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 <코코> 제작진이 또! 디즈니・픽사 역작 <소울>에 대해 알려진 것들

조회수 2020. 11. 18. 09:4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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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인턴기자 이지연

디즈니와 픽사의 합작 <소울>이 북미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디즈니+로 직행한다. 국내에는 10월말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아시아 최초로 공개됐고, 2021년 상반기 극장 개봉을 계획하고 있다. 가히 부산영화제 최고 인기 영화였다고 말할 수 있을 <소울>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진 몇몇 사실들을 정리했다.


개봉 연기 타임라인

2019년 6월 19일, 픽사는 “오늘로부터 1년 후, 뉴욕 한복판에서부터 우주의 영역 그 어딘가에 이르는 여정으로 당신을 초대할 것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여정에요. 2020년 6월 19일, <소울>이 극장에 찾아옵니다”라며 신작 개봉을 예고했다. 예고가 무색하게 개봉은 연기됐다. 팬데믹 때문이다. 개봉예정일을 약 두 달 앞둔 4월 개봉을 한 차례 미룬 데 이어 지난달 초 결국 디즈니+행을 택했다. 앞서 언급했듯 국내에는 2021년 극장을 찾을 것이다. 아래에 <소울>의 개봉 연기 타임라인을 간략히 정리했다. 1차 예고편이 공개된 후 다음 예고편이 나올 때까지 7개월이나 걸릴 줄 누가 예상했겠는가.

2019.06.19 | 2020.06.19 개봉 확정
2019.08.24 | 제이미 폭스, 티나 페이 목소리 출연
2019.11.07 | 티저 예고편, 티저 포스터 공개
2020.03.12 | 1차 예고편, 캐릭터 포스터 공개
2020.04.14 | 2020.11.20 개봉 연기
2020.10.09 | 2020.12.25 디즈니+ 공개
2020.10.15 | 2차 예고편 공개

<인사이드 아웃>과의 접점

영화가 윤곽을 드러내기 전, <소울>이 인간의 감정을 탐구한 <인사이드 아웃>과 사후세계를 그린 <코코> 사이 어딘가에 있는 영화일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이 많았다. <인사이드 아웃>의 속편일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피트 닥터 감독에 따르면 “두 영화는 전혀 다른 세계를 그리고 있지만, <인사이드 아웃>은 <소울>의 방향 설정에 큰 영감을 줬다.” 감독이 전작 <인사이드 아웃>에서 인간의 감정이 어디에서 오는지 감정 컨트롤 본부라는 매개를 이용해 그려냈다면, 감정 그 이전에 나라는 존재가 어디서 오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소울>을 시작했다.


인간은 태어나기 전부터
고유의 성격을 가진다

<소울>은 중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조 가드너(제이미 폭스)의 이야기다. 그는 학생에게 영감을 주는 꽤 괜찮은 선생이지만 그의 진짜 꿈은 교실 문 밖에 있다. 그의 꿈은 재즈 뮤지션들과 함께 연주하는 것이다. 조가 뉴욕 최고의 재즈 클럽 무대에 설 기회를 얻어낸 순간, 즉 꿈과 가장 가까운 지점에 도달한 순간 그는 하릴없이 맨홀 구멍에 빠져버린다. 그리고 ‘태어나기 전 세상’에 이른다. 여기서 <소울>은 시작된다.

태어나기 전 세상은 영혼이 지구에 닿아 인간으로 탄생하기 전에 준비 과정을 거치는 곳이다. 굳이 명명해보자면 사후세계가 아닌 생전세계 정도겠다. 이 아이디어는 아주 오래전 닥터 감독을 찾아왔다. 닥터는 올해로 23세가 된 아들이 태어나던 때를 회상하며, “지금 막 세상에 나온 아들이지만 이미 고유의 성격을 가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고 이 에피소드는 <소울>의 모티브가 됐다.

인생에서 중요한 건 뭘까. 꿈일까. 이제 막 태어나기 전 세상에 떨어진 조는 지구에 두고 온 기회를 거두기 위해 다시 지구로 돌아가려 애를 쓴다. 영혼 22(티나 페이) 옆에 있으면 조의 간절함은 더 부각된다. 조와 달리 지구에서 살아본 적이 없는 영혼 22지만, 초연한 태도로 보나 무심한 태도로 보나 인생을 이미 몇 회 겪은 듯하다. 반쯤은 맞는 말이다. 수천 년을 환생하지 않고 그 세계에 살았으니 말이다. 영혼 22는 지구에서의 삶에 대한 집착이 없다 못해 지구에 가기를 거부한다. 꿈을 좇아야만 하는가. 궤도를 이탈하는 것은 그른 것인가. 닥터는 조와 22의 여정을 함께할 관객이 스스로에게 삶의 의미에 대해 묻기를 바란다.


픽사 애니메이션 최초의 흑인 주인공

조 가드너는 픽사 애니메이션 최초의 흑인 주인공 캐릭터다. BLM(Black Lives Matter)이 거친 이 시기를 고려한 의도적 선택이었냐고? 꼭 그렇지만은 않다. 메인 캐릭터를 재즈 뮤지션으로 설정하고 캐릭터를 빌드업하는 과정에서 정해진 것인데. 재즈 역사 속에 수많은 뛰어난 흑인 뮤지션이 있었고, 그렇게 물 흐르듯 조는 아프리칸 아메리칸이 됐다. 물론 흑인 주인공을 등장시킴으로써 다양성 측면에서 벽을 한 겹 허문 것은 사실이다. 몰입하고 있으면 캐릭터가 백인인지 유색인종인지 인지할 필요가 없어지고, 그저 인간과 꿈과 삶에 대한 이야기에 스며들게 된다는 것이 영화를 먼저 본 이들의 말이다. <소울>은 여느 영화가 그러하듯 한 캐릭터의 서사를 그리고 있고 그 캐릭터가 흑인일 뿐이라는 거다. 멕시코를 배경으로 한 <코코>에 라틴계 제작진이 투입됐던 것처럼 <소울>에도 흑인 창작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켐프 파워는 픽사 최초의 흑인 공동 연출자가 되기도 했다. 덕분에 <소울>은 뉴욕에 사는 한 30대 중반 중학교 음악 선생의 삶과 그가 속한 흑인 커뮤니티를 사실감 있게 그려낸다.


재즈 뮤지션 조 가드너

현실 세상과 태어나기 전 세상을 관통하여 영화를 하나로 묶어주는 것이 재즈다. <소울>에서 재즈는 음악 그 이상의 것이다. 어느 날 닥터 감독은 재즈 레전드 허비 행콕의 영상을 봤다. 영상에서 행콕은 또 다른 전설적인 재즈 뮤지션 마일스 데이비스와 함께 연주한 일화를 말한다. 행콕은 콘서트 중 실수를 했다. 잘못된 코드로 연주한 것이다. ‘망했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마일스가 또 다른 코드를 연주해 행콕의 음을 맞는 음으로 만들어줬다. 행콕 본인은 자신이 틀렸다고 판단할 뿐이었지만 마일스는 그 음을 새로운 무언가의 시작 정도로 받아들였다. 마일스는 벌어질 모든 일을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들었고, 이는 모든 재즈 뮤지션이 해야 할 일이었다. 이 일은 두 뮤지션 사이 있었던 에피소드지만 삶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했다. 즉흥적이기에 아름다운 재즈의 속성은 삶과 메시지를 공유했다. 피트 닥터에게 조 가드너는 재즈 뮤지션이어야만 했다. 그렇게 맨홀 구멍에 빠져 ‘망했다’ 싶은 순간에 새 길에 들어선 조 가드너가 탄생했다.

재즈의 의미 만큼이나 선율도 아름다운데. 그래미상 노미네이트에 빛나는 재즈 피아니스트 존 바티스트가 영화에 등장하는 재즈 넘버를 작곡했고, <소셜 네트워크>로 아카데미, 골든 글로브 음악상을 받은 트렌트 레즈너와 애티커스 로스도 영화음악에 참여했다. <소울> 속 두 세계는 환경, 캐릭터의 외양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있다. 둘은 각 세계를 감싸는 곡의 결로 분리된다.


오프닝 단편 애니메이션 <토끼굴>

픽사 영화를 더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오프닝 단편. 픽사 스파크쇼트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제작된 <토끼굴>도 <소울>과 같이 삶과 꿈에 관한 이야기다. 한 어린 토끼가 꿈의 집을 짓기 위해 굴을 파기 시작한다. 어린 토끼는 완벽하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이웃에게 드러내는 것 대신 깊이, 더 깊이 굴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택한다. 토끼는 큰 바위로 막혀있는 깊은 땅속에 다다라서야 주변에 도움을 청하는 것에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스토리 아티스트로 <코코>에 참여했던 매들린 사라피안이 연출했다. <소울>의 오프닝을 장식할 참이던 <토끼굴>은 영화가 극장 상영을 포기하게 되면서 12월 25일 <소울>과 함께 디즈니+를 통해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스크린으로 조 가드너의 여정에 동행하기 전에 어린 토끼를 먼저 만나볼 수 있다.

스파크쇼트(SparkShorts): 새 스토리 텔러 발굴, 새 업무 절차를 적용한 제작 실험을 위해 고안된 픽사의 프로그램. 아이디어가 채택되면 애니메이터에게 소정의 제작비와 6개월의 단편 제작 기간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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