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의 변신은 유죄? 아직 출발도 못한 dn8

조회수 2019. 3. 30. 09:1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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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출시했던 쏘나타가 요란하게 출발 신호만 외쳤지, 움직이질 못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기대가 컸던 것일까, 무리한 변신과 강박으로 실수했던 것일까, 칭찬과 비판을 과식하고 있는 쏘나타 8세대. 국민(?)차 쏘나타는 출시 때마다 화제를 몰고 다니는 것 같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쏘나타는 오랫동안 우리나라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자동차이며, 선망의 대상이었고, 승용차의 기준이었다가, 어느새 무언가의 마지노선이 됐었던 자동차. 쏘나타는 그런 자동차였습니다. 사랑도 많이 받았고, 동시에 쓴 소리도 정말 많이 들었던 차였죠. 그리고 이제 쏘나타의 8세대 모델이 등장합니다.

지난주 출시했던 쏘나타가 요란하게 출발 신호만 외쳤지, 움직이질 못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기대가 컸던 것일까, 무리한 변신과 강박으로 실수했던 것일까, 칭찬과 비판을 과식하고 있는 쏘나타 8세대. 국민(?) 차 쏘나타는 출시 때마다 화제를 몰고 다니는 것 같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쏘나타는 오랫동안 우리나라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자동차이며, 선망의 대상이었고, 승용차의 기준이었다가, 어느새 무언가의 마지노선이 됐었던 자동차. 쏘나타는 그런 자동차였습니다. 사랑도 많이 받았고, 동시에 쓴소리도 정말 많이 들었던 차였죠. 그리고 이제 쏘나타의 8세대 모델이 등장합니다. 


현대가 꿈꾸던 혁신,

8세대 쏘나타 dn8

■ 쏘나타 8세대 dn8 제원

현대자동차의 명실 상부한 대표 모델, 쏘나타가 7번의 세대교체를 거쳐, 드디어 8번째 모델이 나왔습니다. 쏘나타는 세대교체가 될 때마다 혁신에 가까운 디자인 변화로 많은 호오를 받아왔던 자동차였죠. 쏘나타는 언제나 현대자동차의 가장 최신 디자인 철학을 적용받아왔던 모델이었으니까요. 물론 8세대 쏘나타 역시 이전과 마찬가지로 혁신적인 디자인과 함께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꽤 혹평을 받았던 지난 세대의 쏘나타와는 달리, 이번에는 호평이 줄을 잇고 있는데요. 그뿐만 아니라, '미래의 자동차'라는 것이 체감되는 다양한 편의 장치들을 탑재하고 있다고 밝혀졌죠.

 

스마트 키로 주머니에 넣고만 있어도 자동차의 문이 열리는 개념을 넘어, 이제 스마트 키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자동차의 문을 열고 시동을 걸고, 빌트인으로 처음부터 장착된 깔끔한 블랙박스, 그리고 노브 없이 버튼으로 이뤄지는 기어 조정 시스템까지. 한참 높은 등급에서나 볼 수 있었던, 혹은 아직은 상상에만 남아있던 다양한 옵션들이 중형 세단인 쏘나타에 모두 적용된 것입니다.


쏘나타가 걸어온 35년

본격적으로 이번 8세대 쏘나타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지금까지의 소나타에 대해서도 후루룩 훑고 넘어가 보면 어떨까 싶어요. 오랜 역사를 가진 쏘나타는 그 자체만으로도 근대의 한국 자동차에 대한 연대기에도 비유할 수 있을 정도거든요. 

1세대, 1985-1988

쏘나타의 시작은 서울 올림픽을 목전에 둔 1985년부터 시작됩니다. 자동차를 갖고 있는 것 자체가 부의 상식이던 시절, 중형 세단으로 세상에 첫 선을 보였습니다.

 

당시에는 '고급 자동차' 하면 으레 대우의 자동차들을 떠올릴 만큼 현대의 입지는 좋지 않았는데요. 이제 막 태어나 아무런 인지도도 없는 쏘나타가 다짜고짜, 그 당시에 최고 사양을 자랑하던 대우의 로일 살롱을 라이벌로 지목하니 잘 될 리가 없었습니다.

 

2세대, 1988-1993

첫 번째 실패 이후, 쏘나타는 조금 더 만반의 준비를 갖춰서 돌아옵니다. 대형차 포지션에, 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갖고 있던 그랜저의 플랫폼을 공유 받아 좀 더 크고 널찍한 차체를 갖추고, '소나 타는 차'라는 치욕적인 별명의 원인이 됐던 이름도 부르는 방법을 조금 수정해서 '쏘나타’라는 이름까지 준비했죠. 이런 마케팅이 잘 통했는지 쏘나타는 중형 세단들을 모두 평정하고 정상에 올랐습니다.

 

1991년에는 페이스리프트 모델도 출시하여 판매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미국에도 수출되고, 택시용 트림도 만들어졌죠. 특히 모범택시 제도가 시행되면서 모범택시 트림이 날개 돋친 듯 판매되면서 쏘나타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쌓아가는데 모범택시들이 많은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3세대, 1993-2002

- 쏘나타 Ⅱ, 쏘나타 Ⅲ

세번째 쏘나타지만, 왜인지 쏘나타 Ⅱ라는 이름을 가진 3세대 쏘나타입니다. 약 10년에 가까운 오랜 기간 동안 세대교체 없이 판매됐을 정도로 훌륭한 품질을 자랑하는 모델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2세대와 마찬가지로 그랜저의 플랫폼에 멋진 외관 디자인, 여기에 첨단의 편의 사양들이 대거 장착되면서 안팎으로 충실한 자동차로 만들어져, 쏘나타가 현대자동차의 대표 모델로 등극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이후 1996년에는 쏘나타 Ⅲ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페이스 리프트 된 모델이 판매되기 시작했습니다. 인테리어에는 크게 손을 대지 않은 채, 외관 디자인에 공을 들여 더욱 상품성을 높였죠. 쏘나타 Ⅲ는 모든 알파벳이 개별적인 파츠로 구성된 엠블럼이 부착돼 있었는데요. 덕분에 쏘나타의 S자 엠블럼을 가지면 서울대에 갈 수 있다는 루머가 학생들 사이에서 퍼지면서 많은 쏘나타들이 S자를 잃은 채 ONATA로 운행되곤 했습니다.

 

4세대, 1998-2006

- EF 쏘나타, 뉴 EF 쏘나타

그랜저의 플랫폼을 가져오지 않고, 쏘나타만의 자체적인 플랫폼을 개발하여 만든 첫 번째 쏘나타인 4세대 모델입니다. 승차감을 개선하고, 성능을 높이며 기술력에 한층 공을 들였죠. 하지만 지금도 쏘나타 최강, 최악의 라이벌로 평가되는 삼성 자동차의 SM5가 비슷한 시기에 함께 출시되면서 '대한민국 대표 중형차'라는 자리를 잠깐 놓칠뻔했습니다.

 

이후 2001년에 페이스 리프트로 뉴 EF 쏘나타가 등장합니다. 지금도 역대 훌륭한 자동차를 꼽는 자리에서는 으레 한 번쯤 언급되는 모델인 뉴 EF 쏘나타와 함께 쏘나타는 누적 생산량 250만 대 달성이라는 성과를 얻기도 했죠.

 

5세대, 2004-2014

- NF 쏘나타 

넓은 실내에 준수한 성능, 그리고 쏘나타가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까지. 5세대로 넘어오며 쏘나타는 정말 중형 세단의 표본이 되었습니다. 모델명의 NF는 Neverending Faith & Fame이라는 5세대 쏘나타의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과연 5세대까지 이어져온 쏘나타의 모습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 믿음과 명성이라는 뜻의 이 캐치프레이즈와 잘 어울리기도 합니다. 미국 현지에 공장을 세워서 생산, 판매됐던 모델이기도 한데요. 줄곧 토요타의 캠리에 밀려왔던 쏘나타가 드디어 유의미하게 경쟁하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 5세대 쏘나타부터였습니다.

 

6세대, 2009-2016

- YF 쏘나타, 쏘나타 더 브릴리언트 

쏘나타의 혁신적인 디자인 행보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모델입니다. 직선과 곡선을 적절히 섞어 날렵하면서 세련된 특유의 디자인을 선보여 세상을 놀라게 한 것이죠. 당시 쏘나타의 디자인은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업계에서도 많은 파장을 불러왔는데요. 


세계적으로도 '쏘나타 쇼크'라는 말이 관용구로 종종 회자될 정도로 충격적이었다고 합니다. 긍정적이었던 업계의 반응에 비해, 실 구매자들에게는 지나치게 혁신적이라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었죠. 삼엽충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현대차 곤충룩의 시조로 평가되는 모델이기도 합니다.

 

이에 현대자동차는 2012년 페이스 리프트를 통해 조금 더 다듬어진 모습의 쏘나타를 다시금 선보입니다. 그제서야 사람들도 쏘나타의 디자인을 받아들이게 되었죠. 국내에서도 가장 빠른 시일 동안 10만 대를 판매한 자동차라는 타이틀을 얻었고, 미국에서도 드디어 쏘나타를 단순히 저렴한 한국산 자동차가 아닌, 미국차들과 대등하게 겨뤄볼 만한 자동차로 소개하곤 했으니 현대차 입장에서는 가장 사랑스러운 쏘나타였지 않을까 싶습니다.

 

7세대, 2014-2019

- LF 쏘나타, 쏘나타 뉴 라이즈

차체의 강성을 높이고, 세팅을 새롭게 만져 체감되는 성능 부분에 신경을 썼으며, 그 밖에도 다양한 첨단 편의 사양들을 장착하여 상품성도 높였지만 이전 모델들에 비해 썩 좋지 않은 판매량으로 출시 초기에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이에 현대자동차는 택시 모델을 다량으로 내놓으며 판매량 개선의 노력에 나섰지만, 덕분에 '쏘나타=택시'라는 이미지에 무게를 더 실어주어 패착을 두기도 했었죠.

 

외관상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 7세대 쏘나타의 디자인이 이런 낮은 판매량의 원인이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지난 6세대 때의 과격한 디자인 변화에 비해, 7세대는 변화가 없다시피 할 정도로 밋밋했다는 의견이죠.

 

그리고 2017년, 이번에야말로 풀 체인지 급의 디자인 변화와 함께 페이스 리프트 모델인 쏘나타 뉴 라이즈가 출시됩니다. 디자인을 모르는 사람에게도 멋스럽게 보일 만큼 세련되면서 밸런스 잘 잡힌 쏘나타 뉴 라이즈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지금까지 이런 쏘나타는 없었다

이번 쏘나타에는 새로운 디자인 철학이 적용되었습니다. 바로 센슈어스 스포티니스(Sensuous Sportiness). 공통의 맥락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요. 작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됐었던 콘셉트 카인 르 필 루즈에서 첫 선을 보인 개념으로, 비례, 구조, 스타일링, 그리고 기술의 4가지 요소가 조화를 이루는 구성이 근간을 이루고 있습니다. 생명의 힘을 바탕으로 한 지난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쳐’가 좀 더 역동적이었다면, 이번 센슈어스 스포티니스에는 감성을 더 더했다고 볼 수 있죠.

 

플루이딕 스컬프쳐는 작년 여름, 대중에 처음 소개됐었습니다. 2018 부산 모터쇼에서 현대자동차는, 앞으로 여느 다른 자동차 브랜드들처럼 패밀리 룩을 이루어 서로 비슷비슷한 인상의 자동차들을 만들었던 것에서 탈피해, 각각의 모델에 그 나름의 개성을 담고 그 모두를 ‘현대자동차’라는 이름 아래에서 모두 끌어안을 수 있는 ‘현대 룩’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었는데요. 이번 8세대 쏘나타는 새로운 ‘현대 룩’의 공식적인 첫 번째 모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치타의 눈을 닮은 dn8

우선 8세대 쏘나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치타의 눈 무늬를 닮은 듯한 DRL 디자인입니다. 한참 전 공개됐었던 이번 쏘나타의 콘셉트 스케치에서도 강조되었던 부분인 DRL은 헤드라이트 아래를 감싸며 올라가며 보닛 사이드의 몰딩과 이어집니다. 히든 라이팅 램프라고 불리는 이 은색의 라인은 보닛에서 펜더를 지나고 이윽고 차체 사이드로 넘어가 1열과 2열의 윈도우 프레임까지 모두 감싸며 특유의 느낌을 만들어 냈죠.

지난 YF 쏘나타에서부터 시작됐었던 특징으로, 헤드라이트 바로 위의 라인까지는 조도가 차차 낮아지면서 그 이후의 몰딩 부분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듯 흘러갑니다.

 

이런 날카로운 라인의 이미지는 프런트 범퍼 라인에서도 이어집니다. 현대자동차 특유의 캐스캐이딩 그릴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독특한 프런트 그릴의 3/4 지점을 가로지르는 듯한 몰딩이 불규칙하듯 규칙을 만들어 내고 있죠.

 

날카롭게 노려보고 있는 헤드라이트의 시선을 피해 조금 옆으로 자리를 옮겨 볼까요? 그럼 어쩐지 다른 자동차들과는 다르게 부드럽게 떨어지는 보닛의 라인이 보이실 거예요. 프런트 그릴 쪽으로 떨어지듯이 뚝 떨어지는 이 라인은 낯설면서도 절대 과해 보이지 않고, 그러면서도 비싼 고급 브랜드에서의 바로 그 느낌을 주고 있는데요. 앞서 소개한 DRL과 프런트 디자인의 과한 요소들을 모두 이 봉긋한 보닛이 감싸 안고 있는 느낌입니다. 

리어의 디자인은 최신 유행을 충실히 따른 모습입니다. 트렁크 도어의 중앙을 가로지르며 양옆의 테일램프를 이어주는 디자인이 바로 그것이죠. 그런데 트렁크 쪽에 뭔가 독특한 선이 보이네요. 종이 접듯이 살짝 접혀져 있는 트렁크 리드 부분인데요. 이 리드의 각이 다른 브랜드에선 스포츠 카에나 적용될 정도로 본격적입니다. 이렇게 위로 솟아 있듯이 올라붙은 트렁크 리드는 리어 스포일러의 역할을 하는 디자인으로 알려져 있으니까요.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담고자

생각이 여기까지 닿고 나서 다시 쏘나타를 전체적으로 살펴보니, 차체의 전체적인 라인 자체가 스포츠 주행을 염두에 둔 패스트 백 스타일입니다. 그동안 보편적인 주행, 일상의 자동차를 표방하던 쏘나타가 왜 갑자기 스포츠 주행을 강조한 디자인으로 변화를 꾀했을까요? 기존에 쏘나타의 타깃층은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어느 정도 연령대가 높은 그런 사람들이었거든요.

 

이런 쏘나타의 변화에는, 마찬가지로 변화한 지금의 자동차 시장이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실용적인 SUV 라인과, 점점 합리적이 되어가는 전기자동차들이 일상의 자동차 역할을 빼앗아간 지금, 기존의 승용차 자리에 있었던 쏘나타는 결단을 내려야 했겠죠. 빼앗기는 파이를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지켜볼지, 아니면 새로운 케이크에 도전할지.

 

이미 기존의 자동차들은 그 합리성과 편의성에서 전기자동차에 많이 뒤처지고 있으니까요. 내연기관 자동차들은 점점 더 운전의 즐거움을 어필하는 방향으로 성격을 바꿔갈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리고 쏘나타는 영리하게 새로운 공략을 시작한 게 아닐까요.


혁신과 완벽함,

한 번에 담을 순 없었을까

자동차가 한정된 부류의 사치품이었을 때부터, 한 가구당 자동차가 1대 이상 등록될 정도로 보편화된 지금까지. 쏘나타는 자동차의 기준이 되는 중형 세단의 포지션으로 우리와 함께 해왔습니다. 그리고 새롭게 바뀌어 갈 앞으로의 자동차 산업 트렌드에 맞춰 그 성격까지 바꿔 돌아온 쏘나타 8세대는 그 자체만으로도 약 34년간 자동차 유행의 흐름을 보여주는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혁신만큼 완벽함이 따라오지 못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품질 개선 후 7일부터 생산 재개가 들어간다고 하는데요. 이번 기회로 완벽한 품질 점검을 통해 국민 쏘나타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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