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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에도 스타일이 있다, 스타일리시한 액션 영화 6

조회수 2020. 8. 22.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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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객원 기자 김명재

옷에만 스타일이 있는 건 아니다. 피와 땀으로 얼룩진 액션의 세계에도 다양한 스타일이 존재한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2020)는 정제된 스토리와 독보적인 액션 스타일로 코로나 19에 의해 굳어 있던 영화관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코로나 19와 기나긴 장마로 인해 유독 힘들었던 2020년의 여름, 사람들에겐 잠시나마 이를 잊게 해 줄 액션 영화가 필요했던 게 아닐까. 오늘은 독보적인 스타일로 사람들의 근심을 부숴버리는 스타일리시한 액션 영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감각적이고 시원스런 액션으로 긴 장마의 눅눅함을 잊어보자.



대사할 시간에 한 명이라도 더 쏜다 - '존 윅' 시리즈

<존 윅>(2014)

'OO할 시간에 존 윅은 한 명 더 죽였습니다' 밈이 있을 정도로 존 윅의 액션은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다. 액션 영화계의 판도를 바꿨다고 해도 좋을 만큼 <존 윅> 시리즈는 기존의 액션 영화와 다른 길을 선택했다. 총 한 자루 들고 가서 무작정 뛰고 쏘고 부딪히는 기존의 액션 영화와는 달리, <존 윅> 시리즈는 무기 선정부터 마치 코스 요리처럼 준비되어 있다. 근접, 주무기, 보조무기로 나누어 적의 형태, 상황에 따라 무기를 달리했다. 게다가 액션 영화에선 당연히 생략되던 재장전마저 액션의 일부분으로 소화해냈다. 이처럼 기존 액션영화의 매력이 호쾌함이었다면 <존 윅>의 매력은 디테일, 정교함이다. 

'액션만큼은 존 윅을 따라갈 수 없다'는 말이 있을 만큼, <존 윅>의 액션은 말이 필요 없다. 적을 한 대 가격하여 무장해제를 시킨 후, 적의 머리를 쏴 버리는 '모잠비크 드릴(Mozambique Drill)' 방식은 존 윅의 트레이드 마크와 같다. 결코 살아남을 여지를 주지 않는 프로페셔널한 킬러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방식이기도 하다. 멋진 대사 한마디 없이 오로지 목표만을 노리는 존 윅의 집요한 의지는 그가 얼마나 목표지향적인 인간인지를 보여준다. '죽이지 않으면 죽는다'를 온몸으로 보여주는 존 윅. 화려함보다 긴장감과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그는 킬러 액션의 정수를 그대로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담벼락 하나를 넘어도 본새 폭발, 파쿠르 액션 - <13구역>

<13구역>(2004)

다른 거 다 필요 없고 시원한 액션이 필요한 사람은 모두 주목! '내가 가는 곳이 곧 길이다'를 몸소 실천한 파쿠르 액션을 보고 싶다면 <13구역>으로 모이자. 파쿠르란 A지점부터 B지점까지 맨몸으로 지형 및 사물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여 이동하는 걸 말한다. 벽을 뛰어넘거나 작은 틈새로 몸을 밀어 넣는 등,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이동하는 걸 지향하는 틀에 얽매이지 않은 스포츠다. <13구역>은 파쿠르 창시자인 데이비드 벨이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되었다. 원조의 액션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미 볼 이유는 충분하다. 

영화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13구역>은 자신이 '액션' 영화임을 제대로 보여준다. 와이어 액션, 스턴트맨의 대역, CG는 전혀 없이 100퍼센트 실제 액션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화려한 액션을 관객들에게 자랑한다. 


사람이 아닌 것 같아요, SF액션 - <업그레이드>

<업그레이드>(2018)

호러 맛집으로 불렸던 블룸하우스가 야심차게 선보인 SF액션 영화 <업그레이드>는 말그대로 액션 세계의 업그레이드를 보여줬다. 블룸하우스는 <겟 아웃>, <23 아이덴티티>, <해피 버스데이> 등 기존의 공포 영화 장르를 비틀어 그들만의 공포 영화 장르를 개척해왔다. 트렌디하고 센스 있는 영화 스타일로 사랑을 받아 온 블룸하우스는 공포에서 그치지 않고 SF 액션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인공지능에 의해 조작되는 인간'이라는 간결한 이야기를 <업그레이드>는 액션을 통해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 자칫하면 고루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영화는 기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각잡힌 액션을 통해 기묘한 이질감을 주입한다. 특히 인물은 움직이지 않고 주변 화면만 움직이는 '록 캠 & 록 스텝' 촬영 기법으로 화려한 CG 없이도 액션에 속도감을 더하고, 기계적인 움직임을 잘 캐치해냈다. SF영화는 저예산으로 불가능하다는 편견을 깨고, 장르적 특징들도 부숴버린 <업그레이드>. 액션 영화계의 업그레이드를 이뤄냈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신사의 액션 -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2015)

액션 영화가 주는 원초적인 쾌감을 느끼고 싶다면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이하 '킹스맨')를 보면 된다. 점점 리얼함을 추구하는 액션 영화들 사이에서 <킹스맨>은 '007 시리즈'의 복고 향기가 진하게 난다. <007 문레이커>(1979)의 플롯 골격을 따르고 있는 이 영화는 칼날이 튀어나오는 구두, 라이터 모양 수류탄 등 '007 시리즈'에 대한 오마주가 가득하다. 

섹시하고 세련된 <킹스맨>만의 독보적인 액션 덕분에 관객들은 눈이 즐겁다. 액션 신은 카메라의 줌인아웃으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넘어간다. 절제 속에 영상미까지 놓치지 않았다. 가젤(소피아 부텔라)의 액션은 마치 댄스 대결을 보는 것 같다. 그의 액션은 무용수였던 그의 특징을 살려 브레이크 댄스와 액션을 결합한 결과다. 우아하면서도, 강렬하다. 캐릭터의 성격에 따라 액션 스타일도 다르다. 콜린 퍼스는 농후하고 절제된 액션을, 태런 애저튼은 단단하고 에너지 넘치는 액션을, 가젤은 화려하면서 역동적인 액션을 선보였다. 누구를 포커스로 두던 유쾌하고 호쾌하니 관객은 그저 즐기면 된다.


액션의 정수 - <킬 빌>

<킬 빌 - 1부>(2003)

쿠엔틴 타란티노의 세계 정수를 담은 단 하나의 작품, <킬 빌> 시리즈다. B급 액션 영화에 대한 감각적인 오마주가 가득 차 있는 <킬 빌>은 절제라곤 모르는 폭력의 폭주기관차 같다. 마치 깍둑썰기 되는 사람들(!)과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뿜어져 나오는 피가 이 영화의 정체성을 말해주는 듯하다. 폭력이 예리하게 날 서 있지만, 연출이 이를 단순한 슬래셔 무비가 아닌 감각적인 액션 영화로 만든다. 

마치 DJ가 믹싱을 하듯, 인용을 타란티노 취향대로 버무려 만든 <킬 빌>은 70년대 아시아 액션 영화에 대한 타란티노의 애정이 짙게 묻어난다. <킬 빌>은 보여줄 수 있는 액션은 모조리 모아서, 세상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액션을 완성해냈다. 특히 청엽정 결투는 검술, 쿵푸 액션의 집대성했다. 이 장면에서 1대1, 2대1, 88대1 등 대립하는 인물의 수부터 컬러, 흑백, 실루엣처럼 편집의 방식까지 보여주어 액션 영화의 교과서로 등극했다. 


한국에도 있다 -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2020)

'난 극장에서 보고 싶은데?'하는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방구석 영화관 말고 진짜 영화관에서 피서를 보내고 싶은 이들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 주목하자. 올해 침잠해 있던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 넣는 영화가 드디어 나타났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황정민과 이정재, 두 남자의 집요한 추격전으로 스토리는 간결하다. 태국 조직에 납치된 딸을 구하려는 아버지 인남(황정민)과 그를 죽이려는 남자, 레이(이정재) 두 사람의 치밀한 대결이다. 직선적인 스토리라인은 단조로울 수도 있지만 그만큼 액션에 집중할 수 있다. 하드보일드 액션 스릴러라는 장르에 무척이나 충실하다. 

액션신에서 리얼한 타격감을 살리기 위해 '스톱모션' 촬영기법을 사용했다. 스톱모션 촬영기법은 여러 대의 카메라가 프레임을 나눠서 촬영하는 것으로 배우들이 스턴트 없이 액션을 모두 소화해 내야 한다. 덕분에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배우들의 맨몸 액션이 눈에 띈다. 홍경표 촬영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느리게 찍고, 그 다음에는 고속으로 찍은 후 촬영 장면들을 섞어서 관객들이 액션에서 신선하고 새로운 느낌을 받기 원했다"고 말했다. 편집을 통해 때리는 '척'을 하는 게 아닌, 진짜 액션을 보고 싶다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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