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보는 '킹덤' 제작진의 전작 5

조회수 2020. 3. 25.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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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조부용 기자

<킹덤> 시즌 2까지 벌써 다 봐서 이제 넷플릭스에서 뭘 봐야 될지 모르겠다면? <킹덤>을 만든 제작진의 전작들을 훑어보는 건 어떨까. 넷플릭스에서 찾아볼 수 있는 <킹덤>의 작가, 감독, 좀비 안무가, 의상 디자이너의 전작들을 모아봤다.  


김은희 작가 ▶ <시그널>

<킹덤> 시즌 3도 얼른 나오길 바라지만 <시그널> 시즌 2도 기다리고 있던 중이란 걸 잊지 말자. <시그널>은 시즌 2제작을 확정 짓고 당초 올해 방영 목표로 김은희 작가가 집필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출연 배우들의 스케줄 등의 문제로 제작 시기가 다소 딜레이 중인 것으로 보인다. <시그널>은 1999년 과거의 형사와 현재의 형사가 무전기 교신으로 공조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교신을 통해 공소시효가 만료된 사건들의 진실을 하나씩 파헤친다. 대개 이런 장르들이 사건이 주인공이 되고 인물이 부수적으로 쓰여 아쉬움을 주곤 하는데 현실과 과거를 연결하는 판타지적인 설정을 통해 인물의 절절함이 강조되며 감성적인 부분까지 살렸다. <시그널>과 <킹덤>의 새로운 시즌도 궁금하지만 <싸인>, <유령>, <시그널>, <킹덤>까지 한국 드라마에서 늘 새로운 장르를 도전하는 김은희 작가의 다음 장르도 기대된다.    


김성훈 감독 ▶ <끝까지 간다>

영화만 작업하던 감독이 드라마를, 그것도 당시에는 진입장벽이 높았던 넷플릭스 드라마의 연출을 맡게 됐다. 김성훈 감독은 ‘창작자에게 자유를 주는’ 넷플릭스의 슬로건에 이끌려 김은희 작가와 의기투합해 <킹덤>을 내놓았다. <킹덤> 이전 작품으로는 <터널>과 <끝까지 간다>가 있다. 두 영화 모두 끈질기게 한 인물을 따라간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별한 반전 요소를 넣지 않아도 시선을 돌리지 못하도록 스토리를 끌고 나간다는 점도 비슷하다. <킹덤> 역시 러닝타임이 긴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앉은 자리에서 끝장을 보게끔 만들었다. <끝까지 간다>는 김성훈 감독의 첫 출세작이다. 형사 건수(이선균)가 실수로 사람을 친 뒤 어머니의 관 속에 시체를 숨기며 상황을 모면하려 하지만 사건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고 목격자까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긴장감과 이완을 오가는 스토리의 완급 조절이 돋보이는 영화다.  


박인제 감독 ▶ <특별시민>

<킹덤> 시즌 2의 연출자는 두 명이다. 시즌 2의 1회는 시즌 1을 책임졌던 김성훈 감독이 맡았고, 2회부터 남은 회차는 박인제 감독이 맡았다. 박인제 감독은 <모비딕>, <특별 시민>을 연출했다. 연속되는 시리즈 작업은 이번 <킹덤 2>가 처음이다. 넷플릭스에서는 그의 전작 <특별시민>을 찾아볼 수 있다. 4월 총선을 앞둔 요즘 보기에도 의미 있는 영화다. 이미지 관리에 철저한 정치 9단 서울시장 변종구(최민식)가 차기 대권을 노리며 3선 서울 시장에 도전하는 내용이다. 정치인들의 부정부패나 권력욕에 집중하지 않고, 권력을 얻기 위한 첫 단계인 선거, 그 과정에 집중했다. 나쁘다고만 할 수 없는 다면적인 정치인의 면모를 보여주는 최민식의 연기가 돋보인다. 변종구의 캠프에 영입된 광고 전문가를 맡은 심은경과 서울시장 유력 후보의 라미란, 그녀의 선거 전문가 류혜영, 정치부 기자를 맡은 문소리 등 선거판 내 다양한 위치에 놓인 캐릭터들의 활약이 인상적이다.


전영 안무가 ▶ <부산행>

비주류 장르였던 좀비물이 한국에서 급부상할 수 있던 데에는 <부산행>과 <킹덤>의 역할이 컸다. 전영 안무가는 두 영화에서 좀비의 안무를 제작했다. 전영은 관절을 비틀어 추는 춤을 추는 ‘본 브레이킹 댄서’다. 국내에서 이러한 춤을 전문적으로 추는 안무가는 그가 최초라고 한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에 출연해서 탈골된 좀비춤을 보여주기도 했다. <곡성>에서 악령 든 연기를 했던 김환희의 모션도 그가 맡았다. <부산행>은 부산행 기차 안에서 의문의 바이러스가 승객들 사이에 퍼지면서 점차 좀비로 변해가는 사람들과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기차라는 한정된 공간이 밀도 높은 긴장감을 자아낸 영화다.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전영은 “<부산행>의 안무를 표현하기 위해 기존 좀비 영화의 움직임보다는 <다크 소울> 시리즈 같은 게임 속 좀비들의 움직임을 참고했다”고 말했다. “<킹덤> 좀비들은 좀 더 배고픈 시절의 좀비를 상상해 조금 다르게 표현했다”고 한다. 


권유진 의상 디자이너 ▶ <아스달 연대기>

외국인들이 <킹덤>에 대해 흥미로워하는 부분이 있다. 출연 배우들이 입고 나오는 의상이다. 외국 시청자들은 특히 저마다 모양이 다른 조선시대 갓에 흥미를 보였다. 주의 깊게 보다 보면 직책이나 지위, 심지어 계절감에 따라 다른 색상과 디자인을 활용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권유진 의상 디자이너는 어머님에 이어 2대 째 영화 의상을 제작해오고 있다. 올해로 벌써 34년 경력이다. <부산행>, <국제시장>, <명량>, <광해> 등 총 150여 편의 영화 의상을 맡았다고. <킹덤> 시즌 1 방영으로 '갓'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린 그는 이어 <아스달 연대기>의 의상을 맡았다. <아스달 연대기>는 기원전 3천 년 전 가상의 땅 아스를 배경으로 국가를 탄생시키는 과정을 그린 신화적 요소가 가미된 판타지 드라마다. 상상의 세계를 구현해내야 하기 때문에 <킹덤> 등 그간 맡았던 사극 영화들보다 의상이 주는 이미지가 중요했던 작품이다. 참고할 문건도 없이 부족별로 다른 의상을 만들어야 했다고 한다. 드라마를 보면 의상팀의 노고를 절절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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