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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의 시간' 촬영장에서 가장 욕 찰지게 한 배우는?

조회수 2020. 4. 29.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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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

“우리, 이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사냥의 시간>은 관객에게 공개되기까지 영화의 카피와도 같은 인고의 시간을 견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으로 극장 개봉 대신 넷플릭스 개봉을 택했고, 이후 해외 배급권과 관련한 법적 분쟁까지 휘말렸던 것. 이 모든 과정을 잘 마무리 짓고, 4월 23일 오후 4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사냥의 시간>은 2020년 상반기 충무로 최고 기대작 위치를 입증하듯 폭발적인 관심을 얻고 있다. 영화의 재미를 더해주는 건 역시 비하인드 스토리. 극장 개봉을 앞뒀던 지난 2월 진행된 제작 보고회부터, 영화 공개 직후 이동진 평론가와 함께 진행한 온라인 GV까지, <사냥의 시간>과 관련한 여러 행사에서 들을 수 있었던 영화의 비하인드를 한자리에 모아봤다.

출처: <파수꾼>
출처: <사냥의 시간>

- <사냥의 시간>은 <파수꾼>을 연출한 윤성현 감독의 신작이다.

이제훈, 박정민 주연의 <파수꾼>은 한국 독립영화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수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윤성현 감독은 데뷔작 <파수꾼> 이후 9년 만에 신작 <사냥의 시간>으로 관객 곁을 찾았다. 

출처: <사냥의 시간>

- <사냥의 시간>은 ‘헬조선’이란 표현에서 시작됐다.

인물 내면 끝까지 파고드는 <파수꾼>을 통해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윤성현 감독. 그는 온라인 GV를 통해 “차기작에선 감정적으로 깊은 이야기보단 직선적인 구조의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밝히며 “한국 사회를 지옥으로 대변하는 용어들이 유행하던 시기 시나리오를 구성했다”고 전했다. “‘진짜 지옥을 보여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이야기가 시작”됐고, “지옥을 그려나가는 과정을 장르적으로 어떻게 풀어낼까 고민하며 그간 여러 영향을 받았던 많은 장르를 녹여내려 노력했다”고.

출처: <사냥의 시간> 촬영 현장

- <파수꾼> 때보다 10배 더 힘들었던 <사냥의 시간>의 연출

예산이 적은 독립영화 보단 상업영화 연출 환경이 더 편할 것이라 생각했다던 윤성현 감독. 현실은 생각과 정반대였다. <사냥의 시간>은 윤성현 감독에게도 도전이었던 작품. 이전에 해왔던 영역과 다른 장르의 작품이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원하는 장르적인 영역의 비주얼을 만드는 게 쉽지 않았다” “현장에선 배우들과 굉장히 즐겁게 촬영했으나, 개인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출처: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현장의 <사냥의 시간> 팀

- <사냥의 시간>은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섹션에 초청됐다.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섹션은 스타성, 대중성이 높은 작품들이 초청받는 섹션이다. 한국 영화가 스페셜 갈라 섹션에 초대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출처: <사냥의 시간> 촬영 현장

- 2018년 7월 크랭크업했다.

<사냥의 시간>은 촬영을 마친 후 약 1년 9개월 만에 대중에게 공개됐다. 윤성현 감독은 제작발표회 당시 “컴퓨터 그래픽, 믹싱 작업을 보통의 영화들보다 길게 하고 있다” “그만큼 사운드와 이미지가 중요한 작품”으로 <사냥의 시간>을 설명했다.

- <사냥의 시간>의 음악 감독은 프라이머리다.

<사냥의 시간>은 사운드를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는 돌비 애트모스 오디오로 서비스된다. 가능한 최고로 좋은 음향 시설을 갖춘 환경에서 관람하면 재미가 배로 늘어날 영화란 소리다. 윤성현 감독이 평소에 음악을 즐겨 들었다던 아티스트 프라이머리가 <사냥의 시간>의 음악을 담당했다. 프라이머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상업영화 음악 감독은 처음이라 고생을 온몸으로 느꼈던 작업” “일 년 내내 총소리 들어가면서 고막 수명이 줄어드는 느낌이었지만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라는 작업 후기를 남겼다.

출처: 씨네플레이 '사냥의 시간' 인터뷰

- 배우들은 촬영 중 윤성현 감독의 집에 자주 초대받았다.

현장의 완벽주의자라고 소문난 윤성현 감독. 그로 인해 생긴 에피소드가 있냐는 질문에 안재홍은 “대화를 정말 많이 나눴다”고 밝히며 윤성현 감독의 집에 자주 초대받았다고 전했다. “감독님 집에 가장 많이 갔던 감독님”이었다고. 박해수는 “윤성현 감독의 집에서 영화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그런 인간적인 면모를 현장에서도 많이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출처: <사냥의 시간>

- 안재홍, 최우식은 촬영 현장에 2시간 정도 일찍 출근해 타투 분장을 받았다.

<사냥의 시간>은 배우들의 외형적인 변신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그중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한 건 안재홍. 애쉬 컬러 머리카락을 지닌 장호를 표현하기 위해 일주일마다 탈색을 감행해야 했다. 안재홍은 기훈을 연기한 최우식과 함께 촬영 현장에 2시간 정도 일찍 출근해 타투 분장을 받기도 했다. 안재홍은 정비공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장호의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몸에 자동차 디자인의 타투 분장을 많이 새겼다.

출처: <사냥의 시간>
출처: 씨네플레이 '사냥의 시간' 인터뷰
'손목시계 타투가 마음에 들었다'고 말한 최우식 배우에게 '초등학교 때 하던 짓 아니냐'며 팩폭을 날린 박정민 배우

- 최우식이 가장 좋아한 기훈의 타투는? 손목에 새겨진 시계

최우식은 “가장 마음에 드는 기훈의 타투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손목에 새겨진 시계 모양의 타투를 꼽았다. 최우식과 안재홍은 촬영 전 함께 타투를 받으며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는 등 친구 같은 모습으로 시간을 보냈다. 당시를 회상한 두 사람은 “캐릭터 속으로 이입할 수 있던 시간이 있어 정말 친구처럼 촬영에 임할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출처: <사냥의 시간>

- 박해수는 <사냥의 시간> 촬영 도중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과 일부러 가까이 지내지 않았다.

박해수는 도박장에서 범죄를 벌인 준석(이제훈) 무리를 쫓는 추격자 한을 연기했다. 박해수는 캐릭터에 집중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나머지 배우들과 떨어져 지냈고, 홀로 어둠 속에 몰입하려고 노력했다.

출처: <사냥의 시간>

- 헌팅에만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사냥의 시간>은 그간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비주얼을 탄생시킨 영화다. <사냥의 시간> 속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을 설립하려 했던 윤성현 감독의 노고가 빛난 부분. 박정민은 윤성현 감독이 “사전 제작 단계에서 1년 정도 헌팅에 공을 들였다. 도박장을 비롯한 건물 세트가 매우 사실적이어서 작품 속 세계관을 굳이 상상하지 않아도 됐고 그런 부분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출처: <사냥의 시간>

- 안재홍의 애드리브였던 대사는?

도박장 강도에 성공한 준석 일행. 준석과 기훈, 장호는 도시를 떠나기로 결심하지만, 도박장 직원인 상수는 갑자기 사라지면 범죄자로 의심받을 것을 우려해 도시에 그대로 남기로 결정한다. 극 중 상수가 떠나는 세 친구를 배웅해 주는 장면. 장호는 상수에게 장난스레 “맞고 다니지 말고”란 말을 던진다. 알고 보면 안재홍의 애드리브였다고. 어딘가 주눅 들어있는(!) 상수의 캐릭터를 더 확고히 다져준 대사다.

출처: <사냥의 시간>

- 윤성현 감독이 꼽았다, 촬영 중 가장 욕을 찰지게 연기한 배우는?

어두운 환경에서 자란 네 청년을 주인공으로 한 <사냥의 시간>에선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욕설 연기를 만날 수 있다. “욕을 가장 찰지게 연기한 배우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윤성현 감독은 최우식을 꼽았다. 다른 배우들은 촬영 전 욕을 많이 연습했지만, 최우식은 연습하지 않고도 능숙하면서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였다고. 이에 최우식은 “목에 피나도록 연습했다”고 해명하며 웃음을 안겼다.

출처: <사냥의 시간>

- <사냥의 시간> 촬영 중 가장 많이 촬영된 장면은?

배우들은 가장 많이 찍은 장면으로 첫 회차에 촬영한 영화의 오프닝 신을 꼽았다. 원신 원테이크로 촬영된 안재홍, 최우식의 슈퍼마켓 신. 그 장면에 출연하진 않았지만 촬영 현장에 있었던 이제훈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오프닝 신만 44번 촬영했고, 그중 스물몇 번째 테이크가 영화에 실렸다”는 비하인드를 전했다. 윤성현 감독은 안재홍 배우를 “슬로 스타터”로 설명하며 “가면 갈수록 좋은 연기를 펼치는 배우라 테이크를 많이 갔다”는 변명의 말(!)을 덧붙였다.


출처: <사냥의 시간>

- (약스포) <사냥의 시간>의 엔딩 장면이 시퀄 제작을 의미하진 않는다.

스포일러 때문에 내용을 자세히 밝힐 순 없지만 <사냥의 시간>의 엔딩은 꽤 의미심장하다.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영화가 첫 공개되었을 당시부터 “시퀄 제작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평이 쏟아졌던 게 사실. 이를 두고 윤성현 감독은 “시퀄을 위해 만들어진 엔딩은 아니다”라는 대답으로 선을 그었다. 이어 주변 반응을 보고 “시퀄 제작을 생각해봤는데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는 말을 덧붙였다. 넷플릭스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다면 ‘윤성현 유니버스’로 펼쳐질 <사냥의 시간> 지옥도의 확장판을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팬이라면 작은 가능성을 걸어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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