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민이 촬영 중 살찐 이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비하인드스토리

조회수 2020. 8. 14.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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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출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포스터

이 영화, 참 뜨겁다. 이열치열이라고 했던가, 8월 5일 개봉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개봉 직후 꾸준히 1위 자리를 지키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태국을 배경으로 아이를 찾으려는 인남(황정민)과 인남을 쫓는 레이(이정재)의 추격전은 관객들에게 특별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주고 있다. 이 독특한 영화를 한층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비하인드스토리를 이 자리에서 소개한다. 


출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시나리오 표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원래 제목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워킹 타이틀(정식 제목을 정하기 전 프로젝트명)은 <모래의 요정>이었다. 시나리오상에서 유민(박소이)이 등장할 때 들고 있는 책 제목이다. 소원을 들어주는 요정에 대한 동화라고 한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주 기도문에서 가져온 제목. 홍원찬 감독은 이 제목을 붙일 때도 정식 제목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맞아서 그대로 정식 제목으로 채택됐다.

18세요? 제가 잔인한 걸 싫어해서…

항간에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잔인한 장면을 많이 잘랐다는 루머가 있지만, 홍원찬 감독은 본인이 하드고어한 것을 싫어해 피 나오는 장면을 촬영하지 않거나 보여주지 않는 방향으로 촬영했다고 한다.

출처: 홍경표 촬영감독

세트촬영 이제 그만^_ㅠ

홍경표 촬영 감독은 전작에서 세트촬영이 많아 지겨웠다며 태국 로케이션 촬영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차기작으로 선택했다. 다양한 장르를 소화한 홍경표 촬영감독이지만, 이렇게 본격적인 액션 영화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처음이라고. 참고로 그가 말한 '세트촬영이 많은 전작'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다.

하루에 30분, 무조건 3일 안에!

홍경표 촬영감독은 인천에 답사 갔을 때 노을이 지는 풍경을 보고 홍원찬 감독에게 이걸 영화에 담고 싶다고 말했다. 그 노을은 하루에 딱 30분만 볼 수 있는 풍경. 홍원찬 감독은 이 장면 촬영을 위해 3회차를 뺐다. 모든 스태프가 현장에서 노을이 지는 걸 기다려서 그 장면을 촬영할 수 있었다.

두 배우의 연기와 분위기에 대사가 없어지는 매직

인남과 레이가 처음 만나는 장면을 찍을 때, 대사를 넣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홍원찬 감독은 두 남자가 서로를 보자마자 '너구나' 직감하는 걸 관객들도 알 수 있을 것이라 믿고 대사를 넣지 않았다. 홍원찬 감독은 그 장면 외에도 촬영을 하면서 대사를 많이 삭제했다고 밝혔다.

홍경표 촬영감독이 공개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스틸컷
이정재의 행복한 웃음을 보라

촬영장 해피 바이러스는 현장 스태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80%는 태국 로케이션 촬영. 이정재는 경험이 많은 현지 스태프들이 참여했고, 그들의 친근한 에너지가 촬영에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영화는 일본, 한국, 태국에서 촬영했는데 일본은 회색톤으로 컨셉을 잡고, 인천은 밤 장면으로 구성했다. 태국 촬영에선 빛을 포착하기 위해 밤 장면을 낮 장면으로 돌리기도 했다. 

신세계 오마주 아닙니다~

영화 초반 엘리베이터 액션 장면은 황정민이 출연한 <신세계> 장면("드루와")을 오마주했다는 오해 아닌 오해를 받았다. 홍원찬 감독은 그 장면은 오마주가 아니며 영주(최희서)가 그때의 시간, 기억에서 벗어날 수 없단 걸 공간으로 형상화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 장면은 피 묻은 영주의 표정을 마지막으로 끝난다.

영주를 연기한 최희서
이정재는 레이 역을 위해 많은 아이디어를 냈다.

이정재? 레이!

이정재는 평소 캐릭터에 대한 비주얼을 스태프들에게 맡기는 편이다. 자신의 아이디어 때문에 캐릭터가 아닌 '이정재'가 보일까 봐. 하지만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레이는 자신의 상상력을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그는 첫 미팅 날, 자신이 생각한 레이의 비주얼과 비슷한 사진들을 USB에 담아 가 제작진과 공유했다. 온몸의 타투, 얼음으로 피를 닦는 장면도 이정재의 아이디를 반영했다.

레이가 처음 등장하는 장례식 장면

흰 코트의 미학

고레다 장례식에 참석한 레이는 흰 코트를 입고 있다. 이정재는 레이가 '남들 시선 따윈 신경 안 쓸 인물'이기에 모두가 검은 정장을 입는 장면에서 이 의상을 입는 걸 제안했다. 홍원찬 감독도 검은 정장 사이에서 흰 코트를 입은 레이가 대비돼 캐릭터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참고로 영화로는 이 장면이 레이의 첫 등장이지만, 원래 시나리오상에선 클럽 장면이 하나 있었다. 그런데 이 장면의 분위기가 레이의 등장에 적합해 클럽 장면을 삭제했다. 이정재는 자신의 분량이 줄어드는 게 싫어서 반대했다는 농담을 덧붙였다. 

레이 레이, 아이스커피♩

레이가 먹는 아이스커피에도 비화가 있다. 홍원찬 감독은 '레이에게 살인이 일상적인 느낌이면 좋겠다'고 주문했고 이정재는 아이스커피라는 소품으로 이를 표현했다. 특히 태국에선 아이스커피에 굵은 얼음 대신 잘게 쪼갠 얼음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정재는 '덩어리가 큰 얼음이 들어있고 빨대가 꽂혀있는 아이스커피'를 준비해달라고 스태프에게 따로 부탁하기도 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유이를 연기한 '작은 정민' 박정민

박정민의 000에 스태프도 놀랐다

유이 역을 맡아 극중 여성 의상을 입고 등장한 박정민. 그의 모습에 관객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는 사람들도 놀랐다. 홍원찬 감독은 "바지를 입고 드러나는 라인은 너무 예뻐서 나도 놀랐다"고, 이정재는 "스태프들도 '남자 다리가 어떻게 저렇게 곧지'라며 놀랐다"고 전했다. 이정재는 박정민이 연기할 유이가 너무 궁금해서 현장 편집본까지 봤다. 그는 박정민의 연기를 보고 "영화 홍보 초반에 (유이가) 공개된다면 '황정민 형과 나는 죽겠구나' 생각했"단다. 

왜 이렇게 밥이 맛있어요...?

박정민은 촬영 도중 살이 쪘는데, 다름이 아니라 현장에서 제공하는 밥이 너무 맛있었기 때문이다. 현장에선 한식과 현지 태국 음식이 같이 제공됐는데, 박정민은 뭘 먹어야 할지 못 골라서 둘 다 먹었다고. 이정재 또한 먹는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특히 액션 장면을 찍은 후엔 보상심리가 발동해서인지 저녁에 한식과 소주가 그렇게 생각났다고.

태국의 '겨울'

뜨끈한 여름이 사실은 겨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촬영 당시 태국은 겨울이었다. 겨울이어서 34도였다. 이정재 왈 "얼음과 선풍기 없이 촬영이 안 된다". 박정민은 현장에 앉아있으면 스태프가 얼음과 음료수를 계속 가져다 준다고 했다.

이게 세트가 아니라고?

인남과 레이가 싸우는 낡은 건물의 복도는 홍원찬 감독이 10여년 전 답사를 갔을 때 숙었던 모텔이다. 홍원찬 감독은 연출을 맡게 된 후 이건문 무술감독, 홍경표 촬영감독 등과 그 건물을 답사했다. 액션 또한 그곳의 여건에 맞춰서 합을 맞췄다. 복도, 이중문, 외창살 등등은 모두 실제 있는 것. 다만 문이 열리는 방향만 반대로 바꿨다고 한다.

"너무 좋았어요^^" 

황정민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태국 촬영 이후 현재 <교섭> 촬영을 위해 요르단에 머무르고 있다. 화상 통신을 통해 국내 행사에 참석한 황정민은 태국 촬영에 대해 "결혼하신 분들은 해외 나가는 거 좋아한다"며 "저도 되게 좋았다"고 말했다.

황정민의 행복한 웃음

액션도 잡고, 감정도 잡고

예고편에도 등장한, 인남이 돌진해오는 레이의 차에 뛰어드는 장면은 이건문 무술감독의 아이디어. 속도감을 유지하되 인남의 감정선 또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라 홍원찬 감독도 동의했다.

이정재는 액션 장면 촬영 도중 부상을 입었다.

촬영 위해 수술 미룬 이정재

이정재는 촬영 도중 어깨 부상을 입었다. 태국에서의 첫 촬영이 갱단을 제압하는 장면이었다. 4~5일 정도 연습하고 4일 동안 촬영했다. 하지만 왼쪽 어깨에 무리가 가면서 파열됐다. 그래서 이후 촬영하는 액션 장면에서도 왼손으로 하는 액션을 최대한 자제했다. 당시 왼쪽 어깨 파열로 수술을 해야 했지만, 촬영을 위해 수술을 미뤘다. 이정재는 이전에 <빅 매치> 촬영으로 오른쪽 어깨를 다쳤을 때도 촬영이 끝나고 수술을 받았다. <오징어게임> 촬영이 끝나면 수술받을 예정이라고 한다.

파격적인 타격감, 그 비결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본 관객들은 액션의 둔탁한 타격감이 꽤 인상 깊었을 것이다. 황정민과 이정재가 무술을 전공한 액션배우처럼 과감한 액션을 펼칠 수 있었던 건 '스톱 모션' 기법을 활용했기 때문. 스톱 모션은 각 움직임을 일일이 따로 촬영한 후 연결해 움직임을 구현하는 방법이다(찰흙을 이용한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스톱 모션 기법을 통해 상대를 정확히 타격하는 순간까지 포착하고 이를 연결해 속도감과 타격감을 동시에 잡은 것. 이건문 무술감독과 홍경표 촬영감독이 액션과 촬영, 두 가지 토끼를 잡기 위해 도달한 합의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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