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 어택> 이충현 감독, 세상 달달한 로맨스를 선택한 이유

조회수 2020. 10. 10. 08:0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출처: (사진=씨네21 오계옥 사진기자)
이충현 감독

여자는 우연히 마주친 남자에게 첫눈에 반한다. 둘의 시간이 시작되기도 전, 남자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 여자는 그 남자를 구하기 위해 시간을 돌린다. 이 낭만적인 시간 여행 이야기, <하트 어택>은 삼성 갤럭시, 영화사 용필름, 이충현 감독이 합심해 세상에 태어났다. OTT 단독 공개, 스마트폰 단편 영화, 타임 슬립 영화 등 독특한 부분이 한두 개가 아니지만, 단편 <몸 값>으로 서슬 퍼런 우화를 그린 이충현 감독의 세상 풋풋하고 귀여운 로맨스란 점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월 6일, OTT 서비스 '왓챠'를 통해 공개한 <하트 어택>, 그 영화 속 담긴 이야기를 듣기 위해 씨네플레이는 이충현 감독을 만나 짧지만 굵은 대화를 나눴다.


Q.

<콜> 개봉이 밀린 이후 오랜만에 뵙는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근황을 듣고 싶다.

A.

<콜> 개봉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연기됐는데, 때마침 이 작품을 제안해주셔서 작업하게 됐다. <콜> 후반 작업도 거의 끝난 상태였지만 좀 더 보강하고. 그리고 차기작도 준비하고 있다.

출처: <하트 어택>

Q.

<하트 어택>은 웹 단독 공개, 스마트폰 촬영 등 독특한 부분이 많은 영화라 묻고 싶은 게 많다. 먼저 작품에 어떻게 접근했나. 스마트폰으로 찍는다는 기획에서 이야기를 만들었는지, 이야기가 있는 상황에서 이런 기획이 들어왔는지 궁금하다.

A.

아이템이 먼저 있었던 건 아니고, 스마트폰으로 단편 영화를 찍어야 한다… 그래서 어떤 거로 할지 생각했다. 좀 다르지만 옛날에 써놓은 아이템이 있었다. 한 남자가 산으로 여행을 갔는데, 그때 만났던 여자와 사랑에 빠져서 그때로 시간을 돌린다는 내용이었다. 그걸 단편 영화로 어떻게 할까 하다가 지금의 <하트 어택>이 나왔다. 이미지를 부각한 영화를 하고 싶었다.

출처: <하트 어택>

Q.

이성경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는? 또 함께 작업을 한 소감을 듣고 싶다.

A.

'이미지 영화'라고 생각해서 이 영화에 나오는 배우가 이미지에 많이 어울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바로 떠오른 배우가 이성경 배우였다. 모델 활동도 해서인지 이미지컷들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떻게 포토제닉하게 할 수 있는지 빨리 캐치해주셔서 그 점이 영화에 도움이 됐다. 감정씬 같은 경우도 굉장히 빨리 몰입하고 해석해주는 부분들이 좋았다. 실제로 에너지도 좋으시고 성격도 너무 좋으시다.

Q.

상대 배우도 맷비(matvii)라는 외국인 모델이다. 이성경 배우도 엄밀히 따지면 한국적인 이미지는 아니다. 한국어를 쓰지만 다른 세계의 느낌을 내고 싶어하는 거처럼 느껴졌다.

A.

영화의 톤이 판타지적인 요소를 가져서, 여기가 어디고 지금이 언제고 이런 걸 아예 모호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면에서 인물들도 리얼리티에 집착할 필요는 없었고, 특히 남자 캐릭터는 미지의 인물, 수수께끼 인물처럼 보였으면 좋겠다 싶었고. 그래서 우크라이나(맷비는 우크라이나인이다)라는, 먼 느낌의 사람으로 해보자. 캐스팅 때부터 그렇게 생각했던 거 같다.

Q.

남자 캐릭터의 이름, 루슬란이란 이름은 어떻게 붙이게 됐는지.

A.

맷비 배우 친구의 이름이다. 맷비란 이름보다 루슬란이란 이름이 어감상 더 괜찮아서 쓰게 됐다.

출처: (사진=씨네21 오계옥 사진기자)
이충현 감독

Q.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서 생경했던 부분이 많았을 것 같다.

A.

스태프분들도 생경했던 것 같다. 촬영은 스마트폰으로 하는데, 다른 장비들은 스마트폰과 호환이 아직은 잘 되지 않는 부분이 가장 컸다. 하지만 찍으면서 빠르게 적응했다. 촬영할 때 사용한 갤럭시S20 스마트폰 안에 자동으로 설정을 맞춰주는 모드 말고, 수동으로 디테일하게 컨트롤하는 HDR 모드와 프로 모드를 잘 활용해서 괜찮은 이미지를 만들 수 있었다.

출처: <하트 어택>

Q.

콜라주를 이용한 애니메이션 장면이 있다. 이 장면을 어떻게 구상하시고 구현하게 됐는지
.

A.

처음엔 애니메이션을 할 생각은 없었는데, <하트 어택>의 레퍼런스 이미지를 찾으면서 그중 애니메이션도 있었다. PD님이랑 회의를 하다가 애니메이션이 섞여 들어가도 재밌겠다 얘기가 나와서 영화 리듬상 괜찮을 것 같은 부분에 (넣기로 했다). 말씀하신 거처럼 스티커 붙여놓은 것처럼 해보자. 애니메이션 구성도 정확한 레퍼런스를 찾아서 미국에 계신 작가님과 온라인으로 소통하면서 작업했다.

출처: <하트 어택>

Q.

<하트 어택>에서 그리는 소재가 농구와 스케이트보드인데, 그 두 가지 스포츠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A.

남자, 여자 각각 상징하는 소품적인 메타포가 농구와 스케이트보드인데, 역동적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에서 여자 캐릭터에겐 스케이트보드를 줘서 보드를 타는 행위가 시간을 돌려서 향한다 이런 느낌을 주고 싶었다. 농구공은 남자의 심장처럼 은유를 해서, 농구공이 통통통 뛰고 심장도 통통통 뛰는, 그런 이미지를 활용하자 했다. 그림도 이쁠 것 같아서. 

Q.

만화 <슬램덩크>의 대사가 나온다. 실제로도 좋아하는 작품인지.

A.

정말 좋아한다. (같은 작가의) <베가본드>라는 만화도 좋아하고. 몇 번을 봤던 만화여서 자연스럽게 떠올랐던 것 같다.

Q.

그동안 하신 단편이나 앞으로 개봉할 <콜>도 그렇고 여성 인물의 시점에서 출발한 영화다. 그 부분을 고려하면서 얘기를 구상하는 편인가?

A.

의식적으로 생각하진 않았는데, 여성이 이끌어가는 작품을 하게 되더라. 고등학교 때 만든 영화도 대부분 여자분들이 주인공이고. 본능적으로 이야기의 주인공이 여자라는 걸로 시작을 한 것 같다. 왜 그런진 모르겠는데, 여자가 이끌어가는 이야기가 훨씬 흥미롭기도 하고. 장르영화는 대부분 남자가 주인공이인데, 전 장르영화도 여성 인물이 나오는 게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절로 그렇게 됐던 거 같다.

Q.

촬영 중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A.

카메라가 작으니까 해볼 수 없는 걸 해보자, 촬영적으로. 촬영감독님이랑 얘기했다. 카메라를 스케이트보드에, 농구공에 붙이기도 하고. 그런 이미지들을 담아내는, 촬영 현장에서도 형식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재미가 있었다. 카메라를 그렇게 이용하니까 찍는 사람이나 하는 사람이나 스릴감이 있기도 하고, 그런 에피소드들이 있었다.

출처: (사진=씨네21 오계옥 사진기자)
이충현 감독

Q.

영화 좋아하는 분들에게 소위 말하는 ‘중고 신인’ 같은 느낌이 강한데, 부담감을 느끼진 않으시는지.

A.

이전에 찍었던 작품들이 단편이니까, (장편 개봉을 앞둔) 지금은 부담감이 없다. 없었는데, <콜>이 개봉이 점점 (연기되니까)... 좀 생기는 것 같기도 하고(웃음). 

Q.

<콜>을 연출하기 전까지 용필름에서 시나리오 작업 등을 도우며 지냈다고 들었다. 그때 뵌 감독님 중에 기억에 남는 분이 있다면.

A.

처음 들어간 상업영화 프로젝트가 정지우 감독님 작품이었다. 정지우 감독님하고 재밌게 작업을 했던 거 같다. 감독님께서 이야기를 다루는 법, 인물을 다루는 법... 기술적인 면을 가르쳐주셨다기보다 태도 같은 부분을 배웠다. 되게 신중하시고 천천히 다가가시는 편이셔서, 그런 걸 보면서 재밌게 작업했다. 제가 감독님께 도움이 된 것 같진 않은데. 처음으로 했던 프로젝트여서 기억이 많이 남는다.

Q.

오늘의 TMI가 있다면?

A.

단편영화를 먼저 만들었고, 영화 공부할 때 단편영화를 많이 봤다. (스스로) 단편영화에 대한 애정이 큰 것 같다. 지금은 장편영화를 하고 있긴 하지만, 단편 영화 만들어서 인터뷰나 행사도 하고, 흔히 않은 일이다. 사실. 내가 아니라도 이런 일이 앞으로도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 숏폼 콘텐츠가 보여지는 매체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제 더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이게 TMI라고 할 수 있는 건가?(웃음)

Q.

박문치 뮤직비디오를 참고했다는 인터뷰를 봤다. 혹시 지금 추천하고 싶은 음악이 있다면? 

A.

진짜 좋은 노래가 있는데, 스트리밍에 없는 노래다. 옛날 노래인데 유튜브에만 있다. LP로만 있는 음원이라 이걸 녹음한 영상만 있더라. 제가 아기자기한 소품을 파는 편집숍에서 들어서 어렵게 알아낸 노래였는데. 제목이 길어서... 나중에 따로 전달해드리겠다.


(인터뷰가 끝나고 이충현 감독의 추천곡을 전달받았다. 아래에 첨부한 메리 J. 블라이즈의 '에브리싱' 인스턴트 플라바 라디오 에디트 버전이다.)

Q.

가장 워너비인 영화감독이나 작품이 있다면?

A.

아, 되게 어렵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님 대단하다. 사람의 원초적인 부분을 건드리는 부분이 있고,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님도 좋아하고. 다루기 힘든 것들을 장르영화로 풀어내는 능력에 놀란다.

(작품도 하나 뽑자면?
)

<라라랜드>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이렇게 또 다른 감독님까지 (나왔다)...

Q.

하트어택을 기다리는 분들에게 인사 부탁드린다.

A.

제가 느끼기에 많은 분들이 단편영화가 낯설다고 생각할 거 같다. 접할 기회가 많이 없으니까. 단편영화지만 가깝게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어렵지도 않으니까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출처: (사진=씨네21 오계옥 사진기자)
이충현 감독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