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브래드 피트가? 20주년 <메멘토> 비하인드 스토리

조회수 2020. 9. 6.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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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출처: <메멘토> 재개봉 포스터

신작 <테넷>과 함께 찾아온 뜻밖의 선물. <메멘토>가 20주년을 기념해 8월 19일 재개봉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사실상 첫 데뷔작이자 영화에 대한 그의 통찰력이 번뜩인 <메멘토>는 독특한 구성으로 오랜시간 명작으로 찬사받아왔다. 이번 포스트는 <메멘토> 재개봉을 맞이해 영화를 더 재밌게 볼 수 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준비했다.


_레너드 역은 아론 에크하트, 브래드 피트, 찰리 쉰, 토마스 제인, 알렉 볼드윈, 가이 피어스가 고려됐다. 실제로 브래드 피트가 출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일정 문제로 아쉽게도 출연을 포기했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브래드 피트 출연이 무산된 후에, 이런 저예산 영화에 다른 A급 스타를 데려오는 건 무리인 걸 실감했다. 원래 아론 에크하트가 가장 가능성이 높았지만, 가이 피어스가 최종 낙점됐다.

출처: <메멘토>

_가이 피어스는 <메멘토>를 출연하기 전, 100kg이 넘는 거구였다. 영화 출연을 준비하는 몇 달 동안 체중을 감량했다.

_<메멘토>는 25일 만에 촬영을 끝냈다. 참고로 놀란의 데뷔작이자 전작(가내수공업 영화) <미행>은 일 년 가량 촬영했다. 주말에 시간을 내 촬영했기 때문이다.

_놀란 감독의 동생 조나단 놀란이 쓴 소설 「메멘토 모리」가 원작이다. 하지만 소설이 영화보다 늦게 나왔기 때문에, <메멘토>는 각색보다 오리지널 스토리로 여겨진다. '메멘토'는 기억하라, '모리'는 죽음을 의미하는 라틴어. <메멘토>는 기억이란 뜻과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의미, 그리고 죽은 사람과 사진을 찍어 기억에 남기는 풍습 '메멘토 모리' 모두를 포괄하는 제목이다.

_나탈리 역은 애슐리 쥬드, 팜케 얀센, 안젤리나 졸리가 고려됐다. <딥 임팩트>에 출연한 메리 맥코막이 나탈리 역에 적극적으로 출연 의사를 표했다. 하지만 제작자 제니퍼 토드는 <매트릭스>로 급부상한 캐리 앤 모스를 추천했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시나리오에 표현되지 않는 나탈리까지 표현했다"며 그의 연기를 호평했다. 캐리 앤 모스는 8일 동안 촬영했다.

나탈리 역 캐리 앤 모스와는 <매트릭스>에서 함께 했다.

_데니스 리어리가 테디 역 제안을 받았으나 거절했다. 캐리 앤 모스가 테디 역에 조 판톨리아노를 추천했다. 둘은 <매트릭스>에서 트리니티와 사이퍼로 호흡을 맞췄다. 놀란과 제작자는 판톨리아노의 이미지가 테디에 맞는지 확신하지 못했는데, 그를 직접 만난 후엔 테디 역에 정말 딱 맞는 배우라고 판단했다. 놀란은 테디의 미묘한 지점을 조가 정확히 연기했다고 호평했다.

_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오프닝. 영상과 달리 사운드는 백워드 마스킹을 하지 않았다. 테디가 지르는 "안돼!" 비명만 백워드 마스킹이다. 이 오프닝의 점점 흐려지는 폴라로이드는 레너드의 기억에 대한 상징이라고 볼 수 있다. 참고로 레너드가 사용하는 카메라는 폴라로이드 690.

_레너드에게 맞고 쓰러진 테디가 "백치 같은 자식"(You don't have a clue, you freak)라는 대사를 하는데, 놀란은 조 판토리아노의 'you freak' 대사 처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영화 후반 작업 중 자신이 직접 연기한 목소리를 넣었다.

_영화 속 문신 전문점 이름은 놀란의 아내이자 이 영화의 부제작자 엠마 토마스(Emma Thomas)의 이름을 딴 것이다.

_영화에 나오는 레너드의 내레이션 대부분은 가이 피어스의 즉흥 대사다.

_마크 바르코는 <메멘토> 촬영감독을 제안 받았으나 시나리오를 이해할 수 없어서 거절했다. 나중에 이 작품을 하지 않은 걸 후회한다고 말했다. 마크 바르코와 함께 일한 적 있는 월리 피스터가 촬영을 맡았다. 훗날 월리는 마크에게 사실 자신도 시나리오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월리 피스터는 이 작품부터 <다크 나이트 라이즈>까지 놀란 작품의 전담 촬영감독이 됐다. 두 사람 외에 피터 드밍도 촬영을 맡을 뻔했으나 당시 <스크림 3> 촬영 중이라 무산됐다.

_테디의 운전면허증 만료일은 2001년 2월 29일. 사실 이날은 존재하지 않는다. 2001년은 윤달이 아니라 2월 28일까지만 있으니까.

_도드에게 쫓기던 레너드가 차를 타고 도주할 때, 코믹스 가게 앞을 지난다. 이때 배트맨과 슈퍼맨 로고가 보이는데, 놀란은 훗날 <다크 나이트> 삼부작을 연출하고 <맨 오브 스틸>을 제작한다.

_라디오헤드의 '파라노이드 안드로이드'를 엔딩 곡으로 사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음원 사용료가 저예산 영화에서 내기 버거운 수준이라서 포기했다. 대신 데이빗 보위의 '썸띵 인 디 에어'가 엔딩 크레딧 곡으로 선택됐다.

새미 역의 스티븐 토보로스키

_새미 역 스티븐 토보로스키는 실제로 기억 상실 경험이 있다고 놀란에게 말했다. 수술을 위해 진통제를 맞았는데, 그 부작용으로 기억상실이 온 적 있다고. 인터뷰에서 자신의 경험 때문에 새미역에 캐스팅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고. 흑백 시퀀스에서 새미가 하는 대사는 대부분 스티븐의 즉흥대사다.

전도체에 약한 전기를 흘려 무의식적 기억력을 확인하는 테스트

_새미가 받는 '전기 테스트'는 중증 간질로 뇌수술을 받고 기억손실증이 온 실존 인물 헨리 구스타브 몰레이슨(H.M.)의 치료 사례에서 가져왔다. 실제 사례는 의사가 전기 충격을 주는 버저를 손에 숨기고 환자와 악수하는 방식. 이를 반복적으로 하자 H.M.은 조건 반사적으로 의사와의 악수를 거절했다. 이런 사례가 있기 때문에 레너드는 새미를 '심리적 요인으로 인한 기억 손실'로 보고 보험 처리를 거절한 것.

_모텔 주차장, 레너드의 차 옆 하얀 혼다 차량은 크리스토퍼 놀란의 차다.

_테디의 전화번호 555-0134는 <파이트 클럽> 말라 싱어(헬레나 본햄 카터)와 똑같다.

_레너드의 아내가 읽는 책은 로버트 그레이브스(Robert Graves)의 로마 역사 소설 「나는 황제 클라우디우스다」. 극중 표지가 나오지 않는데, 첫 페이지을 보고 팬들이 찾아냈다.

_메인 포스터의 드로스테 효과(한 이미지 안에 같은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담는 기법)는 자신의 단편 <두들버그>에서 가져왔다.

드로스테 효과를 활용한 <메멘토> 포스터

_놀란이 워너브러더스와 작업하지 않은 유일한 영화. 놀란이 직접 제작비를 조달한 데뷔작 <미행>을 제외하면 사실상 유일한 영화라고 볼 수 있다.


! 스포일러 주의 !

_레너드가 익명의 상대와 전화를 하는 흑백 장면. 레너드는 자신도 모르게 5, 1, 3, 4 버튼을 가리키곤 한다. 이는 테티의 전화번호 555-0134를 암시하는 것으로 레너드가 테디와 통화 중임을 은연 중에 드러낸다.

_새미가 아내의 죽음 이후 정신병원의 의자에 앉아있는 장면. 멍하니 있는 새미 앞으로 한 사람이 지나갈 때, 새미가 약 0.5초 사이에 레너드로 바뀌어있다. 아주 잠깐동안 새미가 레너드 자신임을 명백하게 보여준다.

_모든 걸 알게 된 레너드는 타투 가게로 향한다. 이때 환상 속 그는 아내와 함께 있고, 가슴팍엔 (영화에서 언급하듯) 복수를 끝났다는 의미로 '내가 해냈다'는 문신을 새겼다. 하지만 그는 또다른 '존 G'를 만들었기에 현실 속 그에겐 가슴팍 문신이 당연히 없다.

_레너드가 지미를 공격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 래리 홀든(지미 역)은 가이 피어스에게 진짜로 공격하라고 했다. 그가 잊고 있던 사실. 가이 피어스는 아마추어 보디빌더였을 만큼 신체 능력이 좋았던 것. 래리는 해당 장면을 촬영할 때 멍이 들었다.

지미 역의 래리 홀든

_존 G라는 이름은 올리버 색스 박사의 저서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라는 책에서 등장한다. 그는 레너드와 같은 기억손실증을 앓으며 새로운 기억을 만들지 못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레너드는 극중 존 G라는 인물을 추적하고, 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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