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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 디펜더, 단종 3년 만에 돌아온 이유

조회수 2019. 10. 18. 19: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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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더'는 1948년 선보인 이후 '사막의 롤스로이스'라고 불리는 랜드로버의 역사와 함께한 유서 깊은 정통 SUV 모델이에요. 젊은 세대는 레인지로버에 더 익숙하겠지만 골수 랜드로버 마니아라면 디펜더를 더 인정하고 좋아하죠. 2016년 생산을 종료했던 랜드로버 디펜더가 3년 만에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돌아왔어요. ‘2019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등장한 ‘올 뉴 디펜더’는 42도 경사로를 타고 등장해 전통 오프로더의 뛰어난 역량을 선보였답니다. 2세대 디펜더의 등장까지 디펜더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봤어요.


각진 랜드로버가 그립다면

'고급스러운 정통 SUV'라고 하면 독일에 벤츠 G 바겐, 미국에 지프 랭글러, 그리고 영국에는 랜드로버 디펜더가 있습니다. 디펜더는 일명 '깍두기' 스타일 SUV로 직선과 각진 외형을 통해 강인하고 견고한 이미지를 과시하죠. 

 

디펜더는 1948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모터쇼에서 처음 등장해 군용과 농업용은 물론 오프로드를 즐기는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았어요. 2016년 단종될 때까지 한 해에 7만 대씩 꾸준히 팔리며 장수해온 랜드로버의 효자 정통 오프로더가 되었답니다.

 

사실 디펜더라는 이름은 1990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숏 보디 모델은 '랜드로버 90', 롱 보디는 '랜드로버 110'이라는 이름을 썼다가 1989년 디스커버리가 출시된 이후 ‘랜드로버+숫자’ 조합 대신 ‘디펜더’라는 이름을 부여받았어요. ‘숏 보디 90’과 ‘롱 보디 110’, 축을 늘린 ‘130’ 세 가지 모델이 있어요.

# 숏 보디 디펜더 90

숏 보디로 불리는 디펜더 90 모델은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이에요. 돌덩이 같은 차체 강성과 듬직한 외모를 자랑하죠. 1970년 미국 시장을 노린 레인지로버가 출시되기 전까지는 랜드로버라는 이름을 들으면 모두 디펜더를 떠올렸어요. 그때의 향수에 젖어있는 사람들은 아직도 랜드로버라는 말을 들으면 레인지로버보다는 디펜더를 떠올리죠.

# 롱 보디 디펜더 110

휠베이스가 늘어난 디펜더 110 모델은 90 모델보다 1년 앞선 1984년 선보였어요. 지프 랭글러 롱 보디 모델과 비교할 수 있는데요. 2.5리터 디젤 엔진을 장착하고 랜드로버의 자랑거리였던 파트타임 4WD를 적용해 뛰어난 험지 주파 능력을 보여주었어요. 롱 보디라 실용성이 더 좋았고 이 역시 꾸준히 인기를 끌었답니다.

# 휠베이스를 더 늘린 디펜더 130

가장 마지막에 등장한 130 모델은 110보다 휠베이스를 더 늘렸는데 디자인과 파워 트레인은 그대로 유지했어요. 군수용으로 많이 사용되었죠.

 

 

디펜더는 워낙 오랜 기간 랜드로버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아 왔던 터라 마니아층이 두터워요. 레고나 플라모델, RC카로도 많은 디펜더들이 출시되었고 미니어처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차량이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안전과 환경 규제가 강해지는 만큼 디펜더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었어요. 특히 에어백이 없다는 점은 강화되는 안전 규제에 대응하지 못하는 심각한 원인이었죠.

 

여기에 2.2리터 디젤 엔진을 장착하고 있던 디펜더는 배출가스 규제를 충족시키려 2007년 포드 엔진을 받아 연식 변경을 거쳤지만 결국 유로 6 배기가스 규제를 만족시키지 못했고, 1세대 디펜더는 2016년 단종되고 말았어요. 

 

디펜더는 수많은 애프터마켓 파츠들이 존재했는데, 사용 목적에 맞춰 여러 스타일로 개조가 이뤄졌어요. 군용으로도 사용되었으며 뛰어난 기본 오프로드 성능이 있었기 때문에 중동에서도 인기가 많았죠.

 

우리나라에는 디펜더가 정식으로 출시된 적이 없지만 해외에서 직접 들여온 디펜더가 소량 있고, 가끔씩 중고차 사이트에 매물이 올라오고 도로에서도 90과 110이 목격되기도 한답니다. 디펜더는 구형 지프 랭글러와 G 바겐 숏 보디 모델과 비교되는 라이벌인데 클래식카 마니아들은 디펜더의 가치에 높은 점수를 주는 편이에요.


랜드로버의 전통성을 되찾자

전 세계 수많은 SUV 마니아들이 디펜더를 인정하고 그리워하는 이유는 바로 '전통성'에 있다고 할 수 있어요. 기본적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뛰어난 오프로드 능력, 균형 잡힌 강인한 디자인과 함께 오리지널 랜드로버의 직계 후손이었던 만큼 랜드로버 마니아들은 디펜더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랜드로버는 마침내 마니아들에 호응하며 디펜더를 미래 생산 전략에 관한 하나의 열쇠로 보고, 랜드로버 클래식을 통한 랜드로버 재탄생 프로그램의 궤도에 디펜더를 올려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19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새로운 디펜더를 부활시킨 것이죠. 사실 ‘2013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디펜더 EV 프로토타입을 공개하면서 예고한 바 있고, 2019년 초에는 70주년 기념 한정판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어요.

 

이번에 공개된 2세대 디펜더는 1948년 데뷔했던 1세대 디펜더의 뒤를 잇는 모델로서, 2011년 공개됐던 DC100 콘셉트의 아이덴티티와 최근의 랜드로버 디자인 감성을 담아내 ‘과거와 현재’를 잇는 고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입니다.

 

랜드로버는 2세대 디펜더에 최신의 편의 및 안전 기능을 더하는 것은 물론이고 초대 디펜더가 갖고 있던 다양한 기능과 정통성을 고스란히 이어가 기존의 마니아는 물론이고 더 많은 이들이 디펜더를 즐길 수 있도록 했어요.

2세대 디펜더는 오프로드의 황태자로 불렸던 초대 디펜더와 달리 사뭇 다른 모습이에요. 

 

차량의 중심이 되는 새로운 D7x 아키텍처는 경량 알루미늄 모노코크 구조를 기반으로 완성해 기존 프레임 방식보다 3배 더 높은 강성을 제공해요. 랜드로버가 자랑하는 에어 서스펜션과 코일스프링 서스펜션을 위한 든든한 기반이 되어줄 뿐만 아니라 최신 파워트레인의 탑재를 지원합니다.

 

디펜더의 보닛 아래에는 두 개의 디젤 엔진과 하나의 가솔린 엔진, 그리고 또 하나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사양이 마련되는데요, 디젤 라인업으로는 엔트리 모델인 ‘D200’과 2.0리터의 크기에도 불구하고 240마력을 내는 ‘D240’ 모델이 마련돼요.

 

가솔린 엔진의 경우에는 재규어 F-타입과 다양한 재규어 랜드로버의 차량에 적용된 2.0리터 터보 엔진이 마련되어 ‘디펜더 P300’으로 정의됩니다. 끝으로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에는 터보 엔진과 48V 기반의 전동화 시스템을 더해 ‘P400 MHEV’로 명명돼요.

 

여기에 다양한 지형에서 탁월한 움직임을 연출할 수 있는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 터레인 리스폰스 2(Terrain Response 2)는 물론이고 랜드로버 브랜드 내에서도 최초로 적용되는 ‘도강 모드’가 추가되어 세계 최고 수준인 900mm의 도강 능력을 갖췄어요.

 

올 뉴 디펜더는 상시 4륜 구동, 트윈 스피드 기어 박스, 최대 견인 능력 3,500kg, 최대 루프 적재 300kg의 역량을 갖춘 최적의 오프로더라고 할 수 있죠.

초대 디펜더의 존재감이 강렬했던 만큼, 2세대 디펜더는 초대 디펜더의 디자인과 이미지를 상당히 많이 차용한 것을 볼 수 있어요. 이전보다는 곡선의 비중이 늘어났지만 다른 브랜드나 경쟁자와 비교하더라도 다부지고 각이 돋보이는 모습이에요.

 

한눈에 디펜더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도록 해주는 짧은 앞뒤 오버행과 독특한 실루엣은 탁월한 접근성과 이탈각을 구현해 어떠한 험로에서도 탁월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어요.

 

전체적인 형태는 2011년 데뷔했던 DC100 콘셉트의 영향을 받았는데, 헤드라이트나 프런트 그릴, 패널 등의 형상에서는 최신의 랜드로버들이 선보이고 있는 디자인 요소가 곳곳에 반영되어 있어요. 지붕의 알파인 라이트 윈도, 경첩이 옆에 달린 뒷문과 외부에 장착한 스페어타이어 등 디펜더 고유의 디자인 요소들도 유지했어요.

 

올 뉴 디펜더는 초대 모델 대비 화려한 외형은 물론이고, 기술적인 발전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진 2세대 모델인 만큼 인테리어 구성과 패키지도 다채로운 변화를 주었어요. 더욱 고급스러운 소재를 적용했을 뿐만 아니라 우수한 해상도의 디스플레이 패널이 곳곳에 적용되어 만족감을 높인답니다.

 

실내는 모듈 구조로 단순함과 내구성을 강조함으로써 디펜더 특유의 실용적인 디자인을 지켰어요. 대표적인 특징은 앞 좌석 사이 센터페시아를 가로지르는 마그네슘 합금 크로스카 빔이에요. 차의 바디 구조인 크로스카 빔의 표면을 실내 디자인 일부로 구성한 것이죠. 이러한 노출 구조 디자인은 스티어링 휠과 도어에도 동일하게 적용됐어요.

 

센터페시아의 중심에는 10인치 디스플레이 패널을 기반으로 ‘피비 프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더해져요. 이를 통해 내비게이션은 물론이고 오프로드 주행 설정과 도강 상황에서의 차량 상황 등을 빠르게 파악하고 더욱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도록 돕습니다.

차량의 체격과 패키지에 따라 다르지만 디펜더는 더욱 고급스럽고 여유로운 시트를 마련하여 탑승자의 만족감을 높이는 한편 넉넉한 적재 공간을 마련하여 다수의 탑승자를 태울 수 있고 다양한 아웃도어 및 레저 활동의 파트너로서의 가치를 드러내죠.

 

패키지도 다양하게 구성했는데 도시적인 감성을 강조한 ‘어반’을 시작해 ‘컨트리’, 오프로드와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한 ‘익스플로러’ 그리고 ‘어드벤처’ 팩으로 나눈 액세서리 팩을 마련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혔답니다.


많은 사람들이 레인지로버를 생각하지만 랜드로버의 원조는 디펜더였습니다. 한 차량을 가지고 소소한 연식 변경만을 거치며 꾸준히 버텨온 것 역시 찾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고 많은 마니아들이 디펜더의 정통성을 인정해 준 것이죠.

 

까다로워진 안전 법규와 환경 규제로 인해 예전의 각진 디펜더는 다시 부활하기 어렵겠지만 곧 등장할 신형 모델에 기대를 걸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과연 디펜더 역사의 다음 페이지는 어떻게 흘러갈지,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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