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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러닝타임 4시간이었다는 넷플릭스 역대 최고작

조회수 2019. 11. 30.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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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
출처: <아이리시맨>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시네마’의 교본을 완성했다. <아이리시맨>은 미국 역사상 가장 유명한 미제 사건 가운데 하나인 지미 호파 실종 사건을 소재로, 1950년부터 70년대 마피아의 일대기를 담는다. 실종 사건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 노동자 출신 살인청부업자 프랭크 시런을 로버트 드 니로가 연기했고, 알 파치노가 지미 호파를 연기했다. 그 외 조 페시, 하비 케이틀, 안나 파킨 등 이름만으로도 작품에 무게를 더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이탈리아 마피아의 아일랜드계 거물 암살자, 프랭크 시런의 대서사시를 다룬 209분의 대장정, <아이리시맨>을 보기 전, 혹은 보고 나서도 알면 좋을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모았다.


- <아이리시맨>은 찰스 브랜트의 논픽션 <아이 허드 유 페인트 하우시스>(I Heard You Paint Houses)를 원작으로 한다. ‘페인트공’(Paint House)은 마피아들이 사용하는 은어로, 살인 청부업자를 뜻한다. 이 말은 실제 지미 호파가 프랭크 시런을 만났을 때 처음으로 건넨 말이었다고. 주연 겸 제작자로 이름을 올린 로버트 드 니로는 <아이리시맨>이 원작과 같은 제목을 유지하길 원했다. 스크린에선 부제의 형식으로 붙은 ‘I Heard You Paint Houses’를 확인할 수 있다.

- “당신과 내가 만들고 싶어 했던 이야기”라며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게 책 <아이 허드 유 페인트 하우시스>를 건넸다는 로버트 드 니로. 로버트 드 니로는 <아이리시맨>이 “마틴 스콜세지와 나의 (영화적) 작업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상징하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아이리시맨>은 로버트 드 니로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함께한 아홉 번째 작품(장편 영화 한정)이다. 두 사람은 그간 <택시 드라이버> <성난 황소> <코미디의 왕> <좋은 친구들> <카지노> 등 할리우드의 수많은 명작을 탄생시켰다.

- 프랭크 시런을 범죄 조직으로 인도한 러셀 버팔리노는 조 페시가 연기했다. 조 페시는 1999년 은퇴를 발표한 후 몇 영화에 카메오로만 얼굴을 비춰왔다. <아이리시맨>이 조 페시의 복귀작인 셈. 조 페시는 은퇴를 이유로 출연 제안을 50번 정도 거절했지만,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끈질긴 설득에 못 이겨 출연을 결정했다.

- <아이리시맨>은 로버트 드 니로와 조 페시가 함께 출연한 일곱 번째 영화다. 두 사람은 <성난 황소>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좋은 친구들> <카지노>, 그리고 로버트 드 니로가 연출을 맡은 <굿 셰퍼드> 등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다.

- 알 파치노는 “<아이리시맨>을 촬영하면서 1970년대 영화를 촬영하며 느꼈던 감정을 되살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알 파치노를 비롯해 로버트 드 니로, 조 페시, 하비 케이틀, 마틴 스콜세지 감독까지 <아이리시맨>의 주역들은 모두 1970년대를 휘어잡았던 영화인이다. <아이리시맨>은 알 파치노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호흡을 맞춘 첫 영화다. 알 파치노와 조 페시가 처음으로 함께 출연한 영화이기도 하다.

- 출연 배우들의 경력에 대해 어떤 부가 설명이 필요할까 싶지만. 너무 당연하게도(!) <아이리시맨>은 오스카를 점령한 바 있던 배우들이 총출동한 작품이다. 프랭크 시런을 연기한 로버트 드 니로는 <대부2> <택시 드라이버> <디어 헌터> <사랑의 기적> <케이프 피어>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으로 오스카 배우상 후보에 지명됐고, <성난 황소>를 통해 남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로버트 드 니로가 트로피의 주인이 된 해 같은 영화로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던 조 페시는 1991년 <좋은 친구들>을 통해 오스카의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출처: (왼쪽부터) 알 파치노, 안나 파킨

<대부>를 통해 오스카에 입성한 알 파치노는 <대부 2>와 <여인의 향기>로 제47회, 제65회 오스카 시상식의 남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형사 서피고> <뜨거운 오후> <용감한 변호사 > <딕 트레이시> <글렌게리 글렌 로스> 모두 그가 오스카 배우상 후보로 이름을 올렸던 영화들이다. 프랭크 시런의 딸 페기를 연기한 안나 파킨 역시 오스카 트로피 소유자다. 데뷔작 <피아노>를 통해 제66회 오스카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 하비 케이틀은 거장들의 데뷔작에 빠짐없이 출연해왔던 배우다. 리틀리 스콧 감독의 <결투자들>, 폴 슈레이더 감독의 <블루 칼라>,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저수지의 개들>에 그가 있었다. 이 리스트에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빠질 수 없다. 하비 케이틀은 <아이 콜 퍼스트> <비열한 거리> <앨리스는 이제 여기 살지 않는다> 등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초기작에 줄줄이 출연해왔다. <아이리시맨>을 통해 하비 케이틀은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 이후 30년 만에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작업을 함께했다. 그는 마피아 안젤로 브루노를 연기한다.

- <아이리시맨>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연출작 중에서 가장 긴 러닝타임의 영화다. 209분으로, 무려 3시간 29분. 첫 번째 편집본은 4시간을 초과했고, 영화를 두 편으로 나누자는 의견도 있었다고 한다. <아이리시맨>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연출작 가운데 가장 많은 촬영 일수를 기록한 작품이기도 하다. <아이리시맨>은 9대의 카메라로 108일 동안 촬영됐다.

- 스티브 그레이엄은 지미 호파와 사사건건 부딪히는 마피아, 앤서니 프로벤자노를 연기했다. 시간을 칼처럼 지키는 지미와의 약속에 늦은 앤서니, 그로 인한 두 사람의 말싸움 장면은 <아이리시맨>의 명장면 중 하나다. 대선배들과 함께한 스티브 그레이엄은 이 장면을 촬영하며 엄청나게 긴장했다. 동시에 ‘로버트 드 니로랑 한 장면에 나오는데 그의 대사가 없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느꼈고, 그에게 애드리브를 날렸다. 로버트 드 니로가 그 대사를 받아치며 극 중 인물들의 싸움이 완화되었는데, 이 대사가 <아이리시맨>의 명대사 중 하나가 됐다. 이 장면은 영화를 관람하며 확인해보시길!

- 프랭크는 러셀에게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고 당시 시칠리아에 있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이 장면에서 흐르는 음악은 영화 <대부>에 삽입된 왈츠다. 로버트 드 니로는 <대부2>에서 비토 콜레오네(말론 브란도)의 청년 시절을 연기했다. 비토 콜레오네는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섬, 콜레오네 마을 출신이다.

- <아이리시맨>이 개발 단계에 들어서기 시작한 건 2010년부터다. 당시 <아이리시맨>의 판권은 파라마운트 픽처스가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아이리시맨>의 제작비에 부담을 느낀 파라마운트가 배급권을 포기했고, 넷플릭스가 <아이리시맨>의 판권을 획득했다. <아이리시맨>은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모든 연출작을 통틀어 가장 높은 제작비를 기록한 작품이다. 1억 5900만 달러, 우리돈 약 1974억 6100만 원의 제작비가 들었다.

<아이리시맨> 속 중년의 프랭크 시런과 노년의 프랭크 시런

-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든 이유는 촬영 당시 70대였던 배우들을 40대 나이로 구현하는 ‘디에이징’(De-Aging) 시각효과가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아이리시맨>은 프랭크 시런과 그 주변 인물들의 관계를 조명하며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의 시간대를 순차적으로 나열한다. 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 조 페시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의 40대부터 60대까지를 연기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70대 노장 배우들의 얼굴에 (CG 합성을 위한) 점을 그리고 기계를 착용시켜 이미지를 캡처하길 원하지 않았고, 더욱 섬세한 작업이 필요한 디에이징 기술에 도전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디에이징 기술을 적용하는 건 모두에게 도전이었다”고 밝혔다. “배우들의 표정을 부자연스럽지 않게 처리하기 위해 많은 연구 과정을 거쳤다”고. 알 파치노는 캐릭터의 40대 시절을 연기해야한다는 말을 듣고, “그 무렵의 기억을 참고해 촬영장에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젊어지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아이리시맨>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로드리고 프리에토 촬영 감독이 함께한 네 번째 작품이다. 이전 그들은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오디션> <사일런스>를 통해 호흡을 맞췄다.


-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아이리시맨> 촬영 중 75세 생일을 맞았다. 그의 생일은 11월 17일. 이 날은 배우 대니 드비토의 생일이기도 하다. 재미있는 사실은 대니 드비토 역시 지미 호파를 소재로 한 영화 <호파>(1992)를 연출했다는 것. 대니 드비토의 <호파>에선 잭 니콜슨이 지미 호파를 연기했다. <호파>는 썩 좋은 흥행 결과를 거두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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