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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우 김의성이 인생에서 제일 잘 했다고 생각하는 일은?

조회수 2020. 9. 18. 19:1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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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인턴기자 유정아

인터뷰 사진을 전달받고 깜짝 놀랐다. 사진 촬영하는 모습은 보지 못해 몰랐는데, 이런 엉뚱한 사진을 남기고 갔다니. 우리나라 50대 배우 중에서 이런 표정을 지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으면서 역시 '김의성답다'는 생각에 기분 좋은 폭소가 새어 나왔다. 사진을 보자마자 이날의 즐거운 현장이 떠올라서였을지도 모르겠다. 달변가, 그리고 만담꾼의 능력치와 여유를 동시에 겸비하고 있는 그는 모든 질문에 막힘이 없었고, 곳곳에 농담을 녹여준 덕분에 기자의 녹음기는 웃음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출처: (왼쪽부터) <돌멩이> 김의성 / 김대명, 김의성

어느 순간 김의성에게 악역의 얼굴보다도 사회적인 연대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무릇 연예인이라면 지켜야 할 것만 같은 안전선에서 벗어나 세상을 향해 세차게 돌을 던져왔기 때문이다. 이번엔 김의성이 그의 단단함과 꼭 맞는 영화로 스크린을 찾았다. 영화 <돌멩이>다. '죄가 없는 사람만이 돌을 던져라'라는 성경 구절에서 제목을 착안했다는 <돌멩이>는 김의성이 여러 차례 대중에게 드러내 온 의견과도 맞닿아있다. 배우 김의성 그 이상으로 인간 김의성의 곳곳을 들여다본 그와의 대화를 생생히 전한다.


- SNS에 직접 <돌멩이> 예고편을 올렸더라. 예고편이 공개되었을 당시 '김의성이 범인이네'라는 댓글도 있던데. 노신부(김의성)에 대한 오해를 풀고 싶을 것 같다.

= (웃음) 그렇게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음, 노신부는 전형적인 건강한 종교인이다. 약한 존재인 석구(김대명)에 대한 연민의 감정이 짙고 그렇기에 석구를 헌신적으로 보살피는 사람이다. 그런데 <돌멩이>에서 그런 종교인의 한계랄까, 혹은 실수랄까. 그런 면이 드러나는 지점도 분명 있는 것 같다. 석구라는 대상을 보호하려고는 하지만 정작 100% 믿어주지는 않았던 것 같다. 석구가 연루된 사건이 있었을 때 이 친구를 지켜주려고는 하지만 이 친구가 정말 그 일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걸 진심으로 믿으면서 석구를 대하진 않았던 것 같다.

- 노신부를 결코 선한 인물로만 볼 수 없을 것 같은데.

= 노신부는 선한 인물은 맞다. 하지만 실수를 하는 거다. 사람의 실수라는 건 마음속에서 자연스럽게 툭 나오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한계 때문에 나오는 거로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노신부는 자기 자신에 대해 좌절을 하기도 하고 오히려 석구(김대명)에게서 깨달음을 받기도 하는 존재기도 하다. 또 노신부가 가진 마음은 석구에 대한 믿음이라기보단 연민이라 생각한다. 연민이란 감정이 꼭 그렇지는 않지만 나보다 못한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에 가까운 거다. 거기에는 상대방을 아끼지만, 상대방이 나와 같은 존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그런 마음이 담겨있기도 한 것 같다.

- 선민의식 같은 건지?

= 약간? 선민의식이라고 명확하게 표현하고 싶지는 않지만… 노신부는 석구를 나와 같지 보지 않고 어떠한 대상으로, 내가 지켜줘야 하는, 사랑을 줘야 하는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런 부분이 대본에서는 불명확한 지점도 있었는데 감독님과 의논하면서 캐릭터를 발전 시켜 나갔다.

- 노 개런티로 참여하게 됐다고 들었다.

= 저도 차비가 있어야 촬영장을 나가는데요? (일동웃음) Almost 노 개런티. 농담이다(웃음). 노 개런티 영화였죠. 영화의 전체 예산이 작았기 때문에 배우들이 그 예산을 쪼개서 출연료로 사용하면 영화를 찍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모든 배우들이 한마음이었다. 영화가 얘기하고자 하는 바도 너무 좋았고, 또 우리가 이렇게 모여서 작품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기 때문에 흔쾌히 노 개런티에 응했던 것 같다. 근데, 딴 배우들은 받은 거 아니야 혹시? (일동 웃음)

- 석구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김대명 배우와는 다른 영화에서 몇 번 호흡을 맞추기도 했었는데, 마주치는 장면은 많지 않았다. 김대명은 어떤 배우인지.

= 같이 영화에 출연한 적은 있지만 같은 장면에 나온 적이 별로 없다. 개인적으로 아주 친하게 지내는 형-동생 같은 사이라서 정말 좋았다! 특히 둘이 같이 연기할 수 있는 장면이 많아서 더더욱. 김대명은 굉장히 뭐랄까 놀라운 배우다. 연기의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사실 이 단어가 너무 낡은 말이라서 이런 단어를 꺼내면 꺼낼수록 그 느낌이 별로라서 하고 싶지는 않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대명은 '진정성'이라는 단어를 받치고 싶은 배우다.

- 김대명 배우는 "김의성 선배님 때문에" <돌멩이>를 선택했다고 하더라.

= 정말요? (놀람) 아 뭐야, 나 우리 제작자한테 속은 거네! 나는 김대명이 한다고 해서 한 건데 말이야. (옆에 있는 제작자를 가리키며) 제작자! 양쪽으로 사기를 쳤네? (일동 웃음). 농담이고, 제작자가 어느 날 말하더라. <돌멩이>를 김대명 배우가 할 것 같다고. 그리고 그다음 날 김대명이 "선배님, 술 한 잔 사주세요"라고 전화가 왔다. 그래서 만났더니 이 영화에 관해서 물어보더라. 하면 같이 하고, 말면 말자! 라고 농담처럼 이야기했는데 정말로 같이 작품을 하게 됐다.

- 송윤아 배우와는 처음 작품을 함께하게 됐다.

= 송윤아 씨가 활발하게 활동할 때 배우 생활을 잠깐 쉬고 있었기 때문에 첫 작품이다. 송윤아 씨는 너무너무 좋은 사람이다. 배우로서도 물론이지만, 인간적으로 너무 좋은 사람이라 같이 하는 동안 정말 즐거웠다. <돌멩이> 식구들은 저 빼놓고 다 착한 사람들이라(웃음). 선하고 착한 사람들과 함께하니까 정말 좋았다. 송윤아 씨와 마주 앉아 연기할 때는 미처 깨닫지 못한 얼굴들이 모니터를 보면 '우와 이런 연기를 했구나'라는 걸 발견하고 놀라기도 했다.

- 김의성하면 배우들의 첫인상을 트위터에 업로드했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 김대명과 송윤아의 특징을 꼬집어 트위터에 올린다면.

= 윤아씨는 마음이 너무 여려서, 함부로 장난치지 않을래요. 아직 소녀예요! (웃음) 김대명만 말하자면……(고민) 김대명은 '지옥에서도 살아남을 귀여움?'이라고 하고 싶어요. 그냥 뭐랄까요. 애교가 피부! 피부에서 나와요. 아니다 땀샘에서(일동 웃음). 애교가 마치 여름에 땀이 나듯이 피부에서 나와요. 같이 만나면 정말 좋은 후배예요.

- 연상호 감독과도 인연이 깊다. <부산행>에 이어 <반도>가 얼마 전 개봉했다. 혹시 봤는지 궁금하다.

= 봤다. 나 없이 고생했겠구나! 내가 없어 많이 후회했겠다고 생각했다(웃음). 농담이고! <반도> 재미있게 봤다.

- <반도>로 구교환 배우가 크게 주목을 받았다. 2018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구교환에게 직접 배우상을 준 장본인이라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만약에 2020년에 배우상을 준다면 누구에게 주고 싶은지.

= 최근에 바빠서 독립 영화를 많이 못 봐서 아쉽다. 근데 확실한 건 요즘 (젊은) 배우들 정말 정말 잘한다. 정말 너무 잘해서… 나보다는 훨씬 어려서 역할을 다툴 일이 없으니까 다행이다(농담). 한국의 배우들은 놀랍도록 잘하는 것 같다. 어린 배우들도 모두 뛰어나다. <돌멩이>에서도 아역인 전채은 배우가 나온다. 눈이 정말 인상적인 배우인데, 배우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신예다. 처음에는 촬영 현장에서 떨기도 하고,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잘 모르기도 해서 어려워하는 지점이 있었는데 굉장히 빨리 적응했다. 영화 속에서 좋은 연기와 좋은 명장면을 선사했다.

- <돌멩이>는 관객들에게 편견에 대한 묵직한 돌멩이를 던지는 영화다.

= 아. 그러면 안 되는데. 홍보에 도움이 안 되는 이야기인데! (일동 웃음)

- (웃음) 영화가 지적하는 점과는 상이하게 편견이랄까, 틀에 갇힌 생각을 안 하고 살 것 같다.

= 에이. 우리는 누구나 다 편견을 가지고 살아간다. 모든 사람이 무해한 편견만 가지고 살아가는 것 같진 않다. 남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편견을 크거나 작거나 다 가지고 산다. 글쎄 어쩔 수 없는 거 아닐까. 사람은 약하고, 악하고 그런 존재니까. 근데 편견이 있다는 걸 느끼게 되는 순간, 생각을 바꿀 수만 있다면 그래서 편견을 한 가지라도 버려 나갈 수만 있다면 굉장히 훌륭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편견인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편견을 오히려 지키기 위해 무리하게 안 좋은 방향으로 나가는 경우가 너무 많다. 편견은 신념이 아닌데 말이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면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이 하나라도 깨진다면 이 영화의 역할을 충분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

- 일명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한다고 들었는데.

= 에이, 잘 안돼서 포기했다. (일동 웃음) 아니, 나만 애쓰고 다들! 그냥 꼰대로 살려고 한다(웃음). 그럼에도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서 하는 작은 노력은, 누군가를 만나면 아주 오랫동안, 관계가 자연스러워지기 전까지 계속 존댓말을 쓴다. "말씀 편하게 하세요"라고 상대방이 말하면 지금이 편하다고 대답한다. 후배들이랑도 친해지기 전까지는 꼭 존댓말을 쓰려고 한다. 후배들이 못 견딜 때까지 계속 존댓말을 사용한다. 반말하기 시작하면 돈도 내가 내야 하는데! (일동 웃음)

- 후배들한테 술도 잘 사주는지.

= 굉장히 잘 사는 편이다. 돈 벌어서 밥 사주고, 술 사주고 하는 게 제일 좋다.

- 제일 좋은 선배 아닌가.

= 그 새X들도 그렇게 생각하려나. (일동 웃음). 어떨 때는 후배들이 사줄 때도 있고… (후배들이랑) 술은 자주 먹는 편이다. 그래서 술을 자주 먹으니까 특별한 일이 없을 때는 먹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가능하면 반주도 안 하고. 예전에는 술자리를 많이 가졌는데 이제는 그다음 날 너무 힘들어서 술도 적게 마신다. 그리고 술자리에서 가장 먼저 일어나려는 사람이 되려고 애쓰고 있다. 요새는 제일 먼저 일어나는 편이다. 오래 있으면 (다른 사람들이) 싫어한다(웃음).

- 워낙 젊게 사셔서 미처 몰랐는데 벌써 50대의 중반에 서 있는 배우다. 요즘 피부에 와닿는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 아직까지 생각은 유연한 것 같다. 근데 몸이… 어디 앉았다가 일어나면 "끄응"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게 가장 큰 변화다(웃음). 사실은 조금 슬프기도 하다. 조금씩 늙어간다는 게 말이다. 그래도 '조금씩' 늙어서 다행이다. 어제 잘 때는 스물다섯이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55세가 되어있다면 너무 죽고 싶을 것 같다(웃음). 근데 매일 하루씩 변하니까 적응이 되더라. 그래도 최근엔 이제 정말 몸을 오랫동안 사용했다는 생각이 들긴 하더라. 이걸 젊은 나이에 깨달았다면 열심히 운동해서 몸을 좀 더 잘 유지했을 텐데... 라는 생각은 든다.

- 그럼에도 누구보다 젊게 사는 것 같다.

= 음, 생각하는 건 그래도 30대 초중반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아파트에 계신 경비 아저씨를 보면 나보다 훨씬 어르신을 대하는 것처럼 행동할 때가 있는데, 깜빡 생각해보니 '나보다 어릴 수도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더라. 이런 거 보면 나 자신을 어리게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나잇값을 못한다고 해야 할까? 스스로 나 자신을 바라보는 나이가 지금의 나이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물론 가만히 생각해보면 세월이 갑자기 흘렀다는 느낌도 든다. 나이 든 느낌이 종종 버겁게 느껴질 때도 있다. 아냐, 아냐. 근데 그래도 괜찮다! 나이 먹는 게 꽤 괜찮다. 나이를 이렇게 먹고 나니 정말로 정말로 젊을 때로 돌아가고 싶지가 않으니까.

- '지금 전 재산 포기하고 40대로 돌아가기, 지금 전 재산 2배 현재 나이로 살기'중에 선택해야 한다면(웃음).

= (매우 놀람). 무조건 닥후죠 닥후! 지금의 상태로 사는데 돈을 더 준다? 그럼 닥후죠! 10년 전으로 왜 돌아가요. 내가 이렇게 10년을 살았는데 또다시 살라고? 정말 하루 전으로라도 돌아가기 싫다. 두 배를 준다고 해도 싫다. 왜냐면 정말 어렵게 살아와서 그런 것 같다. 그걸 또 살기가 싫다.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실수를 덜 하면서 살 보장도 없고 지금이랑 똑같지 살지 않을까. 그러니까 (지금) 2배를 감사히 받을 거예요. 에이, 이럴 줄 알았으면 전 재산을 많이 모아 놨어야 하는데! (일동 웃음)

- 많은 사람들에게 "재미있게 살아라"라고 하더라. 그 말을 마음 깊숙이 새기고 있다고. 그렇다면 김의성에게 재미있는 일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 요즘 사실 재미있는 일은 별로 없는데. 아! 요즘은 집에서 유튜브를 계속 보고 있다. 유튜브에 중독이 됐다. 너무 많이 본다 (웃음).

- 플레이 시간 1위 채널을 공개해준다면?

= 플레이 시간 1위는 'BTS 채널'이다. 어떨 때는 하루에 다섯 시간 넘게 볼 때도 있다. 유튜브를 너무 많이 봐서 눈이 아플 지경이다. 비가 많이 오니까 할 일도 없고 TV로 크게 틀어 놓는다. 너무 좋다. BTS 보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

- 최애 멤버가 누구인지 궁금한데.

= 최애 멤버는 슈가다(웃음).

- 평상시에 어떻게 하루를 보내는지 궁금하다.

= 여자친구와 연애하면서 같이 산 지 10년 정도 돼서 연애는 이제 별 흥미가 없고! (농담) 대부분의 시간을 사랑하는 여자친구와 보낸다. 뭐 먹을지, 뭐 마실지 고민하며 말이다. 여자친구가 굉장한 사랑꾼이다. 나에게 무한대의 사랑을 전해준다. 누구보다 잘 받아먹고 있는 중이다. 잘 싸우지 않고... 여자친구를 만난 일이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다. 그리고 여자친구와 함께 고양이 2마리와도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나랑 잘 안 놀아준다. (웃음)

- "재미있게 살아라"라는 말 외에 요즘 새로 생긴 신념이 있는지.

= 음, 신념 같은 건 아니고, '내가 그렇게 중요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산다. 여자친구랑 있을 때 있었던 일이다. 운동 경기를 보고 있었는데 내가 애가 닳아서 여자친구한테 "내가 보면 (경기가) 져. 그래서 꺼야 해"라고 했더니 여자친구가 "오빠 그렇게 중요한 사람 아니야"라고 그러더라.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내가 세상에서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지 않으면 가볍게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세상에 모든 일에 참견하지 않아도 되고, 모든 일에 다 아는 척을 하지 않아도 되고. 우선은 나와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좋아하면서 살자는 생각이 들더라. SNS를 좀 줄이고 말이다.

- 그럼 이제 정말 SNS는 많이 안 할 예정인지. 떠들 권리에 대해 누구보다 앞장선 배우다.

= 이야기할 권리가 너무나 중요하지만 이제 권하지는 못하겠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근데 어떤 사람은 조용히 살았기 때문에 실수를 한 번 해도 조용하게 넘어가고, 어떤 사람은 한 번 실수해도 크게 당하기 마련이다. 세상이 너무 무서우니까. 이제는 막 자유롭게 자신의 얘기를 하면서 살라고 권하지도 못하겠더라. 사람 인생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니까. 근데 나는 경솔한 사람이라서(웃음) 또 자극을 받으면 떠들지 않을까 싶다.

- 그러고 보면 <돌멩이>라는 제목이 김의성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를 향해) 거침없이 돌멩이를 던지고, 맞고… 때론 아플 때도 있지 않은가.

= 인터넷상에서는 글로 싸우는 거다. 그럴 때 사람들하고 논쟁을 펼치다 보면 맨 마지막 말을 하려고들 한다. 근데 그걸 안 하고 '그래, 네가 마지막말 하고 끝내자'라고 생각하니까 너무 편한 거예요(웃음). 그리고 댓글을 읽기도 하는데 쭈욱 댓글을 읽으면서 좋은 댓글들은 즐기고 악플이 나오면 거기서 댓글 읽는 것을 멈춘다. 더 읽지 않는다. 그러면 좋은 댓글을 훨씬 많이 본 거니까 괜찮더라. 어찌 됐든 일부로 공격하는 사람들은 항상 있는 것 같다. 다른 연예인에게는 무자비로 나쁜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나는 정치적인 색깔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되게 웃긴 에피소드도 있다. 얼마 전에, 항상 (내 SNS에) 악플을 쓰던 사람이 있었는데 <돌멩이> 홍보 글을 올리니까 "영화에만 전념하시니 얼마나 좋아요"라고 댓글을 남겼더라(웃음). 이런 사람들은 제가 말을 하지 않길 바라는 사람들 같다. 뭐 사람일 수도 있고... 하여튼 모르겠다. 신경을 안 쓰는 편이다. 내 인생은 내가 알아서 한다고 생각하니 누군가의 충고에 흔들리지 않는 편이다.

- 마지막으로 <돌멩이>를 찾아올 관객들에게 김의성만의 화두, 생각해 봤으면 하는 지점을 이야기해준다면.

= 이 영화의 주제를 특정한 시각에서 보시진 않았으면 좋겠다. 그야말로 편견을 가지고 이 영화나 사건을 바라보지 않았으면 한다. "이건 이런 거야, 저건 저런 거야"라는 세상을 자르는 재단이나 편견이 없이 이 영화를 그대로 마음속으로 흘려보냈으면 좋겠다. 만약 내가 마음속으로 재단을 하면서 영화를 봤다면, 영화가 끝날 때쯤에는 재단한 자신에 대해서 돌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럼 <돌멩이>는 굉장히 성공한 영화일 거다.

사진 · 씨네21 백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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