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화폐가 아니다?

조회수 2018. 1. 3. 17: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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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튤립은 향기가 나지 않는다

정부가 가상화폐 투기 열풍을 잡기 위해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어제 하루 뜨거운 화제였습니다.





실제로 거래소를 폐지하는 것은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등


헌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어


실현 가능성이 적다고 하지만,





가상화폐에 이용되는 가상계좌를 없애는


거래실명제는 곧바로 실시되어


시중 은행들은 정부 발표 직후


가상계좌 신규 발급을 중단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부 규제가


세계적인 추세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자산으로 인정되나?

국내 시장과 달리


미국 주요 거래소들은 최근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Bitcoin)


: 미국발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만들어진 최초의 가상화폐.


통화를 관리하는 중앙 기관이 없으며


전체 화폐의 양은 정해져 있고


더는 늘어나거나 줄지 않는다.


거래소를 통해 사고팔거나 컴퓨터 프로그램


문제를 해결하는 채굴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참조-낯선 그대 '비트코인' 이해하기)

출처: 픽사베이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는 12월 10일부터,


시카고상업거래소(CME)는 12월 18일부터


비트코인 선물거래에 들어갔습니다.





*선물거래(futures trading)


: 장래 일정 시점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매매할 것을 현재 시점에서 약속하는 거래.





미국 금융기관들 역시


선물거래를 위한 준비를 마쳐서


골드만삭스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할 수 있는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을,





JP모건체이스


고객들에게 선물거래 계좌를


서비스로 제공합니다.

출처: 픽사베이

선물거래는


미래에도 거래될 만한 가치가 있는


자산이어야 할 수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이 선물거래 대상이 되었다는 것


시장이 이를 자산으로 인정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아니 적어도 미국에서는 비트코인을


자산의 일종으로 인정한 셈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비트코인은


본격적인 미래 화폐로 발돋움하게 될까요?





그런데 이 질문에는


사람들의 오해를 부를 만한


덫이 숨어 있습니다.



자산=화폐?

자산과 화폐는 같은 말이 아닙니다.


자산이 되었다고


화폐가 되는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자산이란,


유·무형의 가치를 담은


실체의 일종입니다.

출처: 픽사베이

쉽게 말해서


돈으로 바꿀 수 있는 모든 것이 해당하며


비트코인이 자산이 됐다는 것은


비트코인을 돈으로 바꿀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왜 비트코인을 돈으로 바꿔야 할까요?


비트코인은 곧 화폐로 쓰일 텐데


돈으로 바꾸는 게 이상하지 않나요?





답은 간단합니다.


비트코인이 화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이 화폐가 아닌 이유를 이해하려면


화폐의 본질에 대해서 알아봐야 합니다.

화폐의 본질

① 교환수단





화폐의 핵심은 교환입니다.


인간은 물물교환을 보다 편리하게 하려고


화폐를 발명했기 때문이죠.

출처: 픽사베이


그런데 만약 아직도


화폐 대신에 물물교환을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지금부터 물물교환의 불편함을 상기시키는


한 가지 예를 들어보면서


이를 보완해야 하는 화폐의 요건에 대해


생각해보겠습니다.

출처: tvN 신서유기 외전 강식당
(사장이 더 많이 먹는 강식당)

아는 형님 이삿짐을 날랐더니 수고했다며


'강호동까스' 10인분을 삯으로 줬습니다.





하나는 먹고 남은 9인분으로


차에 기름을 넣으려고 주유소에 갑니다.





그런데 주유소 사장님이 돈가스를 싫어해서


돈가스와 기름을 바꿔주지 않습니다.


낭패입니다.





그때 옆에서 지켜보던 주유소 알바생이


자기 일당을 돈가스 1인분으로 달랍니다.





아, 그런데 돈가스가 그새 눅눅해졌습니다.


알바생은 말을 바꿔 돈가스 3인분을 안 주면


거래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이삿짐을 나른 노동의 가치가


공중에서 사라져버리고 마는 것이죠.







② 가치척도





경제학자들은 어떤 대상이 화폐가 되려면


교환 수단과 더불어 가치 척도


쓰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가치 척도)


즉, 화폐는 이삿짐 삯과 돈가스 1인분,


그리고 알바생 일당의 가치를


온전히 측정해야 합니다.





(교환 수단)


또 화폐는 이삿짐 삯에서


돈가스와 같은 음식으로, 그리고


음식에서 누군가의 일당으로


교환될 수 있어야 하고요. 

출처: 픽사베이


③ 안정성





그런데 이런 기본 기능보다


더 화폐를 화폐답게 하는 것은 안정성입니다.





앞서 본 대로 개인의 취향에 따라


또는 물건의 품질에 따라 가치가 바뀌고


거래 성립 여부가 달라지면 곤란하죠.





이런 이유로 화폐는 지금까지


쌀과 비단 등에서 금·은으로,


금·은에서 종이 화폐로 발전한 것입니다.

금·은의 경우 단지 그것들이 귀해서


화폐가 된 것이 아닙니다.





나눌 수 있고 운반하기에 편하고


그 가치가 변하지 않는


안정적인 대상을 찾다가


금·은으로 수렴된 것이죠.





여기까지 듣고 보면


이런 의문이 생기실 겁니다.





"미래의 화폐라고 불리는


비트코인 즉, 가상화폐는


이런 화폐의 요건을 충족하고 있을까?"

비트코인은 불안정성을 먹고 산다

안타깝게도 온 나라를 들썩이게 만든


비트코인을 비롯한 모든 가상화폐는


이런 화폐의 요건과는 거리가 무척 멉니다.





화폐에서 가장 중요한


안정성이 제로이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 등의 가상화폐로


돈을 번다는 것은 그만큼 가상화폐가


불안정하다는 뜻입니다.





화폐의 안정성이란 변동의 높낮이가


크지 않다는 말인데요,





나라가 망한다는 소리가 나온


IMF 외환위기에 환율의


하루 변동 폭이 2.25%였습니다.





며칠째 2.25%씩 달라지는 환율에


대기업이 무너지고


국민들은 외화를 사들일 수 있는


금반지를 모금했죠.





그런데 현재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의 변동 폭은 10%가 넘습니다.

출처: 빗썸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들의 변동 폭이 10%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심지어 24시간 내내 거래가 가능해서


초단위로 가치가 변하고 있는데요,


안정성이 전혀 없다는 의미입니다.

미래 화폐의 주인공은 블록체인?

가상화폐가 화폐가 아니라면


종이를 대신할 수 있는


미래의 화폐는 무엇일까요?


바로 블록체인 기술입니다.





*블록체인(Blockchain)


: 거래 명세가 담긴 블록이 사슬처럼 이어진


기술로 가상화폐 거래 장부 또는


해킹 방지 기술이라고 불린다.

출처: JWorks Tech Blog
(블록체인의 원리)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권에서 이미


미래 화폐 기술로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우리·신한·국민·하나은행은 이미


해외 18개 은행과 함께 블록체인 기술로


국제 자금 이체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출처: 각 은행사)

은행들의 행보는 블록체인 기술


화폐의 요건인 교환 능력, 가치 평가 능력,


가치 보존 능력을 모두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데요,





이런 움직임을 보면 화폐 발전사는


아래와 같이 풀릴 공산이 큽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비트코인 = 블록체인 기술'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이라는


거대한 네트워크 안의


한 가지 기술일 뿐입니다.


 

검은 튤립에는 향기가 없다

가상화폐 열풍은 네덜란드의


튤립 거품 이야기와 자주 비교됩니다.





*튤립 파동에 대해선 아래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참조-튤립과 가상화폐)





그치만 생각보다 당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한데요,





몇 안 되는 자료 중에서


알렉상드르 뒤마의 '검은 튤립'이라는


소설을 주목해볼 만합니다.





'삼총사', '몽테크리스토 백작'으로 유명한


소설가 알렉상드르 뒤마가


네덜란드의 튤립 거품을 배경으로 쓴


'검은 튤립'에는 당시의 분위기가


살짝 드러나 있습니다.





소설 속 원예 협회는


튤립을 검은빛으로 종자 개량한 사람에게


막대한 상금을 주겠다고 약속하는데요,

출처: 픽사베이

마침내 검은 튤립을 만든 주인공이


바로 다음 목표를 정하는데 그것은


'튤립의 향기를 되찾자'는 것이었습니다.





즉, 튤립 거품 시대의 유럽,


네덜란드의 튤립에는


향기가 없었다는 말입니다.





튤립의 원산지는 터키로


욕망의 꽃이 된 튤립이


먼 나라로 넘어오면서


본연의 향기를 잃어버린 것이죠.

비트코인은 검은 튤립

비트코인이 가상화폐라는 이름을 달고


세상에 막 나왔을 당시에는


'화폐'를 목표로 했을지 몰라도,





이미 비트코인 및 대다수 가상화폐는


본연의 목적을 잃어버렸습니다.





오늘날 가상화폐는 가상 자산일 뿐입니다.


높은 수익을 노릴 수 있는 투자의 대상이지


물물교환 대신할 수 있는 화폐가 아니죠.





만약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이유가


미래의 화폐를 선점하려는 목적이라면


여러분은 깜깜한 밤길을


손전등 없이 걷는 셈입니다.

출처: 픽사베이

한걸음 너머 어둠 저편에


집이 있을지 벼랑이 있을지


누구도 모릅니다.





적어도 가상화폐 투자자라면


이 사실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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