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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도 흥행 못한 입봉작에서 800억원 벌어들인 감독

조회수 2020. 8. 7.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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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인턴기자 유정아

봉준호의 상업 영화 입봉작은 <플란다스의 개>이다. 현대 사회에 대한 풍자를 블랙 코미디에 담아 심상치 않은 데뷔작이라 주목받았지만, 당시 <플란다스의 개>는 5만 7000명의 관객 수를 기록하며 흥행에서는 참패를 겪었다. 아카데미 4관왕을 거머쥔 봉준호에게도 입봉작은 흥행 면에서 보면 아픈 손가락이다. 이렇듯 쓴맛을 보기 일쑤인 입봉작에서 홈런을 터뜨린 감독들이 있다. 첫 타석부터 확실하게 눈도장 찍은 감독들을 소개한다.


*누적 매출액은 영진위 통합전산망 수치를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변호인> - 양우석 감독
* 누적 매출액 : 약 820억원

*손익분기점(추정) : 250만 명
ㄴ 최종관객수 : 11,375,123명

<강철비 2: 정상회담>으로 돌아온 양우석. 그는 <변호인>, 단 한 작품으로 천만 클럽에 가입한 유일무이한 감독이다. 베테랑 감독의 손길에서 태어났을 것만 같은 깊이감과 드라마틱한 연출을 보여준 양 감독은 <변호인>으로 그해 작품상을 휩쓸었다. <변호인>의 시작은 본래 웹툰용 시나리오였는데, 대학 선배이자 제작자인 최재원 대표를 만나 상업 영화로 제작하게 되었다고. <변호인>은 250만 명이라는 손익분기점을 가볍게 뛰어넘고 1100만 이상의 관객수를 기록했다. 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 <변호인>의 누적 매출액은 약 820억 원이다.  


<엑시트> - 이상근 감독
* 누적 매출액: 약 790억원

*손익분기점(추정) : 350만 명
ㄴ 최종관객수 : 9,426,178명

<엑시트>의 언론 시사 이후 많은 영화 관계자들이 <엑시트>의 흥행을 점쳤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만큼 <엑시트>는 흥행의 요소가 고루 갖춰진 작품이었는데, 그 속에 신선함까지 잘 버무려져 재난 영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 이상근 감독은 비교적 어리고, 실패해도 두려울 게 없는(!) 신인 감독이었기에 이런 과감한 도전을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기존의 한국 재난 영화에서 빠질 수 없던 신파와 악역의 요소를 제하고 재난과 청춘이라는 키워드를 잘 엮어 개운한 재난 영화를 완성했다. 한국 영화계가 신인 감독 양성에 힘써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지점에 있을 터. 입봉작에서 시원한 성공을 기록한 이상근 감독은 790억 이상의 누적 매출액을 기록했다.


<추격자> - 나홍진 감독
*누적 매출액: 약 330억원

*손익분기점(추정) : 약 150만 명
ㄴ 최종관객수: 5,046,096명

작품성과 대중성을 고루 잡았다는, 뻔한 문장을 쓰고 싶진 않지만 <추격자>는 평단과 관객을 두루 만족시킨 작품이다. 독립 영화계에서도 자신만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내던 나홍진은 상업 영화 데뷔작을 통해 완벽하게 날아올랐다. 당시만 해도 <추격자>는 그해의 기대작이 아니었다. 신인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란 이유도 있었지만, 하정우와 김윤석의 티켓 파워가 지금 같지 않았던 때다. 여기다 청소년 관람불가 딱지까지 얹어진 <추격자>는 손익분기점의 벽을 넘기 어려워 보였다. 뒤섞인 우려 속에서 나홍진은 영화로서 모든 걸 증명해냈다. 나홍진 월드로 500만 명 이상의 관객들을 초대했다. <추격자>는 나홍진, 하정우, 김윤석 모두의 출세작이 되었다.


<과속스캔들> - 강형철 감독
* 누적 매출액: 약 530억원

*손익분기점(추정) : 약 150만 명
ㄴ 최종관객수: 8,223,342명

8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과속스캔들>은 박보영의 출세작이자 강형철 감독의 입봉작이다. <과속스캔들>은 힘겹게 세상 밖으로 나온 작품이다. 투자부터 난항을 겪었고, 캐스팅은 더욱더 어려웠다. 박보영이라는 신인 배우를 모두가 반대했고 남자 주인공 역할을 모든 배우들이 거절했다. 아마도 신인 감독이라는 점과 그런 신인 감독이 만드는 코미디 영화라는 요인이 크게 작용했을 터. 제작사와 영화사에서도 소위 대박을 기대하진 않았다고 한다. 영화가 공개된 후 모든 예상이 깨졌다.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껏 보지 못한 스토리 흐름과 코미디 구현 방식은 관객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150만 명이라는 손익분기점을 5.5배 이상 돌파한 <과속스캔들>은 쏠쏠한 수입을 올렸고, 이후 강형철 감독은 <써니>까지 성공시키며 확실한 스타 감독으로 자리 잡았다.


<돈> - 박누리 감독
* 누적 매출액: 약 280억원

*손익분기점(추정): 약 200만 명
ㄴ 최종관객수 : 3,389,125명

지루할 틈 없는 촘촘한 전개로 비수기 시장을 확실하게 공략한 <돈>. 영화는 제목 따라간다더니, <부당거래>와 <베를린>의 조감독을 거쳐 감독으로 데뷔하게 된 박누리 감독은 첫 타석에서 '돈'의 맛을 보게 되었다. 개봉 당시 <돈>은 대진운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피하기 위한 영화사들의 눈치 싸움 끝에 <우상>, <돈>, <악질경찰>, 3편의 한국 영화 기대작이 '2019년 3월 20일', 같은 날 개봉을 하게 되었기 때문. 한석규, 이선균, 류준열 3파전으로 볼 수도 있었던 이 대결은 관객 수만 보자면 류준열이 압승을 거뒀다. <돈>은 약 350만 명의 관객을 기록하며 비수기 시장에서 28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청년경찰> - 김주환 감독
* 누적 매출액: 약 440억원

*손익분기점(추정): 약 200만 명
ㄴ 최종관객수: 5,653,444명

2017년 당시 <청년경찰>의 흥행을 두고 '최약체의 반란'이라는 기사들이 쏟아졌던 기억이 난다. <청년경찰>은 8월 성수기에 개봉한 작품 중 비교적 낮은 관심도에서 시작한 작품이다. 신인 감독의 작품이기도 했지만 비교적 규모도 작은 영화였다. <택시운전사>와 <군함도>라는 텐트폴 영화 사이에서 70억 원대의 규모를 가지고 있었는데, 가성비로는 최강의 흥행을 맛봤다. <택시운전사>가 제작비 대비 6.4배의 매출액을 기록한 거에 비교하자면 <청년경찰>은 6.3배의 매출액을 거뒀다. 계산기만 두드리자면 <택시운전사>와 비슷한 순이익을 창출한 것. 이렇듯 꽃길, 아니 돈길을 걷게 된 김주환 감독의 차기작은 <사자>(2019)였는데 아쉽게도 소포모어 징크스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김주환 감독은 쓴맛을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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