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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불량한 가족> 박초롱, "자연스러운 배우가 되고 싶다"

글 씨네플레이 문선우 기자│사진 백종헌(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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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한 목소리로 에이핑크의 중심을 지켜온 박초롱이 스크린 연기에 도전했다. 영화 <불량한 가족>은 바이올리니스트를 꿈꾸는 고등학생 유리(박초롱)가 우연히 독특한 차림의 다혜(김다예)를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조금은 특별한 가족 구성원을 통해 그간 잊고 살았던 가족의 소중함과 따뜻함을 상기시키며 극장가에 훈훈함을 가져올 <불량한 가족>. 차분하지만 당차게, 연기에 대한 제 진심을 전하던 박초롱과의 대화를 옮긴다.


<불량한 가족>이 스크린 데뷔작인 데다가 첫 주연작이에요. 영화가 상영되는 걸 봤을 텐데, 기분이 어떠셨나요.


복잡 미묘했던 거 같아요. 촬영할 땐 즐거웠지만 막상 시사회를 하고 나니까 뒤숭숭하더라고요(웃음). 제가 연기한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보게 되고. 아무래도 첫 작품이다 보니까 스스로 아쉬웠던 부분이 많이 보였어요. 부담감과 책임감도 많이 들고, 마냥 즐길 수는 없는 거 같아요. 


에이핑크 멤버들도 영화를 보셨던데. 


멤버들이 그냥 응원을 많이 해줬어요. 잘 봤다고 얘기도 해주고, ‘언니 교복 잘 어울리던데요~’ 일부러 짓궂게 장난을 더 치기도 했어요. 특히 바이올린을 켜는 걸 보고 막내가 많이 놀렸어요. 저랑 결이 너무 안 맞는다면서(웃음).

출처<불량한 가족>

<불량한 가족> 출연을 결심하게 된 구체적인 계기가 있다면요.


감독님에게 먼저 연락이 왔어요. ‘가족 소재의 영화이고, 박원상 선배님의 딸 역할이다’ 여기까지만 듣고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막연히 들었죠. 가족이라는 소재도 좋았고, 선배님이 든든하게 계셔서 많이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사실 처음엔 생각보다 비중이 있는 역할이어서 걱정을 했어요(웃음). 특히나 연주를 해야 하는 역할이어서 연기 외에도 신경 쓸 게 많다 보니까 걱정이 됐던 거 같아요. 


바이올린은 직접 연주하신 건가요? 


실제로 배웠어요. 그런데 상황이 아무래도 속성으로 배웠어야 해서 완벽하진 않았지만 최대한 운지법이라든지, 기본은 외워서 가려고 연습했어요. 


연주하는 게 또 다른 부담으로 다가왔을 거 같아요.


네, 정말 큰 부담이었고(웃음). 연주를 서툴게 해야 하는 부분과 행복하게 연주해야 하는 장면이 있는데, 아무래도 감정 연기를 같이해야 하다 보니까 신경을 써야 하는 게 어려웠던 거 같아요. 


아빠 현두 역에 박원상 배우, 그리고 다혜 역의 김다예 배우와의 호흡이 중요한 영화였어요. 다예 배우는 "작품을 하며 상대와 이렇게 교감을 많이 한 적이 처음"이라고 했던데. 영화를 촬영하며 세 분이 많이 가까워졌을 거 같아요. 


캐스팅이 되고 나서 감독님이 처음으로 소개해 주시며 내주신 숙제가 “너네 빨리 친해져” 였어요(웃음). 언니랑 제가 서로 낯도 가리고 선뜻 다가서는 성격이 아니어서 둘 다 진짜 노력을 많이 했던 거 같아요. 먼저 다가가서 번호도 물어보고, 따로 만나서 밥도 먹고 그랬어요. 아무래도 언니와의 케미가 중요해서 빨리 친해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대시를 좀 했죠(웃음). 제 아버지, 박원상 선배님은 좋은 얘기도 해주시고 연기 얘기 외에도 장난도 많이 걸어주셨어요. 저도 막 ‘아부지, 아부지’ 하면서 많이 따랐고요. 


기억나는 촬영장 에피소드가 있나요. 


영화 촬영을 한다고 제 진짜 아빠가 응원을 오셨어요. 떡을 해서 지방에서 갖고 올라오신 거예요. 근데 마침 방문하셨을 때 영화 속 아빠랑 있는 신이었는데, 실제 아빠와 영화 속 아빠가 인사를 하니까 기분이 막 이상한 거예요. 극 중에서 ‘아빠, 아빠’ 하면서 있었는데 진짜 아빠가 나타나가지고(웃음). 두 분이서 인사도 나누시고, 아빠도 제 촬영 현장을 유심히 보시면서 응원도 많이 해주셨어요. 어렸을 때만 해도 합기도 관장님이셔서 어려워하고 무서워했는데, 이 일 시작하고 나서 오히려 엄마보다 적극적으로 응원해 주시는 편이에요.

배우이기 전에 그룹 에이핑크의 리더예요. 멤버들의 말이나 인터뷰를 찾아보면 굉장히 든든한, 정신적 지주 같은 존재더라고요. 반면, 유리는 의지할 곳이 필요하고 방황하는 10대예요. 그런 점에서 정반대의 인물로 볼 수 있는데, 유리를 이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는지 궁금해요.


우선, 그런 말을 해줘서 멤버들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이에요. 저의 노력도 있었겠지만 멤버들이 다 같이 노력해 준 부분이 크다고 생각하거든요. 멤버들이 그룹에 대한 애정도 크고, 저의 마음을 잘 알아주고 해서 같이 지금까지 잘 온 거 같아요. 저는 그렇게 멤버들도 있고, 가족도 있는 좋은 환경에 있었는데 유리는… 유리를 맡게 됐을 때 ‘어떻게 연기해야지’ 이것보다 그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하려고 노력을 했어요. 


유리는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기 위해 연주하지만, 사실 그 꿈은 진정으로 유리의 것이 아니었었죠. 거기서 오는 성장통은 10대라면 누구나 공감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박초롱 배우 본인도 유리처럼 겪었던 성장통이 있나요? 


이 부분은 진짜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거 같아요. 분명히 어떤 일을 흥미나 재미가 있어서 시작을 했는데 깊게 팔수록 어려워지잖아요. 좋아하는 것과 잘할 수 있는 것도 또 다르고요. 유리의 경우엔 바이올린이 재밌고, 부모님이 좋아해서 시작을 했는데 거기에 매진을 하다 보니까 혼자 슬럼프에 빠지죠. 저도 비슷한 거 같아요. 분명히 춤추는 게 좋아서 막연하게 아이돌에 도전을 했지만, 그 이외에 책임을 져야 할 부분도 많고 어려운 상황이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힘들었었던 거 같아요. 저를 비롯한 멤버들도 그런 성장통을 겪어봤어요. 


스크린 데뷔작이라 하니 신인 배우인가 싶다가도 알고 보면 3년의 텀을 두고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온 배우입니다. 주‧조연으로만 2011년 <몽땅 내 사랑>, 2014년 <아홉수 소년>, 2017년 <로맨스 특별법>에 출연했어요. 


연기에 관심이 있었지만 아무래도 에이핑크로서 최선을 다해야 된다, 충실해야 된다는 생각이 커서 주력을 쏟을 수는 없었어요. 앨범 내는 게 제 일이다 보니 꾸준하게 연기 활동을 못 했죠. 대신 조금씩 해나가고 싶었어요. 크든 작든 상관없이 어떤 역할이든 주어진 기회가 온다면 최선을 다해서 조금씩 해나가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그러고 보니 굉장히 띄엄띄엄 연기를 했네요. 앞으로 텀을 좀 줄여야 될 거 같아요(웃음). 


3개월에 하나씩은 어떤가요(웃음)? 


네(웃음). 열심히 해서 다양한 작품으로 인사드릴게요. 에이핑크로서 거의 10년 동안 열심히 해왔으니까, 저로서 새롭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아이돌들의 스크린 진출이 늘어나고 있어요. 아이돌과 영화배우, 두 무게가 다를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연기돌에게는 평가가 더 각박한 편인데, 부담은 없으셨나요?


부담감은 많이 있죠. 책임감도 가수 활동 때와는 다른 결로 생기더라고요. 일단 제가 에이핑크로 활동할 때는 의지할 수 있는 멤버들도 있고, 좋아해 주시고 막연히 저희를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도 있잖아요. 영화에서는 대중분들이 원하는 캐릭터가 되어야 한다거나 관객들을 설득하지 못했을 때의 부담감이 들더라고요. 평가도 낯설어요. 그래서 시사회 끝나고 생각이 더 많았던 거 같아요. 직접적으로 평가들이 나오는 걸 보면서 ‘내가 연기했던 게 틀렸나?’ 이런 생각도 들고 그랬지만 박원상 선배님께서 “이제 시작이고 이미 오픈된 거니 아쉬운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근데 막상 그게 또 잘 안되더라고요(웃음). 그래도 공부는 많이 됐어요. 배우로서 설득력 있게 연기하는 게 뭔지, 어떤 캐릭터를 대중들이 원하는지 선배님 통해서 많이 배웠어요.


올해 데뷔 10년 차이고, 30대에 접어들었어요. 또, 에이핑크로서는 1년 3개월 만에 컴백해서 음원 차트 1위를 기록했고, 배우로서는 스크린 데뷔를 이뤘죠. 기념할만하면서도 변화의 분기점이 되는 한 해인 거 같아요. 


올해 너무나 좋은 변화들이 일어났어요. 이런 변화를 어떻게 잘 이용하냐가 저에겐 지금 당장 제일 큰 숙제예요. 사실 아이돌로서 연차가 쌓일수록 그런 부담감은 내려놓게 되는 거 같아요. 저희는 ‘우리가 해보고 싶었던 음악, 하고 싶은 음악과 컨셉을 하자’는 마인드이거든요. 그러다보니 다시는 못 이룰 줄 알았던 1위였는데… 그간 잘 달려온 거 같아서 뿌듯하기도 하고, 포기하지 않은 것도 스스로 칭찬해 주고 싶어요. 아이돌에게는 대중들이 한계를 잡아놓는 게 있는데, 그 한계를 에이핑크가 조금은 깨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힘이 많이 됐어요. 남은 올 한해 어떻게 보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런 기억들로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어가고 싶어요. 배우로서도, 에이핑크로서도요. 


그럼 10년 전과 현재, 달라진 것이 있나요? 


아무래도 마음가짐이 달라진 거 같아요. 저는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그런지, 스스로 얽매는 편이었어요. 피곤할 정도로 그렇게 했었는데, 조금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고 해야 할까요. 어느 순간부터 부담감을 많이 내려놓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스스로 단단해지고 행복해진 기분? 저는 진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성격인데, 스트레스가 많이 없어졌어요. 

여전하다고들 말하지만 그보단 ‘성장하는’, ‘새로운’ 말이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인 거 같아요.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영역이나, 배역이 있다면요?


연기자로서 당장 빛을 발할 수는 없겠지만, 연기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고 차근차근 해나가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어떤 배역을 해도 자연스럽게 잘 어울리는 배우가 되는 게 저의 큰 목표예요. 어느 작품에 들어가도 그 안에 잘 녹아들고, 제가 맡은 배역에 한해서는 잘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불량한 가족>을 보러 올 관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보러 와주시는 분들께는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아무래도 가족에 대해서 항상 옆에 있는 사람이라 생각하다 보니 많이들 놓고 살잖아요. 가족의 따뜻함과 소중함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한 번 더 생각하실 수 있는 영화니, 시간이 되셔서 봐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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