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자폐아, 평일엔 살인마? 연기력 화제인 배우들

조회수 2020. 8. 19.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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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문선우 기자

영화‧드라마 작품성에 있어서 배우의 연기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크다. ‘배우의 연기가 개연성’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극의 흐름과 보는 이의 몰입력을 좌우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인물을 소화하는 배우의 연기력이다. 최근 인상 깊은 연기로 화제가 됐던 배우들을 모아봤다. 이들의 차기 행보에도 주목해 보시라.


출처: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사이코지만 괜찮아> 장영남

김수현과 서예지가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이끌어가는 동력이 떨어질 때쯤, 제작진의 비장의 무기가 베일을 벗고 칼날을 드러냈다. ‘괜찮은 병원’의 수간호사 박행자를 연기한 장영남이다. 환자들을 누구보다 열심히 돌보며 괴짜 원장 오지왕(김창완)과 티격태격 케미를 선보이는 등 소소한 재미를 담당했던 그였기에 충격은 더욱 크게 다가왔다. 잠시 주춤했던 스토리에 활력이 붙은 건 그때부터였다. 특유의 발성과 서늘한 미소를 내세운 소름 돋는 연기력은 문강태(김수현)와 고문영(서예지)도 모자라 시청자들의 멘탈까지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출처: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사이코지만 괜찮아>, <모범형사> 오정세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진 주인공은 문강태도, 고문영도 아닌 문상태다. 발달장애 3급의 고기능 자폐를 앓고 있는 상태는 나비만 보면 발작을 일으키며 강태의 인생을 어둡게 만들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강태를 살아있게 지탱해 주는 존재다. 매회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지만 입만 열면 팩폭(팩트 폭행)을 날려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기도 한 진정한 주인공이었다. 상태를 연기한 오정세의 인기가 수직 상승세를 탄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지난해 <극한직업>, <동백꽃 필 무렵>, <스토브리그>로 출연작마다 흥행과 시청률‧화제성을 갱신한 그. 실제 자폐를 앓고 있는 시청자가 오정세의 연기를 진짜로 착각해 만나게 된 후일담도 유명하다. 한편, <사이코지만 괜찮아>와 동시에 방영 중인 <모범형사>에선 살인 의혹을 받고 있는 오종태 역으로 출연해 악역의 면모를 보여주는 중이다. 순수했던 상태와는 정반대에 있는 인물로, 네티즌들은 “동일한 배우라 해서 놀랐다”, “진정한 연기파 배우”라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출처: JTBC <모범형사>

출처: JTBC <모범형사>

<모범형사> 장승조

오정세의 연기를 보기 위해 무심코 <모범형사>를 틀었다 눈에 든 배우가 하나 있었으니. 서부 경찰서 강력 2팀 형사 오지혁 역의 장승조다.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아 플렉스는 기본, 경찰대 출신 엘리트다운 두뇌로 빠른 추리와 사건 해결까지 막힘없는 소위 ‘능력캐’다. 거기에 장승조의 잘생긴 외모와 오랜 뮤지컬 배우 생활로 다져진 연기력까지 더해지니 한번 보면 빠져들 수 밖에 없다. 장승조는 2017년 MBC 드라마 <돈꽃>에서 장부천 역으로 장혁에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드러내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tvN 드라마 <남자친구>에서는 송혜교의 전 남편으로 출연한 바 있다. 이번 <모범형사>에서도 대선배인 손현주와 형사 파트너로 호흡을 맞추며 연기자로서 입지를 확장해 가는 데 성공했다.


(왼쪽부터) 이상이, 이초희

<한 번 다녀왔습니다> 이상이-이초희

한가로운 주말 저녁, 3040 시청자들의 광대를 책임지는 커플이 있다. 36%로 압도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KBS2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이하 <한다다>) 재석-다희 커플이다. 풋풋함에 엄마 미소는 기본, 귀여움에 치솟는 광대는 아플 지경이다. 막내 커플이자 겹사돈을 예고하며 시청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재석과 다희는 배우 이상이와 이초희가 연기했다. 둘 다 <한다다>를 통해 데뷔 이래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중이라고.


뮤지컬 <그리스>로 데뷔해 뮤지컬 배우로 왕성하게 활동했던 이상이는 지난해 <동백꽃 필 무렵>에서 필구(김강훈)의 야구 코치 양승엽으로 출연해 소소한 웃음을 책임졌다. 생활 연기와 능청스러움이 자연스러운 배우다. 다희 역의 이초희는 영화 <파수꾼>으로 데뷔, 조연으로 작품활동을 이어가다 <한다다>를 통해 첫 주연을 맡았다. 통통 튀면서도 다채로운 감정들을 폭넓게 표현하는 연기가 장점이다. 두 배우 모두 차기작은 정해지지 않았다.  


영화에서는?

<반도>, <강철비2: 정상회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세 여름 영화가 격돌한 극장가. 작품에 대한 호불호 설전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이 배우들의 연기엔 호평만이 가득했다. <반도> 구교환, <강철비2: 정상회담> 신정근,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박정민이다.

출처: <반도>

가장 먼저 <반도>에서 좀비로 폐허가 된 땅을 탈출하고자 하는 욕망에 사로잡힌 서 대위를 연기한 구교환은 황중사(김민재)와의 신경전으로 묘한 긴장감을 유발하며 극의 재미를 끌어올렸다. 개봉 후 <반도> 최고의 신 스틸러로 등극, 관객들로 하여금 서 대위의 과거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했다. 구교환은 <메기>, <4학년 보경이> 등 독립 영화에서 쌓아 온 탄탄한 연기력으로 이미 충무로에서는 오래전부터 기대주였다. 현재 차기작으로 류승완 감독의 신작 <모가디슈> 촬영을 마쳤으며, 넷플릭스 드라마 <D.P 개의 날> 출연을 검토 중에 있다.

출처: <강철비2: 정상회담>

긴 시간 끝에 빛을 본 배우도 있다. 분명 낯이 익은데 이름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는 그 배우, 신정근이다. <강철비2: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잠수함 백두호의 부함장 장기석 역을 연기했다. 잠수함 속, 이념을 두고 빚어진 균열과 발생된 비상사태에 군인의 강직함으로 흔들림 없이 제 임무를 다하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정우성과 곽도원, 유연석을 제치고 존재감을 발한 신정근은 <강철비2: 정상회담>을 통해 53살의 나이에 늦깎이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다.

출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박정민 역시 파격적인 변신 시도로 주목받으며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두 남자의 추격전을 그린 하드보일드 액션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암살자 인남(황정민)의 조력자 유이로 분한 박정민은 그간 작품에서 보여준 바 없는 모습으로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박정민의 존재감이 극적일 수 있었던 건 제작진의 공이 컸다. 예고편과 스틸컷에서조차 그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제작진의 ‘히든카드’였던 박정민이 신스틸러의 자리에 앉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영화를 관람한 네티즌들은 “박정민이 왜 포스터, 예고에 없는지 알았다”라며 “(박정민은) 올해의 히든카드였다. 황정민, 이정재 사이에서 존재감 제대로 각인 됨”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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