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 아직도 자동차는 흰검회?

조회수 2017. 3. 15. 20: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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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컬러풀한 카라이프를 위해

세계적인 색상회사인 ‘팬톤(Pantone LLC.)’에서는 매년 ‘올해의 컬러’를 선정합니다. 이 곳에서 선정한 ‘올해의 컬러’는 전 세계의 패션, 예술계 전반에 아주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죠.

 

하지만 이 팬톤 컬러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대표적인 영역이 바로 자동차 업계입니다. 왜냐하면 주로 소비되는 자동차 컬러는 지극히 한정적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자동차 컬러 업계가 늘 정체되어 있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오늘은 소리 없이 미묘하게 변화를 이뤄나가고 있는 자동차 컬러의 현실을 탐사해보았습니다. 


1. 은밀하게 미묘하게!

무채색의 50가지 그림자

“차는 무조건 무채색이지! 흰색, 검정, 회색, 은색 중에서 고르면 돼!”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을 것 같은데요. 얼마 전 세계적인 도료업체 ‘액솔타(Axalta)’의 2016년 세계 자동차 컬러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역시나 무채색 자동차의 점유율은 무려 77%가 넘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흰색은 ‘솔리드 화이트’와 ‘펄 화이트’로, 검정색은 ‘솔리드 블랙’과 ‘이펙트 블랙’으로 세분화되어 있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아이폰 블랙을 매트블랙과 제트블랙으로 구분하여 지칭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말이죠. 

결정장애 유발은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이제는 흰색과 검정 사이에 수많은 은색과 회색이 존재하게 되었으니까요. 아래의 색상 표는 이번에 출시된 그랜저 IG의 무채색 색상인데요. 무채색의 종류만해도 6가지나 되죠. 

어떤 분들은 “같은 회색인데 뭐가 다르냐?’라고 할 수도 있지만, 자동차는 야외환경에서, 그리고 보는 각도에 따라, 빛에 반사되는 각도에 따라 각각의 색상이 다르게 표현됩니다. 이 때문에 많은 구매자들이 어떤 색을 선택할지 항상 고민하죠.

 

시대와 문화가 바뀌어도 ‘자동차는 무채색’이라는 일반적인 소비 심리에는 큰 변화가 없을 거라고 제조사가 판단한 것일까요? 덕분에 무난하고 개성이 없다는 무채색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2. 무게감을 더하고 더해

톤 다운되는 유채색

최근에는 무채색과 유채색이 조합된 차들이 나오고 있으며, 특히 대형 세단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과거 대형 세단은 무채색 일변도로 색상 선택의 폭이 매우 좁았는데요. 구매자 층이 확대되고, 개성을 추구하는 분들이 많아지다 보니, 색상의 폭도 발맞춰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자동차 소비자들이 무채색 계열을 선호하는 심리는 나라마다, 문화마다 다르겠지만, 일부 심리학 전문가들은 한국인의 보수적인 성향, 그리고 자동차가 아직까지 지위를 상징하는 의미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무채색이 선호될 수 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개인의 취향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어, 이를 충족시키려는 제조사의 노력 끝에 조금 더 무게감 있지만 너무 튀지 않는 색상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파랑, 빨강, 초록의 채도를 한껏 낮추니 대형세단의 차급에 걸맞는 진중하고 점잖은 컬러들이 나왔습니다. 중형차급 이상에서는 이렇게 낮은 채도의 유채색 타입도 다채롭게 나와, 주 소비연령층인 40~50대 이상의 소비자들도 이제 개성을 담은 차량 선택이 가능해졌습니다.


3. 투톤컬러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층의 드라이버와 아기자기하고 컴팩트한 디자인의 경차와 소형 SUV를 중심으로 조금 더 밝은 유채색이나 투톤컬러의 차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요. 투톤컬러를 대세로 만든 것은 QM3입니다. 투톤컬러의 QM3가 한국시장에서 출시되어 인기를 끌었고 이후 출시되는 차들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출시된 모닝부터, 티볼리, 올 뉴 쏘울까지 투톤 컬러는 어느 정도 대세가 된 것 같습니다. 티볼리의 경우만 보더라도 댄디 블루(흰색 지붕)가 36.4%, 프라밍레드(검정지붕)가 6.9%로 투톤컬러가 소비자에게 호응이 좋은 편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주 소비층인 젊은 세대가 개성과 스타일을 중시하기 때문에 이러한 투톤컬러의 차량들이 사랑 받는 것으로 보이며, 당분간 경차나 소형 SUV를 중심으로 투톤컬러의 전성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4. 다양해진 색상 네이밍

컬러가 다양해진 만큼, 색상의 이름 또한 다양해지고 있는데요. 과거 투박했던, “순백색”, “은색”, “은녹색” “바다색”이 아닌 “스노우 화이트 펄”, “이온 실버”, “그래비티 블루”, “오로라 블랙 펄” 등 영문식의 세련된 이름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같은 색상이더라도 차종의 컨셉에 맞게 미묘하게 조금씩 다른 색상을 고르다 보니 다른 이름을 사용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물론 이런 이유 외에도, 컨셉과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색상에 반영해 고객에게 더 좋은 경험을 주어 감성적으로 접근하려는 의도도 있습니다. 

옷을 고를 때는 보통 내가 좋아하는 색을 고르게 됩니다. 하지만 내 차의 색은 그와 상관없이 무난한 것, 크게 튀지 않는 것을 고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차를 바꾸는 주기가 짧은 소비자라면 나중에 중고차로 되팔 때 편하기 위해서 더욱 그런 소비심리를 가지고 있겠죠?

하지만 간혹 잿빛 도시 속에서 원색에 가까운 자동차들이 지나가는 것을 보면, 순간 세상이 환기가 되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자동차로 나의 개성과 패셔너블함을 어필하는 운전자의 선택이 부러워질 때도 간혹 있어요.

 

점점 다원화되고 개인화되는 세상에서 색상의 분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미래에는 모든 색상을 커스터마이징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네요~! 



* 이미지출처: Flickr,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쌍용, 쉐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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