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은 기본이고 명짤까지 탄생시키는 이 남자

조회수 2020. 6. 2.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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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마이클 스콧
<오피스>

스티브 카렐식 코미디의 알파이자 오메가. <오피스>(미국 리메이크판)를 본 사람들은 모두 인정할 것이다. <오피스>가 곧 스티브 카렐이고, 스티브 카렐이 곧 <오피스>란 사실. 던더 미플린 제지회사 스크랜튼 지점의 일상을 그린 <오피스>에서 스티브 카렐이 맡은 역은 점장 마이클 스콧. 점장이란 위치가 무겁게 들리지만, 정작 본인은 무슨 일을 하든 주변의 관심을 꼭 받아야 하는 관종이라 권위와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 오히려 매번 일을 크게 만드는 사고뭉치 수준.

마냥 멍청하고 민폐덩어리인 듯하지만 은근히 도움이 되는 조언과 위기를 뒤엎는 결단력이 돋보이는, 그야말로 '난장판이지만 정감 가는' <오피스>의 상징적인 캐릭터. 스티브 카렐의 실제 성격과 마이클 스콧은 판이하게 다르다는데, 그럼에도 마이클 스콧은 카렐의 애드리브와 아이디어가 한껏 들어간 거로 유명하다. <오피스> 드라마 자체는 '일상을 촬영하고 있다'는 설정을 가진 모큐멘터리로, 국내에도 <무한도전>의 '무한상사'와 <막돼먹은 영애씨>에 영향을 줬다.


에반 백스터
<브루스 올마이티>

출처: <브루스 올마이티>
미국 드라마가 진입장벽이 있던 2000년대 초, 스티브 카렐을 한국에 알린 건 <오피스>보다 <브루스 올마이티>에 가까웠을 것이다. <브루스 올마이티>는 인생이 뜻대로 되지 않아 신을 원망하던 브루스 놀란(짐 캐리)이 신의 전지전능함을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스티브 카렐은 극 중 브루스가 그토록 꿈꾸는 앵커 자리에 오른 동료 겸 라이벌 에반 백스터로 출연한다. 브루스가 최대한 열등감을 느끼게 설정한 캐릭터라 스티브 카렐 또한 상당히 말끔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브루스가 그의 생방송 도중 신의 능력을 이용해 여러 능욕스러운 장면을 연출하면서 엄청나게 망가진다.

앤디 스티처
<40살까지 못해본 남자>

출처: <40살까지 못해본 남자> 포스터
포스터부터 존재감 뿜뿜

마이클 스콧에서 보듯, 스티브 카렐은 연기만 잘하는 게 아니라 코미디에 대한 번뜩이는 아이디어도 풍부하다. 그런 점이 가장 잘 발휘된 영화가 <40살까지 못해본 남자>. 스티브 카렐은 주인공 앤디 스티처 역뿐만 아니라 주드 아패토우 감독과 함께 각본을 집필했다. 제작 허가를 못 받을까봐 좀 더 수위가 낮은 시나리오까지 준비했던 그의 우려와 달리, <40살까지 못해본 남자>는 호평과 흥행 모두 사로잡는 가성비 영화로 기억되고 있다.

스티브 카렐이 앤디라는 캐릭터를 완성시킨 일등공신이란 일화. 주드 아패토우 감독과 스티브 카렐은 체중 감량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로 의견이 갈렸다. 감독은 앤디가 지나치게 '멋있어 보일까봐'(카렐이 결코 못생긴 외모는 아니니까) 감량을 반대했는데, 카렐은 앤디의 '외모'가 아니라 '성격' 때문에 총각이란 걸 보여주기 위해서 체중 감량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카렐이 아패토우 감독을 납득시켜 체중을 줄여 지금의 앤디가 완성된 것. 카렐의 섬세한 캐릭터 설계에 앤디는 단순히 우스꽝스런 노총각이 아니라 나름의 성장을 거치는 남성으로 그려졌다.


베리
<디어 게임>

출처: <디너 게임>
캐릭터만 놓고 봤을 때, <디너 게임> 베리보다 애초에 웃기려고 만든 캐릭터도 없을 것이다. 베리는 팀(폴 러드)이 승진을 위해 상사가 개최한 '얼간이 저녁식사'에 데려간 생쥐 미니어처 제작자. 얼간이 대동 저녁식사에 데려갔으니, 얼마나 이상한 인물인지 말 안해도 짐작할 것이다. 슬랩스틱부터 '입케스트라'까지 거칠 것 없이 보여주는 스티브 카렐을 보노라면, 하고 싶은 거 다 해보는구나 싶기도 하다. 위급한 상황도 흥미진진하게 쳐다보는 천진난만함부터 말도 안되는 최면에 걸려 쩔쩔매는 모습까지, 카렐의 본인만 진지한 캐릭터는 웃음 타율을 보장하는 것 같다.

맥스웰 스마트
<겟 스마트>

출처: <겟 스마트>
코미디 배우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무표정이란 말이 있다. 고릿적 코미디 감독 겸 배우 버스터 키튼 또한 '위대한 무표정'이라고 불렸다. 그만큼 엉뚱한 상황이나 대사를 진지한 표정으로 할 때, 웃음의 화력은 배가 된다. 능청스러운 연기가 돋보이는 스티브 카렐도 무표정으로 승부한 작품이 있다. <겟 스마트>다. <겟 스마트>는 1960년대 방영한 동명의 드라마를 원작으로, '컨트롤'의 요원 맥스웰 스마트가 범죄 조직 '카오스'에 맞서는 스토리. 불시에 일어나는 긴급 상황을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더 크게 만드는 스티브 카렐의 존재감이 엿보이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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