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SUV의 진가는 '일반 도로'에서 나타난다? (feat. 람보르기니 우루스)

조회수 2019. 6. 18. 18: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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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미국, 유럽 등지에서 판매를 개시한 람보르기니 ‘우루스(URUS)’가 우리나라에서도 환경부 인증을 마치고 지난 5월 28일 마침내 공식 출시했죠. 사전예약 200대를 돌파했다는 것만으로도 기대감이 크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우루스는 람보르기니 라인업에 추가된 첫 SUV로 람보르기니에서는 ‘슈퍼 SUV’로 부르고 있어요. ‘우루스’라는 이름은 람보르기니의 다른 모델명과 마찬가지로 황소의 이름에서 따왔답니다. 오로크스(Aurochs)라고도 불리는 고대의 소로 현재는 멸종했지만 어깨까지의 높이가 무려 1.8m에 이를 정도로 거대한 몸집을 자랑했다고 해요. 람보르기니의 우루스 역시 거대한 덩치와 길들여지기 전의 소처럼 강력한 힘을 앞세우고 있죠.


패밀리카라 쓰고, 스포츠카라 읽는다

몇 년 전 람보르기니가 SUV 우루스 양산 계획을 발표하자 전 세계 자동차 팬들 사이에서는 스포츠카의 정통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논란이 일었는데요. 진정한 스포츠카는 문이 네 짝 달리면 안 된다든지, SUV는 스포츠카가 될 수 없다든지, 돈을 벌기 위해 포르쉐 흉내를 낸다든지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람보르기니는 이미 1986년에 SUV를 양산한 적이 있었죠. 람보르기니는 1977년 미 육군의 소형 전투 차량에 입찰하기 위해 ‘치타(Cheetah)’라는 차를 개발했어요. 크라이슬러의 V8 엔진을 실은 이 프로토타입 차량은 캘리포니아에서 조립된 후 이탈리아로 옮겨져 람보르기니다운 마무리를 했지만, 미군 당국의 테스트 차량에 선정되는 데는 실패했어요.

그러나 치타는 제네바 모터쇼에서 선보인 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고, 미국 자동차 회사 AMC의 엔진을 얹은 프로토타입 ‘LM001’을 거쳐 1986년에 ‘LM002’라는 이름으로 양산됐어요. 쿤타치의 5167cc V12 엔진을 차체 앞부분에 얹고 총 328대가 생산됐었는데, 전 세계 부자 마니아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답니다.

 

하지만 우루스는 트럭에 가까운 LM001과 달리 완벽한 스포츠카이자 완벽한 일상용 자동차로 설계됐고, 지금까지의 그 어떤 람보르기니보다도 많이 생산될 준비가 되어 있어요.

트랙에서 레이싱카로 즐길 수도 있지만 람보르기니 우루스를 가장 우루스답게 탈 수 있는 곳은 일반 도로예요.

 

창업주 페루초 람보르기니는 자신이 타던 페라리가 레이싱카도 아닌데 너무 딱딱하다며 좀 더 부드러운 조작감과 승차감을 위한 조언을 하려다가 자신의 이름을 건 스포츠카를 만들었죠. 그 때문에 일반 도로에서의 우아한 승차감은 람보르기니 초창기부터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고, 빠른 자동차이지만 레이스보다는 언제나 일반 도로를 무대로 삼은 것도 특징이랍니다. 우루스는 그 전통을 훌륭하게 이어받아 다른 차원으로 발전시킨 것이죠.

 

우루스는 운전하기 매우 즐거운 차지만, 승차감이 좋을뿐더러 심지어 조용하기까지 한데요. 이중 접합 유리를 사용해서 정숙성은 대형 세단급이랍니다. 배기음도 절제되어서 옆사람과 아주 작은 소리로 소곤거릴 수 있어요. 여기에 V8 트윈 터보 엔진을 장착한 람보르기니치고는 연비도 상당히 현실적이죠. 뒷자리 레그룸이 충분하고 트렁크에는 골프백 두 세트가 완벽하게 수납되는 등 패밀리카로도 손색이 없어요.


우루스의 제원과 주목할 포인트

우루스는 벤틀리 벤테이가, 포르쉐 카이엔, 아우디 Q7과 같은 MLB Evo 플랫폼으로 개발됐어요. 길이 x 너비 x 높이는 각각 5,112 x 2,016 x 1,638mm의 크기이고 휠베이스는 3,003mm, 차량의 중량은 2,200kg입니다.

 

엔진은 포르쉐가 사용하는 V8 4.0리터 트윈터보 엔진을 이식해서, 저속 영역부터 시속 300km 영역까지 어려움 없이 숨 한 번 고르지 않고 오르락내리락 할 수 있어요. 최고출력 650마력, 최대토크는 86.7kg.m로 2톤이 넘는 덩치를 3.6초만에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시킬 수 있죠. 시속 200km까지도 12.8초 밖에 걸리지 않고 최고속도는 시속 305km에 이른답니다.

우루스에 탑재한 기능

강력한 엔진만큼 브레이크 시스템도 강화시켰는데요. 전륜 440mm, 후륜 370mm 크기의 카본 세라믹 디스크를 장착하고, 여기에 전륜 10피스톤, 후륜 6피스톤 캘리퍼를 적용했어요. 시속 100km에서 완전 정지까지 이동 거리는 33.7미터에 불과하죠.

 

변속기는 토크컨버터 방식의 8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해요. 구동방식은 4륜이 기본이지만 평상시 전 후 40:60의 구동 배분을 가지며, 필요에 따라 앞바퀴에 70%를, 뒷바퀴에 87%까지 전달할 수 있어요.

 

후륜에는 토크 벡터링 시스템을 탑재했고 후륜 조향 기능까지 갖추고 있답니다. 후륜 조향 기능은 후륜이 저속에서는 전륜과 반대 방향으로, 고속에서 같은 방향으로 3도의 각도로 움직여요. 이를 바탕으로 저속에서는 휠베이스가 600mm 짧아진 효과를 내며, 고속에서는 600mm 길어진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이죠.

우루스는 매우 다양한 주행모드를 지원하는데, Strada(일반 도로), Sport(스포츠), Corsa(트랙), Terra(비포장), Neve(눈), Sabbia(모래)가 있으며, 개인 설정 기능인 ‘Ego’ 모드도 갖추고 있어요. Terra, Neve, Sabbia 기능이 실행되면 에어 서스펜션이 지상고를 높여주고, 반대로 Sport와 Corsa에서는 지상고가 낮아진답니다. 


람보르기니 DNA 이어받은 디자인

디자인은 한눈에 봐도 람보르기니예요. 람보르기니의 디자인 요소를 차용한 SUV가 아니라 완성도 높은 스포츠카 형상을 띠고 있어요. 2016년부터 람보르기니 첸트로 스틸레 (람보르기니 디자인 센터) 수장으로 있는 미티야 보르케르트의 공이라고 할 수 있죠.

 

그는 포르쉐의 익스테리어 디자인 디렉터로 일하면서 ‘미션 E’ 등 최근 포르쉐 디자인을 완성한 인물이예요. 어렸을 때부터 마르첼로 간디니의 디자인을 보며 자동차 디자이너의 꿈을 키웠다고 해요. 그래서 우루스에는 과거 간디니 시절의 디테일이 여기저기 숨어 있어요. 날카로운 쐐기형 캐릭터 라인이나 각진 휠 아치를 보면 미티야가 얼마나 과거의 람보르기니를 사랑하는지 엿볼 수 있답니다.

 

전면부는 Y자 형태를 테마로 하는데요. 헤드램프에는 Y자 형태의 주간주행등을, 범퍼에 자리한 공기흡입구에도 Y자 구조물을 추가했어요. 범퍼라는 것이 별도로 없을 정도로 전면부의 모든 부위는 공기흡입구의 역할을 하도록 만들었어요.

측면부는 마치 조각을 한 듯한 날카로운 라인들을 강조했는데, 각진 형태의 휠하우스는 LM002와 카운타크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해요. 차량의 바디가 차지하는 면적이 2/3, 유리창이 차지하는 면적은 1/3의 비율을 지켜 스포티한 이미지를 강조했어요. 휠은 가장 작은 사이즈가 21인치인데 옵션으로 23인치까지 선택할 수 있어요. 

후면부는 세로로 긴 형태의 Y자 리어램프를 위치시키고 각진 형태의 범퍼, 공기배출구 디자인, 디퓨저, 대구경 머플러 등으로 멋을 냈어요. 고성능 모델인 만큼 루프 스포일러도 장착했고, 이외에 공기역학적인 기능을 위해 프런트 스플리터, 차체 하부를 막는 언더바디, 립 스포일러, 리어 스포일러 등을 추가해 놓았어요.

 우루스 인테리어

인테리어는 미래에서 온 듯한 람보르기니만의 항공기 테마를 유지하고 있어요. 대시보드는 Y자 형태로 D-컷 스티어링휠 너머의 대형 디스플레이 계기판은 람보르기니만의 독특한 디자인 테마 그래픽이 적용됐어요. 6각형의 송풍구, 항공기 스로틀 디자인으로 꾸민 기어레버와 주행모드 변경레버, 섀시 제어레버 디자인이 눈에 띈답니다. 전투기 미사일 버튼을 연상시키는 시동버튼도 동일하게 사용했어요. 센터페시아와 하단 공조장치는 각각의 모니터를 배치해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도 유도했죠.

 

뒷좌석 시트는 2인승과 3인승 구조가 준비되어 있는데, 독립형 시트가 달리는 4인승 구성에서 기본 적재공간은 574리터예요. 5인승 구성에서는 적재 공간이 기본 616리터이고, 시트 폴딩을 통해 최대 1,596리터까지 확장할 수 있답니다. 우루스는 벤테이가의 트렁크 공간인 430리터보다 넓은 공간을 갖고 있는 것이죠.


우루스와 견줄 자, 누구인가?

람보르기니 우루스가 출시되면서 럭셔리 SUV 시장과 슈퍼카 시장이 동시에 더욱 뜨거워질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스포츠카나 세단을 선택하던 사람들이 넓고 실용적인 SUV를 선호하면서 전세계적으로 SUV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데요. 최근 프리미엄 슈퍼카 자동차 회사들의 럭셔리 SUV 모델 출시도 줄을 잇고 있죠.

 

우루스와 같은 MLB Evo 플랫폼으로 개발된, 벤틀리 벤테이가, 포르쉐 카이엔, 아우디 Q7를 비롯해 마세라티 르반떼, 재규어 F페이스, 레인지로버 슈퍼차저, 벤츠 GLE63 AMG, BMW X6M, 등이 경쟁 상대로 기다리고 있답니다. 여기에 최근 마이바흐, 롤스로이스 컬리넌까지 가세하면서 고성능 SUV 시장은 더욱 넓어질 전망입니다.

 

우루스는 벌써부터 벤틀리 벤테이가로부터 세상에서 가장 강력하고 빠른 SUV 타이틀을 빼앗아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우루스의 2톤이 넘는 차체는 액셀러레이터에 발을 얹으면 아주 부드럽게 가속을 시작합니다. 질주하기 위해 태어난 슈퍼카이면서도 사람이 걷는 속도로 아주 천천히 주행할 수 있는 것은 물 물론이고 울컥거리지도 않아요. 스트라다 모드에서는 쓸데없이 으르렁거리지 않기 때문에 조용한 주택가에서도 민폐 끼칠 걱정 없이 탈 수 있죠.

도로 위를 유유자적 달려도 좋고, 일반 도로에서는 어떤 슈퍼카를 상대해도 자신 있으며, 비포장 도로에서 레인지로버를 만나더라도 액셀러레이터를 밟기만 하면 된답니다.

우루스는 편안한 패밀리 SUV로, 때로는 펀 투 드라이빙 스포츠카로 2개의 얼굴을 모두 갖고 있어요. 노면 상황에 상관없이 람보르기니다운 주행 성능을 즐기고 싶은 이에게 훌륭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겠죠. 우루스라는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슈퍼 스포츠카의 탄생을 목도하는 것은 분명 즐거운 경험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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