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가 코로나19로 손해 본 금액은 치킨 몇마리일까

조회수 2020. 5. 16.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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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출처: 월트 디즈니 컴퍼니
전 세계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으로 휘청이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산업의 최강자인 월트 디즈니 컴퍼니 또한 마찬가지다. 디즈니가 최근 발표한 2020년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총매출은 상승했으나 순이익과 영업이익은 상당히 큰 폭으로 줄었다. 디즈니가 코로나19로 손해 본 금액은 얼마고, 그 정도면 어떤 걸 할 수 있었을까.

먼저 디즈니가 공개한 내역. 매출은 180억 900만 달러(약 22조 466억 원)로 전년도보다 상승했다. 20세기 폭스를 인수하면서 생긴 결과. 그러나 매출이 아닌 순이익으로 따지면 하락 폭이 상상을 초월한다. 순이익 4억 7500만 달러(약 5816억 원)으로 전년도 54억 3100만 달러에 비하면 91%가 감소했다고. 코로나19의 v팬데믹으로 ESPN이나 '디즈니 플러스' 같은 미디어와 해외 및 고객 대면 부문은 급성장했지만, 디즈니의 상징과도 같은 디즈니랜드의 폐쇄와 영화 개봉 연기 등이 맞물려 이런 추락이 이뤄진 것. 디즈니 측은 영업손실을 14억 달러라고 추정했다. 2020년 1분기부터 발생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약 1조 7138억 원을 잃은 셈이다.

디즈니가 잃은 돈으로 할 수 있는 건?

만일 코로나19이 없어서 디즈니가 14억 달러를 손해 보지 않았다면 뭘 할 수 있었을까. 멀리 가지 말고 디즈니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정리해봤다.

21세기 이후 영화사에 가장 큰 이벤트였던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 영화의 제작비는 3억 5600만 달러. 디즈니의 2020년 1분기 영업손실 14억이면 <어벤져스: 엔드게임> 규모의 영화를 적어도 3편, 돈을 좀만 더 쓰면 4편을 만들 수 있다.
이런 것도 가능하다. <어벤져스> 시리즈는 1편부터 4편까지 2~3억 달러의 제작비가 들어갔다. 즉 14억 달러면 <어벤져스> 4편을 한 번씩 더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월트 디즈니의 주특기이자 상징은 애니메이션이겠다. 2000년대 들어서 디즈니의 위상을 다시 높인 것도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이다. <겨울왕국>은 1편도, 2편도 모두 1억 5000만 달러로 제작했다. 이 제작비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14억 달러는 <겨울왕국>을 9편까지 만들고도 남는 돈이다.
원래는 디즈니와 거리가 멀었지만, 2010년대 월트 디즈니의 (안 좋은) 상징이 된 <스타워즈> 시리즈는 어떨까. 월트 디즈니 컴퍼니가 루카스아츠를 인수한 후 제작한 실사 영화는 총 5편. <스타워즈> 시퀄 삼부작(깨어난 포스, 라스트 제다이,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 이들의 제작비는 각각 2억 4500만, 3억 1700만, 2억 7500만, 2억, 2억 7500만 달러. 이 다섯 편을 다 합쳐도 13억 1200만 달러. 이 영화들을 전부 한 번 더 제작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스타워즈 팬들 두 번 죽겠다...)

14억 달러, 약 1조 7138억 원. 영화 얘기로는 잘 와닿지 않는다면, 흔히 물가나 경제 관련해 자주 사용하는 자장면을 기준으로 삼아보자. 자장면도 요즘 가격 편차가 심한 편이지만 일반적으로 6천 원 한다고 정해보자. 그럼 약 2억 8563만 3333그릇이 나온다. 평균 수명을 80세라고 삼으면 하루 세끼 기준 평생 87600끼를 먹는다. 그럼 1조 7138억 원은 총 3260명에게 평생 자장면을 먹일 수 있는 돈이다.
현대 사회에서 가장 우상시되는 음식 '치느님'은 어떨까. 치킨의 천차만별 가격을 대충 넉넉잡아 2만 원으로 고정하면, 그럼 디즈니의 영업손실은 8569만 마리 치느님으로 치환된다. 마찬가지로 87600끼를 먹는다면 978명을 평생 치느님을 영접하는 선택받은 자들로 만들 수 있다.
비교 대상의 가격대를 확 놓여보기 위해 이번엔 차량을 선택해봤다. 2020년 4월에 가장 많이 팔린 국산차라는 H사의 G 모델. 홈페이지에 기재된 가격은 약 3200만 원에서 4100만 원 사이. 넉넉잡아 4천만 원을 기준으로 하고 디즈니의 영업손실 금액에 대입해봤다. 결과는 42845대. 이 차량의 4월 판매량이 11566대니까, 한 분기 판매량을 넘는 금액이다.

월드 클래스 미디어그룹인 월트 디즈니의 클래스에 맞게 슈퍼카 계열에 대입해보는 건 따로 계산할 필요 없이 지난해 기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11월까지 판매된 2억 원대 이상의 수입차는 약 3920대. 금액으로 따지면 9000억 원이 넘어 1조 원에 가깝다고. 월트 디즈니의 손실금액이면 2억 대 슈퍼카는 못해도 7000대, 정말 수십억 대 차량도 몇백대는 구매할 수 있을 듯하다.

이렇게 보듯 월트 디즈니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꽤 많은 손해를 봤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매출 자체는 전년도보다 상승했으니, 이 자료를 심각한 '위기'라고 받아들이지 말자. 다만 아직 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여전하다는 걸 명심하며 경각심을 갖자고 되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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