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 되려면 얼마? '다크 나이트' 삼부작 비하인드스토리

조회수 2020. 7. 14.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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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출처: '다크 나이트' 삼부작 포스터

만인이 사랑한 영웅, 모두가 인정하는 삼부작 '다크 나이트' 삼부작이 재개봉했다. 지난 6월 24일 <배트맨 비긴즈>를 시작으로 7월 1일 <다크 나이트>, 8일 <다크 나이트 라이즈>까지 이어지는 삼부작의 여정에 동승한 관객들도 적지 않을 터. 이번 포스트에선 '다크 나이트' 삼부작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한다. 이미 많이 알려졌지만, 아직 접하지 못한 이들, 그리고 최근 영화를 다시 관람한 관객들을 위해 알짜배기를 모아서 정리했다.



배트맨 비긴즈 Batman Begins, 2005

출처: 대런 아로노프스키 버전의 컨셉 아트

。'배트맨 리부트' 프로젝트는 워쇼스키 자매(당시 남매), 대런 아로노프스키를 거쳐 크리스토퍼 놀란에게 도착했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버전은 프랭크 밀러가 시나리오를 썼는데, 브루스 웨인이 노숙자고 배트 케이브는 카센터로 나오는 등 파격적인 설정이었다. 이번 리부트를 삼부작으로 하자는 기획은 놀란 감독이 냈다.

。배트맨/브루스 웨인 역인 조쉬 하트넷, 애쉬튼 커처가 거론됐고 헨리 카빌, 빌리 크루덥, 제이크 질렌할 등이 오디션을 봤다. 드라마 <본즈>의 데이빗 보레아나즈도 캐스팅될 뻔했다. 킬리언 머피도 브루스 웨인으로 오디션을 봤다가 떨어졌는데, 그의 연기가 마음에 든 놀란은 그를 조나단 크레인/스케어크로우에 캐스팅했다. 히스 레저 또한 배트맨으로 오디션을 봤으나 스스로도 배트맨에 적합하지 않은 걸 알았다고 한다.

。악역 전문 게리 올드만이 고든 역에 캐스팅된 이유는, 원래 고든 역으로 캐스팅한 크리스 쿠퍼가 배역을 거절했기 때문. 그래서 악역 캐릭터로 캐스팅한 게리 올드만을 고든 역으로 캐스팅하는 파격적인 선택이 가능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 안소니 홉킨스, 로렌스 피시번, 비고 모텐슨, 다니엘 데이 루이스. 어쩐지 배트맨 측근이 악당 같다.

。안소니 홉킨스가 알프레드, 로렌스 피시번이 루시우스 폭스, 비고 모텐슨/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헨리 듀커드 역으로 제안을 받았다.

배트맨이 아캄 정신병원에서 빌런들과 하룻밤을 보낸다는 스토리의 「아캄 어사일럼」

。크리스찬 베일은 친구가 빌려준 그래픽 노블 「아캄 어사일럼」(그랜트 모리슨 글. 데이브 맥킨 그림)을 읽고 배트맨이란 캐릭터에 관심이 생겼다. 에이전트에게 배트맨 영화가 제작된다면 꼭 자신에게 알려달라고 일러뒀을 정도로. 그는 <배트맨 비긴즈> 오디션을 볼 때 '배트맨'이 아니라 분노로 들끓는 괴물을 연기했는데, 감독과 각본가를 혼란스럽게 하기 위함이었다. 놀란은 '비정상적 상태'에 대한 베일의 해석이 마음에 들어 그를 캐스팅했다.

。크리스찬 베일은 액션 장면 대부분을 직접 소화했음에도, 다른 배우나 스태프들처럼 '배트모빌'에 가까이 가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

크리스찬 베일이 실제로 잠들었다는 장면

。크리스찬 베일이 모건 프리먼, 마이클 케인과 처음 촬영한 장면은 웨인이 스케어크로우에게 당해 약에 취했다가 깨어나는 장면. 베일은 촬영을 기다리다 진짜로 잠들었고, 마이클 케인이 그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완전히 곯아떨어졌네"라고 말했단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스태프들에게 <블레이드 러너>를 보여주고, 이런 배트맨 영화를 만들 것이라고 표명했다.

。"냄새나고 머리 아프다"는 슈트에 대한 브루스 웨인의 평가는 진짜다. 크리스찬 베일은 슈트를 입었을 때 너무 불편했고 냄새나는 것도 힘들었다고. 그래서 그 평가에 진심을 담을 수 있었다.

。포브스의 조사에 따르면 350만 달러(약 41억 원)가 있으면 배트맨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브루스 웨인의 추정 재산은 68억 달러(약 8조 원)다.

。아캄 정신병원을 탈출하는 죄수 중 빅터 자즈가 있다. 최근 <버즈 오프 프레이>에도 출연한 캐릭터로 사람을 살해한 만큼 자신에게 상처를 새기는 빌런.

。라즈 알 굴 역의 켄 와타나베가 한 말은 존재하지 않는 언어. 영화에선 우르두 어라고 표기되지만, 실제로는 켄 와타나베가 아무 말이나 한 것이라고.

출처: <배트맨 비긴즈>
출처: 「배트맨 이어 원」

。그래픽 노블 「배트맨 이어 원」이 <배트맨 비긴즈>의 원작으로 알려진 바 있으나, 공동각본가 데이비드 S. 고이어는 아니라고 밝혔다. 이런 소문이 확산된 건 「배트맨 이어 원」의 영향을 받은 장면들 때문. 배트맨과 고든의 첫 만남, 경찰을 피하기 위해 박쥐 떼를 부르는 배트맨, 엔딩에서 암시되는 조커 장면 등은 「배트맨 이어 원」과 유사하다.


다크 나이트 The Dark Knight, 2008

출처: <땡큐 포 스모킹>

。하비 덴트/투페이스 역으로는 라이언 필립, 휴 잭맨, 마크 러팔로, 리브 슈라이버, 조쉬 루카스 등이 거론됐지만 놀란은 아론 에크하트를 캐스팅했다. <땡큐 포 스모킹>에서의 연기가 하비 덴트라는 캐릭터에 딱 알맞았다고.

。아론 에크하트는 (작중 다크 나이트/화이트 나이트로 설명되는 것과 같이) 브루스 웨인/배트맨 역과 하비 덴트/투페이스의 차이점에서 오는 긴장감을 찾는 데 중점을 뒀다. 그는 로버트 F. 케네디를 모델로 삼았다. 법무장관, 상원 의원 등을 지낸 로버트 F. 케네디는 케네디 가문 인물 중에서도 유명하고 인기가 많지만, 대외적인 이미지와 달리 쿠바 침공을 주장하는 등 이중적인 부분도 강했던 정치인. 에크하트는 그런 케네디의 성격이 하비 덴트와 유사하다고 여겼다.

。히스 레저는 조커를 연구하기 위해 모텔방에서 6주간 지냈다. 그는 '섹스 피스톨즈'의 시드 비셔스와 <시계태엽 오렌지>의 알렉스(말콤 맥도웰)에게서 조커의 외형적인 모티브를 얻었다. 특히 목소리 변화에 초점을 뒀는데, <배트맨>의 '조커' 잭 니콜슨과 차별화하기 위함이었다.

。전편을 <블레이드 러너>에 비유했듯, 크리스토퍼 놀란은 촬영 기간 중 첫 4일동안 영화를 상영했다. <히트>, <캣 피플>(1942), <시민 케인>, <킹콩>(1933), <배트맨 비긴즈>, <블랙 썬데이>, <시계태엽 오렌지>, <제17 포로수용소> 8편을 하루 2편씩 상영했다.

마이클 케인의 표정을 보면 총이 아니라 조커에게 놀란 게 확실하다.

。마이클 케인이 히스 레저를 처음 만난 장면은 펜트하우스 장면. 잘 알려졌다시피 이 장면에서 케인은 히스 레저의 조커에 완전히 충격을 받아서 대사를 잊어버렸다.

조커의 '홈비디오'

。조커가 방송국에 보낸 '홈비디오'는 히스 레저가 연출했다. (가짜 배트맨을 죽이는) 첫 홈비디오는 놀란이 연출했지만, 레저의 연기와 분석이 마음에 들어 그다음엔 레저가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허가했다. 레저가 전적으로 맡은 홈비디오도 당연히 놀란의 마음에 쏙 들었다.

。크리스찬 베일은 심문 장면을 촬영할 때 히스 레저가 자신을 '실제로' 때려줬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조커의 감정을 즉각적으로 느끼고 싶단 이유였다.

。영화 속 설명처럼, <다크 나이트>의 슈트는 고개를 돌릴 수 있고 착용이 용이해졌다. 슈트가 변경되면서 크리스찬 베일은 전작만큼 근육을 키우지 않았다. 이전 슈트보다 신축성이 좋고 자체 디자인도 훨씬 유려했기 때문이다. 극중 브루스 웨인은 슈트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 여러 이유를 언급하지만, 사실은 놀란이 이 영화를 위해 새로운 슈트를 만들고 싶어서 각본에 그런 이유를 만들어 넣은 것.

。조커가 직접 운전을 하는 장면에서 앞 유리창의 총알 자국이 스마일 모양이다.

。브루스 웨인의 펜트하우스와 하비 덴트의 기자회견 장소는 같은 곳이다.

。그 유명한 '조커 박수' 장면은 알려진 대로 히스 레저의 애드립이다. 다만 놀란 감독에게도 언질이 없었는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확실한 건 조커가 손뼉을 쳤을 때, 놀란 감독이 스태프들에게 계속 촬영할 것을 지시했고, 그 장면이 완성본에 실렸다는 것이다.

하비가 자신을 향해 손을 뻗자
그 손을 잡아 제지한 채로 설득하는 조커

。하비 덴트가 조커의 멱살을 잡으려는 장면은 두 사람이 함께 만든 즉흥연기. 대사를 주고받기 전, 히스 레저는 병실을 왔다 갔다 하며 혼자 중얼거렸고, 아론 에크하트는 조커를 연기 중인 히스 레저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몇 분간 이 모습을 보면서 에크하트는 (조커가 손을 풀어줬을 때) 손을 들어 그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혔고, 실제로 이렇게 연기하자 레저는 그의 손을 잡아 진정시키면서 대화를 이어갔다. 촬영이 끝난 직후, 레저는 (조커 아닌 히스 레저로서) 에크하트에게 "이런 게 연기지"라고 말했다.

。개봉 후 6일 만에 <배트맨 비긴즈> 흥행 기록을 넘었다. 그리고 코믹스 원작 영화 최초로 월드 와이드 성적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히스 레저가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다크 나이트>의 조커 연기가 문제였다는 루머가 퍼졌다. 하지만 히스 레저는 인터뷰에서 "조커를 연기하는 게 즐겁다"고 말하며 심리적인 문제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그는 (다큐멘터리 <아이 엠 히스 레저>에 다뤄졌듯) 평소 불면증에 시달려 수면제를 자주 복용했고, 때로 다른 약과 수면제를 함께 복용했다. 이후 사망한 날 복용한 약의 조합이 문제인 것으로 밝혔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 The Dark Knight Rises , 2012

。필립 세이모어 호프먼이 펭귄을, 로빈 윌리엄스가 닥터 휴고 스트레인지를 연기한다는 루머가 돌았다. 하지만 놀란은 처음부터 베인을 메인 악당으로 염두에 뒀는데,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배트맨을 시험할 수 있는 빌런이기 때문.

조나단 크레인/스케어크로우는 삼부작 전부 출연한 빌런 캐릭터

。킬리언 머피, 스케어크로우는 삼부작 모두 출연한 유일한 악당 캐릭터이며, 배트맨 실사영화를 통틀어 전편의 악당이 후속편에도 출연한 유일한 케이스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어깨가 해진 의상은 그의 빌런명 '허수아비'(스케어크로우)를 연상시킨다.


。놀란은 히스 레저의 조커를 삭제장면과 CGI를 활용해 출연시킬까 고려했지만, 그게 레저에게 무례한 행동이 될 것 같아 포기했다. 같은 이유로 영화에서 조커에 대한 언급을 일부러 제외했다.

'다크 나이트' 삼부작 티저포스터를 이용한 팬메이드 삼부작 포스터.

。놀란이 정의한 '다크 나이트' 삼부작 영화들의 주제는 각각 '공포' '혼돈' '고통'이다.

。톰 하디는 영화에서 배트맨과 싸우는 장면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육체적으로 힘들어서가 아니고, "어린 시절의 영웅을 때리는 것 같아서"였다.


톰 하디가 연기한 베인

。베인의 코트는 의상 디자이너 린디 헤밍이 2년 동안 연구해 만든 것. 스위스 밀리터리 재킷과 프랑스 혁명군 코트에서 영감을 받았다. 베인이 가진 혁명가 이미지와 독재자 이미지를 동시에 표현하기 위함이었다. 톰 하디 본인은 "베인은 테러리스트"라고 정확하게 정의했지만.

。앤 해서웨이는 처음 오디션을 볼 때 셀리나 카일/캣우먼이 아니라 할리퀸 역 오디션이라고 생각했다. 놀란을 만나 대화를 하면서야 비로소 캣우먼 역 오디션이란 걸 깨달았다. 캣우먼을 정말정말 원한 앤 해서웨이는 오디션이 끝난 후 캐스팅 연락을 엄청나게 기다렸다. 어느 정도였냐면, 에이전트에게 전화가 오자 "내가 캣우먼이지?"라고 전화를 받으며 방방 뛰었다고. 하지만 에이전트가 아카데미 시상자로 초청됐다는 소식을 전하자, 해서웨이는 충격을 받아(?) 실의에 빠졌다. 다행히 얼마 후 캣우먼으로 캐스팅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앤 해서웨이가 연기한 캣우먼

。톰 하디는 "폭넓은 스턴트 훈련과 장비를 활용한 훈련"이란 설명을 듣고 시나리오를 읽지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 그는 몸에 큰 문신이 많아서 분장을 통해 몸과 팔의 문신을 가려야 했고, 베인의 위압감을 만들기 위해 6kg의 증량과 약 7cm의 키높이 구두를 신어야 했다. 앤 해서웨이 또한 일주일에 5일을 운동과 댄스, 식이요법 관리를 받아 캣우먼 역을 준비했다. 해서웨이는 그때까지 자신이 한 배역을 육체적으로 가장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미란다 테이트 역의 마리옹 꼬띠아르

。마리옹 꼬디아르는 <다크 나이트 라이즈>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임산부였다. 하지만 놀란은 꼬디아르를 위해 촬영 일정까지 수정했다. 뿐만 아니라 출산 후 한 달 만에 복귀한 꼬디아르를 위해 가족 휴게실까지 만들었다. 꼬디아르는 이 영화의 촬영이 끝날 때쯤 <러스트 앤 본> 촬영을 위해 미국과 프랑스를 오갔다. 놀란은 인터뷰에서 "슈퍼우먼"이라고 꼬디아르를 극찬했다.

베인의 뜨개질은 <두 도시 이야기>의 오마주

。찰스 디킨스의 소설 <두 도시 이야기>의 영향을 받았다. 영화 클라이막스에서 고든의 연설 또한 <두 도시 이야기> 시드니 카튼의 대사를 인용했다. 재판 장면에서 '뜨개질'을 하고 있는 베인은 소설의 마담 드파르지가 단두대 처형을 보면서 뜨개질을 하는 장면의 오마주다.

。게리 올드만은 놀란 감독이 영화의 결말 유출을 막기 위해 배우들에게 '말로' 결말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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