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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 뒤를 이을 '달밤' 신드롬, <너는 달밤에 빛나고> 츠키카와 쇼 감독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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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너는 달밤에 빛나고> 포스터

불치병을 앓아 곧 죽음을 맞이할 소녀와 그와 인연이 닿아 특별한 관계가 된 소년. 관객들을 눈물을 쏙 뺀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기억하는가. 그 영화에서 함께한 츠키카와 쇼 감독과 배우 키타무라 타쿠미가 <너는 달밤에 빛나고>로 돌아왔다. 이번 영화는 발광병이란 희귀 전염병이 걸린 마미즈(나가노 메이)와 그의 소원을 대행해주는 타쿠야(키타무라 타쿠미)의 로맨스를 그린다. 츠키카와 쇼 감독과 키타무라 타쿠미, <내 이야기!!>의 나가노 메이가 합세한 <너는 달밤에 빛나고>는 보다 섬세한 태도로 삶과 사랑을 묘사해간다. 전작에 이어 이번 작품 또한 죽음을 앞둔 청소년들의 사랑을 풀어낸 츠키카와 감독. 동명 원작 소설을 이번엔 직접 각본으로 옮긴 그가 <너는 달밤에 빛나고>로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츠키카와 감독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나눈 대화를 정리해봤다.


출처츠키카와 쇼 감독

전 세계가 코로나 19사태로 불안한 요즘, 잘 지내고 있으신지 안부를 먼저 묻겠습니다. 어떻게 지내고 있으신가요?

저와 가족 모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신작의 각본을 쓰거나 연초에 촬영했던 TV드라마 편집을 하고 있습니다. 스튜디오에서만 할 수 있는 작업 이외는 전부 재택근무로 하고 있습니다.  ​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와 직접 각본을 쓰면서 원작을 어떤 식으로 영화에 옮기려고 했는지 궁금합니다. 원작과의 차별화, 아니면 최대한 재현하는 방향, 어느 쪽에 중점을 두셨나요?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프로듀서와 최근에 읽은 책을 얘기하다 줄거리를 들었을 때, 며칠동안 머리에서 떠나지 않고 이미지가 점점 펼쳐졌기 때문이죠.

각본을 쓰면서 '원작과 차별화하자', 혹은 '최대한 재현하자'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원작의 본질을 영상에서 최대한으로 표현하려면?’이라고 자문자답을 반복하며 각본을 작업했습니다.

출처키타무라 타쿠미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에 이어 키타무라 타쿠미를 남자 주인공 타쿠야 역에 캐스팅했습니다. 그의 어떤 점이 타쿠야 역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는지 궁금하고, 더불어 번지점프 장면도 키타무라가 진짜로 뛰었는지 말씀해주세요.

키타무라 타쿠미는 섬세한 눈의 움직임이나 조그만 호흡의 변화로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표현할 줄 아는 배우입니다.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 속에서 이 작품과 역할의 깊이를 담아낼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했어요. 

번지점프는 조감독이 대역으로 했습니다. 

출처나가노 메이

반면 마미즈 역의 나가노 메이와는 이번이 첫 작업인데요, 나가노를 캐스팅한 이유와 그가 처음 캐스팅 제의를 받았을 때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알고 싶습니다.

사실, 원작을 읽을 때 마침 나가노 메이와 CF 촬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현장에서 느낀 그녀의 천진난만함과 이 역할이 딱 맞는다고 생각해 캐스팅했습니다.

나중에 이 작품에서 재회할 때 그는 오랜 기간 TV 드라마 촬영을 했던 터라, “영화 촬영 현장이 어떤 느낌이었죠?”라는 상태였습니다. 제가 반대로 “TV 드라마 쪽은 어땠어요?”라고 질문하니 몇번씩이나 리허설을 하고 촬영했다는 얘기를 들었죠. 그래서 이 작품에서는 리허설을 거치지 않은 신선한 연기를 담아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즉흥적인 느낌의 연기를 많이 담아낼 수 있었고요.

타쿠야가 마미즈의 버킷리스트를 대행한다는 영화 전개대로 키타무라는 정말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걸 하지만, 나가노는 촬영장소가 병실로 한정됐을 텐데요. 그런 환경에 두 사람은 어떻게 호흡을 맞춰갔나요?

같은 병실 안에서도 상황이 다양하게 보여질 수 있도록 공간을 설계했습니다. 그리고 리허설로 연기가 굳어지지 않도록 대략적인 동선과 동작을 정해서 바로 본 촬영을 하는 스타일로 진행했어요. 대체로 나가노가 생각보다 자유롭게 리드하며, 키타무라가 모든것을 받아들이는 느낌으로 호흡을 맞춰갔습니다.

출처<너는 달밤에 빛나고>

제목은 보통 시퀀스와 시퀀스 사이에 넣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에서는 타쿠야와 마미즈의 대화 시퀀스 사이에 제목 타이틀이 들어갑니다. 흔치 않은 방법이라 인상적이었는데요, 이런 방법으로 제목을 소개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확실히 이런 식으로 장면 도중에 제목이 나오는 경우는 많지 않죠. 단지 참신하기 때문은 아니고요. 두 주인공이 처음으로 마음을 통하는 장면이자 대낮의 달이란 상징을 보여주는 장면이라서, 여기서 마미즈의 표정이 녹아들듯이 교차시켜 제목이 나오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했습니다. 

출처<너는 달밤에 빛나고>

발광병은 문학으로 상상하기는 쉽지만 영상으로 풀어내기가 쉽지 않았을 부분입니다. 어떤 식으로 보여줄지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했는지, 아니면 이렇게 형상화하면 되겠다고 느낌이 딱 왔는지, 어느 쪽이었나요?

“왜 빛나는 병일까?”라며 몇 번이나 자문했습니다. 볼거리로만 생각하지 않고 상징적인 의미를 두고 싶었으니까요. 그러다 “발광병은 생명의 빛이면서 동시에 죽어가는 수명의 상징이기도 하다”는 콘셉트가 생각났죠. 원작에서는 마미즈가 팔을 달빛에 비추어 발광하는 묘사가 있습니다만 그런 부분은 모두 배제했습니다. 대신 그녀가 타쿠야와 시간을 보내며 살아가는 기쁨을 온몸으로 느끼는 장면에서 빛을 낸다는 상황을 만들었어요. 발광이 늘어나는 것은 죽음에 가까워진다는 신호라서 “자극을 받지 않고 오래 살 수 있을까?” “짧더라도 생명을 빛낼 수 있을까?”라는 갈등을 영상으로 표현하려는 시도였죠. 영화에서 발광은 2번 나왔는데, 첫 번째는 “죽어가는 수명”의 의미가 강하도록, 호흡하듯이 빛나게 했습니다. 두 번째는 “생명의 빛”을 표현하도록 달까지 닿을 것 같이 발광하게 했습니다. 처음부터 떠오른 건 아니고, 여러 고민 끝에 나온 방식입니다.

작중 나카하라 츄야의 시가 모티브로 나옵니다. 감독님 본인이 좋아하는 츄야의, 혹은 다른 작가의 시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릴게요. 

W.H.오든이라는 시인의 『The More Loving One』(더 많이 사랑하는 이)이란 시를 좋아합니다. 이 작품에서도 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니, 영화를 다 보시고 나서 꼭 읽어주세요.

감독님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에 대해서 ‘하루의 가치는 모두에게나 똑같다’는 메시지가 좋았다고 말하셨습니다. 이번 작품은 "나는 나라서 좋았어"란 대사가 가장 인상적인데, 이 멘트에 관한 감독님의 코멘트를 들려주세요.

누군가 죽어서 슬퍼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짧더라도 살아냈다”라는 메세지를 남기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화를 다 보신 관객분들이 “나는 나라서 좋았다”고 하는 말에 크게 공감했다고 한다면, 이 작품은 대성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출처쇼 감독이 선정한 <너는 달밤에 빛나고>의 명장면

감독님 스스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을 뽑자면?

한 장면을 고르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두 장면…. 

하나는 옥상에서 “프로포즈 놀이”를 하는 장면. 또 하나는 마미즈가 “이제 오지마”라며 타쿠야를 뿌리치는 장면. 둘 다 등장인물들이 본심을 누르는 장면입니다만, 당시의 마음과 정반대되는 대사가 안타까워서 가슴을 울립니다. 둘 중 하나를 고르려고 지금 다시 봤습니다만, 둘 다 역시 감동적인 장면이네요. 연기도 좋았고, 카메라 포지션도 적절하고… 이 이상은 자화자찬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그만하겠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에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로 초청된 츠키카와 쇼 감독(오른쪽), 하마베 미나미

부산국제영화제로 내한하셨을 때. 당시 현장분위기도 좋았던 걸로 기억하고, <철벽선생> 개봉 때도 한국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받았습니다. 이번 <너는 달밤에 빛나고>는 관객들이 어떻게 봐주셨으면 좋겠나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느꼈던 감동은 지금도 선명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상영 시에 5000명이나 되는 관객분들과 찍은 사진을 지금도 가끔씩 다시 보며, 국경을 넘어 작품이 전하는 기쁨을 회상하기도 하고요. 제가 많은 한국 영화들로부터 감동을 받고 있는 것처럼, 한국의 여러분들에게도 이 작품이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감독님의 차기작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촬영을 위해 시나리오를 진행하는 중인 작품이 네 편 정도 있습니다. 빨리 코로나 사태가가 끝나서 촬영할 수 있길 바라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너는 달밤에 빛나고>를 보러 극장을 찾을 관객들에게 추천 포인트와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이 영화는 병으로 피부가 빛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생명을 빛나게 하는 작품입니다. 이 영화를 보신 관객분들이 “끝이 있는 삶을 어떻게 빛나게 할 것인가”라고 생각하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극장을 나가주신다면 이보다 더한 기쁨은 없을 것입니다.

츠키카와 쇼 감독이 한국 관객들에게 보낸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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