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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는 깜빡이가 왜 빨간색이야?

조회수 2019. 10. 29. 16: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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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운전하면서 가장 많이 보는 것은 무엇일까요? 도로와 신호등, 주변의 자동차와 보행자들이 있지만 우리 시선이 가장 많이 머무는 곳은 바로 차량의 뒷모습이에요. 특히 차량 후면부에 켜지는 테일 램프(Tail Lamp, 후미등)는 가장 눈에 잘 띄는데요. 전체 자동차 디자인에도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능과 중요한 역할을 한답니다.


자동차 램프 색상은?

운전자가 시야를 확보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헤드램프와 달리, 테일램프의 본질적인 기능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에요. 테일램프는 뒤따라오는 차량 운전자에게 운전 중 꼭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신호로 알려줍니다.

 

‘브레이크 등’이라고도 부르는 제동등(Brake Lamp)은 차량의 속도가 느려지는 감속 상황을 알려주고, 방향 지시등(Turn Signal Lamp)은 뒤따르는 차량에 차선을 변경하거나 좌회전, 우회전처럼 내 차량의 움직임을 미리 알려주는 역할을 해요.

 

뿐만 아니라 후진등(Back up Lamp)은 차량이 후진한다는 신호를 주변에 보내 충돌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야간에 켜지는 미등(Tail Lamp)은 어두운 밤에 차량의 위치를 나타내 줍니다.

테일 램프는 이렇게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기 때문에 운전자들이 서로 알아볼 수 있도록 색상이 약속되어 있는데요. 제동등은 진한 빨간색, 방향 지시등은 노란색, 후진등은 하얀색, 미등은 옅은 빨간색으로 구분하고 있어요. 제동등이 미등과 함께 설치된 경우에는 2배 이상 밝아야 한답니다.

 

특히 방향 지시등에는 몇 가지 규칙 적용되는데요, 첫째 스위치를 작동시킨 후 최장 1초 이내에 점멸신호가 발생해야 한다는 점, 둘째 작동상태와 고장여부를 운전석에서 확인할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는 점이에요. 또 제동등과 쉽게 구별할 수 있도록 정부와 제조사에서는 노란색 방향 지시등 적용을 권장하고, 실제 도로교통법에도 방향 지시등은 반드시 노란색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어요.


머스탱 깜빡이는 빨간색이야..?!

그런데 미국 도로를 주행하는 자동차를 보면 우리나라와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바로 후방 방향 지시등 색깔이에요. 요즘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까지 미국에는 빨간색 후방 방향 지시등을 장착한 자동차들이 많아요. 대표적으로 쉐보레 임팔라, 포드 머스탱 등이 여전히 빨간색 후방 방향 지시등을 적용하고 있고, 많은 미국산 픽업트럭들도 빨간색 후방 방향 지시등을 사용하고 있어요.

 

후방 방향 지시등 색깔의 경우 국가별로 약간씩 차이가 나는데,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눈에 잘 보이는 노란색(호박색)을 권고하고 있는 반면, 미국,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는 심미적인 이유 등으로 테일 램프에 빨간색 후방 방향 지시등도 허용하고 있답니다.

간혹 우리나라 도로에서도 빨간색 후방 방향 지시등을 단 자동차들이 눈에 띄어서 한 번씩 혼란이 발생하기도 하는데요. 앞서 말했듯이 우리나라 도로교통법은 방향 지시등에 반드시 노란색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죠. 그런데도, 빨간색 후방 방향 지시등을 장착한 자동차가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도로교통법을 위반한 것일까요?

 

빨간색 후방 방향 지시등을 단 자동차를 유심히 보면 대부분 미국에서 생산된 차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원래는 자동차를 수입해 올 때 우리나라 교통 문화와 법규에 맞게 노란색으로 교체해야 하지만, 미국에서 생산된 자동차들은 그대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답니다.

 

이유는 미국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에 있어요. 한미 FTA 규정에는 미국에서 들여오는 자동차의 경우 한국 현행법 예외 적용을 받아 미국 도로교통법 조항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즉, 미국에서 생산한 자동차는 한국이 아닌 미국 규정을 충족하기만 해도 한국에 수입될 수 있다는 것이죠. 포드 머스탱, 쉐보레 임팔라, 링컨처럼 우리나라에 정식 수입되는 자동차, 그리고 직수입되어 들어오는 픽업트럭 같은 미국차, 간혹 일본 차까지 빨간색 후방 방향 지시등을 장착하고 있는 이유랍니다.

 

또한, 꼭 미국 브랜드 자동차가 아니더라도 북미에서 잘 팔리는 다른 국가 자동차들도 빨간색 후방 방향 지시등을 장착하는 경우가 많은데, 현대차 제네시스도 예외는 아니에요.

 

제네시스 G80의 북미 사양의 경우 후방 방향 지시등에 빨간색 LED를 장착했어요. 포드 머스탱, 쉐보레 임팔라처럼 제동등과 동시에 점멸되어서 방향 지시등이 켜진 쪽은 빨간색 LED 전구가 제동등이 아닌 방향 지시등 역할을 해요.

빨간색 후방 방향 지시등을 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찬반 논란이 뜨거운데요. 노란색 방향 지시등에 익숙한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일부 빨간색 후방 방향 지시등이 위험하다는 의견이에요.

 

노란색 방향 지시등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처음에 빨간색 후방 방향 지시등이 깜박거리면 브레이크를 여러 번 밟거나 제동등이 고장 났다고 생각하고 브레이크를 밟을지를 긴장하는데, 갑자기 차선을 변경해 끼어들기를 해서 당황했다는 것이죠.

 

머스탱이나 아우디는 그나마 깜박이는 속도가 느려서 방향 지시등 느낌이 들지만, 특히 임팔라는 깜빡이는 간격이 짧아 혼란스럽다는 불만이에요. 

 

반면 차량 후면부의 테일 램프 전체가 빨간색으로 통일되어서 자동차의 디자인이 예뻐 보인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아요. 최근에는 테일 램프가 정보 전달 기능을 넘어 자동차의 디자인을 결정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특히 어두운 밤에는 차체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자동차의 심미성이 테일 램프를 통해 나타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테일 램프의 형태에 따라 자동차가 커 보이기도, 작아 보이기도 하고 점등 방식에 따라 화려함의 정도도 천차만별이에요.


결국, 테일 램프도 안전을 위한 것!

지금 생각하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자동차가 막 개발되었던 때에는 놀랍게도 방향 지시등 자체가 없었어요. 당시는 물론 본격적으로 자동차가 대중화되어 보급되기 전이라 방향 지시등 없이도 자동차를 운행하는데 큰 불편이 없었던 것이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 자동차 생산이 자동화되면서 차 가격이 떨어지고 일반 시민들도 차를 구입하기 시작했어요. 점차 자동차 통행량이 증가하고 차 사고도 늘어나면서 방향 지시등의 필요성이 다시 논의되기 시작했어요.

 

초기에 방향 지시를 알리는 데는 조명이 아닌 깃발을 사용했는데요. 조명 개념의 방향 지시등은 1923년 프랑스의 자동차 브랜드 탈보(Talbot)의 승용차에 처음 등장했어요. 1938년 뷰익에서 처음으로 조명을 이용한 전자식 방향 지시등을 사용했고, 이후 1946년 미국의 포드가 소위 ‘깜빡이’라고 부르는 현재의 점멸 방식의 방향 지시등을 상용화하는 데에 성공하면서 자동차의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았답니다.

사회의 흐름과 분위기에 따라 테일 램프의 디자인도 변화했는데, 전쟁 이후 기술 및 경제 성장이 절정기에 올랐던 1950년대에는 테일 램프 디자인이 지금보다 훨씬 과감했어요. 대표적인 예로 미국의 캐딜락이 선보인 ‘테일 핀(Tail Fin)’ 스타일이 있어요. 전투기 날개에서 영감을 얻은 테일 핀 스타일 자동차의 테일 램프는 탄환 같은 독특한 형태를 띠었답니다.

 

1971년 1차 오일 쇼크가 터졌을 때는 테일 램프 크기가 급격히 작아졌어요. 연료 소비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공기 역학 연구가 활발해졌고, 크고 화려한 자동차보다 소형 자동차가 급증한 것이죠. 차체가 작아지면서 테일 램프도 함께 작아졌고, 점차 차체와 일체적 구성을 갖춘 부품으로 변화하기 시작했어요.

 

이 이후 테일 램프는 주로 형태에 의한 변화보다 조명의 기능적 효과와 심미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어요. 가장 먼저, 많이 노출된다는 점에서 디자인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는데, 이런 트렌드의 영향을 받아 빨간색으로 테일 램프와 통일감을 준 후방 방향 지시등 적용도 늘고 있어요.

하지만 앞서 말했듯 테일 램프는 차량 운행에 있어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이 본질이라는 점을 기억한다면 안전 문제를 먼저 염두에 두어야겠죠.

 

우리나라에는 2천만 대 이상의 자동차들이 등록되어 있어요. 출퇴근 시간이나 혼잡한 시내 구간을 지날 때면 운전하기가 무척 까다로울뿐더러 교통사고의 위험성도 상당히 높아지죠. 

 

빨간색 후방 방향 지시등에 대한 국내 운전자들의 혼란이 발생하고 있고 우리 정부도 노란색 후방 방향 지시등을 법규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FTA 이해관계를 떠나 안전을 위해 국내 수출 물량만큼은 우리나라 요구에 맞춰져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여전히 길거리에는 방향 지시등을 켜지 않는 운전자가 아주 많아요. 방향 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갑작스럽게 차선을 변경하거나 진입하는 행동은 뒤차가 미처 대처할 여유를 주지 않아 사고가 일어날 수 있어요. 자동차가 많아질수록, 방향 지시등 습관화는 운전자라면 반드시 실천해야 할 그리고 안전한 운전 환경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가장 기본적 요소랍니다. 그럼 오늘도 안전운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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