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매너 주행의 양대산맥, 스텔스와 눈뽕

조회수 2021. 4. 16. 17:5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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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 대표적인 비매너 주행 이야기

자동차 사고는 한번 일어나면 굉장히 큰 사고로 이어지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에요. 지난해 한국도로공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2019년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원인 1위가 바로 졸음 및 주시 태만(67.6%)이었다고 해요. 이를 다르게 해석해보면 시야, 시각이 안전 운전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도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요즘 도로에서는 시야를 방해하는 비매너 운전자들을 종종 볼 수 있어서 시한폭탄이 도로위에 상비되어 있는 느낌이에요. 오늘은 안전운전을 방해하는 비매너 주행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첫차연구소와 함께 알아볼까요?


형이 왜 여기에서 나와..?
도로 위 '스텔스'와 전쟁

스텔스(Stealth)라는 용어는 전투기 기술에서 나온 용어예요. 적들의 레이더에 감지되지 않는 기술을 의미하는 단어인데, 왜 이 단어가 자동차에도 사용되는 걸까요? 우리가 흔히 ‘스텔스 차량’이라고 말할 때의 스텔스는 ‘어두울 때 라이트를 전혀 켜지 않아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차’를 의미해요.

 

이런 스텔스 차량들은 특히 야간주행 시에 굉장히 위험한 존재가 되는데요, 왜냐하면 야간 주행 시에는 상대방의 불빛을 보고 차량을 인식하기 때문이에요. 주행을 할 때에는 전방을 주로 주시하게 되고 차선을 변경하거나 주위 환경을 살펴볼 때에는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룸미러, 사이드미러 등 거울에 반사된 모습을 보기 때문에 특히 야간에는 잘 보이지 않아요. 라이트를 켜야 반사된 불빛이 눈을 자극하기 때문에 쉽게 다른 차량을 인식할 수 있지요.

야간에 스텔스 차량이 더더욱 무서운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요즘 발전한 기술과 연관이 있어요. 요즘 차량에는 보통 전자식 룸미러(ECM: Electronic Chromic Mirror)가 장착되어 있어요. 전자식 룸미러는 빛의 양을 자동으로 감지해 빛의 반사율을 낮춰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만약에 전자식 룸미러가 다른 불빛에 의해 빛을 감지했는데 스텔스 차량이 나타난다면 정말 보이지도 않는 차량이 갑자기 나타나는 것 같은 일을 겪을 수 있어요. 특히나 스텔스 차량의 경우 깜빡이조차 켜지 않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에 차선 변경 시 사고 확률이 더더욱 높아지게 됩니다.

스텔스 차량은 불법이에요. 도로교통법 제 37조에 따르면 ‘밤에 안개가 끼는 등 비, 눈 등이 내릴 때, 터널 안 운행 시, 차량 고장으로 인해 운행이 불가하여 갓길이나 임시 도로에 정차 또는 주차하는 경우에 전조등, 차폭등, 미등과 그 밖의 동화를 켜야 한다.’는 내용이 있어요. 해당 법이 있기는 하지만, 문제는 이를 어겼을 경우 받게 되는 범칙금이 노상방뇨를 했을 때보다 적다는 것이 큰 문제예요. 노상방뇨는 5만 원의 범칙금을, 스텔스 차량은 2만 원의 범칙금이 적용되기 때문이죠. 스텔스 차량은 자칫하면 목숨까지 앗아갈 수 있는 심각한 문제인데, 다소 수정이 필요해 보이는 조항이에요.

 

스텔스 차량에 대한 처벌 수위가 낮기 때문에 이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어요. 스텔스 차량으로 움직이는 운전자는 크게 의식적으로 스텔스를 유지하는 운전자와, 스텔스인 상태인지 모르는 운전자로 나뉘어요. 스텔스 상태인지 모르는 운전자는 물론 그 행동이 옳은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의식적으로 불법을 저지르진 않아요.

 

하지만 의식적으로 스텔스를 유지하는 운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많이 당황스럽기까지 합니다. 대표적으로 ‘내 차량의 배터리 소진이 우려돼서’라는 이유와 ‘어차피 도로에 불빛이 많아서 밝은데 굳이 켤 필요가 있냐’는 것이에요. 보자마자 너무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뭐라고 답을 달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나 혹시 몰라 경고하는데
스텔스 위.험.해

스텔스 차량을 맞닥뜨려도 사실, 마땅한 해결 방법이 없다

이런 스텔스 차량을 도로에서 만났을 때, ‘너 지금 스텔스 상태야, 라이트를 켜!’라고 메시지를 전달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예요. 그렇다면 도로에서 스텔스 차량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실, 보호 운전을 하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는 것이 매우 슬프게 다가와요.

 

일단 스텔스 차량을 발견한다면, 해당 차량과 거리를 두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가까운 거리에서 스텔스 차량과 같이 주행하게 된다면, 어느 순간 차선 변경을 할 때 위험이 찾아오기 때문이에요. 스텔스 차량이 본인이 스텔스 상태라는 걸 알 수 있도록 경적을 울리거나 상향등을 비추기도 하는데, 이는 상대 운전자가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하면 자칫 도로 위에서 시비가 붙을 수 있기 때문에 추천하는 방법은 아니에요.

스텔스 상태인 상대 차량을 마주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나부터 스텔스 차량이 아닌지 확인해야겠죠? 사실 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라이트 스위치를 Auto로 설정해두면 됩니다. 오토로 라이트를 설정해두면 낡이 어두울 땐 자동으로 켜지고, 날이 밝을 땐 자동으로 꺼지기 때문이에요. 시동을 끄더라도 자동으로 꺼지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답니다. 다만, 화물차 혹은 오토 라이트 기능이 없는 차량이라면 매번 운전할 때 주의를 해주셔야 해요.


이번에는 밝아서 문제
일명 '눈뽕' 차량!

차량 운전을 하면서 눈뽕을 맞아보신 분들 많이 있으실 거예요. 여기서 말하는 ‘눈뽕’이란 상향등을 켜서 내 눈이 멎을 정도로 눈이 부시게 만드는 것을 의미해요. 스텔스 차량이 주는 피해는 방어적 공격이라고 한다면, 눈뽕이 주는 피해는 적극적 공격에 해당하죠. 사실 상향등은 자동차에서는 없어서는 안되는 기능은 맞아요. 예를 들어 가로등이 하나도 없는 시골길에 들어섰을 때에는 상향등이 있어야 좀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하여 운전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상향등은 운전을 할 때 기능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의미적으로 여러 방법으로 활용되기도 하는데요, 상대 차량에게 어떠한 신호를 전달할 때 활용되기도 하고 어두운 고속도로에서 빵빵 소리(클랙슨) 대신에 활용하기도 하죠. 적절한 상황과 맥락에서 활용하면 상향등은 굉장히 유용한 소통 도구이기도 합니다.

상향등은 나의 시야를 넓혀주는 도구이면서 운전자 사이의 소통의 역할을 맡기도 하는 도구이지만, 잘못 사용하면 상대 운전자를 굉장한 곤경에 빠지게 만들 수 있어요. 대표적인 예시가 방금 이야기한 ‘눈뽕’이에요. 상향등은 평소 사용하는 라이트 보다 높은 각도로 빛이 나아가기 때문에 운전자의 눈으로 빛이 향하게 되는데요, 이때 나아간 불빛은 상대 운전자의 눈을 강렬하게 비추게 되어요. 그 불빛을 맞은 운전자는 순간 눈이 멍-하게 되는데요, 이를 수치로 환산하면 대략 3초간 회복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만약에 야간 고속도로에서 100km/h로 주행할 때 3초간 시력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대략 90m를 눈을 감은 채로 운전하는 것과 같아요. 고속도로에서 적정 차간 가리가 100m인 것을 가정한다면, 엄청나게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상향등을 상대 운전자를 힘들게 할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절대 안 돼요.

눈이 높아 슬픈 스포티지 차량

자동차는 그 유형과 생김새에 따라 라이트가 발하는 위치도 천차만별인데요, 가령 예를 들어 대형 트럭 앞에 경차가 위치해 있다면, 거의 100% 확률도 자동 눈뽕(?)을 맞을 수밖에 없을 거예요. 이처럼 자동차 라이트의 각도는 바닥을 비추도록 설계되어 있지만, 차종에 따라 어쩔 수 없는 눈뽕이 존재하기도 해요.

 

어쩔 수 없는 눈뽕은 정말 어쩔 수 없지만, 유독 눈뽕으로 유명한 차량이 있어요. 눈뽕으로 악명 높은 차량은 바로 기아의 스포티지인데요,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유선형의 마치 포르쉐 같은 디자인으로 좋은 평을 받기도 하는 차량이죠. 하지만 디자인과는 별개로 공통적으로 혹평을 받는 것은 바로 헤드라이트예요. 덕분에 ‘눈뽕차’라는 오명을 지기도 했죠.

 

과거의 눈뽕차가 문제가 된 원인들을 보면 잘못된 튜닝으로 눈뽕차가 된 것이 거의 대부분이었어요. LED 등이 보편화되기 전, 아주 밝고 하얀 텅스텐 빛을 띄는 LED 등을 사용하여 그 불빛을 마주한 운전자는 마치 용접 불빛을 본 것처럼 시야가 흐트러지게 되었죠. 혹은 불빛이 비치는 위치를 임의로 조정하는 튜닝을 통해 상대 운전자를 힘들게 하기도 했었어요. 하지만 스포티지 차량은 튜닝한 것이 아닌 순정차량에서 순정눈뽕을 발사하는 차량이다 보니 차주를 제외한 운전자들의 많은 미움을 받고 있는 상황이에요. 곧 풀체인지 스포티지가 출시된다고 하는데, 그 차는 많이 개선이 되어 출시되겠죠?

 

한편 요즘 최고의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테슬라 차량도 상향등에 대한 이슈가 아주 조금 있는데, 바로 오토 하이빔 기능 때문이죠. 차량을 둘러싼 환경이 급격하게 어두워졌을 때, 자동으로 상향등을 켜주는 기능인데, 이 또한 자동으로 켜지는 기능이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예상치 못한 빛을 상대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조금 있기도 해요.

나부터 예방하는 것이 상책

일명 '상향등 복수 스티커'라고 불린다

눈뽕과 관련하여 보복운전 사례 또한 굉장히 많이 있는데요, 흔히 알고 있는 보복운전의 형태가 아닌 특이하지만 굉장히 무서운 방식으로 보복 운전을 한 대표적인 사례가 있어요. 그것은 바로 상향등을 비출 때에만 보이는 특수 스티커를 차량 뒷면에 부착하는 것이었어요. 부착된 이미지가 공포영화를 떠올리게 할 만큼 굉장히 무섭고 오싹한 이미지였어요. 뒤따라가던 차량이 그 이미지를 부착한 차량에 상향등을 켰고, 그 운전자는 공포 이미지를 보고 놀래서 사고가 난 사건이었어요.

 

도로 위의 비매너 운전은 심심찮게 많이 볼 수 있지만, 상대가 비매너 행위를 한다고 해서 나도 그에 맞는 대응을 하게 되면 아주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요. 당하기만 하는 나 자신이 굉장히 억울하기도 하지만, 결국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는 방어운전을 할 수밖에 없어요. 스텔스 차량에 대한 대비를 하듯이 상향등으로 인한 눈뽕 또한 미리 적정 거리를 유지하여 방어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에요.


"몰라서 그랬어요"
몰라도 그러면 안 돼요

스텔스, 눈뽕과 관련된 사건들을 살펴보면 의외로 ‘몰라서 그랬어요.’라는 이유가 상당히 많아요. 이는 굉장히 위험한 것인데요, 왜냐하면 지금의 행동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조차 못 하기에 죄책감 없이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전동 킥보드를 야간에 타면서, 그것도 인도 위를 주행하면서 라이트 하나 없이 씽씽 달리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는데 보행자와 부딪히게 된다면 굉장히 큰 사고로 이어질 거예요.

 

요즘엔 배달 서비스가 필수죠. 하지만 배달 오토바이의 안전교육은 필수가 아닌 것 같아 안타까운 상황이에요. 내 오토바이가 스텔스가 아닌지, 스텔스인 상태로 무분별한 차선 이동을 하지는 않는지, 혹은 내 오토바이의 불빛이 다른 운전자에게 눈뽕을 가하지 않는지 등 반드시 확인해야 해요.

이미 오래전부터 유럽에서는 주간에도 주행등을 켜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고 이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주간주행등을 기본 장착한 차량을 출시하도록 만들었어요. 주간에도 라이트를 켜야 시야 확보에 도움이 되어 안전운전을 할 수 있다는 의미였어요. 주간에도 라이트를 켜는 운전자가 있는 반면, 어두운 밤에도 라이트를 켜지 않는다? 조금 더 안전에 대한 관심을 가져보아요.

 

그렇다고 해서 항상 상향등을 켜고 주행하면 안 된답니다. 상향등을 상대방의 시야를 방해하기 때문이죠. 일반적인 도로에서는 반대 차선에서 들어오는 빛을 막아주기 위한 현광 방지시설들이 잘 설치되어 있어서 상향등으로 인한 피해가 잘 발생하지 않아요. 하지만 모든 도로가 현광 방지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주의하셔야 해요. 

 

상향등을 꺼야 하는 대표적인 상황을 말씀드리면, (1) 언덕에서 마주할 때, (2) 주차장에서 마주할 때, (3) 과속방지턱을 앞두고 있을 때, (4) 빨간불을 맞이하여 정지 상황일 때 등이 있어요. 이런 상황들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상대의 시야를 방해할 수 있을 때’예요. 나의 불빛이 상대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할 것으로 판단되면 상향등을 켜지 않아야 해요.


어두운 곳에서 라이트 켜기. 상대 운전자에게 피해 주는 상향등은 켜지 않기. 어찌 보면 같이 식사할 때 트림하지 않기처럼 굉장히 기본적인 매너 같은 일들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 안타까워요. 그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정말 모르기 때문에 지켜지지 않는 기본이라는 것이에요. 최근에는 스텔스 차량과 상향등으로 인한 눈뽕이 자동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에 그나마 위안이라고 할까요? 자동차는 작은 실수로 아주 큰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상대방을 배려하고 양보하는 운전을 통해 안전운전할 수 있도록, 주변 지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주세요!

 

이미지 출처 - google

비매너 주행의 양대산맥, 스텔스와 눈뽕

도로 위 대표적인 비매너 주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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