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집단으로 오해받아 이름 바꾼 국내 대기업은?

조회수 2019. 7. 17. 18:5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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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이름에 숨겨진 의미들

대기업의 숨겨진 본명은?

우리나라는 한자문화권의 영향으로  

삼성, 현대 등 전통적으로

한자어를 가진 회사 이름이 많습니다.


KT, SK, POSCO 등

영어로 된 회사 이름도

알고 보면 한자로 된 회사 이름을

약자로 줄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죠.


KT는 Korea Telecom,

즉, 한국통신이 전신이며

SK는 선경직물이라는

이름에서 출발했습니다.


POSCO도 포항제철을 뜻하는

Pohang Iron & Steel Company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출처: KT
영문으로 된 KT 홈페이지 화면

수출을 위해

'영어'로 사명을 바꾸다

그런데 최근엔

한자식 이름이 글로벌 시대

어울리지 않는다는 판단에서

영어로 이름을 바꾸는 회사가 늘었습니다.


내수에만 집중하던 시기를 지나

세계 각지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수출하는 지금은

발음이 어려운 한자/한글 이름보다는

영어로 된 이름이 편리할 테니까요.


가까운 사례로

구 '동부그룹'이었던 DB그룹

이제는 GC녹십자로 불리는 

구 '녹십자' 등이 사명을 

영어로 변경한바 있습니다.


*GC녹십자의 GC는 말 그대로 녹십자, Green Cross를 의미.


(참조-동부는 왜 DB가 되어야 했을까?)

출처: 『기업 이름의 표기에 대한 연구』,조성문 , 2006년
기업 이름의 표기에 대한 연구

물론 사명에 외국어를 쓰는 현상이

갑자기 시작된 일은 아닙니다.


2006년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당시 우리나라 증권시장인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회사는

각각 675개, 920개였는데요,


이를 모두 조사한 결과

한자어로 된 회사가 36.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모나미, 바이로메드 등

외국어를 한국어로 표기한 경우가

35.5%로 뒤를 이었습니다.


경남 스틸, 나라엠엔디처럼

전체 기업의 17.4%는

외국어와 한국어를

혼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비해 바른손, 오뚜기, 빙그레 등

순우리말 회사는 0.9%에 불과했고요.


참고로 모나미는 순우리말 느낌이 있지만

사실은 내 친구(mon ami)라는 뜻의

프랑스어입니다. 놀랍죠?

출처: 빙그레
웃는 얼굴의 빙그레 과거 로고

회사 이름에 담긴 철학 

한편, 한자로 된 회사 이름에는

창업자의 창업 이념이나 경영 철학

담겨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1896년 창업하여

올해로 창업 122주년을 맞이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회사인

두산그룹은,


창업주 박승직이 본인의 이름을 걸고

'박승직 상점'을 열며

그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미국과 일본과의 태평양 전쟁 등

대내외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창업 48년 만인 1945년에

휴업에 들어간 박승직 상점은,


이듬해 창업자의 아들이 물려받아

1946년 '두산(斗山) 상회'라는 이름으로

재개업을 합니다.


'한 말(斗) 두말 쌓아 올려

큰 산을 이루라'는 뜻에서

'두산'이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하네요.

출처: 두산그룹
출처: 두산그룹
박승직 상점 간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대기업 그룹인 삼성그룹

일제강점기 시절인 1938년

이병철 창업주가 대구에 설립한

'삼성 상회'로부터 시작됐습니다.


'삼성'의 숫자 '삼(3)'은

우리 민족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로

크고 많은 것, 강한 것이라는 뜻이며,


'성(星)'은 밝고 높고 영원히 깨어

빛난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출처: 삼성그룹

현대그룹

1946년 창업주 정주영이

'현대자동차공업사'라는

자동차 정비소를 세우면서 시작되었는데,


당시 자동차가 현대 문명의 가장 큰

이기(利器)였기 때문에 그런 이름을

붙였다고 생전에 밝힌 적이 있습니다.

출처: 현대자동차 공식 트위터
현대자동차의 로고
출처: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현대자동차의 과거 시절

올해 논란이 많았던 한진그룹의 경우도

1945년 조중훈 창업자가 세운

'한진상사'가 시초로,


그 뜻은 '한민족의 전진'이란 뜻을

갖고 있습니다.


요즘 그 창업주의 후손들은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사건을 일으키며

사회적 지탄을 받아

보는 이들을 씁쓸하게 하고 있습니다.

출처: 한진그룹

직관적인 영어 이름

반면,

영어로 된 사명을 가진 회사는

한자어와 달리 그 뜻이 직관적입니다.


삼성전자의 뒤를 이어

우리나라 시가총액 2위를 기록 중인

SK하이닉스는 지금은 SK그룹 계열사지만,


원래는 현대그룹에서 출발한

현대전자가 그 시초입니다.


Hynix라는 영문 자체가

Hyundai Electronix(nics)의 줄임말이죠.

출처: SK하이닉스
이제는 SK그룹이 된 SK하이닉스

또한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인

셀트리온은 이름에

바이오의 Cell, 즉 세포라는

단어를 품고 있습니다.


뒤의 trion은

고구려식 북극성을 뜻하며,


세포 배양 기술과 백신 업계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여

바이오 업계를 이끌어나가겠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출처: 셀트리온

현대자동차 그룹의 계열사

현대 모비스(MOBIS)

Moblie System의 합성어로,


"자동차를 이루는 부품 시스템을 만드는

자동차 부품 전문 기업"이란

뜻을 갖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화학 회사는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그룹명 뒤에 케미칼이란 단어를 붙이며,


LCD, LED 등

디스플레이 제품을 만드는 회사의 이름은

삼성SDI(Samsung Display Interface),

LG디스플레이처럼 '디스플레이'란 단어를

직관적으로 표기합니다.


2000년대 초반에는

'~테크', '~닷컴', '~ 디지털'이란

이름을 붙인 IT 회사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IT와 큰 관계가 없는 회사인데도

이런 이름만 붙이면 주가가 상승하여

회사 개명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죠.

출처: LG디스플레이
다양한 디스플레이 제품들

알고 보니 약자인 회사 이름?

약자로 된 사명은 주로

알파벳으로 구성된 회사 이름이 많지만

한자로 된 이름을 줄여서

회사명으로 쓰는 곳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한화그룹를 들 수 있습니다.


1941년 설립된

조선 화약 공판 주식회사가

이후 한국 화약 주식회사로

이름이 바뀌었고,


1993년 '한국''화약'을 합쳐

지금의 한화그룹으로

다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출처: 한화그룹

한 가지 재밌는 점은 당초 영문 이름을

Korea Explosives Group이라고 지었으나,


서구권에서 이를

테러 집단으로 오인할 소지가 있어

영문 이름도 HANHWA로

바꾸었다고 합니다.


'Explosives'란 단어가

'폭발물'이란 뜻을

갖고 있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이름을 바꾸기 전에

중국에서 '한국 화약 그룹'이란 사명을

중국어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남조선 폭파집단'이란 이름으로

플랜카드를 걸었다는

웃지 못할 일화도 있었습니다.


참고로 매년 한화그룹이

한강 불꽃 축제를 후원하는 이유

그 모태가 화약과 관련된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출처: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중국에서 잘못 번역한 문제로 이름을 바꾼다는 뉴스를 다룬 당시 신문기사

'한국전력' 자회사들 일부는

마치 대기업 그룹사처럼

앞에 한국전력을 줄인

'한전'이라는 이름을 붙이곤 합니다.


전력 설비 정비를 하는 '한전KPS'나

발전소 및 플랜트 관련 회사인

'한전기술' 등이 그 예입니다.

출처: 한전KPS
한전의 심볼마크를 활용한 한전KPS의 심볼

그밖에 재밌는 회사 이름들 

이처럼 회사의 이름은

'창업 이념을 담은 한자어'이거나

무슨 일을 하는 회사인지

'직관적으로 표현한 영어' 등이 있는데요,


다소 특이한 방식으로

이름을 짓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낭만적인 이름

갖고 있는 회사는 어디일까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롯데를 꼽고 싶습니다.


'롯데'라는 이름은

창업주 신격호 회장이,


일본 유학 시절에 감동 깊게 읽은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여주인공 '샤롯데'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잠실 롯데월드에는

'샤롯데씨어터'라는 뮤지컬 극장도 있죠.

출처: 롯데

이밖에도 밥하는 소리를 형상화한

전기 밥솥 브랜드 '쿠쿠'에서 파생된

생활가전 사업체 '쿠쿠 홈시스',


온라인 쇼핑몰의 상품 가격이

다 나온다고 하여 붙여진

'다나와' 등도 독특한 편이고,


우리나라 3대 연예 기획사인

SM, YG, JYP는 모두

창업자 이름의 영어 약자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출처: AllKpop
["Netizens list which SM, YG, and JYP idols come to mind first"]

각자의 사연이 담긴

기업 이름의 유래를 찾아가다 보면

딱딱해 보이던 회사가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좋아하는 회사가 있거나

부모님이나 본인이 다니는 회사가 있다면

오늘 한번 그 이름의 유래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의외로 재밌는 이야기를

발견할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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