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히어로였던 채드윅 보스만의 히어로 모먼트 5

조회수 2020. 9. 9.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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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문선우 기자
채드윅 보스만

지난달 28일, 믿기지 않는 소식이 전해졌다. ‘블랙 팬서’ 채드윅 보스만이 LA의 자택에서 마지막 숨을 거뒀다는갑작스러운 비보였다. 그의 죽음은 팬들에게도, 지인들에게도 충격과 형용할 수 없는 슬픔을 안겨주었다. 채드윅 보스만은 2016년 대장암 진단을 받고 4년간 투병 생활을 이어왔지만 친한 지인에게조차 그 사실을 알리지 않다.


영원한 왕이자 이제는 별이 되어버린 최초의 히어로. 해외 매체 ‘버라이어티’는 채드윅 보스만을 기억하고자 현실 속에서도 히어로였던 그의 인상 깊은 순간들을 보도했다. 기사를 바탕으로 채드윅 보스만의 강인함을 느낄 수 있었던 특별한 히어로 모먼트를 정리해봤다.

“목적을 추구하고 앞으로 나아가세요”
-2018년 하워드 대학교 졸업식

2000년 하워드 대학교를 졸업한 채드윅 보스만은 2018년 5월 모교 졸업식에 초대되어 명예 학위를 받았다. 그는 졸업식 축사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졸업생들을 향해 진실된 조언을 남기며 많은 이들을 감동시켰다. 채드윅 보스만은 “목표에 올라섰을 때, 다음 직업과 그다음 단계의 경력, 추가적인 교육을 고려한다면 직업이나 경력보다는 목적을 추구하길 바란다. 목적은 여러분을 이루는 본질적인 요소이며, 목적은 역사의 특정한 순간에 이 지구에 여러분이 존재하는 이유다. 여러분이 여기 존재하는 이유는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들의 미래를 알 수 없지만 더 어렵고 복잡한 길을 선택한다면 처음에 실패하더라도 다음에 그 길은 의미가 있으며 승리와 영광을 가져다줄 것이다. 이제 여러분의 시간이다(Now, This is Your time)”, “과거를 책임지고 자랑스럽게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목적을 갖고 나아가야 한다”라며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와칸다식 인사법과 함께 “하워드 포에버!(Howard FOREVER!)”를 외치며 30분가량 이어진 연설을 마무리했다. 채드윅 보스만의 연설은 많은 이들에게 영감과 용기를 주었으며, 지금까지도 레전드 연설로 손꼽히고 있다.


“두 아이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마음을 다잡았다”
-‘시리우스 엑스엠’ <블랙 팬서> 인터뷰

<블랙 팬서> 시사회를 앞두고 열린 ‘시리우스 엑스엠’과의 인터뷰. 채드윅 보스만은 “이안과 테일러라는 어린아이 두 명이 있다. 그들은 최근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라며 말문을 뗐다. 채드윅은 “<블랙 팬서>를 찍는 동안 그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아이들의 부모가 말하길 ‘(아이들이) 영화가 개봉하는 날까지 아이들이 버티려고 한다’고 했다. 그 말을 들으니 당장 일어나서 체육관이나 촬영장에 일을 하러 가야겠다 싶었다”라며 말을 이었다.


그는 “나는 그들이 대단한 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어렸을 때 크리스마스나 생일이 오기, 장난감을 얻기를 기다렸던 것처럼 내 영화를 말이다. 그리고 내가 그 사실을 알았을 때,”까지 말한 뒤 북받치는 감정에 10초간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눈물을 보인 채드윅은 “두 아이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게 마음을 다잡았다”며 대답을 끝마쳤다. 해당 영상은 당시 채드윅 보스만이 대장암 투병 중이었다는 사실이 사후에 밝혀지며 다시금 조명되고 있다. 그는 암을 진단받은 이후에도 꾸준히 소아암 병동을 찾아 어린이 환우들을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아 준 진정한 현실 히어로였다.


“실제 우리의 삶에 있는 영웅들을 인정하는 것”
-2018년 MTV 무비 앤 티비 어워드

<블랙 팬서>가 개봉하고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게 된 채드윅 보스만. 그는 2018년 MTV 무비 앤 티비 어워드에서 최우수히어로 상을 수상했다. “영화와 이 순간을 특별하게 해준 팬들에게 감사하다”라며 평범하게 수상 소감을 시작한 그는 곧이어 “슈퍼 히어로를 연기한 것에 대해 상을 받는 것도 놀랍지만 실제 우리의 삶에 있는 영웅들을 인정하는 것은 더 큰일이다. 그래서 오늘, 여기에 있는 누군가를 인정하고 싶다. 제임스 쇼 주니어, 어디 계십니까?”라며 관객석에 있던 한 청중을 불러 세웠다.


제임스 쇼 주니어는 시상식이 열리기 몇 달 전, 4명이 사망한 와플하우스에서 일어난 총격전에서 몸을 던져 범인과 싸워 더 큰 인명피해를 막은 평범한 소시민 영웅이었다. 채드윅 보스만은 무대 위로 그를 올라오게 한 뒤 짧은 포옹과 함께 “이 상은 당신의 집에 있게 될 것입니다”라 말하며 트로피를 건네주었다.


“덴젤 워싱턴 없이는 ‘블랙 팬서’도 없었다”
-2019년 AFI Life 시상식

지금의 채드윅 보스만을 배우로서 존재하게 해준 은인이 있다. 배우 덴젤 워싱턴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과거 채드윅이 대학생이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워드 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그는 드라마 아카데미에서 열리는 여름 프로그램에 교환학생으로 참가할 기회를 얻었지만 재정적으로 여유가 없어 참가를 할 수 없었다고 한다. 포기하려던 차 필리샤 라샤드가 그 사실을 알게 되었고 친구였던 덴젤 워싱턴에게 도움을 청했다. 사연을 듣고 비용을 지원해 준 덴젤 워싱턴. 채드윅은 프로그램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서야 편지에 ‘덴젤 워싱턴이 지불함’이라 쓰여 있는 걸 보고 알았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 이제는 할리우드 유명 배우가 된 채드윅 보스만. 그는 2019년 AFI(American Film Institute) Life 시상식에서 덴젤 워싱턴이 평생공로상을 수상했을 때 감동적인 연설을 선보이며 은혜를 보답했다. 그는 자신과 덴젤 워싱턴의 과거 인연을 설명한 뒤, “덴젤 워싱턴 없이는 ‘블랙 팬서’도 없었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시대 모든 배우들이 당신의 어깨 위에 서있다”며 다른 흑인 배우들의 경력에까지 미친 덴젤 워싱턴의 영향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채드윅은 “당신을 알게 된 것과, 당신으로부터 (연기를) 배우게 된 것, 함께 연기한 것 모두 나에게 영광이었다”라고 덴젤 워싱턴에게 경의를 표하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당신들은 정말 멋져요”
-‘더 투나잇 쇼 지미 팰런’
출처: 더 투나잇 쇼 지미 팰런
출처: 더 투나잇 쇼 지미 팰런

앞으로 그를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아쉬움과 슬픔을 달랠 마지막 영상을 소개한다. <블랙 팬서> 홍보를 위해 미국의 ‘더 투나잇 쇼 지미 팰런’에 출연한 그는 서프라이즈 코너를 통해 깜짝 등장해 팬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당연히 팬들은 아무것도 몰랐던 상황.


빨간색 대형 커튼으로 둘러싸인 방 안에 들어간 팬들은 <블랙 팬서> 포스터를 마주 보고 선 뒤 영화가 자신의 삶에 끼친 영향을 서술하기 시작한다. 누군가는 흑인으로서 영화의 자랑스러움을 말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불법적인 루트로 봤다”(!)라며 솔직한 고백을 털어놓기도 한다. 물론 채드윅 보스만은 커튼 뒤에서 모든 얘기를 듣고 있는 중이다. 이야기가 끝나면 채드윅은 커튼을 열어젖히고 웃음 가득한 얼굴로 팬들을 만난다. 그를 발견한 팬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지만 곧 얼굴에 한가득 미소가 만연해진다. 팬들에게 채드윅이 히어로인 것처럼, 채드윅에게도 마찬가지로 팬들이 히어로와 같은 존재이지 않았을까.

깜짝 등장한 채드윅 보스만을 본 팬들의 반응
깜짝 등장한 채드윅 보스만을 본 팬들의 반응
깜짝 등장한 채드윅 보스만을 본 팬들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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