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몰입 서브병 유발러? 예능&드라마 다 잡은 이 배우
예능과 드라마,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건 꽤 어려운 일이다. 특히 오랜 시간 연기에 집중해온 배우라면 더더욱. 그런데 요즘 예능과 드라마에서 종횡무진하고 있는 이 배우가 눈에 띈다. <스타트업> 한지평 역의 김선호다. 매주 일요일 <1박 2일>에서 예능 다크호스로 성장하고 있는 그가 웃음기는 잠시 미뤄두고 사연 있는 서브 남자 주인공으로 돌아왔다. 어느덧 11년째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김선호에 대해 소소한 정보들을 모았다.
연극배우 11년 차, 대학로 아이돌
학창 시절, 진로를 고민하던 김선호는 친구를 따라가게 된 연기 학원에서 자신의 꿈을 찾게 된다. 어린 시절 강도가 들어 어머니가 칼에 찔린 것을 목격한 트라우마로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면 숨도 못 쉴 정도로 내성적인 성격이었다는 그는 “연기를 하며 다른 사람의 시선이 따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라며 계기를 고백했다.
2005년 서울예술대학교 방송연예과에 입학한 그는 2009년 연극 <뉴 보잉보잉>을 시작으로 <옥탑방 고양이>, <트루웨스트>, <셜록 홈즈>, <클로저>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연기 내공을 쌓았다. 잘생긴 외모로 이미 대학로에선 ‘연극계 아이돌’로 평정이 나 있었다고.
드라마 <김과장>으로 데뷔 (feat. 열일 행보)
연극 무대에서 8년간 활동해오던 그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KBS2 드라마 <김과장>에 캐스팅되며 정식 데뷔를 하게 된 것이다. 김과장을 연출한 이은진 PD의 친구가 연극 무대에서 눈여겨보았던 다섯 명의 배우를 추천했고, 그중 하나가 김선호였다. 네 번 이상의 오디션을 거친 그는 경리부 막내 사원 선상태 역에 낙점, 어리바리하지만 귀여운 모습으로 감초 역할을 해내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김과장>으로 눈도장을 찍은 그는 차기작 <최강배달꾼> 주연으로 단숨에 올라서는데 성공한다. 아버지로부터 무시를 당하며 자라온 재벌 2세 오진규 역을 맡아 능청스러운 연기를 선보였다. 이후 <투깝스>에선 조정석과의 브로맨스 케미를 보여주며 그해 MBC 연기대상 월화극 부문 우수연기상과 남자 신인상을 수상했다. 그 외에도 김선호는 <미치겠다, 너땜에!>, <으라차차 와이키키 2>, <유령을 잡아라>를 통해 재기 발랄하면서도 폭넓은 감정 연기까지 소화하며 로코물 강자로 떠올랐다.
과몰입 유발자? 서브병 전문 배우
최근 온라인에서 김선호가 핫한 이유? 일명 ‘서브병’ 때문이다. 여자 주인공을 짝사랑하는 서브 남자 주인공에게 빠진 이들이 앓는 것을 일컫는 말로, 김선호는 <백일의 낭군님>, <스타트업>에서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서브 서사와 탁월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과한 몰입을 유발했다. <스타트업>을 본 네티즌들은 “진 주인공은 도산이도 아닌 한지평”이라며 “이게 어떻게 서브 남자 주인공의 서사냐”, “인생 첫 서브병인데 완치법이 있나”라는 등의 유쾌한 반응을 남겼다.
<1박 2일> ‘예뽀’로 예능 입성, 주말 남친으로
활동 영역이 연기에 국한되어 있었던 그에게 또 하나의 터닝포인트가 찾아온다. 예능 고정 출연으로 예능인에 도전한 것이다. 김선호는 13년이 넘게 이어온 장수 예능 <1박 2일> 시즌 4 새 멤버로 합류했다. 그간 예능에 출연한 거라고는 <놀라운 토요일> 단발성 출연이 다였던 그였기에 <1박 2일> 합류는 파격적인 행보나 다름없었다. 첫 방송 직후 김선호는 어색하면서도 시종일관 얼떨떨한 모습으로 ‘예뽀(예능 뽀시래기)’라는 별명을 얻으며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회차가 거듭되며 완벽한 적응력을 보여준 그는 딘딘, 문세윤 등 타 멤버들과의 높은 케미와 허당&허약미로 웃음을 선사, '비주얼 센터', '김종민을 능가하는 바보' 캐릭터를 얻는 등 예능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반전 과거? 논산 조교 출신
허당미(?)에 저질 체력, 허약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줬던 김선호는 사실 논산 신병훈련소 조교 출신이다. 조교 시절 겪은 숱한 경험이 훗날 그의 연기 생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됐음은 물론이다. 김선호는 한 인터뷰에서 “(군 복무 당시) 할 수 있는 간접 경험은 다 했다”라며 “연기하면서 ‘이럴 수도 있어’라고 생각할 수 있게 가능성을 많이 열게 한 곳이 군대였다”고 회상했다. 성격도 활발해졌을 뿐만 아니라 복창 덕분에 발성과 발음을 고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다만, 선한 인상 때문에 무서운 척을 하고 다녔지만 사실 무섭지는 않았던 조교였다고 한다.
차기작은 다시 무대로, 연극 <얼음>
2020년 <1박 2일>과 <스타트업>으로 활약한 그는 그리웠던 무대로 돌아갈 예정이다. 5일 소속사 솔트 엔터테인먼트 측은 “배우 김선호가 2021년 1월에 개막하는 연극 <얼음>의 출연을 확정 지었다”라고 전했다. 연극 ‘얼음’은 독특한 구성의 2인극으로, 잔인한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열여덟 살 소년과 그 소년을 범인으로 만들어야 하는 두 형사의 이야기다. 2016년 초연 당시 화제가 됐던 장진 감독의 작품으로, 김선호는 인간적인 면모를 지닌 ‘형사 2’를 연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