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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n번방 막기 위해 '인터폴'이 선택한 한국 기업

조회수 2020. 4. 2. 16: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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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폴'이 선택한 국내 스타트업의 정체

n명의 범죄자

n번방의 실체가 공개된 뒤로

사회적 분노가 들끓고 있습니다.


2018년 말 텔레그램에서 개설된 n번방은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대화방이었습니다.

n번방
2018년 하반기부터 2020년 3월까지 텔레그램, 디스코드, 라인, 위커, 와이어 등의 메신저 앱을 이용하여 벌어진 대규모 디지털 성범죄, 성 착취 사건.

해당 채팅방 운영자들은 트위터나 채팅앱에서 피팅모델 아르바이트나 데이트 아르바이트를 모집한다며 10~20대 미성년자 및 일반 여성을 유인했고,

신상정보 및 얼굴이 나온 나체사진 등을 요구한 뒤 이를 빌미로 협박해 성 착취물을 지속적으로 찍어 그 영상을 텔레그램 비밀대화방에서 판매했다.

일명 '박사'라는 가명을 쓴 운영자(조주빈)는 이들 여성들을 노예라 지칭하면서 몸에 '노예'나 '박사'라는 표식을 새기게 하는 등의 만행을 저질렀으며,

확인된 피해자는 미성년자 16명을 포함해 7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n번방이라는 명칭은 1번부터 8번까지 각각 다른 이름이 붙여진 8개의 텔레그램 비밀대화방에서 방마다 서로 다른 피해 여성들의 신상정보와 성 착취물이 올라온 데서 붙었다.

n번방은 그저 하나의 채팅방이 아니라

'고담방', '박사방' 등 비슷한 방이

연달아 운영된 불법 채널의 집단이며,


이들 채팅방에서 성 착취물을 돌려본

잠재적 가해자최소 수만 명에서,


텔레그램 외에 다른 채팅 플랫폼에

참여했던 이들까지 합하면

30만 명까지 이를 것이라 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불법 음란물 유통을 막아야 한다는

여론에 불이 붙었습니다.


출처: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출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온라인 지하세계의 전신
'다크웹'

가해자들이 텔레그램(telegram)을 쓴 것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압수수색 등이 어렵고 대화 내역을

지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추정됩니다.

텔레그램
보안에 특화된 무료 메신저 플랫폼으로 2013년 러시아의 페이스북이라 불리는 '브이깐딱쩨(ВКонтакте, VK)'를 설립한 두로프(Durov) 형제가 개발했다.

지금은 독일 텔레그램 메신저 LLP사가 개발과 운영을 맡고 있다.

이렇게 범죄 소굴로 악용된 플랫폼은

텔레그램이 처음이 아닙니다.

그 역사는 매우 깊은데요,


가장 대표적인 음란물 유통 창구로

'다크웹(Dark Web)'이 있었습니다.

다크웹
접속을 위해 특정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하는 웹.

접속자나 서버를 확인할 수 없어 범죄에 악용되어 '인터넷 지하세계'로 불린다.

다크웹 전용 브라우저 토르를 분석하는 업체 '토르메트릭스'는 2019년 7월 29일 한국에서 다크웹에 접속하는 이용자가 하루평균 15,951명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곳에선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음란물은 물론

총기나 마약 거래가 이뤄지기도 합니다.


그 거래 방식은 상당히 복잡한 데다

거래량도 방대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전 세계 수사 당국도

다크웹 추적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출처: (ⓒwikimedia)

'인터폴'이 선택한
한국 스타트업

이와 관련해 지난 2018년 9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가,


다크웹 분석을 위해

한 스타트업에 손을 내밀었습니다.

국내 기업 S2W랩이 그 주인공입니다.

인터폴
Interpol. 각국의 경찰이 상호 주권을 존중하면서 국제범죄의 방지, 진압에 협력하기 위해 1923년 설립한 조직으로,

정식명칭은 '국제형사경찰기구 (ICPO : International Criminal Police Organization)'다. 한국은 1964년 제33차 베네수엘라 총회에서 가입.
출처: (프랑스 리옹에 위치한 인터폴 본부 ⓒ인터폴)

S2W랩은 일찍이

다크웹 추적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서상덕 S2W랩 대표는 2017년

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에서 일하던 중

대학 동기 신승원 카이스트 교수의 제안에

지금과 같은 다크웹 분석 사업을 시작했죠.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

: 창업 지원기관. 스타트업에 초기 자금,

투자 유치 컨설팅, 사업 설계 멘토링 등을 제공.


다크웹에서 생겨나는 웹페이지

몽땅 긁어모아 인공지능(AI) 엔진을 통해

그 내용을 분석∙저장하는 것입니다.


S2W 랩이 지금까지 모은 웹페이지는

2억 개가 넘습니다.


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다크웹의 불법 행위를 한번에 감시하는 게

S2W 랩의 개발 취지입니다.


모은 데이터를

유형별로 정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출처: (ⓒS2WLAB)

한편, 다크웹에선 범죄자들이

불법 거래 수단으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를 이용했습니다.


추적이 불가능하다는

특징 때문입니다.


이번 n번방 관련 가해자들도

암호화폐 '모네로(monero)'를 요구했죠.


S2W 랩은

이 또한 놓치지 않았습니다.


다크웹의 암호화폐 계좌

불법성이 의심되는 것을

찾아냈기 때문입니다.


이미 발견한 암호화폐 계좌만

1,000만 건 이상입니다.


해당 계좌를 들여다볼 수 있다면

범죄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불법 음란물 '촬영부터' 막는
또 다른 한국 스타트업

S2W랩의 서 대표는 3월 26일

"불법 음란물이 유포되는 다크웹에서도

n번방이 화제였다. 제2, 제3의 n번방은

언제든지 나올 수 있다"라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다크웹 거래를 사전 차단해야

n번방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음란물의 음란성을

미리 지워버리는 방법은 어떨까요?


사진이나 영상에서

특정 신체 부위나 노출이 심한 부분을

모자이크 처리하거나

제거해버리는 식으로요.


국내 스타트업 '이넘넷(ENUMNET)'

이를 실천에 옮겼습니다.


이넘넷이 선보인 '이넘클립' 서비스는

콘텐츠 내 민감한 부위를

자동으로 인식해 처리합니다.


또 연락처나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도 자동 탐지해

가릴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이미지에서 배경을 없애거나

특정 사물만 추출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AI 포토샵'인 셈입니다.


만약 해당 기술을

스마트폰이나 CCTV에 심으면

처음부터 기기가 음란물 촬영을 못하게

막아버릴 수도 있습니다.


아예 공급 단계에서

음란물을 차단해버리는 것입니다.


이넘넷은 2018년 말

일본 진출 계획을 밝혔습니다.


그 말대로 지난해 6월 이넘넷은

일본 중견기업 LC2LAB와 손잡고

노인 학대방지 솔루션 개발에 나섰습니다.

출처: (ⓒ이넘넷)

n번방 연대기...기술로 끊자

사실 n번방

이번에 새롭게 불거진 사안은 아닙니다.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음란물 유통은 그동안 파일공유 사이트

토렌트, 웹하드 등으로

무대를 바꿔가며 끊임없이 이뤄졌습니다.


그때마다 정부의 대처는

미봉책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오늘 살펴본

스타트업들이 내놓은 신기술을 통해

음란물 유통을 비로소

뿌리 뽑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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