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인도는 왜 사이가 안 좋을까?
브릭스는 무엇인가?
브릭스라는 용어를 처음 만든 사람은
영국 재무부 차관과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사 회장을 지낸
짐 오닐(Jim O'Neill)입니다.
그는 2001년 당시
"더 나은 글로벌 경제 브릭스의 구축"이라는
(Building Better Global Economic BRICs)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여기에서 브라질(Brazil)·러시아(Russia)
·인도(India)·중국(China) 이렇게
4개 국가의 영문 머리 글자를 따서,
경제적으로 새롭게 부상하는
신흥 국가 연합이라는 의미로
브릭스(BRICs)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해당 보고서에서 짐 오닐은
2030년 무렵이면 이 4개국이
세계 최대의 경제권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이후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Republic of South Arfica)
5번째 정규 회원이 됨으로써
신흥 경제국 연합은,
기존의 BRICs에서 BRICS로
그 범위가 확장됩니다.
세계 경제 '성장'의 중심 브릭스
지난 9월 중국에서 열린
제9차 브릭스 5개국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2016년 한 해 동안 글로벌 경제에서
브릭스 5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3%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2006년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최근 10년간 글로벌 성장의 절반 이상을
브릭스 5개국이 책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말했습니다.
시 주석의 자부심처럼
브릭스는 세계 인구의 약 40%,
세계 면적의 30%를 차지하고 있어
앞으로 그 영향력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
최근 이런 브릭스 국가들 사이에서
균열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과연 신흥 경제 5개국 브릭스(BRICS)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국가별로 차례차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난 브라질
브릭스를 대표하는 첫 번째 국가 브라질은
세계 5위의 면적, 5위의 인구 수,
8위의 경제 규모(GDP, 국내총생산)를
자랑하고 있는데요,
(자료: IMF, CIA The World Factbook, 이하 동일)
하지만 이렇게 가진 것이 많음에도
브라질은 몇 년 동안 최악의
경제적 부진을 겪었습니다.
국제금융기구 IMF에 따르면
브라질은 2015년부터 2년 연속으로
마이너스(-)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가 2016년 적자를 감추려
국가 회계 장부를 조작하다가 탄핵되며
정치적 위기를 겪은 것과 동시에,
글로벌 경기 침체로 국가 주요 수입원인
원자재 수출이 둔화되면서 발생한 결과로,
브라질 경제는 2015년 -3.8%,
2016년 -3.5%의 성장률을 보이며
사상 최악의 침체 국면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이랬던 브라질의 경제가
작년부터 차츰
회복 국면에 들어서는 중입니다.
제조업 지수는 계속 확장세를 보이고
실업률이 하락했으며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은 둔화되면서,
2017년 경제성장률이
드디어 마이너스를 벗어나
0.7%을 기록했습니다.
심지어 세계 최대 채권투자회사인
핌코(PIMCO)는 올해 브라질 경제성장률이
최대 3%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2. 유가 안정으로 회복한 러시아
브릭스의 두 번째 국가 러시아는
세계 1위의 면적, 9위의 인구 수,
12위의 경제 규모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의 경제도
브라질만큼이나 좋지 않았죠.
석유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는
2014년 유가가 크게 하락하자
그 영향으로 금융위기 직전까지 갔으며,
2015년에는 화폐 가치 폭락으로
수입 물가가 크게 상승하여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러시아 역시
2015년(-2.8%)과 2016(-0.2%)년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고 맙니다.
하지만 올해 유가가
점차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러시아 경제도 2017년 마이너스를 벗어나
1.8%의 경제성장률을 회복하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원자재 수출의존도가 높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재 변수가 남은 점은
여전히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에 대해선
아래 콘텐츠를 참고해주세요.
(참조-러시아 청년 일리야가 말하는 러시아 이야기)
3. 눈부신 성장을 보이는 인도
브릭스의 세 번째 국가 인도는
세계 7위의 면적, 2위의 인구 수,
7위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데요,
인도는 신흥 경제국인 브릭스 중에서도
특히 눈부신 성장을 달성한 곳입니다.
IMF에 따르면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2015년 8%, 2016년 7.1%이라는
놀라운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인도의 이런 높은 경제 성장률은
2014년 취임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과감한 경제 개혁 정책 '모디노믹스'가
시행된 결과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제조업 활성화와 해외 투자 유치에
힘을 쏟고 있는 모디노믹스는
각종 규제를 철폐하며
성장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다만 적은 인프라와 엄청난 규모의
빈민층이 문제로 남아있습니다.
인도의 빈민 문제는 심각한 수준으로,
각 국가에서 적절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 소득 수준을 의미하는
빈곤선 이하로 살아가는 국민의 비율이
전체 인구의 12%나 됩니다.
모디노믹스가 과연 이런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4년쯤엔
중국을 추월할 것으로 보이는 인구 수와,
매년 증가하는 정보기술(IT)
전문 인력을 바탕으로
인도의 높은 성장률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4. 먹구름이 드리운 중국과 남아공
네 번째 중국은 세계 4위의 면적,
1위의 인구 수, 2위의 경제 규모, 그리고
1위의 외환보유액을 기록한 국가입니다.
중국은 2017년 기준으로
6.8%(IMF)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정부가 금리를 인상해서
시장에 풀린 돈을 거둬들이는
강력한 긴축 정책을 펴며
투자가 약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가파른 임금 상승 때문에 경제성장률도
점점 둔화하고 있습니다.
브릭스에 제일 마지막으로 합류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은
세계 25위의 면적, 25위의 인구 수,
33위의 경제 규모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아프리카 제일의 신흥국이라는
옛 명성과 달리 현재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남아공은 2016년(0.3%), 2017년(0.7%) 연속
0%의 경제성장률에 머물렀고
실업률은 약 27%에 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이
각종 부패와 정경유착 의혹에 휩싸이면서
불신임 투표가 진행되는 등
정치적 불안까지 겹쳐있는 상황으로,
IMF는 남아공의 경제 성장률이 2018년에도
1% 정도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브릭스의 불안 요소 ①
낙후된 인프라
사실 급격한 경제 성장을 보여준
브릭스 경제권은 고질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도 많습니다.
브릭스 국가들은 대체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급등 때문에
높은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또 투명성, 신뢰, 개방, 기회의 균등 같은
사회문화적 인프라의 부족도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으며,
부패와 관료주의를 청산하지 못해
경제 발전에 필요한
고급 노동력 육성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브릭스 불안 요소 ②
브릭스 국가들의 동상이몽
게다가 브릭스 국가들은
서로에 대한 다른 욕심을 품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브릭스를 통해
서방 국가를 견제하고 싶어하는
속마음을 가지고 있고,
중국은 외교적으로는 러시아를 끌어들여
미국과 일본에 대응하고
경제적으로는 인도와 동맹을 맺어
남미시장으로 진출하려는 계획이 있습니다.
인도 또한 브라질, 남아공과
경제 협력체를 만들어
중국을 따라잡으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죠.
각자가 다른 꿈을 꾸고 있는 가운데
브릭스의 협력을 강화하려면
경제적 잠재력이 큰 중국과
인도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하지만,
문제는 두 나라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에 있습니다.
브릭스 불안 요소 ③
중국과 인도의 불화
중국과 인도는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데요,
이 국경선에 대한 각자의 주장이 달라
두 국가는 오랜 기간
군사적으로 대치해왔습니다.
국경 갈등으로 인해 중국은 인도의
UN상임이사국 가입을 반대하기도 했죠.
인도 역시 중국이 브릭스를
중국의 국제 질서 개편을 위한 발판으로
생각하는 것에 불만을 가지고 있고요.
브릭스는 이렇게
신흥 경제 개발국이라는 것 외에
공통 분모가 별로 없는 집단인 데다가,
5개 국가가 각자
다른 목적을 숨기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인도 사이의 긴장 관계까지 더해져
벌써부터 균열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이 계속된다면 이들 국가가
서로 화합해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요,
브릭스의 두 축인 중국과 인도 양국이
어떻게 화해하고 긴장을 봉합되느냐에
브릭스의 미래가 달려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