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차가 100년 전에도 있었다? '하이브리드 전쟁'의 시작

조회수 2019. 8. 23. 21: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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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전기와 휘발유 등 두 종류 이상의 동력원을 사용할 수 있는 자동차를 의미해요. 제일 먼저 도요타 프리우스가 떠오르는데요. 워낙 트렌드를 주도하기도 했고 초창기 이렇다 할 경쟁상대가 없던 탓이기도 하죠. 그렇다면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과연 프리우스일까요. 점점 뜨거워지는 ‘하이브리드 전쟁’,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과거와 현재를 정리했습니다.


하이브리드의 시작

도요타 프리우스보다 100년 앞서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나왔다면 믿어질까요. 최초의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1899년, 포르쉐를 만든 퍼디난드 포르쉐 박사에 의해 만들어진 ‘믹스테(MIXTE)’입니다. 프랑스어로 ‘혼합된’이란 뜻인데 겉모양은 영락없는 마차였죠.

 

이 차는 4륜구동인데다가 각각의 바퀴에 독립된 전기모터를 장착해 독립적인 힘을 바퀴에 전달했어요. 물론 가솔린 엔진도 장착해 힘을 보탰죠. 최대출력 7~14마력에 불과했지만 전기와 가솔린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최초의 하이브리드 자동차였답니다.

사실 이 시기 전기자동차도 만들어졌는데요. 1899년 3월 29일 벨기에의 레이서 카밀 제넷지는 전기차를 타고 시속 100㎞의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어요. 마치 로켓처럼 생긴 ‘제니스 콘텐티(La Jamais Contente)’라는 차였죠. 토머스 에디슨 역시 1913년에 전기차와 찍은 사진이 있어요. 미국의 각 지역에는 자동차 충전소가 세워져 전기자동차의 시대를 실감케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텍사스에서 원유가 발견되면서 자동차는 가솔린 엔진의 시대로 급격하게 변화했어요. 전기차가 사라지고 하이브리드 역시 자동차 엔진으로 각광받지 못한 채 그저 아이디어로 사라졌어요.

그렇다면 자동차 업계에서는 전기차를 만들면 되는데 왜 하이브리드를 만들었을까요. 바로 배터리 한계 때문이에요. 주행거리를 늘리려면 배터리를 많이 싣고 다녀야 하는데 무거운 배터리를 장착하면 주행거리가 짧아지는 것이죠. 결국 적정 수준에서 타협한 것이에요.

 

그래서 자동차 업체들은 가솔린 엔진을 보태 하이브리드방식으로 전기차를 만들었습니다. 물론 미래의 자동차는 하이브리드가 아닌 전기차의 형태가 되겠지만, 그동안의 기술과 여건으로는 하이브리드가 실용적이라는 견해가 우세했어요.

 

이런 이유로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전기차와 내연기관 자동차 사이에서 중간 역할을 해왔습니다. 휘발유 1ℓ로 20㎞를 훌쩍 넘는 뛰어난 연비와 조용한 전기모터가 경쟁력을 제공하고 있어요.

하이브리드 기술은 나날이 발전해 8월 선보인 현대자동차의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현대차 최초의 ‘솔라루프 시스템’과 세계 최초의 능동 변속제어 기술이 적용됐어요.

 

솔라루프 시스템은 태양광으로 차량 배터리를 충전해 주행 가능 거리를 증가시키고 배터리 방전을 막는 기술이에요. 야외에서 하루 6시간(국내 일평균 일조시간) 충전 시 1년 기준 총 1,300km가 넘는 거리를 더 주행할 수 있답니다. 그뿐만 아니라 장기 야외 주차 등으로 인한 차량 방전도 예방해 줘요.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능동 변속제어 기술(ASC, Active Shift Control)은 독자 개발한 제어 로직을 통해 하이브리드 모터로 자동변속기를 초당 500회씩 초정밀 제어하는 기술인데,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 대비 변속이 30% 빨라져 주행 성능과 연비, 변속기 내구성 등을 동시에 높여준답니다.


본격적인 '하이브리드' 전쟁

이렇게 하이브리드 기술이 발전하고, 최근 높은 국제유가와 친환경 이슈가 부각되면서 기존 차량을 하이브리드 모델로 재출시하는 움직임도 활발해졌어요.

 

우선 현대차는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대표적이고,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이어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출시했죠. 기아차는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인 니로가 대표적인데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K5와 K7 하이브리드로 라인업을 갖추고 있어요.

수입차에서 하이브리드 강자로는 렉서스가 군림하고 있죠. ES300h가 인기가 좋고 RX450h, NX300h도 판매를 견인하고 있으며 UX250h도 3월에 출시했습니다. 

 

도요타는 캠리 하이브리드, 아발론 하이브리드, 프리우스가 있으며 5월 풀체인지 된 라브4 하이브리드를 출시했어요. 이외에도 혼다는 어코드 하이브리드, 인피니티는 Q50S 하이브리드, 닛산은 무라노 하이브리드 등이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모델 개발 전쟁은 글로벌 슈퍼카 시장에서도 트렌드로 자리 잡았는데요. 전기차로는 폭발적인 힘과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에요.

 

페라리는 스쿠데리아 페라리 창립 90주년을 기념해 페라리 최초로 양산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슈퍼카 'SF90 Stradale(스트라달레)'를 공개했습니다.

 

포르쉐도 최근 포르쉐 브랜드 성장의 주역으로 꼽히는 ‘파나메라(Panamera)’ 모델 최초의 사륜구동 하이브리드 모델이자 파나메라 라인업의 마지막 퍼즐 조각인 ‘파나메라 4 E-하이브리드’를 선보였어요.

 

람보르기니 역시 차기 슈퍼카가 하이브리드 파워 트레인을 탑재할 것이라는 전망이 앞서 나온 바 있죠. 2018년 11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와 공동 개발한 전기 콘셉트카 '테르조 밀레니오'(Terzo Millennio)를 공개했는데, 차기 하이브리드 슈퍼카는 이와 형태가 비슷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탈 디젤·친환경' 바람이 거센 SUV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 SUV'의 차급이 커지고 경쟁도 격화되는 모양새입니다.

 

현대차는 싼타페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2개 모델을 내년 상반기에 국내 출시하고 투싼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도 내년에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에요. 이에 따라 싼타페, 투싼과 파워 트레인을 공유하는 기아차의 쏘렌토와 스포티지도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죠.

 

현재 국내 판매 중인 하이브리드 SUV 가운데 국산차는 기아차 니로가 유일하며 준중형 이상 SUV의 하이브리드 모델은 렉서스와 도요타,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등 수입차만 출시된 상황이에요.

준중형 이상 SUV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 모델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국내 완성치 업체들도 하이브리드 모델 추가에 적극적인데요. 쌍용차는 올해 2월 출시한 준중형 SUV 코란도의 전기차 모델과 별도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준비하고 있어요. 
 
현대차는 하반기에 코나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해 현대·기아차의 소형 하이브리드 SUV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고, 업계에서는 올해 말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SUV인 GV80의 라인업에 하이브리드가 포함될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답니다.

'하이브리드'에 집착하는 이유

전 세계적인 배출가스 규제로 친환경차 보급은 올해에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데요. 자동차의 연비를 혁신적으로 개선하는 데 성공한 차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보입니다. 효율성과 안정성을 인정받아서인지 판매 실적에서 하이브리드차는 전기차와 수소차를 크게 앞지르고 있어요.

 

2018년 6월 말 현재 등록된 하이브리드차는 총 35만 5871대로 우리나라 등록차량 2288만 대 가운데 1.6%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전기차는 3만 6835대, 수소차는 358대로 그 비중이 아직 미미한 수준이에요.

 

하이브리드의 판매 대수는 매년 늘어나고 있는데, 2018년 등록된 하이브리드카는 8만 4315대로, 2015년 3만 8968대, 2016년 6만 2904대에 이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이죠.

친환경 자동차 개발에 뛰어든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의 행보는 하이브리드와 완전 전기차 가운데 엇갈린 선택을 하고 있어요.

 

제너럴모터스(GM)와 폭스바겐 같은 기업들은 환경 규제가 갈수록 엄격해지는 마당에 과도기의 하이브리드 대신 전기차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도요타와 포드 같은 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아직 중간 단계의 선택지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죠.

 

점차 환경 기준이 엄격해지는 유럽과 중국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GM과 폭스바겐은 해당 지역에서 기왕에 전기차 투자를 확대하는 만큼 전기차에 집중해 규모의 경제를 만든 뒤 이를 바탕으로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입니다.

 

과거 '프리우스' 모델로 미국 내 하이브리드 대중화에 앞장섰던 도요타는 장기적으로 전기차 생산을 고려하고 있지만 일단 기존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보다 다양하게 만들 계획이에요. 하이브리드 SUV를 개발 중인 도요타는 미국 매출의 15%를 하이브리드로 채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포드 역시 '익스플로러'나 'F-150'같은 인기 제품을 하이브리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비록 각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하이브리드나 전기차 모두 원가로 따지면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마진율이 떨어져요. 제조사들이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내연기관 자동차 제작 원가를 기준으로 대당 2000달러가 더 들어가고, 전기차를 만들려면 6000~1만 달러를 더 써야 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하이브리드는 엄밀하게 말하면 청정에너지 자동차는 아니지만, 유해 배출가스와 연료 소모를 최소로 하는 기술로 다른 대체에너지 기술에 비해 시장으로의 접목이 용이해서 각광받아 왔죠. 치열해지는 하이브리드 전쟁에서 어느 브랜드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지, 나아가 전기차, 수소차와 같은 친환경차 시장에서 얼마나 시장을 점유해 나갈지 지켜볼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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