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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신의 한 수? 역대 ‘조커’를 연기할뻔한 배우들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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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조커>

한계란 없을 것 같은 DC 코믹스의 미치광이 악당. 조커는 배우라면 한 번쯤 탐낼만한 캐릭터다. 개봉과 동시에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린 2019년판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를 비롯해, <배트맨>(1989)의 잭 니콜슨, <다크 나이트>(2008)의 히스 레저 등 역대 조커를 연기한 대부분(!)의 배우들은 관객과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레전드 반열에 올랐다. 어쩌면, 또 다른 배우가 이 레전드 반열에 오를 수도 있었다는 사실. 조커 역에 캐스팅되길 원했거나, 캐스팅을 거절했던, 역대 조커를 연기할 뻔했던 배우들을 한자리에 모아봤다.


윌렘 대포
<배트맨>(1989)의 조커

출처<스파이더맨3>

선한 미소를 지어도 어딘가 모르게 불안하고 의심스러운 얼굴. 찰나의 표정으로 복합적인 감정을 빚어낼 줄 아는 윌렘 대포는 1980년대 후반 <미시시피 버닝> <플래툰> 등을 통해 할리우드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팀 버튼 감독의 <배트맨> 준비에 한창이었던 워너 브러더스 역시 그를 눈여겨보고 있었다는 사실. <배트맨>의 각본가 샘 햄은 워너 브러더스가 “조커 역에 잭 니콜슨이 캐스팅되지 않았을 경우를 대비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고, 그 대안에 윌렘 대포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잭 니콜슨이 조커를 연기했던 터라 윌렘 대포에게 연락이 가는 일은 없었다고. 그로부터 30년 가까이 흐른 2017년, ‘윌렘 대포가 DC 영화에 출연한다’는 기사가 보도됐고 일부 팬은 그가 조커 역을 연기할 것이라 추측했다. 추측은 추측이었을 뿐. 윌렘 대포는 <아쿠아맨>에서 아쿠아맨(제이슨 모모아)의 스승과 같은 조력자 누이디스 벌코를 연기했고, 러닝타임 내내 선한 면만 뽐냈다.

로빈 윌리엄스
<배트맨>(1989)의 조커, <다크나이트>(2008)의 조커

출처<블러바드>

로빈 윌리엄스는 조커와 두 번이나 엇갈린 배우다. 2010년 한 인터뷰를 통해 로빈 윌리엄스는 “<배트맨>(1989)의 출연 제안을 받았으나 망했다(screwed out)”고 털어놨다. 당시 워너 브러더스가 찍은 조커의 1순위 배우는 잭 니콜슨. 그가 출연 제안을 받고 고민하자, 워너 브러더스는 평소 DC에 관심이 많았던 로빈 윌리엄스에게 그 역할을 제안했다. 동시에 잭 니콜슨에게는 “로빈 윌리엄스가 조커를 연기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경쟁자가 생긴 잭 니콜슨은 빠른 시일 내 조커 역할을 승낙했고, 결국 로빈 윌리엄스는 조커를 떠나보내야 했다는 슬픈 이야기. 2002년에도 포기는 없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인썸니아>를 함께한 로빈 윌리엄스는 그에게 조커 역할에 관심 있다는 속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크리스토퍼 놀란은 히스 레저를 선택했다. 히스 레저의 조커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고, 그는 사후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브래드 듀리프
<배트맨>(1989)의 조커

출처<스폰테니어스 컴버스천>

브래드 듀리프의 이름이 생소한 이들도 있을 것. 데뷔작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를 통해 오스카를 비롯한 다수의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 부문에 호명된 브래드 듀리프는 이후 <사구> <미시시피 버닝> 등에서 개성 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주목받은 배우다. 영화 역사의 전설로 남은 그의 인생 캐릭터가 이 즈음 탄생했으니, 바로 <사탄의 인형> 속 처키다. 어두운 유머 감각과 미친 웃음소리를 지니고 있는, 악으로 똘똘 뭉친 처키의 매력에 푹 빠진 팀 버튼 감독은 그를 연기한 브래드 듀리프를 <배트맨>의 조커로 캐스팅하고 싶어 했다. 그러나 워너 브러더스의 반대 때문에 추진하지 못했다고. 결국 브래드 듀리프의 데뷔작,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를 통해 온갖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잭 니콜슨이 <배트맨>의 조커를 연기했다.

데이빗 보위
이반 라이트만 감독의 <배트맨> 속 조커

출처<지구에 떨어진 사나이>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조커를 연기한 자레드 레토가 영감을 받은 인물이자, DC 코믹스의 핵심 만화가 그랜트 모리슨이 조커 캐릭터를 구상할 때 많은 영향을 받은 인물. 어쩌면 잭 니콜슨의 조커 이전 데이빗 보위의 조커가 먼저 관객을 찾을 수도 있었다. 팀 버튼 감독보다 먼저 <배트맨>을 구상한 건 <고스트 버스터즈>를 연출한 이반 라이트만 감독이었다. 빌 머레이가 배트맨 역에, 데이비드 니븐이 알프레드 역에, 데이빗 보위가 조커 역에 내정되어 있던 상황. 그러나 데이비드 니븐이 세상을 떠나고, 대본을 고치는 과정에서 감독이 교체되는 등의 일들이 이어져 영화 제작이 무산됐다. 단숨에 관객을 사로잡는 카리스마와 수수께끼 같은 미스터리함을 동시에 지닌 데이빗 보위.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조커와 딱 맞는 배우였기에 팬들의 아쉬움이 배로 늘어났던 사례다. 

팀 커리
<배트맨-TV 만화 시리즈>(1992)를 비롯한 DC 코믹스 애니메이션, 비디오 게임 속 조커 목소리

출처<그것>

영화 <록키 호러 픽쳐 쇼>, 드라마 <그것>을 통해 역대급 분장 캐릭터를 탄생시킨 팀 커리. 그는 <배트맨-TV 만화 시리즈>의 조커 역으로 캐스팅되어 네 편의 에피소드를 녹화한 후 해고(...) 당했다. 이유는 그의 목소리가 너무 무서웠기 때문. 팀 커리는 2017년 한 인터뷰를 통해 허심탄회하게 조커 캐스팅 비하인드스토리를 털어놨다. “한동안 조커를 연기했지만 기관지염에 걸려 해고당했어요. 대신 마크 해밀이 캐스팅되어 조커를 연기했죠. 그런 게 인생 아니겠어요”

애드리언 브로디
<다크 나이트>(2008)의 조커

출처<백트랙>

외형적으로 조커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애드리언 브로디가 <다크 나이트> 조커 역의 최종 후보에 올라있던 배우라는 사실은 이미 유명하다. 애드리언 브로디 스스로도 조커 역할에 많은 관심을 보였지만, 후에 자신 대신 캐스팅된 히스 레저의 연기를 보고 엄청난 찬사를 쏟아냈다고. 애드리언 브로디의 조커 사랑은 <다크 나이트>로 끝나지 않았다. <수어사이드 스쿼드>와 <저스티스 리그>의 제작이 발표되었던 2014년, 그는 조커 캐스팅과 관련한 질문에 “그 역할이 내게 흥미롭게 느껴진다면 캐스팅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이 악당들은 정말 재미있는 캐릭터다. 그러나 스튜디오가 내게 역할을 제안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코믹스 영화의 영웅이나 악역을 연기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연기 신조를 내비쳤다. 

스티브 카렐
<다크 나이트>(2008)의 조커

출처<뷰티풀 보이>

드라마 <오피스>의 마 점장, 스티브 카렐이 코미디의 옷을 벗기 시작한 건 2014년부터다. 웃음기 대신 트라우마로 범벅된 존 듀폰의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 그의 낯선 얼굴은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알고 보면 스티브 카렐은 이보다 한참 전부터 진중한 연기에 목말라하고 있었다는 사실. <폭스 캐처>로부터 6년 전, <다크 나이트>의 조커 역을 탐냈던 스티브 카렐은 캐스팅이 진행되고 있을 당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 역할을 연기하고 싶다”고 직접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어 “만약 숀 펜과 내가 후보에 올라있다면, 우리 중 누가 더 나은 배우인지 증명할 수 있는 대결을 원한다. 그냥 기름을 붓고 싸워야 할 텐데”라며 익살스러운 진담 반 농담 반 멘트를 덧붙이기도. 안타깝게도 그의 이미지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생각하는 조커의 이미지와 한참 멀었고, 그는 캐스팅 후보군에 들지 못했다.

숀 펜
<다크 나이트>(2008)의 조커

출처<더 퍼스트>

스티브 카렐이 도전장을 내밀었던 배우, 숀 펜은 당시 <다크 나이트>의 조커 역으로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던 배우였다. 워너 브러더스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조커 역으로 원하던 배우가 바로 숀 펜이었던 것. 하지만 숀 펜은 그들의 제의를 거절했다. 당시 해외 매체들은 워너 브러더스의 관계자의 말을 빌려" 숀 펜은 그의 친구 잭 니콜슨이 이전에 연기했던 캐릭터를 다시 연기하는 데 불편함을 느꼈고, 조커 역할을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라이언 고슬링
<수어사이드 스쿼드>(2016)의 조커

출처<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

여러 의미로(!) 라이언 고슬링의 인생에 남을 캐릭터가 생성될 뻔했다. <수어사이드 스쿼드> 사전 제작이 진행되고 있을 시기, 라이언 고슬링은 워너 브러더스로부터 DCEU의 조커 역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유니버스로 묶인 히어로 영화 특성상, 여러 편의 영화에 출연해야 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라이언 고슬링은 제안을 거절했다. 결국 새로운 조커는 자레드 레토에게 돌아갔다. 조커 역할을 위해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긴 머리와 수염을 정돈한 자레드 레토는 메소드 연기를 펼친답시고 할리 퀸 역의 마고 로비에게 쥐를 선물하거나 데드샷을 연기한 윌 스미스에게 총알을 보내는 등의 기행을 벌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영화 개봉 후 결과는? 자레드 레토의 조커 영화가 제대로 다시 나와 오명을 씻어내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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