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내한 현장] 티모시 샬라메, 한국으로 이사 오고 싶다고 밝힌 이유는?

조회수 2019. 10. 11. 11: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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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글 유은진 기자
출처: 티모시 샬라메 인스타그램 (@tchalamet)

지난 10월 7일. 새벽부터 온라인이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부산 곳곳에서 티모시 샬라메를 봤다는 목격담이 올라왔기 때문. 호텔 엘리베이터에서 사진을 찍고, 해동용궁사에 방문하고, 통닭을 즐기는 등의 개인 일정을 소화한 티모시 샬라메의 근황을 확인하며 누군가는 부산 어딘가에서 우연히 그를 마주할 수도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와의 만남을 우연에 기댈 수 없는 팬들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중심지, 영화의 전당으로 모여들었다.  


<더 킹: 헨리 5세>가 국내 최초 공개되었던 8일부터 9일까지, <더 킹: 헨리 5세>의 연출을 맡은 데이빗 미쇼 감독과 헨리 5세를 연기한 티모시 샬라메, 헨리 5세의 조력자인 팔스타프를 연기하고 감독과 함께 작품의 각본을 쓴 조엘 에저튼이 기자회견, 레드카펫 등 내한 일정을 소화했다. 할리우드 핫스타들의 등장으로 함성 소리가 떠나지 않았던 부산의 현장을 전한다.


10월 8일 10:00 am
<더 킹: 헨리 5세>는 어떤 영화?

출처: 넷플릭스
<더 킹: 헨리 5세>

10월 8일 오전 10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더 킹: 헨리 5세>가 기자 시사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독재자에 가까운 아버지(벤 멘델슨)와의 갈등으로 왕좌를 이어받길 거부한 채 평민 사이에 섞여 살고 있던 영국 왕자 할(티모시 샬라메). 제멋대로 살던 그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그토록 거부하고자 했던 왕관을 써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어린 나이에 왕이 된 헨리 5세는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나라의 혼란을 정리해야 하며, 진실보단 개인의 이익이 먼저인 듯한 신료들이 판치는 궁정 정치도 처리해야 한다. 절친한 동료이자 멘토인 존 팔스타프(조엘 에저튼)와의 관계를 비롯해 왕궁 밖에서의 삶이 가져온 감정적인 짐은 그의 어깨를 짓누른다.  


셰익스피어의 <헨리 5세>를 시작점에 두고 그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작품, <더 킹: 헨리 5세>는 헨리 5세가 혼란과 격동의 시절을 온몸으로 견디며 진정한 왕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는다. 현실을 외면하고 술독에 빠져살던 할이 말 한마디와 행동 하나로 모두의 마음을 옭아매는 ‘더 킹’이 되기까지. 인물이 지닌 복합적인 면모를 유연한 흐름으로 구현하며 헨리 5세를 더욱 입체적인 캐릭터로 만든 티모시 샬라메의 연기가 돋보일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대사보다 눈빛과 표정으로 더 많은 말을 전하는 그의 귀한 재능이 한껏 발휘된 영화.

출처: 넷플릭스
<더 킹: 헨리 5세>

고전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왕궁 세트부터 인물들의 의상까지, 15세기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으로서 보는 재미를 더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극의 클라이맥스를 자랑하는 아쟁쿠르 전투 신이 압권. 티모시 샬라메 외에도 배우들의 매력이 넘쳐나는 작품인데, 먼저 대부분의 작품 속에서 무표정 안에 본심을 숨기는 묵직한 연기를 선보여왔던 조엘 에저튼이 입만 열면 관객에게 웃음을 안기는 호탕한 캐릭터로 변신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숀 해리스는 헨리 5세의 옆에서 이런저런 정치 훈수를 두는 윌리엄을 연기했다. 고전적인 외모로 금방이라도 중세 초상화에서 툭 튀어나온듯한 느낌을 전하는 캐릭터다. 헨리 5세를 도발하는 프랑스 왕세자를 연기한 로버트 패틴슨 역시 이번 영화를 통해 그의 필모그래피에 남을만한 캐릭터를 탄생시켰으니 기대해봐도 좋을 것. 패틴슨이 등장하는 대부분의 장면에서 극장이 뒤집어졌음을 미리 밝힌다. 


10월 8일 2:00 pm
<더 킹: 헨리 5세> 기자회견 말말말

출처: 넷플릭스
(왼쪽부터) 디디 가드너, 데이빗 미쇼, 티모시 샬라메, 조엘 에저튼, 제레미 클라이너

오후 1시. 신세계 백화점 문화홀 앞의 카페에 사람들이 가득 찼다. 대부분이 기대에 가득 찬 표정으로 문화홀 입구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더 킹: 헨리 5세>의 기자회견이 신세계 백화점 문화홀에서 개최되었기 때문이다. 2시에 시작된 <더 킹: 헨리 5세>의 기자회견엔 데이빗 미쇼 감독, 배우 조엘 에저튼과 티모시 샬라메, 영화의 제작을 맡은 플랜 B 엔터테인먼트의 디디 가드너와 제레미 클라이너가 참석했다. 위트 있는 대답으로 기자들을 빵 터지게 만들었던 이들의 인상 깊은 말들을 모아봤다. 


“<기생충>이 올해 최고의 영화입니다,

<더 킹: 헨리 5세>를 제외하고요(웃음)”



- 조엘 에저튼

출처: 넷플릭스
조엘 에저튼

조엘 에저튼은 소개 인사부터 남달랐다. “한국 영화에 집착하는 사람으로서, 박찬욱, 봉준호, 나홍진 감독 모두 너무나 존경하는 분들이에요. 이런 감독님들을 배출한 나라에 오게 되어 기쁩니다” 특히 봉준호 감독의 큰 팬이라고 밝힌 조엘 에저튼은 <살인의 추억>의 소재가 된 화성 살인사건의 범인이 얼마 전 검거된 사실까지 알고 있었다고. 조엘 에저튼은 “<살인의 추억>의 결말은 정말 굉장해요.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는 그 애매모호함이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정말 최고의 엔딩인 것 같습니다”라고 밝혔다. 대답의 마지막엔 올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탄 <기생충>을 언급하기도 했다. “<기생충>도 주변의 많은 분들이 보셨어요. 너무 놀라운 영화죠. 올해 최고의 영화입니다. 물론 <더 킹: 헨리 5세>를 제외하고요(웃음)”


“ 어린 시절 배우가 되어 

전 세계를 돌며 영화 홍보하는 걸 꿈꿨는데,

꿈이 이뤄졌네요”



- 티모시 샬라메

출처: 넷플릭스
티모시 샬라메

티모시 샬라메는 <더 킹: 헨리 5세>를 통해 커리어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도전적인 역할을 연기하려고 하고, 나는 미국인이기 때문에 이번 영화에서 영국의 왕을 연기하는 것 역시 도전이었다”라고 답했다. 이어 함께 일한 사람들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뷰티풀 보이> 이후 제작자분들과 다시 협업해서 좋았어요. 이런 기회를 통해 평소 팬이었던 데이빗 미쇼 감독과 조엘 에저튼과 함께 작업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제겐 큰 영광이었고요. <더 킹: 헨리 5세>를 통해 베니스, 이탈리아, 런던을 방문했고, 부산을 거쳐 호주에도 곧 갈 예정입니다. 어린 시절 배우가 되어 전 세계를 돌며 영화를 홍보하는 게 꿈이었는데, 그 꿈이 이뤄졌네요” 듣는 이의 마음마저 훈훈해지는 답변이다.


 “(국적도) 마음껏 변신할 수 있다는 것, 

그게 배우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데이빗 미쇼 감독

출처: 넷플릭스
데이빗 미쇼 감독

<더 킹: 헨리 5>세는 배우들의 국적을 알고 보면 더 흥미로운 영화다. 미국인 배우 티모시 샬라메가 영국의 역사에 길이 남은 왕 헨리 5세를 연기했고, 영국인 배우 로버트 패틴슨이 헨리 5세에 맞서는 프랑스의 왕세자를 연기한다. 헨리 5세의 든든한 조력자, 존 팔스타인을 연기한 조엘 에저튼은 호주인 배우다. 데이빗 미쇼 감독은 “배역을 잘 소화하면, 배우는 바로 우리가 아는 인물이 됩니다. <더 킹: 헨리 5세>를 연출하며 영국인이 프랑스인을, 호주인이 영국인을, 그리고 뉴욕에서 자란 어린아이가 헨리 5세를 연기하는 게 흥미로웠어요. 배우들도 마음껏 변신할 수 있다는 것, 이런 부분을 재미있어 할 거라고 생각하고요. 이런 부분이 배우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TV 가까이에서 감상하면 잘 보일 거예요”


- 조엘 에저튼

출처: 넷플릭스
왼쪽부터 데이빗 미쇼 감독, 티모시 샬라메, 조엘 에저튼

이 구역의 재치 갑은 조엘 에저튼이었다. <더 킹: 헨리 5세>가 넷플릭스 영화인 점을 언급한 후, “아쟁쿠르 전투 신처럼 스케일 큰 전투 장면은 작은 화면으로 보긴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 조엘 에저튼은 “TV 가까이에서 감상하면 잘 보일 거예요”라는 명쾌한 답변으로 웃음을 안겼다. 이어 “세상이 변하고 있습니다. 영화관을 가지 못하는 사람들에겐 스트리밍이 해답이라고 생각해요. 작은 스크린으로 보여줄 영화여서 미학적인 부분이나 디자인을 신경 쓰지 않는 감독은 없습니다. 큰 스크린에서 상영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열정을 다 해서 찍죠. 제가 아는 어떤 분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에서 극장 가서 본 게 몇 편이냐’고 물어보더군요. 영화관에 가는 걸 당연히 좋아하지만, 좋아하는 영화는 어떤 포맷으로 봐도 좋고 작은 스크린으로 봐도 좋습니다”라며 모두의 공감을 부른 대답을 덧붙였다.


10월 8일 8:00 pm
<더 킹: 헨리 5세> 레드카펫 & 무대인사

영화의 전당을 둘러싸고 줄을 선 <더 킹: 헨리 5>세 관객

10월 8일 오후 영화의 전당. 그 큰 면적의 영화의 전당을 둘러싸고 긴 행렬이 이어져있었다. 저녁 8시에 예정된 <더 킹: 헨리 5세>의 야외 상영, 그 이전에 준비된 레드카펫, 무대인사 행사에서 티모시 샬라메를 비롯한 <더 킹: 헨리 5세>의 내한 스타들을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한 줄이었던 것. 돗자리를 깔고 앉아있는 관객에게 “몇 시부터 줄을 서고 있었냐”고 묻자 “11시부터 와 있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더 킹: 헨리 5세>가 상영된 야외 극장

8시에 가까워지자 4000여 석에 가까운 야외상영장의 좌석이 모두 꽉 찼다. 대부분의 관객이 핸드폰과 카메라, 망원경을 든 채 배우들이 등장할 무대 쪽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8시 정각이 되자 제작자, 배우, 감독이 차례로 레드카펫 무대 위로 입장했다. 이 일대가 떠나갈 듯한 함성 소리가 울려 퍼졌음은 물론이다. 

출처: 넷플릭스
(왼쪽부터) 데이빗 미쇼 감독, 티모시 샬라메, 조엘 에저튼, 크리스티나 오, 제레미 클라이너, 디디 가드너
출처: 넷플릭스
(왼쪽부터) 데이빗 미쇼 감독, 티모시 샬라메, 조엘 에저튼

이들은 각자의 포토 타임을 가진 후 레드카펫에 들어서 팬들과 소통을 나눴다. 티모시 샬라메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들어 레드 카펫 한가운데에서 팬들과 함께 사진을 찍기도. 

출처: 넷플릭스
(왼쪽부터) 데이빗 미쇼 감독, 조엘 에저턴
출처: 넷플릭스
티모시 샬라메
출처: 넷플릭스
티모시 샬라메
출처: 넷플릭스
(왼쪽부터) 데이빗 미쇼 감독, 티모시 샬라메, 제레미 클라이너, 디디 가드너, 크리스티나 오, 조엘 에저튼

팬들과의 소통을 마친 후 무대 위에 오른 이들은 간단한 인사말과 함께 사회자와 영화에 대한 몇 가지 질문을 주고받았다. 먼저 데이빗 미쇼 감독이 “몇 년 전부터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하면 짜릿할 거라 생각했는데, 짜릿한 거 이상이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맙소사”(Oh my goodness)라 외치고 얼마 동안 말을 잇지 못하던 조엘 에저튼은 “배우라면 보통 400명 정도의 관객 앞에 서기 마련인데, 오늘은 레이디 가가가 된 것 같다”고 밝히며 관객에게 웃음을 안겼다. 역시 가장 큰 환대를 받은 건 티모시 샬라메. “어메이징!”을 외치며 흥분을 마음을 감추지 못하던 그는 “모두 영화를 힘들게 만들었는데 여러분이 보고 좋아하시길 바란다”는 소감을 밝혔다.

출처: 넷플릭스
모든 행사가 끝난 후 관객과 찍은 사진. (왼쪽부터) 조엘 에저튼, 크리스티나 오, 디디 가드너, 제레미 클라이너, 티모시 샬라메, 데이빗 미쇼 감독

10월 9일 1:00pm
<더 킹: 헨리 5세> 야외무대인사

출처: 넷플릭스
왼쪽부터 티모시 샬라메, 조엘 에저튼
출처: 넷플릭스
(왼쪽부터) 조엘 에저튼, 티모시 샬라메, 데이빗 미쇼 감독

티모시 샬라메, 조엘 에저튼, 데이빗 미쇼 감독의 마지막 행사. 10월 9일 오전 <더 킹: 헨리 5세> 상영 후 GV를 마친 이들은 곧바로 야외무대로 자리를 옮겨 팬들과 마지막 만남을 가졌다. 조엘 에저튼은 입장과 동시에 본인의 카메라를 들어 카메라로 팬들을 찍었고, 티모시 샬라메 역시 인사 도중 카메라를 들어 팬들을 찍었다. 무대 인사를 할 때마다 눈시울을 붉혔던 데이빗 미쇼 감독은 “이 순간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티모시 샬라메가 한국을 처음 찾았단 점에서도 이번 내한이 특별하게 느껴진다”라 말해 팬들의 환호성을 얻었다. 가벼운 토크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세 사람은 가장 인상 깊었던 한국 음식을 밝히기도 했다. 데이빗 미쇼 감독은 김치를 배부를 만큼 먹었으며, 티모시 샬라메는 “양념 치킨이 새로운 인생 음식이 되었으며 한국으로 이사와야하나 싶을 정도”라고 밝혀 팬들의 환호를 얻었다. 조엘 에저튼은 비빔밥이 인상 깊었다고. 짧은 인사를 마치고 퇴장하던 길. 티모시 샬라메는 관객석으로 뛰어들어 자신을 애타게 기다렸던 팬들에게 일일이 사인과 포옹을 전했다.


출처: 넷플릭스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는 티모시 샬라메

지금쯤 비행기를 타고 상공을 날고 있을 <더 킹: 헨리 5세>의 내한 스타들. 이들과의 이별에 너무 아쉬워하지 말자. 이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아직 남아있다. 티모시 샬라메, 조엘 에저튼, 데이빗 미쇼 감독이 ‘씨네플레이’와 진행한 인터뷰가 바로 그것. <더 킹: 헨리 5세> 촬영과 얽힌 비하인드를 비롯해 그들을 사랑해주는 팬과 그들이 사랑하는 영화와 연기에 대한 이것저것을 물었으니 그 내용을 기대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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