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봤으면 찐팬 인정, 키아누 리브스의 망작 컬렉션 5

조회수 2020. 11. 13.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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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누군가의 팬이라면, 추천작을 말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진정, 리얼, 참팬이라면 그 배우가 나왔기 때문에 망작인 줄 알면서도 덤벼볼 줄 알아야 하는 법. 그래서 이번 포스트에선 키아누 리브스의 '찐팬 필터' 다섯 편을 선정했다. 만일 이 리스트의 영화를 다 봤다면 당신은 이미 키아누 리브스에게 흠뻑 빠진 팬 오브 팬이다. '찐팬'의 자부심을 느끼고 싶다면 도전해보라. 참고로 이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도 이 영화들, 다 본 건 아니다.


코드명 J

메타크리틱 33 / IMDb 5.7 / 로튼 12%·31%

'키아누 리브스의 SF'. 지금은 <매트릭스> 덕분에 낯설지 않은 수식어지만, 저 수식어가 불명예였던 시기도 있다. 1995년 영화 <코드명 J> 때문. <코드명 J>는 뇌 대신 메모리를 장착하는 미래 시대가 배경이다. 키아누 리브스가 연기한 자니는 정보를 사고파는 요원으로, 두뇌 용량을 위해 어린 시절 기억마저 지운 독종. 그는 다시 기억을 되찾고 평범한 인간으로 살기 위해 마지막 거래에 뛰어든다.

지금 보면 망할 일이 없어 보이는 영화다. 키아누 리브스, 기타노 다케시, 돌프 룬드드렌, 우도 키에르 등 캐스팅 화려하지, 가상현실과 전자 두뇌 등 미래 기술도 혁신적으로 그렸지, 하지만 본전도 못 건지고 혹평만 받으며 쫄딱 망했다. 특히 그 중심엔 키아누 리브스의 연기력에 대한 회의가 반드시 있다. <코드명 J>는 근래에 재평가되고 있어도, 키아누 리브스의 연기는 재평가되지 않고 있으니 키아누 리브스로선 아픈 손가락일 것이다.

스틸컷 보면 꽃미모에 한 번은 보고 싶어진다.

왓쳐

메타크리틱 22 / IMDb 5.3 / 로튼 11%·29%

홈런 한 방에, 실책 한 번. 누구나 그럴 수 있지만 키아누 리브스는 유독 그 '실책'이 크다. <스피드> 다음에 <코드명 J>, <매트릭스> 다음에 <왓쳐>. 뭐, 그래도 <왓처>는 키아누 리브스도 억울한 사연이 있다. 그가 직접 출연한다고 결정한 게 아니라 그의 지인이 그의 사인을 위조해 출연 서명을 해버렸던 것. 위조 사실을 일일이 따져 출연을 취소하기엔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키아누 리브스는 그냥 <왓쳐>에 출연하기로 결정했다.

<왓쳐>에서 키아누 리브스가 맡은 역은 연쇄살인마 알렌. 출연 준비를 안해서였는지, 아니면 배역을 열심히 준비해서였는지, 어쨌든 체중을 늘리면서 외형적인 변신도 선보였으나… 키아누 리브스 자신도 <왓쳐> 시나리오를 보고 출연을 꺼리지 않았던가. 당연히 완성된 영화도 평작은커녕 '노잼'이라고 두고두고 욕먹고 있다. 결국 남게 된 건 '키아누 리브스의 악역 변신!'이란 타이틀인데, 그조차도 스스로 선택한 게 아니었으니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지우고 싶은 영화일지도 모르겠다. 


메타크리틱 28 / IMDb 6.3 / 로튼 16%·48%

<47 로닌>은 전설적인 영화다. 안 좋은 의미로. 2011년에 완성됐지만 너무 엉망이어서 재촬영을 거듭했고, 그 와중 감독과 배급사가 최종 편집본을 두고 대립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2013년에 개봉했다. 물론 개봉한 영화도 엉망진창이긴 했지만, 영화사이트 평점을 보면 관객들에겐 '키아누 리브스 최악의 영화'까진 아닌 듯하다. 물론 추천작 수준도 절대 아니지만.

<47 로닌>은 가부키로 유명한 일본의 설화를 원작으로 한다. 물론 처음부터 판타지를 표방하고, 외국인 배우들이 출연하니 원작의 내용과는 완전히 상이하다. 그 과정에서 일본인데 사람들이 영어를 쓰고 판타지인데 전통 사무라이 복장을 입고 싸우는 괴상한 영화가 됐고, 관객들에겐 (제작비 2억 달러가 무색하게) 괴이한 B급 영화로 낙인찍혔다. 키아누 리브스는 원래 분량이 적은 역이었으나 어떻게든 영화를 완성하려는 제작진이 그를 설득해 재촬영으로 주연 위치에 올렸다. 덕분에 키아누 리브스는 이 괴작의 주연이 됐으며 몇몇 배우들은 거의 통편집 수준으로 분량이 줄었다. 키아누 리브스가 처음부터 주연은 아니었으니 책임은 없다지만, 그의 출연작 중 가장 말 많은 영화임은 틀림없다.


익스포즈

메타크리틱 23 / IMDb 4.3 / 로튼 8%·15%

그런 말이 있다. 기왕 망할 거, 완전히 망하면 기억에라도 남는다고. <47로닌>이 그런 케이스다. <익스포즈>는 애매하게 망해(?) 망작전문가들조차 기억 못하는 쪽이고. <익스포즈>는 동료를 살해한 범인을 추적하는 스코티(키아누 리브스)와 갑자기 환상을 보기 시작하는 이사벨(아나 디 아르마스), 두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초현실적 스릴러를 표방한다. 그러나 두 이야기가 제대로 포개지지 않아 마치 다른 영화 두 편을 번갈아가며 보는 것 같다는 혹평만 남긴 채 두 배우의 필모그래피에 오점이 됐다.

여기에도 쓸쓸한 뒷이야기가 있는데, 이 영화를 연출한 지 말릭 린튼 감독이 후반 작업 도중 강제 하차를 당했기 때문. 배급사 라이온스게이트는 <익스포즈>를 마음대로 편집했고, 린튼 감독은 감독 협회를 통해 <익스포즈> 연출에서 이름을 지워줄 것을 요청했다. 결국 <익스포즈>는 시나리오를 집필한 린튼 감독은 각본으로 이름을 넣고, 가상의 인물 디클란 데일을 연출로 내세웠다. 이쯤에서 예상했겠지만, 라이온스게이트가 편집하는 과정에서 키아누 리브스의 분량을 늘려서 주연으로 포장했다. 나중에 <익스포즈> 감독판이 나오면서 작품은 명성을 조금 회복했지만, 감독판이 나온 사실조차 그렇게 유명하지 않은 영화.

캐스팅만 보면 필관람작인데….

메타크리틱 19 / IMDb 5.5 / 로튼 11%·33%

<코드명 J>처럼 '키아누 리브스의 SF' 안 좋은 예시. <레플리카>는 인간의 정신을 복제해 자신의 가족을 살린 한 과학자를 둘러싼 사건을 그린다. 키아누 리브스가 과학자 윌리엄 포스터로 주연을 맡은 것은 물론이고 제작까지 참여하며 적극적으로 작품에 임했다. 하지만 결과는 보다시피 그의 필모그래피 중에서도 최악으로 언급될 정도. 그나마도 상기한 작품들이 나름의 비하인드가 있는 것과 달리 <레플리카>는 그런 비하인드 없이도 이런 수준으로 완성됐으니 어쩌면 역대 최악으로 봐도 무방할 듯하다. 참고로 <레플리카>는 2016년 8월에 촬영했으나 2019년에야 개봉할 수 있었다. 흔히 말하는 '창고 영화'의 사례.

<레플리카>는 <코드명 J>에 이어 키아누 리브스가 '뭔가를 쓰면 안된다'는 걸 다시 확인시켜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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