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설국열차' 속 틸다 스윈튼은 제니퍼 코넬리가 아니라 이 사람?

조회수 2020. 5. 27. 09:4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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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

드라마 <설국열차>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2013년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동명의 영화, 그리고 영화의 원작이 된 그래픽 노블을 바탕으로 만든 시리즈다. 봉준호 감독, 그리고 영화 <설국열차>의 제작을 맡은 박찬욱 감독이 제작자로 합류했다. 국내에선 5월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미국에선 국내보다 일주일 먼저 공개됐다. 5월 17일(현지시각) 첫 방송을 본 대중과 평단 모두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 중. 드라마 <설국열차>를 기다리며 현기증을 달래고 있을 관객을 위해, 외신의 반응을 정리해 <설국열차>가 어떤 작품일지에 대한 힌트를 추려봤다. 이 글이 <설국열차>의 이정표를 살짝 엿볼 수 있는 가이드가 되길 바란다.  



영화와 같은 세계관, 다른 인물들

<설국열차> 시즌 1엔 영화 <설국열차>와 원작 그래픽 노블의 아이디어가 적절히 섞여있다. 원작 그래픽 노블의 세계관을 물려받고 영화 <설국열차>의 주제의식을 따르되, 캐릭터를 비롯한 세부 에피소드 내용은 다르다는 것. 리메이크라기보단 리부트에 가까운 셈이다. 

영화 <설국열차>와 드라마 <설국열차>는 이야기의 핵심 요소를 공유한다. 지구 종말, 대륙 횡단 선로 위를 달리는 대형 열차에서 삶을 이어가는 마지막 인류, 그 안에서 벌어지는 계급 전쟁 등. 하지만 크리스 에반스가 영화 <설국열차>에서 연기한 젊은 커티스가 등장할 거란 기대는 버려야 한다.

- 콜라이더
TNT의 <설국열차>는 리부팅이다.
영화 <설국열차> 이전 시기의 이야기라 할지라도, 크리스 에반스가 등장하며 끝날 거라 기대하지 말 것.

-인디와이어
출처: <설국열차>

드라마 <설국열차>는 열차 운행 시작 7년 후의 이야기를 담는다. 영화 <설국열차>의 배경은 열차 운행되고 17년 후인 2031년. 드라마가 영화보다 10년 앞선 시기의 이야기를 담는 셈이다. 영화의 세계관을 따른다면 20대의 커티스, 채 10살도 안 된 에드가가 꼬리 칸에 머물고 있는 것. 그러나 <콜라이더>를 비롯한 해외 매체들은 영화 <설국열차>의 중심인물이었던 커티스(크리스 에반스)는 등장하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다. 

영화 <설국열차> 속 크리스 에반스의 캐릭터처럼, 드라마 <설국열차> 속 안드레 레이턴(다비드 딕스) 역시 첫 화에서 반란을 이끌 준비를 한다. 꼬리 칸 사람의 팔을 얼려 부수는 형벌이 등장하는 등, 초기 에피소드에선 영화를 떠올리게 만드는 몇 장면이 등장한다.

-CBR
출처: <설국열차>
출처: <설국열차>

영화 속 캐릭터가 드라마에 등장하진 않지만, 핵심 인물들이 맡은 포지션은 비슷할 것으로 추측된다. 드라마 <설국열차>의 중심인물 레이턴(다비드 디그스)은 커티스처럼 꼬리 칸의 혁명을 준비 중이다. 윌 포드를 이은 열차 내 2인자로 군림 중인 멜라니(제니퍼 코넬리)는 메이슨 총리(틸다 스윈튼)의 위치를 떠올리게 만든다. 영화 <설국열차>의 규칙을 따른 듯한 장면도 등장한다. <설국열차>의 예고편엔 팔을 얼려 부수는 형벌 장면이 실렸다. 기차 내 수족관, 클럽이 등장하고, 꼬리 칸 사람들에게 양갱처럼 생긴 단백질 바를 공급한다는 설정 역시 유지됐다. 

영화보다 넓어진 세계관

열차는 계급 제도의 축소판이다. 호화로운 일등석에 자리를 잡는 데 거액을 지불한 부유층 승객을 비롯해 2등석, 3등석, 그리고 무임승차한 꼬리 칸 승객들이 설국열차에 탑승해있다.

- CBR
출처: <설국열차>

드라마는 한 시즌 당 10부작의 이야기로 제작됐다. 영화 125분의 이야기를 10시간 분량으로 늘렸으니 세계관이 확장되는 게 당연한 일. 꼬리 칸과 상류층의 충돌에 집중했던 영화와 달리, 드라마는 이들의 중간에 놓인 2등석, 3등석 인물들의 이야기도 심도 있게 다룰 것으로 예측된다.

봉준호 감독이 만든 비좁은 기차 안에서 시청자들을 20시간(시즌 1, 시즌 2) 머무르게 하는 건 시청률을 노리는 드라마에게 있어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드라마 <설국열차>는 거대한 무대와 화려한 조명, 와이드한 촬영을 통해 이 열차를 더 넓은 공간으로 묘사한다. 이건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가 아니라, TNT의 <설국열차>다.

- 인디와이어
출처: <설국열차>

<인디와이어>는 드라마 <설국열차>의 거대한 세트에 대한 호평을 전했다. 좌우 벽면을 한 장면 안에 담아낸 앵글로 촬영돼 열차 안의 폐쇄성을 강조했던 영화 <설국열차>와 달리, 드라마 <설국열차>는 카메라 밖의 공간까지 상상하게 만드는 넓고 화려한 세트가 돋보인다는 것. 영화와 선명한 차별점을 두는 부분이다. 

살인 사건 중심에 둔 누아르 탐정 드라마?

빙하기가 닥친 지구. 최후의 인류 3000명을 보호하는 지구 순회 열차를 소개하는 애니메이션 오프닝으로 막을 연 <설국열차>는 이어 살인 미스터리의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할리우드 리포터
<설국열차> 시즌 1은 영화 <설국열차>와 같이 꼬리 칸의 반란을 다룬다. 그러나 전직 강력계 형사였던 레이턴이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상류층 칸으로 호송되는 스토리를 다루며 시즌의 절반을 우회한다.

- 인디와이어
출처: <설국열차>

해외 매체 리뷰에 따르면 드라마 <설국열차>의 전반부 동력은 살인 사건이다. 열차 앞 칸의 누군가가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멜라니는 사건 해결을 위해 꼬리 칸을 찾는다. 새로운 주인공, 꼬리 칸의 레이턴이 지구상의 유일한 형사이기 때문. 멜라니는 레이턴에게 살인사건 해결을 의뢰하고, 레이턴은 수사를 위해 생애 처음 꼬리 칸을 벗어나 열차 앞 칸에 발을 디딘다. 혁명을 꿈꾸고 있던 그에게 뜻밖의 살인사건은 열차 앞 칸을 수색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직선적으로 쭉쭉 뻗은 구조를 통해 쾌감을 전했던 영화와 달리, 드라마는 극 초반부 살인 미스터리와 탐정물 특유의 누아르를 섞어 설국열차 내 전반적인 분위기를 소개할 것으로 추측된다. 드라마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설정. 그러나 이 부분이 ‘시즌의 절반을 우회’하는 느낌을 전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진정한 시작은 중반부부터

<설국열차>는 시즌 후반부부터 분위기를 전환한다. 후반부엔 과격한 에피소드들이 이어진다. 영화 <설국열차>의 도끼 싸움 신처럼 대단한 건 아니지만, 꽤 재미있는 액션 시퀀스를 만날 수 있다.

- 롤링 스톤
4화, 또는 5화부터 <설국열차>에 추진력이 붙기 시작한다.

- 할리우드 리포터
출처: <설국열차>

초반부 하차를 결심할 수도 있는 이들을 위한 팁. 드라마 <설국열차>는 4화, 5화에서부터 가속도 붙은 전개를 펼치기 시작한다. 초반부엔 레이턴이 열차를 탐색하는 과정에 집중하고, 중반부부터 본격적인 반란의 막이 오르는 모양. <롤링 스톤>은 “<설국열차>의 도끼 싸움 신만큼 대단하진 않지만 재미있는 액션 시퀀스를 만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시즌 2에서
더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까?

<설국열차>는 시즌이 전개되는 내내 이야기의 초점을 찾지 못한다. 마지막 두 편의 에피소드가 극에 탄력을 전하기 전까진, 이 열차가 언제라도 탈선할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진다.

- 콜라이더
출처: <설국열차>

대다수의 매체가 <설국열차> 전반부 전개에 대한 아쉬움을 밝혔다. 이야기의 초점이 흐트러지고 산만한 전개가 펼쳐진다는 평. 다양한 계층에 속한 수십 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이들 중 대부분이 쓸모없는 캐릭터로 낭비되는 데에서 벌어지는 문제인 듯하다. 소수의 등장인물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이 과하게 단면적으로 묘사되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기차 곳곳에 머무는 캐릭터들의 독백으로 시작된다. 드라마 <설국열차>의 세계관이 얼마나 많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 버라이어티
출처: <설국열차>

이런 문제가 도드라지는 이유는 각각의 에피소드가 인물의 독백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다양한 계급에 속한 캐릭터들은 자신의 입장에서 본 열차의 상황을 독백에 녹여낼 것이다. 오프닝에 등장할 열 명의 인물이 모두 열차의 주요 엔진이 되어야 할 터. 이들 각각의 사연이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 돌아갔다면 빈틈없는 극이 완성되었겠지만, 군데군데 허술한 부분들이 드라마를 탈선 위기(!)로 몰아넣을 것으로 추측된다. <버라이어티>는 이 부분을 <설국열차>가 지닌 잠재력으로 언급했다. 아직 할 이야기가 더 많이 남아있다는 것. <설국열차>는 시즌 1 방영 전 시즌 2 제작을 확정 지었다. 어쩌면 수많은 등장인물들을 기반으로, 시즌 2에서 더 확장된 세계관을 펼칠지도 모를 일이다. 

제니퍼 코넬리, 앨리슨 라이트의 얼굴에 주목하라

제니퍼 코넬리는 이 드라마에서 단연코, 가장 강력한 존재다.

시즌 후반 그녀는 투피스를 입은 존 맥클레인이 된다.

- 롤링 스톤
출처: <설국열차>

그렇다면 이번 작품에서 가장 돋보이는 얼굴은 누굴까. 가장 많이 언급된 이름은 단연 제니퍼 코넬리다. 찌르면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은 열차 내 실세 멜라니를 연기한 그녀는 이 드라마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라는 평을 받았다. 시즌 후반부에선 <다이하드> 속 존 맥클레인과 같은 과격한 액션 신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니 눈여겨보자.

출처: <설국열차>
루스를 연기한 앨리슨 라이트

멜라니 역의 제니퍼 코넬리와 함께 <설국열차> 속 틸다 스윈튼의 짐을 나눠든 이는 멜라니를 따르는 2인자, 루스 역의 앨리슨 라이트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앨리슨 라이트가 <설국열차> 속 틸다 스윈튼과 가장 가까운 존재감을 자랑한다고 밝히며 그녀에게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그 무시무시한 존재감을 25일, 넷플릭스에서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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