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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판 공개 발표한 미국 국민 드라마 <오피스> 베스트 에피소드 5

조회수 2020. 8. 15.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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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인턴기자 이지연

<프렌즈>만큼, 아니 <프렌즈>보다 많은 사랑을 받은 미국 국민 TV 시리즈 <오피스>. NBC가 지난 7월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을 런칭한 가운데, NBC 드라마 <오피스>는 올해 말 미국 넷플릭스와의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다. (※한국 넷플릭스에는 <오피스>가 없다. 왓챠에서 <오피스>를 만날 수 있다.) 작년 6월 계약 종료 소식이 보도된 후 넷플릭스로 <오피스>를 끊임없이 돌려 보던 팬들의 아쉬운 소리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는데, 최근 이들을 달래 줄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2021년 1월 피콕에서 새로 공개될 <오피스>의 각 에피소드가 미공개 컷을 포함한다는 것!

소식 듣고 신난 우리 마음.gif

<프렌즈>가 HBO Max로 옮겼을 때 미국 넷플릭스의 구독자들이 대거 민족 이동(?)을 했던 것에 이어, 이번에는 피콕으로 2차 민족 이동을 할 것만 같은 큰 한 방이다. 9개 시즌에 이르는 이 시리즈의 회당 러닝타임은 30분이다. 아쉽게 잘려 나갔을 장면이 수없이 많았을 터. 이제 30분보다 더 오래 웃을 수 있게 된다는 사실에 벌써 행복하다. 그냥 기다리기는 아쉬우니 미국 매체 '스크린랜트'에서 선정한 <오피스> 베스트 에피소드 5를 정리해보기로 한다.


해변 야유회 | Beach Games
시즌 3 에피소드 23

제지회사 던더 미플린의 스크랜튼 영업지점장 마이클 스캇(스티브 카렐). 본사 CEO에게서 뉴욕 지점에 자리가 나 면접에 참여하라는 소식을 듣는데. 면접을 보기도 전에 전근을 확신하고, 직원들과의 마지막 추억을 만들기 위해(혹은 또 하나의 엉뚱한 일을 벌이기 위해) 워크숍을 계획하는 마이클. 야유회의 하이라이트는 이상하다 못해 기상한 마이클 기획·진행 서바이벌 게임이다. 눈 가리고 숟가락으로 달걀 옮기기 경주, 핫도그 빨리 먹기, 스모를 빙자한 정체 모를 레슬링, 불타는 석탄 위로 걷기 등의 종목으로 구성된다. 글로만 봐도 마이클 머리에 도대체 뭐가 든 건지 궁금해지지 않는가.

이런 말도 안 되는 경기 종목들을 차치하더라도 이 회차가 의미 있는 이유는, 짐 핼퍼트(존 크래신스키)와 팸 비즐리(제나 피셔)의 관계가 새 국면을 맞는 순간을 그렸기 때문이다. 석탄 위로 걷기 종목에서 우승한 팸이 용기를 얻고 모두 앞에서 자신이 약혼을 깬 이유와 짐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것! 짐♡팸 커플을 애정하던 시청자로서, 그동안 꼬이고 꼬였던 둘의 관계를 한순간에 풀어버린 팸의 직진 고백이 너무도 반가웠다.


오피스 올림픽 | Office Olympics
시즌 2 에피소드 3

마이클이 집을 계약하러 드와이트 슈르트(레인 윌슨)와 잠시 외출했다. 드와이트가 사무실을 비우니 짐은 지루하다. 짐은 능력 있는 영업맨이기도 하지만 드와이트 놀리는 재미로 출근하는 사람이기 때문. 그를 권태로부터 구원해준 것은 제1회 던더 미플린 올림픽이다. 종목은 '입에 m&m 많이 넣기', '종이 상자 부츠 경주'의 식. 알루미늄 요구르트 뚜껑이 메달을 대신한다. 그 점장에 그 직원들이다.

사무실로 돌아온 마이클은 집 계약이 마음처럼 되지 않아 상심이 크다. 긴 하루를 보내고 온 그에게 직원들이 선사하는 금 알루미늄 요구르트 껍데기(금메달). 메달 수여식을 지켜보는 직원들의 시선이 이날 만큼은 따뜻했다. 무심함과 까칠함으로 일관하던 스탠리 허드슨(레슬리 데이빗 베이커)마저 이날은 마이클을 따스한 눈길로 바라봤다. 때로는 금과 같은 보화보다도 소소하더라도 진실된 배려가 큰 위로를 주는 법. 메달을 받은 마이클의 눈에 눈물이 고였을 때 내 마음도 퍽 뭉클했다. 시리즈에서 마이클은 줄곧 비난받아 마땅할 터무니없는 장난들로 직원들을 괴롭히기 일쑤인데. 그 감당하지도 못할 장난의 끝엔 항상 주변 눈치를 살피는 마이클의 불안한 눈빛과 직원들의 경멸에 찬 눈초리가 있었다. 이렇듯 콩가루 같은 던더 미플린 스크랜튼 점이지만 나름대로 진하게 유대하고 있음을 증명한 이 에피소드. 괜히 찡한 이 에피소드를 유독 아끼는 이가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안전 교육 | Safety Training
시즌 3 에피소드 20

또 하나의 아이코닉한 에피소드. 이 괴이(?)한 시리즈, 그중에서도 보배 같은 에피소드라는 평을 받는 '안전 교육'이다. 본인이 던진 허무맹랑한 드립들을 주워 담지 못하는 마이클. 그의 무모함과 어설픔의 극치를 보여주는 회차다. 우울증의 위험성을 직원들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게 하려고 마이클이 선택한 방법은 자살 소동이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마이클은 죽는 시늉조차 못 할 쫄보라는 것을.

시험 삼아 옥상에서 땅에 미리 설치해둔 트렘펄린 위로 수박을 던지자, 수박은 그대로 한참을 튕겨 나와 자동차에 부닥쳐 산산이 조각나버린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마이클의 흔들리는 눈동자에 한번 웃고, 마지막 장면에서 자신의 차가 수박 잔해로 뒤덮여 있는 것을 발견한 스탠리의 당황한 표정에 한 번 더 웃는다. 이보다 고전적일 수 있을까.


돈 | Money
시즌 4 에피소드 7

다시 짐X팸 이야기다. 시즌 3 막바지에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짐과 팸은 시즌 4 드디어 커플이 되어 돌아온다. 어쩜 이름도 짐과 팸인 이 커플 사이에 그동안 수많은 꽁냥 모먼트가 있었지만, 이 에피소드만큼 그들의 데이트 장면을 오래 보여준 회차도 없었다. '돈'은 짐과 팸의 첫 1박 여행을 담았다. 사실 이 여행의 포인트는 이들이 묵는 곳에 있다. 드와이트가 사탕무 농장 체험 민박을 운영한다는 사실을 안 짐과 팸이 언제나 그렇듯 드와이트를 놀리려는 심산에서 얼떨결에 숙소 예약을 한 것. 드와이트가 농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전부터 몇 번 언급된 바가 있었기에 알고 있었으나, 뜬금없이 농장 체험 민박이라니. 심지어 프로그램 구성도 탄탄하다. 드와이트 사촌이자 농장 공동소유자인 모스(마이클 슈어)의 탁자 만들기 시범, 외양간 관광, 그리고 드와이트가 취침 전 직접 읽어주는 '해리포터와 불의 잔'까지.

이 에피소드에서 짐과 팸의 투샷보다 더 기억에 남는 장면은 모스의 첫 등장신일 것이다. 짐과 팸이 농장에 도착하자 산양마냥 차를 따라 뛰던 모스의 몸짓은 인상적이다 못해 충격적이었다. 팬들 사이에서 이 장면의 타이틀은 'Mose Runing After The Car(차를 따라 뛰는 모스)'로 고유 명사화 됐다. 모스를 연기한 마이클 슈어는 사실 <오피스>의 작가.


드와이트의 뇌진탕 | The Injury
시즌 2 에피소드 12

이 에피소드가 특별한 이유는 별거 없다. 양면 그릴 팬에 손도 아니고 발 화상을 입은 마이클. 이 황당한 사건이 '마이클다움' 그 자체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사무실에 다급하게 전화를 건 마이클은 다쳤다며 다짜고짜 본인을 데리러 오라고 하는데. 그가 다친 이유를 설명하자면 이렇다. 마이클은 아침에 베이컨 냄새를 맡으며 일어나는 것을 좋아한다. → 그래서 매일 밤 자기 전 베이컨 여섯 줄을 그릴 위에 올려 둔다. → 아침에 눈을 뜨면 그릴을 켠다. → 다시 잔다. → 구워지는 베이컨 냄새에 기분 좋게 잠에서 깬다. → 오늘은 일어나서 그릴을 제대로 밟은 것뿐이다. 이상.

마이클 발에 보호차 감싸둔 뽁뽁이를 야금야금 터뜨리고는 "발을 어디로 배송하시는 거죠?"라며 조롱 쐐기 멘트 던지는 짐. 더없이 완벽하다. <오피스> 식 개그의 정수다. 킬포 파티인 이 에피소드도 진심으로 애정한다!


스티브 카렐이 쇼를 떠나고, 많은 시청자가 <오피스>에 등을 돌렸었다. 마이클의 송별회 에피소드와 그가 떠나자마자 줄줄이 등장했던 스타 게스트에는 나름대로 만족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빈 자리를 메꿀 수 없다고 생각했던 팬들이 꽤나 많았던 것이다.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는 듯 위 다섯 에피소드 모두 마이클이 떠나기 전의 던더 미플린이다. 그래도 아홉 시즌 동안 말도 안 되는 에피소드로 우리를 적잖이 웃겨준 <오피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면들을 맛보기로 소개하며 마무리해본다.

파일럿부터 취향 저격이었던 <오피스> 시즌 1 에피소드 1
와이트를 따라한 짐
드와이트
짐을 따라한 드와이트

또 다른 <오피스> 기사로 돌아오길 바라며, 유독 다사다난했던 2020년이 빨리 지나가고 <오피스> 감독판과 함께 2021년이 오기를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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