 이번에도 에이리언보다 안드로이드 데이빗·월터(마이클 패스벤더)에게 초점이 맞춰져 호불호가 갈렸다. 현재는 20세기 폭스가 월트디즈니에 인수돼 새로운 에이리언 프로젝트가 준비 중인데, 프리퀄 3편이 될지 아니면 본가의 5편이 될지 미지수.


스크림 Scream

얼마나 걸렸나

2000 -> 2011

<스크림> 1편의 주연 배우들(물론 한 명은 낚시)
<스크림 3>의 주연 배우들

1990년대 말, 수많은 스타들이 기라성처럼 빛났으나 이만한 벼락스타도 없을 것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스크림>의 고스트 페이스. <스크림>은 <왼편 마지막 집>, <나이트메어> 등을 만든 호러 영화의 황제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작품. 호러에 일가견 있는 감독의 작품답게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하는 연출도 일품인데, 케빈 윌리엄슨이 쓴 독창적인 시나리오가 인기에 한몫했다. 호러 영화면서 기존의 호러 영화 클리셰를 대놓고 비트는 등 재기발랄한 상황을 통해 무조건 무섭고 무거워야 한다는 호러 영화의 기조를 뒤집었다. 살인마가 사실상 주인공인 여타 B급 호러물과 달리 시드니 프레스콧(니브 캠벨)이란 주인공의 성장을 이어가는 점도 시리즈의 특징. 1996년, 1997년, 2000년에 한 편씩 공개해 삼부작을 완성했다.

누가 돌아왔나

웨스 크레이븐, 케빈 윌리엄슨, 니브 캠벨, 코트니 콕스, 데이비드 아퀘트

1편에서 프레디 크루거(<나이트메어>)의 복장으로 출연한 웨스 크레이븐<스크림 4G> 촬영장의 웨스 크레이븐(오른쪽)
<스크림 4G> 촬영장의 웨스 크레이븐(오른쪽)

호러 영화 시리즈치고 욕심 없이 3편으로 마무리된 <스크림>. 그렇기에 2008년 4편의 소식이 들렸을 때, 불안함이 더 컸던 것이 사실이다. 호러 장르, 특히 슬래셔 장르는 자기복제를 무한히 하다가 재기불능한 상황까지 가기 때문. 그래도 웨스 크레이븐 감독이 연출로, 1편과 2편의 각본 케빈 윌리엄슨 작가가 돌아오는 것은 모두가 반겼다. 거기에 기존 시리즈의 주연 배우들도 모두 합세하며 시리즈의 부활을 알렸다.

결과는? 

끝을 보지 못한 새로운 시작

<스크림 4G>의 주연 배우들

11년 만에 귀환한 고스트페이스와 호러 영화의 황제 웨스 크레이븐. 결과는 다소 탐탁지 않았다.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메타 유머는 마치 이 노장의 심경을 대변하는 듯 느껴져 웃음을 자아냈지만, 시리즈의 중심인 '참신함'은 예전보다 떨어진다는 반응. 고스트 페이스가 90년대 말~2000년대 초의 아이콘인 것이 발목이라도 잡듯 고스트 페이스의 포스 또한 전편들보다 못하다는 평가였다. 흥행 성적 또한 시리즈의 최저를 기록했는데, 그래도 웨스 크레이븐과 제작사는 4편에서 이어지는 삼부작을 완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2015년 8월 30일, 웨스 크레이븐이 영면에 들면서 시리즈의 향방 또한 모호해졌다. 이렇게 시리즈가 막을 내리나 싶었는데, 현재 <레디 오어 낫>을 연출한 맷 베티넬리-올핀, 타일러 질렛이 <스크림> 신작을 준비 중이라고. 니브 켐벨, 코트니 콕스 등의 복귀 소식이 이어진 것으로 보아 리부트나 리메이크가 아닌 5편으로 확인됐다.


인디아나존스 Indiana Jones

얼마나 걸렸나

1989 -> 2008

2편의 촬영장. (왼쪽부터) 케이트 캡쇼, 스티븐 스필버그, 조지 루카스, 해리슨 포드
(왼쪽부터)3편 촬영 직후의 스티븐 스필버그, 해리슨 포드, 조지 루카스

천재가 1명이어도 세상을 바꿀 텐데, 2명이 모여서 탄생한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평소 절친한 사이인 조지 루카스와 스티븐 스필버그가 각각 각본, 연출을 맡아 탄생한 어드벤처 영화다. 중절모를 쓴 고고학자 인디아나 존스(해리슨 포드)가 신비한 유물을 찾는다는 내용으로 80년대, 90년대 어린이들이 '고고학자'라는 장래희망을 쓰게 한 장본인. '캐릭터 장인' 해리슨 포드의 캐릭터 중에서도 한 솔로(<스타워즈>)와 투톱을 달리는 캐릭터라 할 수 있다. 조지 루카스 각본답게 1편 이후 2편에서 과거를 그렸다가 3편에서 다시 현재로 돌아오는 독특한 구조를 취한다. 1981년, 1984년, 1989년 공개한 3편 모두 그해 월드 와이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역대급 시리즈.

누가 돌아왔나

스티븐 스필버그, 조지 루카스, 해리슨 포드

(왼쪽부터)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촬영 당시 조지 루카스, 해리슨 포드, 스티븐 스필버그

인기가 많았고, 시리즈의 끝을 명확하게 하지 않은 탓에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4편 루머는 언제나 존재했다. 그러다 4편 소식이 수면 위로 오른 건 2000년대. 속편을 만들 수는 있는데 제작진과 출연진의 스케줄 문제로 미뤄진다는 뉴스가 연이었고, 2007년에야 본격적으로 촬영에 돌입했다. 제작 착수까지 별다른 난관이 없었던 걸 보면 정말 스케줄과 제작비의 문제였던 듯싶다. 기존의 시리즈처럼 연출에 스티븐 스필버그, 각본에 조지 루카스, 인디아나 존스 역에 해리슨 포드가 모두 모였고, 그 외에도 기존 스태프들이 대거 참여했다.

결과는? 

예우는 챙겼는데 미래는 아리송한 

2008년, 그해 최고의 기대작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이 개봉했다. 샤이아 라보프의 머트 윌리엄스라는 새로운 캐릭터가 합류한 것에 '다음 인디아나 존스 떡밥만 나오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으나 4편에서 1편과 이어지는 스토리를 구성하며 기존 시리즈에 대한 팬심을 만족시켰다. 다만 아날로그적인 기존 시리즈보다 CG 사용이 많아진 점, 다소 터무니없는 유물의 정체 등은 호불호가 갈렸다. 2008년 월드 와이드 2위를 기록하며 흥행엔 성공했지만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부활을 노리기엔 팬덤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던 것. 4편 이후 또 한 번 5편의 가능성이 대두되긴 했으나 판권을 가진 루카스 필름이 월트 디즈니에 인수되면서 다시 잠잠해졌다. 이후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연출하고 해리슨 포드가 복귀한 5편이 2021년 개봉할 것이라고 발표됐으나 현재 코로나19으로 영화 산업 전반이 위기에 봉착하며 2022년 개봉으로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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