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스마트폰을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가 주웠다면?

조회수 2020. 4. 25. 08:0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씨네플레이 문선우 기자
출처: <건즈 아킴보>

클릭 하나로 모든 것이 연결되는 세상. 그러나 편리한 만큼 손쉽게 정보가 노출되고, 개인은 속수무책으로 범죄의 타겟 또는 도구가 된다. 가상의 미래를 얘기하는 게 아니다. 바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다. 이뿐 만 아니다. 사이버상에서 피해자가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쉽게 가해자의 자리에 위치할 수도 있다. 익명을 방패 삼아 악플을 다는 사람들이 그렇다. 최근 스크린을 찾은 2편의 영화 <건즈 아킴보>와 <서치 아웃>은 사이버상에서 벌어진 일을 발판 삼아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렸다. 관련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를 중심 소재로 한 영화들의 제작이 잦아지는바. SNS‧디지털 범죄와 유해성을 다루며 현실적인 공포감을 선사한 다섯 작품을 선정해봤다.


<서치 아웃>

출처: <서치 아웃>
감독 곽정 출연 이시언, 허가윤, 김성철
키워드 / SNS, 범죄, 추적 스릴러, 실화 바탕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고시원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취준생 준혁(김상철). 자존감이 낮은 현실 속 모습과는 달리, SNS상에서는 ‘소원지기’로 불리는 유명 인플루언서다. 준혁과 함께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경찰 준비생 성민(이시언). 어느 날, 준혁과 성민과 친하게 어울렸던 동생이 자살을 하고, 준혁은 SNS를 통해 의문의 메시지를 받는다. 소녀의 죽음과 메시지가 관련이 있다는 의심을 하게 된 준혁과 성민은 경찰을 찾아가지만 종결된 사건이라는 얘기만 듣게 되고, 두 사람은 흥신소 해커 누리(허가윤)를 찾아 SNS 계정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2013년, 100명 이상의 러시아 청소년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흰긴수염고래(Blue Whale)’ 게임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 <서치 아웃>. 흰긴수염고래 게임은 개인 정보를 입력한 후 자신에게 도착한 미션을 단계별로 수행, 미션을 달성할 때마다 SNS에 인증 사진을 업로드하는 챌린지 형식의 게임이다. 처음엔 간단한 미션에서 시작해 종래엔 자신의 목숨을 끊어야 최종 미션을 클리어하게 되는 방식으로, 게임에 과몰입하게 된 청소년들이 자살을 하게 되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영화 <너브> 역시 이 게임을 모티브로 한 것. <서치 아웃>은 세 사람이 얽힌 사건을 통해 손쉽게 범죄에 노출될 수 있는 SNS의 여러 이면을 고발했다. 충무로 기대주 허가윤과 김성철, 주연으로 우뚝 선 이시언의 신선한 조합도 주목할 만하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출처: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출처: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감독 나카다 히데오 출연 키타가와 케이코, 다나카 케이, 치바 유다이, 나리타 료
키워드 / 스마트폰, 개인정보, 사이코패스, 스릴러

개인 정보가 담긴 스마트폰을 잃어버렸다면? 그런데 그 스마트폰을 사이코패스 성향을 지닌 연쇄살인마가 주웠다면?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스마트폰 분실로 인해 연쇄살인범의 타깃이 된 한 커플의 이야기를 그렸다. 평소와 다름없이 남자친구 도미타(다나카 케이)에게 전화를 건 아사미(키타가와 케이코). 그런데 전화를 받은 목소리가 낯설다? 전날 택시에서 스마트폰을 주웠다는 남자는 아사미에게 만나서 전해줄 것을 제안하고, 스마트폰을 돌려받은 아사미는 도미타에게 전달해 준다. 그런데 그날 이후, 아사미의 개인 정보와 관련된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한편, 가나가와현을 시작으로 긴 생머리가 잘린 젊은 여성의 시신들이 발견되면서 경찰은 연쇄 살인 수사에 돌입한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을 스마트폰 분실에 관한 이야기다. 여기에 연쇄살인 사건을 엮어 보다 현실적인 공포감을 더했다. 단지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너무나 손쉽게 범죄의 목표가 되고 삶이 무너지는 사람들. 동명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 공포영화 <링>을 연출한 나카타 히데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색다른 현실 밀착형 스릴러를 구현해냈다.


<블랙미러 시즌 3 - 닥치고 춤춰라>

출처: <블랙미러 시즌 3 - 닥치고 춤춰라>
출처: <블랙미러 시즌 3 - 닥치고 춤춰라>
감독 제임스 왓킨스 출연 알렉스 로더, 제롬 플린
키워드 / 멀웨어, 해킹, 음란물, 범죄

케니(알렉스 로터)는 선하고 소심한 성격의 청년이다. 패스트푸드 알바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케니는 여동생이 자신의 노트북을 멋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고 황급히 놀라 뺏는다. 여동생을 내쫓고 노트북을 켠 케니는 자위를 하는데, 여동생의 실수로 깔려버린 악성코드로 인해 해커에게 은밀하게 녹화되고 만다. 다음 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성실하게 출근한 케니. 그는 문자로 해커들에게 정해진 장소에 시간 안에 도착하지 않으면 해당 영상을 지인들에게 전송하겠다는 협박을 받는다. 정신없이 찍혀진 장소로 향한 케니는 그곳에서 자신과 똑같이 협박받고 있다는 의문의 남자 헥터(제롬 플린)를 만나고, 두 사람은 함께 움직이라는 해커의 명령을 받아 이동한다.


성적 학대 등이 담긴 성 착취물을 유포한 'N번방 사건'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된 지금. 근 미래를 다룬 영국 드라마 <블랙 미러> 시즌 3 에피소드 <닥치고 춤춰라!>는 유사한 디지털 성범죄를 소재로 한 스릴러라는 점에서 보는 이로 하여금 경각심을 일깨우기에 충분하다. 자신의 은밀한 행위가 지인들에게 노출될까 두려워하는 케니와 헥터. 두 사람을 쫓아가며 몰입하다 보면 밝혀지는 충격적인 반전과 현실적이면서도 이상적인 결말은 찝찝하지만 오랜 여운을 남긴다. 넷플릭스 드라마 <빌어먹을 세상 따위> 알렉스 로더가 주연으로 출연했다. 


<더 서클>

출처: <더 서클>
출처: <더 서클>
감독 제임스 폰솔트 출연 엠마 왓슨, 톰 행크스, 존 보예가, 카렌 길런
키워드 / 소셜 미디어, 라이브 방송, 사생활의 자유

작은 회사에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 메이(엠마 왓슨). 친구 애니(카렌 길런)의 추천으로 세계 최대 소셜 미디어 기업 ‘서클’의 면접을 보게 되고, 메이는 이직에 성공한다. 메이는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 효율적인 업무 처리로 동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며 회사 일에 전념하게 된다. 한편, 서클의 CEO 에이몬(톰 행크스)는 모든 것을 공유하는 사회를 만들고자 전 세계 곳곳에 초소형 카메라를 설치하는 ‘씨체인지(SeeChange)' 프로젝트를 진행하려 한다. 어느 날, 친구와 다툰 후 한밤중에 카약을 타고 나간 메이. 배가 뒤집혀 버리는 바람에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다행히 곧바로 해안경비대에게 발견돼 구조된다. 이것이 씨체인지의 기술 덕분임을 알게 된 메이는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24시간 생중계하기로 결심하고, 메이는 곧 SNS 스타로 떠오른다. 그러나 메이의 주변인들은 이로 인해 피해를 입게 되고 그녀와 멀어지게 된다.


CCTV뿐만 아니라 핸드폰, 아이패드, 노트북 등 어디에나 달려있는 카메라. <더 서클>은 카메라와 SNS를 통해 침해받기 쉬운 사생활의 자유를 다뤘다. 메이는 안전을 생각해 일상을 공유하기로 결심하지만, 이내 자신의 선택이 타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을 깨닫고 고뇌에 빠진다. 카메라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미치는 영향과 지켜져야 할 개인의 사생활이란 과연 어디까지일지. <더 서클>은 빠르게 발전하는 디지털 시대 속, 인간의 기본 가치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되물어야 하는 질문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소셜 포비아>

출처: <소셜 포비아>
출처: <소셜 포비아>
감독 홍석재 출연 변요한, 이주승, 류준열, 하윤경
키워드 / 악플, 마녀사냥, 현피, 스릴러

총기 소지한 채 탈영한 탈영병이 모텔에서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에 대해 수위 높은 악플을 올려 실시간으로 화제가 된 ‘레나’. 분노한 네티즌들이 레나의 신상을 해킹해 공개하고, 유명 BJ 양게(류준열)은 레나의 집으로 찾아갈 현피 원정대를 모은다. 오프라인으로 모이게 된 현피 원정대 중엔 경찰 지망생인 지웅(변요한)과 용민(이주승)도 있다. 그렇게 양게를 중심으로 모인 남성들이 레나의 집에 찾아가게 되고, 열린 문 너머 싸늘한 주검이 되어있는 레나를 발견한 남성들은 혼란에 빠지기 시작한다. 모든 행동들이 양게의 채널에서 라이브로 방송되고 있던 상황. 경찰서에 잡혀가게 된 지웅과 용민은 경찰 시험에 합격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듣고 레나의 죽음에 의혹을 제기한다.


2015년 공개된 독립영화 <소셜포비아>는 변요한과 류준열의 출연으로 뒤늦게 화제를 모았다. 주연을 맡은 변요한과 이주승의 호연만으로도 봐야 할 이유는 충분하지만, SNS와 악플 등 사회 문제와 밀접하게 닿아있는 소재와 주제 의식에 꾸준히 재조명되는 필람작 중 하나다. ‘정의를 구현해야 한다’라 말하는 이들조차도 컴퓨터 화면 너머 익명의 가면을 쓰고 손가락으로 사람을 죽이는 사회, 너무나 빠르게 휘발되어 버리는 이슈들. <소셜포비아>가 그려내는 세계는 지금 우리가 응시하고 있는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기에 씁쓸한 잔상을 남긴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