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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로 좀비 제압했다는 1980년 한국 좀비 영화

조회수 2020. 7. 31.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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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

좀비들이 2020년 여름 스크린을 덮쳤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초로 100만 관객을 돌파한 <#살아있다>, 그 흥행 바통을 <반도>가 받아 이어 나가는 중이다.

<부산행> 개봉 이후 대중적인 장르가 된 좀비 재난물. 알고 보면 <부산행> 이전 무려 6편 이상의 한국 좀비영화들이 있었다. 1980년부터 이어진 K-좀비 계보를 정리해봤다. 

괴시(1980) | 초음파로 인해 깨어난 시체


한국 최초 좀비 영화는 1980년에 제작된 <괴시>다. 평화로운 농촌에 피바람이 불기 시작한 건, 해충을 퇴치하기 위한 초음파 송신기를 제작하고서부터. 이 초음파가 시체의 뇌에 자극을 전하며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이 시작된다. <괴시>엔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은 비주얼을 지닌 좀비들이 등장한다. 밀가루를 뒤집어쓴 듯 새하얀 피부 정도가 분장의 전부. 덕분에 호러 난이도는 하(下)다. 태권도로 좀비를 제압해내는 등 곳곳에 녹아있는 한국적 정서(!)가 유독 반가운 영화다.

어느 날 갑자기-죽음의 숲(2006) | 좀비로 변하는 저주 


<어느 날 갑자기>는 동명의 공포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호러영화 시리즈다. 4편의 에피소드 중 <죽음의 숲>은 <괴시> 이후 26년만에 나온 한국 좀비영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금지된 숲에 들어갔다가 좀비로 변하는 저주를 받은 일행의 이야기. 이종혁, 소이현이 출연했다.

이웃집 좀비(2010) | 좀비 바이러스로 초토화된 서울


<이웃집 좀비>는 좀비 바이러스를 소재로 한 여섯 가지 이야기를 묶은 옴니버스 영화다. 피규어 매니아, 어머니와 딸, 좀비를 퇴치하는 경찰 특공대원 등이 좀비와 관련한 독특한 이야기를 펼쳐낸다. 초저예산의 열악함이 B급 무비 특유의 독창성으로 느껴지는 작품. 2009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관객상과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다.

미스터 좀비(2010) | 좀비가 된 치킨 집 사장


능력이라곤 숨 쉬는 게 전부인 치킨 집 사장 영철(원풍연). 하루하루 낙 없이 살아가다 좀비에게 물리고 만다. 그러던 어느 날 사채업자에게 빌린 돈 때문에 가족에게 크나큰 위기가 닥치고, 좀비 영철은 가족을 살리기 위해 온 몸을 던진다. 줄거리만 보면 다소 허무맹랑하지만, 좀비를 소재로 삶의 낭떠러지 끝에 선 소시민의 이야기를 담아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인류멸망보고서 - 멋진 신세계(2012) | 음식물 쓰레기로 인해 생긴 좀비


모든 문제는 분리 수거를 하지 않고 음식물 쓰레기를 한번에 처리해버린 석우(류승범)의 실수로부터 시작됐다. 바이러스로 변이된 음식물 쓰레기가 사료로 만들어지고, 그 사료를 먹은 소와 그 소를 먹은 인간들이 좀비로 변하며 벌어지는 소동을 담은 단편. 류승범과 고준희의 열연은 물론, 고등학생으로 등장하는 마동석, 카메오로 등장한 봉준호 감독 등 배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한 영화다.

무서운 이야기 - 앰뷸런스(2012) | 구급차 안 5명, 이들 중 좀비는?


좀비 바이러스 인한 시체들이 널린 도심. 생존자를 찾는 앰뷸런스에 한 여성(김지영)이 기절한 아이를 데리고 탑승한다. 아이의 팔에서 좀비에게 물린 듯한 흔적을 발견한 의사(조현철). 아이 엄마는 부정하지만, 그의 불안한 표정이 앰뷸런스 안 사람들의 의심을 키운다. 그 와중 좀비 떼가 구급차를 덮치고, 생존자들은 살기 위한 사투를 벌인다. 4편의 이야기로 구성된 <무서운 이야기> 속 마지막 이야기 <앰뷸런스>는 생존 앞에서 기본적인 도덕성을 상실한 인간들의 태도로 공포심을 불어넣는다. 김지영, 조한철, 이예원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연기가 극의 기본기를 탄탄히 다진다.

부산행(2016) | 좀비와 함께 질주하는 KTX 


본격적인 K-좀비 열풍의 시작을 알린 영화 <부산행>. 좀비와 함께 KTX에 탑승한 생존자들이 안전한 도시, 부산에 도착하기까지 목숨 건 혈투를 벌이는 과정을 담았다. 비좁은 공간을 활용한 액션, 속도감 넘치는 전개가 관객의 숨통을 조여오던 작품. 다양한 인간 군상을 통해 한국 사회의 축소판을 담아냈단 점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창궐(2018) | 조선시대와 좀비의 만남


<창궐>은 조선시대 한복판에 좀비, 그 시대 말로 야귀(夜鬼)가 창궐했다는 설정만으로도 흥미를 부르는 영화다. 탐욕스러운 관료들이 왕권을 휘두르는 위기의 조선. 왕자 이청(현빈)이 야귀 떼를 물리치며 진정한 왕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았다. <부산행>의 몇 배로 진화한 좀비들의 비주얼, 파워가 관객에게 섬뜩한 쾌감을 안겼던 작품. 장검, 창, 활 등을 이용한 시원시원한 액션만큼은 호평을 얻기 충분했다.

기묘한 가족(2018) | 애완 좀비 + 비즈니스


좀비 쫑비(정가람)에게 물린 할아버지 만덕(박인환)은 죽긴 커녕 회춘한 모습으로 동네 사람들의 부러움을 산다. 젊어지고 싶은 이들이 쫑비를 찾아와 물어달라 요구하고, 만덕의 가족은 쫑비의 능력(!)을 이용한 비즈니스를 시작한다. 양배추를 주식으로 삼는 쫑비는 어디서도 본 적 없던 유형의 좀비.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빚어낸 신선한 장면들이 쉴 새 없이 이어진다. 다른 건 몰라도 웃음만은 확실히 보장하는 좀비 코미디다.

킹덤(2019~) | 조선시대와 좀비의 만남 2


병든 왕으로부터 시작된 흉흉한 소문. 동래 지율헌에서부터 기이한 역병이 퍼지기 시작하고, 이에 맞서 백성을 구원할 희망은 세자 이창(주지훈)뿐이다. <부산행>이 K-좀비의 시작을 알렸다면, <킹덤>은 K-좀비의 위상을 전 세계에 떨쳤다. 배고픔에 턱부터 들이대고, 엄청난 스피드를 자랑하는 좀비들은 전 세계인을 압도하는 데 성공했다. 신을 뜻하는 영어 단어, God과 발음이 똑같은 조선의 모자, 갓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살아있다(2020) | 좀비 피해 ‘나 혼자 산다’


평소와 같이 느지막이 일어난 준우(유아인)의 앞에 게임 속에서나 보던 풍경이 펼쳐진다. 아파트 베란다 밖으로 사람들이 물고 뜯는 아비규환이 벌어진 것. 준우는 집안에 숨어 목숨을 유지하지만, 수도부터 스마트폰 통신 데이터까지 거의 모든 게 끊긴 데다 음식까지 부족한 집에서 홀로 버티는 일 역시 보통 일이 아니다. <#살아있다>는 좀비라는 소재에 디지털적 고립이라는 상황을 녹여내며 현시대와 가장 밀접한 좀비 재난영화라는 평을 받았다.

반도(2020) | 좀비 아포칼립스를 맞은 한국


<반도>는 <부산행>의 속편이다. 좀비 바이러스 창궐 4년 후, 완전히 폐허가 되어버린 한국이 배경이다. 전작의 몇 배로 확장된 배경을 자유롭게 활용하는 타격감 넘치는 액션이 백미. 4년 동안 더 빠르고 영리해진 좀비 떼와 버려진 땅에서 미쳐버린 사람들, 지옥에서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정교하게 얽혀 전개된다. 극과 극으로 나뉜 생존자들을 통해, 재난이라는 극한의 상황 끝에서도 최소한의 인간다움을 잃지 말아야한다는 메시지를 뚝심있게 전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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