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럭키 몬스터> 장진희, 물음표가 있는 여자의 매력
사진 제공 KAFA
기자가 스마트폰의 녹음 버튼을 누르고 테이블에 올려놓자 장진희가 “안녕하세요. 장진희입니다”라고 스마트폰을 향해 고개를 숙여 카랑카랑하고 밝고 명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성격이 밝으시다. (웃음) 평소에도 그런가.
=(웃음) 이게 평소 모습이다.
-<럭키 몬스터> 속 성리아와는 다르다. 이 캐릭터에 대한 첫인상이 어땠나.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나를 처음 본 사람들은 내가 입을 떼면 놀라는 경우가 있다. 센 캐릭터로 많이들 본다. 리아도 마찬가지로 보여지는 것과 속이 다르다. 복잡하다고 하면 복잡할 수 있지만 오히려 단순한 인물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혹시 촬영을 하면서 캐릭터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나.
=혹시 리아를 악역으로 봤나?
-음… 그래서 질문을 해봤다. 애매한 것 같다. 무능력한 빚쟁이 남자와 같이 살 이유가 없지 않나.
=(웃음) 리아가 벌인 행동을 보면 악역이 맞지만 그녀의 감정은 악하지 않다는 여운이 남기를 바랐다. 그런데 주변에서 우리 영화가 이상한 영화라고… 이상한 캐릭터만 있다고… (웃음)
-(웃음) 누가 그런 말을… 평범하진 않다.
=그건 맞다. 리아는 계속 물음표가 떠야 하는 캐릭터니까.
-그런 관점에서 성리아는 계속 액션영화를 본다. 어떤 의미일까 생각해봤나.
=처음에는 엄청 생각했다. 남편은 자기가 아내를 지켜주는 히어로가 되어야 한다고 하고. 그러다가 어느 순간 드는 생각이 내가 그 이유를 알아버리면 리아의 물음표가 사라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물음표가 성리아를 대표하는 키워드인 것 같다.
=리아는 물음표다. 처음에는 힘들었다. 정답을 찾기 위해서 감독님이랑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마냥 악역으로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밉지는 않았나?
-미운 캐릭터는 아니다.
=그러면 만족한다.
-미워하기 애매한 성리아의 이중적인 면은 엔딩에서 도드라진다. 긴장이 고조된 신인데 연기하기 힘들었을 것 같다.
=제일 쉬웠다.
-어떻게 그럴 수 있나.
=아, 유일하게 리아가 진실을 말하는 순간이다.
-소름 돋았다. 느낌이 팍 왔다.
=(웃음) 완전히 몰입이 됐을 때는 내가 어떻게 연기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을 때가 있다. 연기하기 힘들 때는 집중이 안 됐을 때다.
-연기에 집중하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이 있나.
=“레디, 액션”이라고 말하는 감독님의 큐사인이 집중력 향상에 크게 작용할 때가 있다. 카메라 옆에 있는 모니터를 보면서 사인을 주시는 감독님이 있으면 확실히 에너지가 다르다. 그런 큐사인을 좋아한다.
-배우들만이 느낄 수 있는 재미난 지점인 것 같다. <럭키 몬스터> 이전 이야기를 잠깐 해보자. <극한직업>에서 악역 이무배(신하균)의 오른팔과 같은 선희라는 극강의 캐릭터가 많이 알려져 있다. 액션 연기 매력 있나.
=액션 연기는 찍을 때는 진짜 힘들다. 나중에 보면 통괘함이 느껴진다. 사실 그 전까지 액션 장르를 좋아하지 않았다. 지금은 즐기게 됐다. 찾아서 볼 정도다.
-혹시 최근에 본 영화 가운데 추천할 만한 게 있나.
=액션… 액션… 꼭 이렇게 물어보면 기억이 안 난다. 생각나면 얘기해도 될까.
-추천 액션영화 생각하면서 영화 외적인 얘기도 살짝 해보자. <럭키 몬스터>는 로또복권이 소재로 등장한다. 로또 1등 되면 뭐하고 싶나.
=금액을 정해달라. 1등 당첨자가 이월이 됐느냐 안 됐느냐. (웃음)
-나를 포함해서 4명 정도가 1등에 당첨된 상황? 40억 원 정도 되려나.
=일확천금을 얻고 몇 년 뒤에 불행해졌다는 얘기 많지 않나. 글쎄. 로또 되면 좋긴 하겠지만 그냥 천천히 내가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었으면 좋겠다.
-연금복권이라면? 1등에 당첨되면 매달 700만 원씩 20년 동안 받게 된다.
=연금복권이 훨씬 좋은 것 같다. (웃음) 로또는 <럭키 몬스터> 촬영할 때 사봤다. 카드 결제는 안 되더라.
-카드 결제 안 된다는 얘기할 정도면 정말 로또를 사본 적이 없나 보다. 나는 매주 사고 있어서….
=(웃음) 파이팅.
-인터뷰 막바지다.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자유롭게 해달라.
=하고 싶은 말은 있는데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무슨 말인가.
=“극장에 많은 와주세요”라고 말하고 싶지만 코로나19 때문에 거리두기를 해야 하니까.
-복잡한 상황이긴 하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나.
=3월쯤에는 정말 집에서 대본만 봤다. 정말 무서웠다. 누군가를 감염시킬 수 있다는 상황이. 아, 요리 실력이 늘었다.
-추천 액션영화 생각났나.
=아, 뭐더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나오는 영화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