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 오프닝은 <토끼굴>! 역대 픽사 단편 베스트 10

조회수 2021. 1. 7.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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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김명재 객원 기자
<소울>의 단편 영화 <토끼굴>

픽사 애니메이션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 바로 단편 애니메이션이다. 픽사의 단편은 짧은 러닝타임 안에 큰 감동을 주는 것으로 유명한데, 2021년 1월 개봉 예정인 <소울>의 단편, <토끼굴>도 그 명맥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토끼굴>은 어린 토끼가 꿈의 집을 짓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여정을 그린 단편 애니메이션이다. 짧지만 긴 감동을 선사해 온 픽사의 선물 같은 단편 애니메이션들. 오늘은 그중 최고의 10편을 선정해 보았다.


낮과 밤
Wild Day

감독 테디 뉴턴 러닝 타임 6분

제작 년도 2010 본편 토이 스토리3

<낮과 밤>

대부분 픽사의 단편들과 달리, <낮과 밤>은 2D와 3D 요소를 결합한 독창적인 애니메이션이다. 등장인물은 단 두 사람, 낮과 밤이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낮과 밤은 누가 누가 더 뛰어난가 서로 자랑을 하다가 '노을'이라는 한 지점에서 만나게 된다. <낮과 밤>은 겨우 5분 남짓한 시간 안에, 그것도 이렇게 단순한 이야기로 삶을 통찰한다. 다름을 인정했을 때 찾아오는 아름다움과 평화, 그리고 공감의 메시지를 이보다 더 아름답고 즐겁게 풀어낸 영화가 있을까. 픽사의 상상력과 깊이에 박수를 칠 수밖에 없다. 


라 루나
La Luna

감독 에린코 카사로사 러닝 타임 7분

제작 년도 2011 본편 메리다와 마법의 숲

<라 루나>

<라 루나>를 보고 나서 달을 보는 게 행복해졌다. <라 루나>는 달에 떨어진 별을 쓸어내는 일을 하는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커다란 별이 떨어져 이를 뽑기 위해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투닥거리지만 별은 꼼짝도 하지 않는다. 그걸 본 아이는 별 위로 올라간다. 이탈로 칼비노의 단편 <달의 거리>에서 영감을 얻은 <라 루나>는 짧은 시간 안에 관객들을 환상 속으로 데려다준다. 별을 쓸 때 들려오는 달그락거리는 소리와, 빛나는 별 무더기가 숨 막히도록 아름다운 단편이다. 


페이퍼맨
Paperman

감독 존 커스 러닝 타임 7분

제작 년도 2012 본편 주먹왕 랄프

<페이퍼맨>

이토록 달콤한 흑백이라니. <페이퍼맨>은 뉴욕에 사는 외로운 한 남자가 운명의 여인을 만나며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다. 아침 출근길에 우연히 만난 여성에게 첫눈에 반한 남자는 우물쭈물하다 결국 말을 붙이지 못하고 회사에 간다. 일하는 중, 그가 건너편 고층빌딩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 남자는 그에게 서류가 동이 날 때까지 날려 보낸다. <페이퍼맨>에서 유일한 색채는 여인의 빨간 립스틱이다. 잿빛 세상 속에, 그의 입술만이 영롱하게 빛난다. 잿빛과 같았던 세상에 색깔이 들어오듯, 이러한 연출은 남자의 감정을 그대로 보여줌과 동시에 로맨틱한 무드를 선보인다. 덕분에 <페이퍼맨>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단편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수상했다. 


룩소 2세
Luxo Jr

감독 존 라세터 러닝 타임 2분

제작 년도 1986 본편 토이스토리 2

<룩소 2세>

<룩소 2세>는 픽사의 마스코트인 룩소 2세의 모습을 담은 단편이다. 픽사 애니메이션 창업자인 에드 캣멀은 존 라세터에게 다음 회의 때 자랑거리 하나를 만들어 와달라고 부탁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존 라세터는 책상 위에 있는 룩소 램프와 동료의 갓 태어난 아기에서 영감을 받아 룩소 2세를 기획했다. "아기 램프는 어떻게 생겼을까?"라는 독특한 상상력에서 출발한 이 단편은 현재까지도 픽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캐릭터가 되었다. 얼굴 없이 그저 평범한 스탠드 처럼 생겼지만, 세계는 룩소 주니어에게 열광한다. 공을 굴리며 장난치는 모습을 보면, 룩소 주니어에게 애착을 갖는 데에는 2분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세상 모든 아기는 귀엽다는 진리가 여기서도 통할 줄이야. 


게리의 게임
Geri's Game

감독 잔 핑카바 러닝 타임 4분

제작 년도 1997 본편 벅스 라이프

<게리의 게임>

<게리의 게임>은 혼자 체스 게임을 하는 노인의 이야기로, 서글픈 위트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단편이다. 1997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단편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수상한 이 단편은 노인과 외로움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혼자 체스를 두는 노인은 능숙하게 체스를 두는 역과 잘 못 두는 역을 번갈아 가며 연기한다. 혼자만의 게임을 이어나가는 그 모습에서, 관객은 오랜 세월 이어져 온 그의 외로움을 엿볼 수 있다. 풍부한 표정이 매력적인 노인, 게리는 이후 <토이 스토리 2>에서 우디를 고쳐주는 청소부로 다시 등장한다. 


파란 우산
The Blue Umbrella

감독 사스치카 운셀드 러닝 타임 7분

제작 년도 2013 본편 몬스터 대학교

<파란 우산>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거리, 검은 우산들 사이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우산 두 개가 있다. 파란 우산과 빨간 우산이다. 단편 <파란 우산>은 두 우산의 간질간질한 러브 스토리를 그리고 있는 작품으로, <페이퍼맨>과는 또 다른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파란 우산>에서는 우산뿐만 아니라 모든 사물이 마치 살아있는 듯했다. 사고로 인해 처량히 버려진 파란 우산 위로, 빨간 우산이 오고 그에게 떨어지는 비를 막아줄 때, 비로소 두 우산은 비를 막는 존재가 아닌, 더 큰 무언가가 될 수 있었다. 현실에 아름답게 녹아든 상상은 마치 유럽의 낭만적인 거리를 떠오르게 한다. 


샌제이즈 슈퍼 팀
Os Herois de Sanjay

감독 산제이 파텔 러닝 타임 7분

제작 년도 2015 본편 굿 다이노

<샌제이즈 슈퍼 팀>

감독의 이름과 영화 제목을 보면 유추할 수 있듯이, <샌제이즈 슈퍼 팀>은 산제이 파텔 감독의 어린 시절 에피소드를 풀어낸 단편이다. '힌두'라는 낯선 문화를 흥미롭게 풀어낸 이 단편은 아버지를 따라 기도를 하기 싫은 샌제이의 낯선 모험 이야기다. 고대의 신들이 있는 미지의 공간에서 눈을 뜬 샌제이의 여정은 강렬하고 환상적이다. 종교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들여다보면 아버지의 사랑과 가족의 화합을 다루고 있어 내용도 부담스럽지 않다. '장편으로 풀었어도 좋았겠다' 싶을 만큼 탄탄하고 매력적이다. 본편을 보기도 전에 픽사에 마음이 뺏기는 건 한순간.


파이퍼
Piper

감독 앨런 바릴라로 러닝 타임 6분

제작 년도 2016 본편 도리를 찾아서

<파이퍼>

<도리를 찾아서>의 단편 <파이퍼>는 다른 픽사 단편들과는 결을 달리한다. 독특한 상상력과 환상으로 사람들을 사로잡은 이전 작들과는 달리, <파이퍼>는 현실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파이퍼>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바닷가에 사는 아기새가 혼자 힘으로 먹이를 먹는 과정을 그려낸다. 그 과정에서 어떤 큰 반전이나,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다. 커다란 파도를 맞아 바다를 두려워하지만 이내 경이로운 풍경에 바다를 사랑하게 되고 마는 이야기다. 간결하지만 자연의 아름다움을 생생히 담아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물론 아기새의 귀여움은 보장한다. 


구름 조금
Partly Cloudy

감독 피터 손 러닝 타임 6분

제작 년도 2009 본편

<구름 조금>

생명체라면 사랑받을 자격은 충분하다. 제아무리 껴안고 싶지 않게 생겼어도, 태어나는 순간 사랑받을 자격은 부여된다. 단편 <구름 조금>은 황새가 아기를 물어다 준다는 고전 설화에서 출발한다. 아기도, 강아지도 고양이도 모두 구름이 만들고 황새가 물어다 주는 세상 속에서 먹구름은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존재들을 만들어 낸다. 전기뱀장어나, 악어처럼 사납고 다루기 힘든 아기를 만들어 내는 먹구름의 유일한 친구는 털이 숭숭 빠져 있는 황새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설화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단편답게 <구름 조금>은 픽사 스튜디오에서 애니메이터 겸 스토리 아티스트로 재직 중이던 한인 직원 피터 손이 감독한 단편이다. 


라바
Lava

감독 제임스 포드 머피 러닝 타임 7분

제작 년도 2014 본편 인사이드 아웃

대사가 없었던 기존 픽사 단편 영화들과는 달리, <라바>는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로 진행되는 뮤지컬 단편이다. "I LAVA You"라는 달콤한 음악은 두 화산의 사랑을 완벽하게 표현해 낸다. 기존 픽사 단편과 결이 다른 탓에 호불호가 나뉘지만, 푸른 바다 위 사랑을 노래하는 두 섬의 노래가 감미로운 건 분명하다. 쉬운 멜로디 덕에 자연스럽게 영화를 보고 나면 따라 부르게 된다. 앙상블로 마무리되는 마지막은 로맨틱한 무드를 더욱 살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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