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이렇게 자랐어? 입소문 화제작 '톰보이' 배우 근황

조회수 2020. 5. 28.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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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
출처: <톰보이>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을 통해 국내 관객에게 강렬한 첫인상을 남긴 셀린 시아마 감독. 2011년 제작된 그의 두 번째 연출작이 뒤늦게 한국 극장가를 찾았다. <톰보이>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 품고 있던 역동적인 에너지를 보다 싱그럽고 청량감 넘치게 담아낸 영화다. 활동성 좋은 바지를 선호하고, 끝내주는 축구 실력을 지닌 로레(조 허란). 그가 새로 사귄 친구들에게 자신을 소년 미카엘로 소개하며 벌어지는 일을 담는다. 어떤 편견에도 갇혀있지 않고 ‘스스로 원하는 나’를 만들어가는 10살 로레의 뜨거운 여름은 누군가의 시선에 맞춰 자신을 재단한 적 있는 모든 이에게 짙은 여운을 남긴다. 아이들이 뿜어내는 순간의 눈빛, 숨결에 담긴 감정 하나하나를 사려 깊고 세밀한 시선으로 포착한 셀린 시아마 감독은 2011년 제61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최고의 퀴어 영화에게 수여되는 테디상을 품에 안았다.

출처: <톰보이>

<톰보이>의 가장 큰 미덕은 배우들의 눈부신 연기다. 9년 전, 시아마 월드에 길이 남을 인생 연기를 선보인 배우들은 어떻게 자랐을까. 오래도록 관객의 마음에서 살아 숨 쉴 캐릭터를 탄생시킨 주연 배우 셋의 근황을 살펴봤다. 


조 허란
Zoé Héran

출처: <톰보이>

“어린 배우들의 연기에 혼란과 기쁨, 모든 게 담겨 있다” <뉴욕 타임스>가 <톰보이>에 남긴 평이다. 카메라에 포착된 모든 배우가 생생히 살아 숨 쉬고 있지만, 그중 관객을 가장 큰 감정의 소용돌이로 몰아넣는 건 톰보이, 미카엘을 연기한 조 허란이다. 수 마디의 대사보다 눈빛 하나로 더 많은 말을 전하는 배우. 셀린 시아마 감독은 캐스팅 오디션 첫날 곧바로 조 허란을 캐스팅했다. “영화 제작비도 마련되기 전이었지만, 조 허란만 있다면 무조건 이 영화를 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고. 시아마 감독 역시 오디션 룸에 들어서자마자 조 허란, 로레의 눈빛에 마음을 빼앗겼음이 분명하다.

출처: 조 허란 인스타그램 (@zoeheran_)

<톰보이> 출연 이전부터 두 편의 TV 시리즈의 단역으로 출연하며 배우의 길을 걷고 있었던 조 허란. 촬영 당시 12살이었던 조 허란은 올해 만 21세가 됐다. <톰보이> 출연 이후 다섯 편의 단편 영화에 출연했고, 두 편의 장편 영화에 출연했다. 주로 젊은 신인 감독들의 작품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2017년엔 출연작 <쥬 쑤이 앙 부케>(Je suis un bouquet)의 조연출로 이름을 올리기도. 2019년엔 넷플릭스에서 서비스되는 호러 SF 드라마 <모르텔>, 2020년엔 프랑스의 TV 드라마 <스토크>에 출연하며 차곡차곡 경력을 쌓고 있다.

진 디슨
Jeanne Disson

출처: <톰보이>

리사(진 디슨)는 미카엘에게 처음으로 말을 붙이는 친구다. 동시에 또래 남자아이들과 다른 미카엘에게 마음을 빼앗기는 소녀이기도 하다. 극 중 미카엘을 연기하는 로레만큼 혼란스러운 감정에 휩싸이지만, 결국 그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믿음직한 존재. 세상이 정해놓은 규정의 벽을 넘어서는 결단력 있는 얼굴이 돋보인 캐릭터다. 또래보다 성숙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가 돋보이는 진 디슨은 에이전시가 아닌 외부에서 찾아낸 유일한 배우다. 진 디슨은 데뷔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을 매료시키는 데 성공했다.

출처: <홀리 모터스>
출처: <작은 휴가>(Les petites vacances)

진 디슨은 프랑스 영화계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프랑스 영화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 레오 카락스 감독은 <폴라 X> 이후 13년 만의 복귀작 <홀리 모터스>에 진 디슨을 캐스팅했다. 진 디슨은 오스카(드니 라방)의 딸 안젤을 연기했다. 데뷔작을 통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눈도장을 찍고, 두 번째 출연작을 통해 레오 카락스-드니 라방과 협업하며 칸영화제에 진출한 것. 신인 배우로서 최고의 커리어를 쌓은 것임은 분명하다. 이후 두 편의 영화에 출연한 진 디슨은 한동안 연기 활동을 하지 않다가, 5년 만인 2018년 단편 <작은 휴가>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복귀를 알렸다. 앞으로 또 다른 기대작에서 진 디슨이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해봐도 좋겠다.

말론 레비나
Malonn Lévana

출처: <톰보이>

윤가은 감독의 <우리들> 속 윤(강민준), <우리집>의 유진(주예림), 그리고 <톰보이>의 잔이 만난다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영화가 탄생하지 않을까. 말론 레비나는 미카엘의 비밀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그의 동생, 잔을 연기했다. 친구들 앞에선 오빠의 든든함을 자랑하고, 가족들에겐 새로운 친구 미카엘의 장점을 늘어놓는 잔의 천연덕스러운 천진난만함은 <톰보이>에 끝없는 찬란함과 활력을 불어넣는다. 놀랍게도 이렇게 생생한 연기를 펼쳐낸 <톰보이>가 말론 레비나의 데뷔작이다.

출처: <패니의 여행>
(왼쪽부터) 현재의 말론 레비나, 말론 레비나와 조 허란

말론 레비나는 앞서 소개한 두 배우보다 더 바쁜 날들을 보냈다. <톰보이>가 개봉한 2011년, 프랑스의 오스카로 불리는 세자르상에 여덟 부문 노미네이트되고 두 부문의 트로피를 얻은 <광택제>에 출연하며 제 존재감을 확고히 다졌다. 2011년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작품이기도 하다. 이듬해부터는 한 해 평균 두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 최근엔 단편 영화에 출연하며 독보적인 개성을 다져가는 중. <톰보이>에서 자매로 호흡을 맞췄던 조 허란과의 우정도 꾸준히 유지 중이다. 조 허란의 인스타그램엔 두 배우의 자매 같은 우정샷이 꾸준히 업로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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