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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차연구소

카이엔 쿠페, 볼수록 911이 생각나는 이유

카이엔은 스포츠카 브랜드인 포르쉐에서 야심 차게 내놓은 첫 번째 SUV 모델입니다. 2001년 유럽에 첫 소개가 된 이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게 된, 포르쉐의 전설적인 모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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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엔은 스포츠카 브랜드인 포르쉐에서 야심 차게 내놓은 첫 번째 SUV 모델입니다. 2001년 유럽에 첫 소개가 된 이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게 된, 포르쉐의 전설적인 모델이죠. 

지금은 카이엔의 인기를 아무도 의심하지 않지만, 사실 카이엔이 처음 나왔을 때는 천덕꾸러기 같은 모델이었습니다. 포르쉐의 수많은 마니아들이 카이엔을 썩 반기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그때는 미처 몰랐겠죠. 이 자동차가 포르쉐의 새로운 미래를 가져다줄 것이라는걸...


포르쉐, 카이엔이 지켜줬다?

포르쉐가 카이엔의 개발을 앞두고 있을 당시, 미국은 SUV 열풍이 불기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여느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미국은 포르쉐에게 가장 큰 시장인 만큼 이 열풍을 그저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을 수는 없었죠. 게다가 포르쉐의 라이벌인 독일의 메르세데스 벤츠는 1998년에, BMW는 2000년에 각각 M 클래스와 X5를 라인업에 추가하면서 SUV 열풍에 올라타고 있었습니다.

 

포르쉐는 포르쉐 구매자들에 대한 조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포르쉐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적어도 2대 이상의 다른 자동차들을 함께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죠. 당연히 그중 한 대 정도는 SUV 일 가능성이 매우 높았습니다. 그만큼 포르쉐는 자사의 충성 고객들을 다른 브랜드에 빼앗기고 있다는 것을 뜻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카이엔이었습니다. 매우 전략적으로 만들어진 모델이죠. 박스터가 포르쉐에게 회사의 미래를 걸고 도박하듯 만든 자동차였다면, 카이엔은 스포츠카 시장에 다가오는 해일에게서 회사를 지켜준 댐과 같은 모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카이엔 디자인 변천사

황소개구리라 불렸던 1세대(2001-2010)

2001년에 유럽에서부터 출시되기 시작해, 점차 전 세계로 출시되었던 카이엔 1세대입니다. 폭스바겐의 투아렉과 카이엔은 고급 SUV 시장을 겨냥, 합작을 시도하여 같은 플랫폼과 섀시나 부품에서 상당 부분 공유하여 만들어져 독일의 뉘르부르크링에서의 테스트는 물로, 호주에서는 온, 오프로드를 넘나들고, 두바이의 모래사막과 로키산맥의 얼어붙은 산길에서의 시험도 마친, 포르쉐가 이 악물고 만든 SUV죠.

 

하지만 출시 당시에는 포르쉐 마니아들은 물론, 다양한 전문 매체들에서도 카이엔에 대해 그리 좋은 평가를 내리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비난은 카이엔의 ‘생김새’ 때문이었습니다. 포르쉐의 패밀리 룩을 살리면서 SUV 만큼 크기를 키우려다 보니 다소 어색한 모양새가 됐거든요. 덕분에 영국의 자동차 쇼 ‘탑기어’에서는 ‘용서가 안될 정도로 심각하게 못생긴 차’로 평가되고, 국내에서는 출시되자마자 황소개구리라 불리며 비웃음을 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때는 전 세계적으로 SUV 붐이 불고 있던 2002년. 많은 사람들은 잘 달리는 SUV에 목이 말라 있었고, 포르쉐가 바로 그 부분을 기가 막히게 긁어주었습니다. 포르쉐 특유의 주행성능을 그대로 갖추고 있으면서도 커다란 크기의 SUV 모델이라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패밀리 카로 구입하게 되었고, 결국 미디어, 전문가들의 평가와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이게 되었습니다. 

 

완전히 새롭게 태어난 2세대(2011-2017)

2010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인 뒤, 독일을 시작으로 세계 시장에 판매된 카이엔 2세대는 빈말로도 멋지다고는 할 수 없었던 1세대의 모습을 완전히 벗어버리고 풀 체인지 되어서 돌아왔습니다. 이미 사람들은 포르쉐의 SUV에 익숙해져 있는 상태였으니, 깜짝 놀랄 만한 성능이나 새로운 무언가를 더하기보다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을 유혹할 수 있는 디자인에 집중하기로 한 듯 훨씬 더 멋진 모습을 만들기로 작정한 듯 구석구석 거의 모든 부분들이 새롭게 디자인되었습니다.

 

외관뿐만 아니라, 내적으로도 적지 않은 변화를 맞았는데요. 새로운 플랫폼을 적용하여 무게를 250kg이나 줄이면서 연비를 높이는가 하면, 마찬가지로 새롭게 개발된 V8 가솔린 엔진을 장착하여 더욱 강력한 엔진으로 더 훌륭한 성능을 내면서도 연비를 높이는 데에 일조를 하였습니다.

 

2015년에는 페이스 리프트 되어 한층 더 상품성을 개선했습니다. 918 스파이더의 디자인 요소를 적용하여 한층 날렵해진 모습을 갖추고, 엔진을 다운사이징 하여 훨씬 더 적은 힘으로 동일하거나 훨씬 더 강력한 성능을 낼 수 있도록 내실도 갖췄죠. 여기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도 추가하면서 라인업도 더욱 다양하게 준비하였습니다. 

 

디자인의 정점을 찍은 3세대(2017-)

모든 것이 바뀐 2세대에 비해, 3세대는 페이스 리프트로 착각될 만큼 조촐한 변화만 있었습니다. 하지만 카이엔의 아쉬웠던 디자인에 마침표를 찍어주는 듯한 완벽한 변화였죠.

 

첫인상을 주는 프런트의 디자인은 이전 세대와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지만 헤드라이트의 형태와 보닛의 캐릭터 라인, 그릴의 크기 등이 살짝씩 정돈된 수준으로 달라진 것을 찾을 수 있습니다. 덕분에 훨씬 깔끔한 인상을 가지게 되었죠. 

가장 크게 바뀐 부분은 리어 디자인입니다. 좌우 양 끝으로 분리되어 있었던 리어 시그널 램프는 지난 세대의 카이엔을 둔해 보이게 만든 중요 포인트 중 하나였는데요. 이를 수정하여, 3세대에서는 리어램프의 디자인을 얇고 길게 수정한 뒤 트렁크를 가로지르는 기다란 별도의 램프로 서로를 이어주며 도회적인 느낌까지 추가했죠. 여기에 트렁크 도어 한가운데 있었던 포르쉐의 엠블럼까지 이 가로 램프 위에 올려 훨씬 인상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실내 디자인 또한 보다 정돈된 느낌으로 재단장 했습니다. 조작해야 할 스위치가 너무 많다는 평을 들었던 2세대 센터패시아의 불만을 접수한 듯, 3세대의 센터패시아는 훨씬 단순하면서도 깔끔해졌습니다. 조작해야 할 모든 스위치들을 가운데 자리한 커다란 스크린으로 넣어서 정돈했죠. 실내 공간을 이루는 소재들을 다양하게 섞어서 고급스러운 느낌도 더했고요.

 

그 밖에도 2열의 시트를 더욱 실용적으로 접을 수 있도록 새롭게 구성하고 루프 스포일러의 높이가 낮아지는 등의 다양한 변화도 함께 이루어졌죠.


카이엔 쿠페, 전에 없던 날렵함을 더하다

그리고 여기, 카이엔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새로운 라인업이 추가됐습니다. 최근 고급 자동차 제조사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쿠페형 SUV 붐에 힘입어 발매된 모델인데요. 실용적인 카이엔에 스포티함이 한 숟갈 추가된 카이엔 쿠페죠. 기존 카이엔이 가지고 있던 SUV의 묵직함은 내려놓고, 파나메라나 911 같은 스포츠카 라인의 날렵함을 담아낸 포르쉐 최초의 쿠페형 SUV가 등장한 거죠.

 

쿠페의 외양에 어울리는 더욱 파워풀한 파워 트레인을 장착한 다른 브랜드들의 쿠페형 SUV와는 달리, 카이엔 쿠페는 기존 카이엔의 3.0 V6 터보 엔진(360마력) 파워 트레인을 그대로 장착한 기본 모델과 4.0 V8 트윈터보 엔진(550마력) 카이엔 터보 쿠페 모델 2가지로 나눴습니다. 기존 모델의 파워 트레인을 기본 모델로 내세웠다는 건 포르쉐는 지금 그대로도 충분히 강력하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죠. 하지만 추후 파나메라와 동일하게 터보 s 하이브리드 모델도 추가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내면적인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카이엔과 카이엔 쿠페와의 차이점은 단순히 외양만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당연히 측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기존의 카이엔이 투박한 SUV의 모습 그대로라면, 쿠페형 SUV를 표방하는 카이엔 쿠페는 쿠페를 닮은 날렵한 루프라인을 갖고 있거든요. 전면의 윈드 스크린의 각도가 훨씬 완만하게 낮아졌고, C 필러의 각도는 훨씬 뾰족한 예각을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카이엔에서 카이엔 쿠페로 넘어온 변화는 여기까지가 전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런트 디자인은 카이엔과 완전히 똑같고, 리어의 디자인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쿠페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리어 스포일러가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 리어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큰 차이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포르쉐의 파나메라의 것과 같은 방식의 PAA(포르쉐 액티브 에어로 다이나믹스)라는 가변형 리어윙은 90km/h 이상의 속도에서 변신로봇처럼 솟아올라 차체에 다운 포스를 증가시켜서 고속에서의 주행 안정성을 높여 주는 역할을 하죠.

실내 구성 역시 카이엔과 동일합니다. 1열의 구성은 디자인부터 레이아웃, 들어간 소재까지 완전히 똑같죠. 2열의 루프 높이가 30mm 낮아지면서 2열 시트 또한 카이엔 모델 보다 좀 더 낮게 하여 헤드룸을 확보했습니다. 공간적으로는 비슷할 것 같지만 아무래도 낮아지는 것만큼 2열 시트의 시야가 가려지니 살짝 답답한 느낌일 것 같네요.

 

하지만 카이엔 쿠페만의 전용 구성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패브릭 소재를 혼합한 스포츠 시트를 선택할 수 있거든요. 시트 말고도 무광 블랙 컬러의 전용 휠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카이엔의 짧고도 긴 역사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20년이 다 되어갈 정도로 오래된 일인데도, 카이엔이 발매될 당시에 인터넷에 올라오던 수많은 불만 글들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그때는 저도 너무 심각하게 못생긴 카이엔의 생김새에 경악을 했던 것 같아요. 물론 지금은 못 사서 불만인 자동차이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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