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설런트 어드벤쳐>는 왜 80년대 레전드가 되었나

조회수 2020. 12. 12.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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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출처: <엑설런트 어드벤쳐 3>
<엑설런트 어드벤쳐>

아는 사람은 아는 그 영화, <엑설런트 어드벤쳐>가 29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왔다. 지난 11월 19일 개봉한 <엑설런트 어드벤쳐 3>는 한국 관객, 특히 젊은 세대에겐 낯설 <엑설런트 어드벤쳐>의 속편으로 해외에선 '전설의 귀환'이라며 환영받은 작품. <엑설런트 어드벤쳐>는 1988년 처음 공개돼 많은 사랑을 받았고, 지금도 여러 작품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그 많고 많은 80년대 영화 중 <엑설런트 어드벤쳐>는 어떻게 사랑받는 영화가 됐을까.


새로운 타입의 시간 여행

<엑설런트 어드벤쳐>의 주인공 빌(알렉스 윈터)과 테드(키아누 리브스)는 매번 붙어 다니는 단짝 친구. 두 친구는 각자 역사 시험을 꼭 통과해야 하는 난관에 부딪히는데, 이때 루퍼트라는 인물이 타임머신을 타고 나타나 '역사 시험을 낙제하면 안되니 역사 속 인물을 만나자'고 제안한다. 빌과 테드는 루퍼트의 타임머신을 타고 역사 속으로 시간 여행을 한다.

출처: <백 투 더 퓨쳐>

음, 1980년대 시간 여행 영화라…. 눈치가 빠른 사람은 곧바로 <백 투 더 퓨쳐>가 떠올릴 것이다. <백 투 더 퓨쳐>는 1985년, <엑설런트 어드벤처>는 1988년. 후속 타자인 <엑설런트 어드벤처>가 <백 투 더 퓨쳐>의 그늘에 머물지 않고 살아남은 이유는 두 영화가 '시간 여행'이란 부분을 빼면 스토리의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

<백 투 더 퓨쳐>는 마티(마이클 J. 폭스)가 과거를 갔다가 자신의 실수로 뒤바뀐 미래를 원래대로 돌려놓는 내용이다. 서사가 마티에게 집중돼있는 스토리다. 반면 <엑설런트 어드벤쳐>는 빌과 테드에게 초점이 맞춰지긴 하지만, 과거 실존 인물을 패러디하는 데 중점을 둔다. 잔 다르크, 링컨, 칭기즈칸 등 '역사 속 인물이 1980년대에 온다면?'이란 상상을 재치 있게 보여주며 좀 더 코믹한 상황에 집중한다. 그런 차이점은 <엑설런트 어드벤쳐> 자신만의 팬덤을 만들며 1991년 2편 <엑설런트 어드벤쳐 2>까지 이어지는 기반이 된다. 

그래도 동시대 영화라 주인공들이 음악에 환장하는 등 비슷한 요소도 많다.

잘생겼는데 순박한 정감듀오

<블루스 브라더스>
<스타스키와 허치>

두 사람이 한 콤비로 활약하는 장르, 이른바 '버디 무비'는 결코 드문 장르가 아니다. 특히 미국에선 가장 대중적인 요소 중 하나인데 1975년 인기 드라마 <스타스키와 허치>, 1980년 <블루스 브라더스>, 1987년 <리썰 웨폰> 등 흥행작도 다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익숙한 요소를 빌과 테드라는 절친 캐릭터로 가져온 것도 <엑설런트 어드벤쳐>의 인기 요인 중 하나.


물론 버디 무비가 무조건 인기인 건 아니니 <엑설런트 어드벤쳐>가 인기 있는 버디무비가 된 것도 다른 이유가 있을 터. 예측건대 '훈남 바보들'이란 나름의 차별화 때문 아닐까. 일반적인 버디 무비는 형사나 범죄자, 혹은 일반인이라도 해도 평범하지 않은(<블루스 브라더스>처럼) 콤비인 경우가 많다. <엑설런트 어드벤쳐>의 빌과 테드는 일단 (하는 짓은 이상해도) 평범한 고등학생. 그것도 모범생도 아닌 말썽쟁이 절친이다. 이런 점이 팬들의 학창 시절을 떠올리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이렇게 보면 그냥 훈남들인데
영화를 보면 댕청미 넘치는 빌과 테드

캐스팅 또한 매우 적절했다. 빌과 테드는 겉보기엔 꽤 잘생긴 외모. 그러면서도 영화를 즐기는 관객들처럼 '너드'끼가 충분하고. 겉과 속의 매력이 전혀 다른 것도 배우와 캐릭터의 케미를 더욱 증폭시켰다. 알렉스 윈터와 키아누 리브스가 카메라 밖에서도 친구로 호흡이 좋은 것도 영화에 도움이 됐다. 이런 점들이 이 영화가 다른 버디무비 코미디보다 오래 기억되는 이유라고 볼 수 있다.


서브컬처를 사랑한 서브컬처

<엑설런트 어드벤쳐>의 제일 중요한 핵심은 그거다. '너드미'. <엑설런트 어드벤쳐>는 기존에 인기를 모았던 작품의 요소를 재창조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1편의 핵심 아이템 '공중전화 타임머신'은 SF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닥터 후>의 타디스를 모방한 것을 알 수 있다. 여기 등장하는 실존 인물도 나폴레옹, 잔 다르크, 칭키즈칸, 빌리 더 키드 등 그 존재가 수많은 이야기를 남긴 인물들이다. 흔히 '야화', '썰'에서 자주 등장하는 실존 인물이니 서브컬처 팬들에게 딱 좋은 출연진인 셈이다. 

빌과 테드만의 독특한 제스처
그리고 '에어 기타'

너드의 마음을 십분 이해한 영화기에, 영화의 포인트도 상당히 덕후스러우면서 귀엽다. <엑설런트 어드벤쳐>하면 떠오르는 '에어 기타'나 특유의 제스처는 빌과 테드의 우정을 상징하면서 동시에 유명한 밈을 따라가며 유희를 즐기는 서브컬처 팬들의 양식을 정확히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에 이 행동들이 서브컬처 팬들에게 밈으로 정착했고, 영화도 그만큼 오래도록 회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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