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새로이'가 보유한 주식의 실제 가치

조회수 2020. 11. 25. 17:3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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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클라쓰'의 실제 주식 가치는 얼마일까?

회계사가 반한 드라마

안녕하세요. 김규현 회계사입니다.

2주간 잘 지내셨나요?


오늘은

드라마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드라마를 자주 보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인기 있는 드라마는

주말에 '다시보기'로 1, 2회 정도 맛을 보고

빠지면 몰아서 다 보는 스타일인데요,


얼마 전 종영된

SBS '스토브리그'와 현재 방영 중인

JTBC '이태원클라쓰'

제가 한창 빠져있는 드라마입니다.


왜 빠져있냐?

우선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합니다.


'스토브리그'의 남궁민 씨가 이렇게

멋진 배우라는 걸 처음 알았고,


'이태원클라쓰' 조이서 역을 맡은

김다미 씨는 처음 보는 배우인데

완전 팬이 돼버렸습니다.


두 번째 이유,

두 드라마 모두 '사업'과 관련돼있습니다.


'스토브리그'는 야구 드라마,

'이태원클라쓰'는 복수극처럼 보이지만,

제 시선에는

완전한 사업 드라마입니다.


경영, 비전, 조직관리, 마케팅,

재무관리, 예산, 주식, 투자, 협상 등.

사업의 주요 이슈들을

지속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오늘 편지에서는

'주식'을 중점적으로 논해보겠습니다.

출처: (ⓒJTBC)
출처: (ⓒSBS)

'주식'은 무엇인가?

주식이냐?

주식은 사업의 모든 것을

압축한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주식'을 검색하면 아래와 같은

사전적 정의가 나옵니다.

: 주식회사의 자본을 이루는 단위로서의 금액 및 이를 전제로 한 주주의 권리·의무(주주권).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여기서 주식회사는 뭐고, 자본은 뭐고,

전제로 한 주주의 권리/의무는 또 뭔가.


어렵습니다.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다면

사실 그 본질적인 의미를

모르고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에는

진정한 '주인'이 있습니다.

그리고 '내 꺼!'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자료가 존재하죠.


"저 아파트는 내 꺼야!"라고 말하는 사람은

내 것임을 주장하기 위해

부동산등기부등본을 보여주고,


"저 회사 내 꺼야!"라고 말하는 사람은

내 것임을 주장하기 위해

주식(주주명부)을 보여주면 됩니다.


여기까지 개념은 어렵지 않습니다.

주식은 그냥 어떠한 사업체의,

회사의 소유권을 증명하는

증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태원클라쓰 속
'주식'의 실제 가치

그런데 주식의 본질을 이해하려면

단순히 소유권을 증명할 수 있는

증서 정도로 보는 게 아니라

그 이상을 한번 고민해봐야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우리 회사의 가치는 50억 원입니다."


박서준 씨가 맡은 '이태원클라쓰'의

주인공 박새로이는 잠재 투자자 앞에서

당차게 이야기하는데요,


박새로이의 말이

현실에선 어떨지 한번 따져볼까요? 

*극 중 역할을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박새로이는 CEO
(최고경영자, Chief executive office)

조이서는 COO
(최고운영책임자, Chief Operating Officer)

호진이는 CFO
(최고재무관리자, Chief Financial Officer)

역할 정도라고 보면 되겠네요.
멤버 구성이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1) '주식회사'와 '주주'의 탄생

우선 드라마 전개

간단히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주인공 박새로이는 개인사업자,

즉 1인 사장님으로 사업을 진행하다가

여러 이유로(똑똑한 고등학교 친구의

사업확장제안, 절세목적 등)

주식회사(법인)를 설립합니다.


이름은 주식회사 IC(이태원클라쓰 약자).

그들이 운영할 포차의 이름은 '단밤'.


(회사 이름과 브랜드 이름은

별개인 경우도, 동일한 경우도 있습니다.)


주식회사를 만들 때에는

그 주식회사의 주인을 정해야 합니다.

바로 '주주'죠.


박새로이는 당차고 능력 있는

파트너 조이서에게

20%의 지분을 약속합니다.


80%의 지분은 박새로이가 소유하고

20%의 지분은 조이서가 소유하죠.


주식회사를 설립할 땐

초기 자본금이 필요한데,

(초기 사업을 위한 첫 자금)


박새로이가 8천만 원, 조이서가 2천만 원을

자본금으로 투자합니다.


출처: (ⓒJTBC)

2) 설립 직후 '주식'의 가치

그럼 설립한 직후 이 회사 주식

1주의 가치는 얼마일까요?


(지금부터 다룰 금액과 주식 수 등은

가상의 설정이며 초기 주식의 가치가

어떻게 변하는지 설명하기 위해

단순하게 정한 값입니다.)


박새로이와 조이서가 각각 통장에

8천만 원과 2천만 원을 입금했고

회사는 총 1만 주의 주식을

발행했다고 가정합니다.


전체가 1만 주이니

박새로이가 8천 주,

조이서가 2천 주를 보유하고 있겠네요.


설립하자마자

아무것도 안 한 상태라면

저 주식의 가치는 얼마일까요?


아마도 1만 원일 것입니다.


박새로이가 보유한 8천 주를

1주에 1만 원으로 산정했을 때의

자본금 8천만 원이,


박새로이가 투자한 금액 총액과

같기 때문입니다.


조이서가 보유한 주식도

1만 원이라고 계산해볼 수 있죠.

3) 영업을 시작한 후의
'주식' 가치는?

그런데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됩니다.


사업을 시작하면

돈을 '쓰고' 돈을 '벌게' 됩니다.


먼저 마케팅, 물품구매비 등의

비용을 쓰게 됩니다.


조이서가 SNS 마케팅을 하기 위해

페이스북에 광고비를 쓸 것이고,


박새로이는 음식 재료를 구매하고

이런저런 술도 사야 하죠.


교도소에서 만난 동생과

트랜스젠더 주방장, 흑인 한국인

김토니에게는 월급도 줘야 하고요.


동시에 매출도 생길 것입니다.

단밤에서 즐거운 밤을 보낸

고객들이 매상을 올려주죠.


이렇게 깔끔하게 1억 원으로 시작한

주식회사 IC의 통장은

어지러워지기 시작합니다.


출처: (ⓒJTBC)

4) '재무제표'와
주식의 가치

포차(포장마차) 단밤은

그렇게 1년 동안 운영되었습니다.


수많은 방해에도 불구하고

새로이와 이서는 열심히 사업을 하고

돈을 벌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이들이 1년 동안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

1년이 지난 후

어떤 자산과 부채들이 남았는지,


자세히 기록해둔 것이

바로 '재무제표'입니다.


그리고 이 재무제표가 바로

이 기업 주식의 가치를 평가하는

하나의 기준이 됩니다. 

*재무제표
핵심 항목 5가지

참고로 재무제표에는

5가지 항목이 기록됩니다.


단밤이

얼마나 벌었는지를 나타내는 '수익'


단밤이 저만큼 수익을 내기 위해

어떤 돈을 썼는지 기록된 '비용'


1억 원의 자산에서 시작했던

주식회사 IC가 1년이 지난 후 보유한 '자산'


중간에 사정이 생겨

급하게 빌린 은행의 '부채'


1년 후 주식회사 IC가 보유한 자산과

부채의 차이인 '자본'

이태원클라쓰의
재무제표

1년이 딱 지난 후 IC의 재무제표

아래와 같다고 가정해봅니다.

출처: (ⓒ김규현 회계사 제공)
출처: (ⓒ김규현 회계사 제공)

재무상태표

자산/부채/자본을 기록한 재무제표로,


왼쪽에는 자산을 기록하고

오른쪽에는 부채와 자본을 기록하기로

전 세계적으로 약속하였습니다.

- 자산
: 심오한 개념이긴 하지만 지금 당장 팔았을 때 나에게 돈이 될만한 녀석들 정도로 일단 정리합니다.

(주방기구나 식탁/의자 등은 지금 당장 팔아서 돈이 될 수 있는 자산입니다.)

- 부채 : 역시 심오한 개념이지만 지금은 그냥 빌린 돈 정도로 생각합니다.

- 자본 : 두 가지로 구성됩니다. 나의 초기 투자금, 그리고 내가 번 돈.

(위 사례에서는 첫 1년 동안 번 2억 원이 이익잉여금으로 기록돼있습니다.)

이태원클라쓰
'주식' 가치의 변화

그렇다면 이러한 재무제표를 가진 IC의

1년 후 주식 가치는 어떻게 계산될까요?


1년 전 1주당 1만원이었던 주식,

그래서 총 가치가 1억 원이었던 회사가

1년간 사업을 한 후

위와 같은 재무제표를 만든 상황입니다.


박새로이는, 조이서는

본인의 주식가치가 여전히

1만 원이라고 생각할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왜일까요?


A. 당장 우리 회사 자산들을 몽땅 팔고

부채를 다 갚았을 때 남는 금액이 있습니다.

바로 3억 원입니다.(자산가치)


가진 자산을 다 팔아버리면

약 3.5억 원을 얻을 수 있고

이 중 5천만 원은 은행 빚이니 갚아야 하고

손에 남는 돈은 3억 원입니다.


주식이 총 1만 주이니

그럼 주당 가치는 3만 원이 되고

기업의 가치는 3억 원이 되는 걸까요?

출처: (ⓒJTBC)

그렇지 않습니다.

충분히 그 이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 박새로이의 회사는

'순이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죠.


B. 단밤은 사업을 통해

1년간 2억 원의 이익을 창출했습니다.

(손익가치)


지난 1년 잘 해왔는데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2억 원 또는

그 이상을 계속 벌 자신이 있습니다.


미래는 아무도 모르지만

적어도 박새로이와 조이서는,


단밤과 IC가

적어도 10년 동안은 이 정도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나오는 개념이

'배수'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식 가치가 확대되는 포인트

몇 가지 발생합니다.


① 첫째는 '프랜차이즈'입니다.

1년간 열심히 장사해서

자신감을 찾은 박새로이와 조이서.


그들은 프랜차이즈 사업

시작하기로 합니다.

어서 빨리 복수의 대상인

대기업 '장가'를 무찔러야 하니깐요.

② 둘째 포인트는

'투자'입니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위해

박새로이는 조이서의 소개로 만난

투자자와 협상을 시작합니다.


자신 있게 우리 회사의 가치는

50억 원이라고 이야기한 박새로이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걸까요?


'우리 회사

지금 당장 팔 거 다 팔아도

3억 원은 남는다.


작년에 2억 원을 벌었지만

이건 겨우 첫해일 뿐이고

단밤 1호점만 하더라도

10년은 충분히 갈 거다.


게다가 우리는 앞으로 지점을 더 늘릴 거고

지점 하나당 이익과 연수까지 고려하면

25배수 정도는 합리적이다.

50억 원, 이것도 싸다.'


이렇게 주식의 가치는

지금 가지고 있는 '자산가치'

앞으로 벌어들일 이익을 바탕으로 한

'손익가치' 두 가지로 결정되는 것입니다.


박새로이의 말을 듣는 투자자도

이 같은 기준으로

기업 가치를 판단하겠죠.

'자산가치'와 '손익가치'
두 가지가 기준

주식의 가치가 적정한 것인지,

비싼 것인지, 싼 것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면

저는 지금 회계법인을 할 게 아니라

주식 투자만 하고 있을 겁니다.


재무제표, 숫자를 잘 안다고

주식 투자를 잘 한다면 제 주변의

수많은 주식 바보 회계사들은

애초에 없었겠죠.

(물론 잘 하는 회계사들도 있긴 합니다.)


'자산가치'와 '손익가치'로

주식 가치가 평가될 수 있다는 것일 뿐

실제 주식 가치의

적정성은 아무도 모릅니다.


누구는 박새로이와 조이서의 능력을 보고

50억 원이 싸다고 생각할 것이고,


누구는 박새로이와 조이서의

사랑다툼 때문에 IC는

곧 문을 닫을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일반적인 기업의

주식 가치를 산정할 때

재무제표는 역할은 아래와 같습니다.

회사가 가지고 있는 자산가치
(지금 팔아도 이건 남는다. 대체로 객관적)

+

회사가 앞으로 벌어들일 손익가치
(앞으로 이만큼은 번다. 대체로 주관적)

이 둘의 합계가 회사의 가치를 결정하고

그 가치에 회사의 전체 주식 수를 나누면

그것이 1주의 가치가 되는 것입니다.

이태원클라쓰,
나라면 투자한다

회사가 어떤 과거를, 현재를,

미래를 그리고 있냐가

모두 주식에 함축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심오하기에

주식의 가치를 바라보는 시선도

모두 다릅니다.


단순히

'주식은 위험하다. 안전하다'

개념이 아니라,


경영자가 보는 주식의 가치,

투자자가 보는 주식의 가치,

은행 등 금융기관이 보는 주식의 가치,

국세청이 보는 주식의 가치,

금융감독원이 판단하는 주식의 가치 등등.


모두가 다르고 여기에서

사업, 주식의 많은 이슈들이 발생합니다.


때로는 횡령과 배임, 증여, 세금, 권리 등

여러 이슈들이 얽힐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CFO나, 경영진이나

주식의 가치와 주식거래를

유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솔직히 박새로이와 조이서의 회사

1기 재무제표가 저 정도로

50억 원의 기업가치를 달성했다면,


제 돈이라도 넣어서

IC에 투자하고 싶었습니다.


재무제표보다는

박새로이와 조이서에 거는

기대 때문이겠죠.


(이건 투자 유치와도

무척 관련되어 있습니다.)

출처: (ⓒSBS)

오늘은 이태원클라쓰 사례에 집중했다면

다음 레터에서는 '스토브리그'의 사례

주식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대기업의 종속회사

주주가 누구인지부터

왜 그런 모기업의 횡포가 가능한 것인지,

매각가액이 그렇게 정해진 것인지 등.


애증의 존재 엘지트윈스 사례도

같이 살펴 보시죠.


(용택이형 은퇴하기 전에 우승 한번만 좀 해주세요.

94년 초등학교 4학년이던 팬이

지금 서른일곱 아저씨가 되버렸습니다...)


그럼 2주간 건강 잘 챙기시고

코로나19도 조심하세요.

감사합니다. 김규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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