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곡 못지 않았던 디즈니 애니의 로컬라이징 엔딩곡&더빙 명곡

조회수 2019. 12. 3.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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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겨울왕국 2> 엔딩곡 ‘숨겨진 세상’을 녹음 중인 가수 태연.

디즈니 애니메이션 신작이 개봉할 때, 팬들이 기대하는 포인트. 바로 더빙과 로컬라이징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더빙은 본사에서 직접 검수하기에 캐스팅이나 퀄리티가 훌륭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 디즈니는 더빙뿐만 아니라 작품의 주제곡을 해당 국가의 가수가 부른 로컬라이징 버전을 공개하고 있다. 이번 <겨울왕국 2>도 가수 태연이 부른 엘사의 넘버 ‘숨겨진 세상’(Into the Unknown)을 공개한 바 있다. 그래서 디즈니의 로컬라이징 버전, 혹은 호평받은 극중 더빙 버전을 정리해봤다.

※ 편의를 위해 곡명은 한국어 버전으로 표기하고 괄호 안에 원제를 기입한다. 

<알라딘> 아름다운 세상
존박·박정현

2019년 ‘열풍’이란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영화 <알라딘>. 원작이 유명한 만큼 우려도 많았지만, 화려한 색감과 유쾌한 음악, 배우들의 빼어난 연기 등 호평받으며 장기 상영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디즈니 작품 역대 관객 동원까지 경신했다. <알라딘>의 대표곡 ‘아름다운 세상’(A Whole New World)이 엔딩곡을 장식했는데, 원본은 제인(ZAYN)과 자비아 워드(Zhavia Ward)의 듀엣. 한국 로컬라이징에선 존 박과 박정현이 맡았다. 디즈니 역사를 통틀어서도 가장 흥행한 곡이고, 국내 가수 중 R&B 장르에 능통한 두 가수의 만남이었기에 인기를 모았다. 영어에도 능통한 두 가수는 개봉 직전 5월 22일에 열린 쇼케이스에서 영어 원곡으로 라이브 무대를 선보였다.


<뮬란> 내 안의 나를 POP Ver.
박정현

돌이켜 보면 주제곡 라인업이 <뮬란>만큼 호화롭기도 힘들다. <뮬란>의 주제곡 ‘내 안의 나를’(Reflection)은 무려 레아 살롱가라는 뮤지컬계의 거성가 불렀다. 극중 삽입곡은 한국에서도 뮤지컬 배우 이소정이 맡았으나, 엔딩 크레딧에 사용할 팝 버전은 미국과 한국 모두 신인 가수를 선택했다. 크리스티나 아길레나, 그리고 박정현이었다. 아길레나는 미키 마우스 클럽에서 인지도를 쌓았으나 가수 데뷔 전이었고, 박정현은 1998년 데뷔 앨범을 낸 신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뮬란>의 ‘내 안의 나를’ 보컬로 참여했으니 디즈니가 두 사람의 떡잎을 먼저 알아본 셈이다.


<타잔>
윤도현

디즈니 애니메이션 삽입곡을 더빙할 때, 보통 뮤지컬 배우나 성우를 기용하는 편이다. 하지만 <타잔>은 달랐다. <타잔>은 등장인물이 노래하는 뮤지컬이 아니라 팝 음악을 BGM으로 사용한 뮤직 드라마 형식이기 때문. 그래서 팝의 아이콘 필 콜린스가 음악 작업과 보컬까지 참여했다. 국내 더빙판은 윤도현을 기용했다. 당시 윤도현은 지금만큼 온 국민이 아는 국민 가수는 아니었으나 (작품과는 관련 없지만) ‘타잔’이란 곡으로 활동한 점, 특유의 와일드한 보컬, 여러 뮤지컬이나 영화에서 보여준 모습, 애초 뮤지컬이 아닌 작품 특성 등이 복합적인 이유에서 발탁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아나> ‘나 언젠가 떠날 거야’
소향

<모아나>는 한 명이 대사와 보컬 모두 소화하는 원작과 대사 파트, 보컬 파트 두 명을 고용하는 한국어 더빙판의 차이가 가장 큰 작품 중 하나다. 원작은 아울리이 크러발리오라는 하와이 출신 신인 배우를 발탁해 자연스럽게 디즈니 스타로 부상시켰는데, 더빙판은 신인 뮤지컬 배우 김수연과 가창력 하나로 활동 영역을 넓혀온 가수 소향이 함께 모아나를 연기했다. ‘나 언젠가 떠날 거야’(How Far I'll Go)아울리이 크러발리오 버전은 모아나의 우직한 면을 강조한다면, 소향 버전은 호기심 많은 성격이 부각된다. 보컬의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에 비교해서 듣는 재미도 쏠쏠한 편.


<겨울왕국 2> ‘숨겨진 세상’ End Credit Ver.
태연

이번 <겨울왕국 2> 주제곡은 유독 눈에 띈다. 태연이 맡게 되면서 원곡과 전혀 달라졌기 때문. 태연이 부른 ‘숨겨진 세상’(Into The Unknown) 버전은 원래 ‘패닉! 앳 더 디스코’(Panic! At The Disco)라는 남성 보컬이 불렀다. 즉 한국어 버전으로 로컬라이징하면서 여성 보컬을 선택했다는 것. 디즈니 측은 태연의 음색과 가창력이 어울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엘사가 부르는 곡이라 여성 보컬이 불러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것도 한몫했을 듯하다. 참고로 극중 삽입된 ‘숨겨진 세상’은 1편에서 ’다 잊어’(Let It Go)를 부른 뮤지컬 배우 박혜나가 연이어 맡았다.


<미녀와 야수> 미녀와 야수
유열, 이은영

이런 로컬라이징의 원조는 <미녀와 야수>(1994).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싱글 발매’ 전략을 성공시킨 장본인이기 때문에 로컬라이징에서도 가수를 섭외하는 방식을 처음 사용했다. 주제곡 ’미녀와 야수’(Beauty and the Beast) 듀엣 버전을 부른 가수는 유열과 이은영.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처음 사랑’, 이별이래’ 등을 발표한 1990년대 최고 스타 유열, 1989년 13회 대학가요제에서 ‘사랑은 이별을 위해’로 금상을 수상하고 1990년 데뷔한 이은영은 ‘어린이용’ 딱지가 붙은 애니메이션으로서는 힘준 캐스팅임을 알 수 있다.


<인어공주> 불쌍한 영혼들
박정자

디즈니 본사 직원이 “이 분이 영어만 할 줄 알면 오리지널 캐스트를 맡기고 싶다”고 말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는 <인어공주> 우르술라를 연기한 배우 박정자의 이야기다. 연극 무대에서 호연을 펼치며 대표 배우로 소개된 배우답게 발성이나 대사 처리, 감정 표현에서 성우 못지않은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단독 넘버 ‘불쌍한 영혼들’(Poor Unfortunate Souls)에서의 능글거리며 에이리얼을 꼬드기는 연기는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디즈니 작품 속 명연 중 하나.


<라이온 킹> 스카의 음모
김병관/이성훈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악당의 단독 넘버도 잘 뽑기로 유명하다. 보통 역대 디즈니 악역 넘버를 선정하면 <노틀담의 꼽추> ‘지옥의 불’(Hellfire), <공주와 개구리> ‘저승세계의 친구’(Friends on the Other Side), 그리고 <라이온 킹>의 ‘스카의 음모’(Be Prepared)가 거론된다. 특히 ‘스카의 음모‘는 한국어 더빙이 기막히게 좋아서 유튜브 등지에서 해외 팬들도 찾아 듣는다고. 제국주의 군대를 패러디한 장면에 한국어 더빙이 더해져 북한을 연상시킨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다. 극중 스카의 목소리를 더빙한 김병관 성우와 뮤지컬 배우 이성훈 배우가 함께 부른 노래. 원곡에서도 제레미 아이언스가 소화하지 못하는 고음은 성우 짐 커밍스가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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