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제임스 본드, 다시 보는 숀 코네리 출연작 5편

조회수 2020. 11. 8.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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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
숀 코네리 경이 세상을 떠났다. 10월 31일(현지시각)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코네리는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하게 눈을 감았다. 스코틀랜드 출신인 코네리는 <007 살인번호>, <007 위기일발>, <007 골드핑거>, <007 썬더볼>, <007 두번 산다>,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007 네버세이 네버어게인> 등에서 모두 7편의 영화에서 제임스 본드를 연기했다. 이후 여러 영화에 출연하며 영화계의 전설로 남았다. 2003년 <젠틀맨 리그>를 끝으로 은퇴한 바 있다. 그의 죽음을 기리며 5편의 영화를 소개한다. <007> 시리즈는 제외했다. 국내에서 쉽게 구해서 볼 수 있는 비교적 최근작 위주로 선정했다.

<언터처블>(1987)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언터처블>은 금주법 시대를 다룬 갱스터 무비의 고전 가운데 하나다. 코네리는 케빈 코스트너, 로버트 드 니로 등과 함께 <언터처블>에 출연했다. 케빈 코스트너가 ‘언터처블’이라는 별명으로 불린 연방비밀검찰국 밀주단속요원 엘리엇 네스를 연기했고, 로버트 드 니로가 시카고의 마피아 알 카포네 역을 맡아서 열연했다. 코네리는 네스의 팀에 소속된 경찰, 짐 말론을 연기했다. 코네리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그의 유일한 오스카 트로피다.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1989)
제임스 본드와 한 솔로의 만남?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세 번째 영화인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에 코네리가 출연했다. 그가 맡은 역은 인디아나 존스(해리슨 포드)의 아버지 헨리 존스였다. 스필버그 감독이 코네리를 시리즈에 출연시키기 위해 헨리 존스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한다. 재밌는 사실은 코네리와 포드의 나이 차가 고작 12살이었다. 말도 안 되는 부자 관계 설정이지만 영화의 재미에는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시리즈의 4편인 <인디아나 존스와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2008)에는 인디아나의 책상에 놓인 액자 속 사진으로 코네리가 등장하기도 한다.

<붉은 10월>(1990)
<붉은 10월>은 잠수함 영화의 기준이 된 영화라고 불러도 좋은 작품이다. 이 영화의 포스터에 멋진 수염을 기른 코네리의 얼굴이 있다. 이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은 당연하게도 코네리가 유일한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사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진짜 주인공은 포스터에 이름만 등장한 알렉 볼드윈이 연기한 잭 라이언이다. 잭 라이언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다고? 그렇다. 잭 라이언은 <붉은 10월>의 원작 소설을 쓴 톰 클랜시의 작품에 늘 등장하는 가상의 인물이다. 말하자면 제임스 본드 같은 캐릭터다. 그럼 코네리는 어떤 역을 맡았을까. 그는 소련의 핵잠수함 붉은10월호의 함장, 마르코 마리우스 대령을 연기했다. 잠수함을 타고 미국으로 망명하려는 인물이다. 스코틀랜드 억양의 영어를 쓰는 러시아인이라는 점이 다소 우스꽝스럽긴 하지만 영화의 후반부의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더 록>(1996)
<더 록>이야말로 마이클 베이의 액션 연출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일지 모른다. <나쁜 녀석들>(1995)의 성공 이후, 감독의 권한이 커졌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후 스케일이 더 커진 <아마겟돈>(1998)이나 <진주만>(2001)에서는 늘어난 제작비만큼의 연출의 제약이 있었을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어쩐지 논외의 영화처럼 느껴진다. 결국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더 록>은 마이클 베이 특유의 연출이 살아있는 화끈하고 재밌는 액션영화라는 것이다. 코네리는 이 영화에서 니콜라스 케이지, 에드 해리스와 함께 출연했다. 코네리는 영국 정보부대 SAS 출신의 존 메이슨을 연기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샌프란시스코 앞바다에 있는 더 록, 알카트라즈 감옥에서 탈옥한 유일한 생존자다.

<파인딩 포레스터>(2000)
코네리가 출연한 많은 작품이 액션 장르에 속한다. <파인딩 포레스터>는 다르다. 구스 반 산트 감독의 <파인딩 포레스트>는 은둔 작가인 윌리엄 포레스터(숀 코네리)와 문학적 재능이 있는 자말 월러스(로버트 브라운)라는 흑인 고등학생 사이의 우정을 그린 영화다.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전작 <굿 윌 헌팅>과 비슷한 분위기의 작품이기도 하다. ‘롤링스톤’은 <파인딩 포레스터>를 코네리의 실질적인 마지막 작품(swan song)이라고 표현했다. 2003년 <젠틀맨 리그>에 출연했지만 온전히 그가 주연한 영화라고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파인딩 프로스터>는 따뜻한 영화다. 그의 유작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사실 코네리의 죽음을 온전히 기리고 추모하는 마음을 다하자면 그가 출연한 <007> 시리즈를 다시 보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그는 영원히 기억될 최초의 제임스 본드이기 때문이다. 2020년 8월 1만 4000명 참여한 영국의 ‘라디오 타임스’의 팬 투표에서 코네리가 최고의 제임스 본드로 선정되기도 했다. 부디 기회가 된다면 코네리의 제임스 본드 시절을 돌아보면 좋겠다. 물론 여기 소개한 영화 가운데 보지 못한 작품, 다시 보고 싶은 작품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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