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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에서 피자 시켜먹은 배우들? 시상식 베스트 에피소드

조회수 2020. 12. 30.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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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인턴기자 이지연

1월 골든 글로브, 2월 미국 아카데미, 영국 아카데미. 주요 시상식을 앞두고 한창 레이스를 벌이고 있어야 할 12월 말인데, 분위기가 예년 같지 않다. 팬데믹으로 올해 개봉을 계획한 많은 작품이 일정을 미뤘고 시상식도 연기됐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2021년 4월 25일 개최 예정이다. 상황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지난 9월 열린 제71회 프라임타임 에미상이 그랬듯 온라인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레드카펫에 첫 번째 스타가 들어서는 순간부터 그해의 작품상이 발표될 때까지, 내내 보는 이마저 들뜨게 만드는 현장의 활기와 열기. 다시 경험할 수 있기를 바라며, 기억에 남는 시상식 장면을 시상・진행 이벤트 관련 에피소드 위주로 몇 모아봤다.


Welcome To the PandEmmys!
제71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2020 프라임타임 에미상(Primetime Emmy Awards, Emmys, 이하 에미상)을 언급 않을 수 없다. 앞서 이야기했듯 올해 에미상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실제 배우를 대신해 입간판의 형상을 한 종이 배우들이 LA 스테이플스센터를 채웠다. 진행자 지미 키멜은 오프닝 모놀로그부터 “‘팬데미(Pandemmys)’에 온 걸 환영한다”며 조크를 날리기도 했다. 팬데믹과 에미상을 합친 거다.

<프렌즈> 출연진 제니퍼 애니스톤, 커트니 콕스, 리사 쿠드로가 재회했다. 지미 키멜과 제니퍼 애니스톤은 방역 지침을 지킨다는 뜻에서 수상자의 이름이 적힌 봉투에 소독제를 뿌리고 급기야 불에 태워버렸다. 이상 사태가 만든 독특한 시상식 풍경. 이외에도 주목할만한 순간이 많은 제71회 에미상이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젠데이아가 <유포리아>로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장면일 것이다. 24살로 역대 최연소 수상자가 된 젠데이아. 집에서 동료 배우가 아닌 가족에 둘러싸여 있는 그대로의 기쁨을 표하는 그의 모습은, 언젠가 코로나19가 사라진 때에도 생각날 거다.


<라라랜드> 명장면의 재탄생
제74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좋아하는 작품의 패러디는 언제나 환영이다. 웃기기까지 하면 더 고맙다. 라이언 레이놀즈와 코난 오브라이언의 <노트북> 키스신 패러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조나 힐의 <타이타닉> 뱃머리 장면 패러디가 생각나는데. 또 있다. 2017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호스트 지미 펄론과 배우들이 그해의 대표작 <라라랜드>를 패러디한 것이다. 짧지 않다. 5분 분량의 영상은 <라라랜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오프닝 장면과 영화의 마지막 10분, ‘상상의 플래시백’ 장면을 담았다.

‘시네마스코프’ 화면 비율을 알리는 글자로 시작하는 것, 카메라 워킹, 음악 모두 영화의 오프닝 장면과 같다. 다른 점은 개사된 가사, 그리고 캐스트다. 니콜 키드먼, 에이미 아담스, 사라 폴슨, 스털링 K. 브라운 등의 배우가 함께했다. <보헤미안 랩소디>로 국내에 얼굴을 알리기 이전의 라미 말렉도 보인다. <컨택트>의 주황 방호복, <스타워즈> 시리즈의 스톰트루퍼 등 배우들의 출연작을 연상시키는 깨알 포인트도 돋보인다. 이제는 많이 커버린 <기묘한 이야기> 식구들, 핀 울프하드, 밀리 바비 브라운, 게이튼 마타라조, 케일럽 맥러플린의 꼬마 시절도 볼 수 있다. 한 장면에 2016년 공개된 작품 여럿을 고이 접어 넣은 귀한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패러디계 최강자 라이언 레이놀즈는 여기에도 등장했다. 저스틴 팀버레이크와의 춤을 끝으로 시상식의 시작을 알리는 지미 펄론. 시상식 결과 만큼이나 인상적인 오프닝으로 기억될 2017 골든 글로브다.


1년간 벙커 살이 한 앤디 샘버그
제67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브루클린 나인 나인>의 제이크 페랄타로 더 익숙할 앤디 샘버그. 2015 에미상의 진행은 앤디 샘버그가 맡았다. 그가 에미상 진행을 맡기까지 어떤 일을 겪었는지 보여주는 이 영상도 빼놓을 수 없는데. 내용은 대충 이렇다. 동료 배우들과의 저녁 식사 자리.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매드맨> 등 2015년을 대표하는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는데, 앤디는 대화를 따라갈 수가 없다. 어느 것도 보지 않았기 때문인데. 방영하는 모든 시리즈를 다 볼 작정으로 벙커 생활을 시작한 앤디. 그리고 1년 후…

꾀죄죄한 얼굴을 하긴 했지만, 40여 편에 달하는 TV쇼에 통달한 그는 에미상 호스트가 될 자격을 충분히 갖추게 되었다. 알아주는 코미디언답게 능청스러운 연기로 에미상의 막을 연 앤디 샘버그. 어이없는 그의 개그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이 영상도 즐길 것이다.


오스카에서 피자 배달시켜 먹는 배우들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

2014 아카데미 시상식의 호스트 엘렌 드제너러스는 오스카가 ‘헝거(hunger) 게임’과도 같다고 했다. 시상식에 참석한 이들이 식이 진행되는 장장 네 시간가량을 굶주려야 하기 때문인데. 시상식 전에도 옷맵시를 걱정해 끼니를 거르곤 하는 스타들은 더 배가 고프다. 이들을 위해 엘렌이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오스카 생방송 중 그 자리에서 라지 사이즈 피자 세 판을 주문한 것이다. 또 하나의 시상식 콩트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얼마 후 피자 배달원이 무대 뒤편에서 등장했고 브래드 피트, 메릴 스트립, 줄리아 로버츠, 제니퍼 로렌스, 해리슨 포드 등이 피자를 받아먹었다. 덕분에 아카데미 역사에 길이 남을 독특한 순간이 탄생한 셈이다. 식장에 피자를 들고 들어온 사람은 섭외된 배우도 스태프도 아닌, LA의 한 피자집에서 일하는 실제 피자 배달원. 이날 팁으로만 1000달러 가까이를 받았다고.

2014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순간이 하나 더 있는데, 엘렌과 배우들의 셀피 타임이다. 콜라주 해둔 것이 아니고서야, 한 장의 사진 안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배우들이 다 같이 셀피를 찍었다. 이 사진은 2014년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리트윗된 사진이 되었다.


브래드 피트가 언짢은 라이언 고슬링
제73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앞서 이야기한 세 에피소드에서 진행자의 활약이 돋보였다면 이번엔 시상자다.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 만큼이나 기대되는 것이 시상자의 재치 있는 입담이다. 제73회 골든 글로브, 라이언 고슬링과 브래드 피트가 무대에 나왔다. 엄밀히 말하면 직접 수상자를 발표하러 나선 것은 아니다. 두 배우가 함께 출연한 작품상 후보작 <빅쇼트>를 소개하기 위해서였다. 한 작품에 출연했지만 영화에서 이들이 만나는 장면이 없었기에, 이렇게라도 한 앵글 안에 있는 모습을 보니 반가울 따름인데. 그런데 라이언 고슬링의 표정이 어쩐지 좋지 않다. 혼자 시상하는 줄 알았는데 브래드 피트와 함께 나온 것이 못마땅한 것이다. 둘은 약 1분 30초간의 티키타카만으로 단숨에 2016년 최고의 코미디 듀오가 되었다. 라이언이 크리스찬 베일부터 스티브 카렐까지 <빅쇼트>의 캐스트를 소개하는데, 브래드를 끝까지 언급하지 않는 것도 킬링 포인트다. 라이언고슬링 심통 집약 영상. 물론 연출이다.


벤 스틸러, 나비족으로 밝혀져…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

11년 전 이맘때 개봉해 아직까지도 세계 각국의 역대 흥행작 1위 자리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영화, <아바타>. 2009년, 2010년은 그야말로 <아바타>의 해였다. 벤 스틸러는 스스로 단적인 예가 되어주었는데.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 벤 스틸러가 시상을 위해 무대에 나왔다. 나비족의 모습을 하고. 그의 시상 부문은 분장상. 참 적절한 시상 이벤트다. 피부, 헤어스타일, 꼬리, 눈동자에 언어까지 영화를 완벽히 고증했다. 나비어로 제임스 카메론 감독에게 말을 건네는 그. 원작자도 웃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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